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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가 전 우주에서 유일한 생명체일까’를 묻는 페르미 역설에 대한 SCI-FI로서의 답변인 표제작 「위대한 침묵」은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에서 발행하는 웹진 <크로스로드>에 게재된 작품으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하드SF로 과학적 아이디어와 함께 극적 긴장감이 뛰어난 작품이다.
이 외에도 ‘나’를 대신하는 또 다른 완벽한 ‘나’가 있었으면 하는, 차가운 세상 속에서 완벽한 나를 찾아가는 「따뜻한 세상을 위하여」, 인공두뇌 연구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의식과 기억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마리 멜리에스, 목성의 위성 에우로파에서 연구하는 세 명의 과학자들이 지구로 귀환 전, 마지막 탐사를 떠나 새로운 외계문명을 발견하는「위그드라실의 여신들」까지. 언젠가 우리에게서 일어날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가 작가만의 시각과 감각적인 필치로 그려진다.
작가정보
20대를 모두 투자해 물리학과 천문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다가 서른 즈음에 뜬금없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SF를 가장 좋아하지만 공포, 스릴러, 판타지 등도 썼고 딱히 장르를 가리지는 않는다.
대신 밝고 건전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허구의 과학을 즐겨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학문으로서의 과학을 사랑하고 과학자의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돈과 시간만 있다면 대학원을 한 번 더 가고 싶어할 만큼 현실감각이 별로 없다.
가족이 있고 일이 있기 때문에 새벽마다 커피를 들이키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최고속도는 1.4곽재식속도.
목차
-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따뜻한 세상을 위해
위대한 침묵
마리 멜리에스
참고문헌
작가의 말
책 속으로
p.52: 거기서 겨우 스무 시간이 지났는데 우리는 예정에도 없던 여덟 세계 탐사를 마쳤고, 지구의 인류를 구할 우선형 생물의 샘플을 채취했다. 격리실을 준비하고 자료와 화석샘플들을 옮긴 다음, 이륙선의 경로만 결정하면 곧장 가니메데 궤도에 있는 행성간우주선으로 갈 수 있다. 그곳에서 2년 정도 잠들었다가 일어나면 지구다. 체감상으로는 120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만난 적도 없는 지구가 나를 붙잡아 당기고 있는 것만 같다.
p.89: 우리는 언제나 우리 몸이 두 개, 혹은 그 이상이길 바란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엔 믿기 힘들고,
맡길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닐 때도 많으며, 그렇다고 직접 하기에는 감당이 되지 않는다. 물론
단순히 몸을 움직이기 귀찮기 때문일 때도 있다. 그런 당신에게, 또 하나의 당신을 제공하겠다. 이게
차세대 인공지능 비서 주다스를 만든 회사의 선전 내용이었다.
p.173: “그렇다면…, 우리보다 훨씬 오래전에 신의 귀와 입, 힘을 손에 넣은 존재는 지금쯤 어디까지 진보했을까요? 왜 우주를 가로지를 수 있는 신의 힘을 가지고도 우리에게 오지 않고 신호만 보내고 있는 걸까요? 그들은 혹시 이제 문명이라고 부를 수 없는 다른 존재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요?”
p.268: 마리는 항상 가볍든 크든 웃는 표정이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걱정을 떨쳐낸 듯. 하지만 지금, 아주 짧지만 분명하게, 고개를 숙인 마리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마리의 무표정이 유진에겐 영겁의 시간 동안 이어진 것 같았다. 그 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고, 마리는 다시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 얼굴로 유진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출판사 서평
경이로운 상상력이 빚어내는 단단하고 아름다운 네 편의 이야기
『위대한 침묵』
「위그드라실의 여신들」
목성의 위성. 에우로파. 지구가 아닌 곳에서 외계문명을 탐사하는 미션.
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돌아오라는 명령이 떨어지는데.
에우로파를 탐사하는 수미, 세실리아, 마야. 그녀들은 에우로파의 임시거주자로 열수화산도 발견하고 최초의 지구 밖 동물화석도 발견한다. 최초로 지구가 아닌 외계문명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앞둔 어느 날, 가니메데에서 온 제롬은 그들에게 6일 뒤에 지구로 출발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3일 안에 이곳을 떠나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에우로파 탐사를 마치고 철수하라고 요구한다. 이유는 지구의 상황이 심각해졌기 때문. 3년 전 중국 창사에 떨어진 운석 하나로 농경지가 파괴되는 등 우주 바이러스 사태가 벌어져 120억의 인구가 굶주림에 위기에 처해있다는데… 과연 그녀들은 에우로파를 떠나 지구에 도착할 수 있을까.
「위대한 침묵」
인류의 평화를 앗아간 재앙. ‘플라토늄 5년’
행성기업 ‘인텍’은 중력파 속에 담긴 에너지를 이용해 인류를 구하려고 한다.
22세기 초반. ‘플라토늄 5년’ 재앙의 비극으로부터 모든 걸 잃어버린 인류. 행성기업 ‘인텍’은 중력파 속에 담긴 정체불명의 신호를 포착하고 중력파에 담긴 에너지를 이용하여 에너지 부족문제와 인류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다. 상사의 연설문을 의미도 모른 채 대필 작업만 하던 인텍의 홍보부 직원 미후에게, 어느 날 인텍루나의 부사장 크로포드의 호출이 온다. 회사 내부의 배신자가 있다는 그의 말. 미후는 ‘그물망’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들에 대해 조사하라는 은밀한 명령을 받는다.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중력파 통신시설 운용 일주일 전, 미후는 과연 그물망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중력파는 정말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까.
「따뜻한 세상을 위하여」
‘나’가 아니지만 또 다른 ‘나’인, ‘나’를 완벽히 복제한 인공지능 비서 ‘아가사’.
이미 알고 있는 하지만 아직은 외면하고 있는 인공지능과 인간의 의식에 대한 이야기.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떤 선택을 강요할 것인가.
사용자의 뇌 자체를 시뮬레이션해서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주는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주다스’. 나는 주다스에게 ‘아가사’라는 별칭을 주었다. 인공지능비서 ‘아가사’는 나와 함께 차를 타고 향하는 목적지도, 그리고 점심 메뉴까지도 모두 정해주며 오늘도 나의 일상을 돕기 위해, 그리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오히려 내가 하는 선택보다 더 뛰어난 선택을 제공하고 있다. 변함없는 일상, 아가사와 함께 차로 이동하던 중 들른 휴게소에서 나를 노려보던 한 남자. 그 불길한 눈길에 나의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 남자는 대체 누구였을까. 왜 아가사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할까. 불안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결국 아가사의 작동정지를 위해 주다스를 만든 회사에 전화를 걸게 되는데…
「마리 멜리에스」
엘리스-수 연구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계곡 마리 멜리에스.
해질녘 붉은 햇빛이 가득 비추는, 마리 멜리에스 계곡을 배경으로 ‘의식’과 ‘기억’ 그리고 ‘감정’을 둘러싼 이야기.
알 수 없는 사고로 계곡에서 추락해 사망한 아내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유진. 처음 보는 여관방. 갑자기 나이가 10년은 더 들었고, 10년 동안의 기억은 어렴풋하게 남아있는 마리. 마리는 연구소에서 유진을 마주치게 되고 그를 보자마자 지난 10년의 기억 속에 유진이 있었다고 확신한다. 유진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숨길 수 없는 마리. 유진은 그런 마리를 계속 회피한다. 그러다 갑자기 마리에게 마리-엘리에스에 함께 가자고 말하는 유진. 아름다운 은하수를 배경으로 유진과 마리, 그리고 숨진 아내 그들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들이 담담하고 그리고 애틋하게 펼쳐진다. 마리의 기억상실에는 과연 어떤 숨겨진 것들이 있을까. 그리고 유진은 왜 마리를 피해 다녔을까. 유진과 마리의 감성이 메아리처럼 울려퍼진다
책을 펼치면 기존 한국소설에서 보기 쉽지 않은 각주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더불어 과학적 지식도 얻어가는 네 편의 이야기들은 지금껏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한다. 치밀하고 빈틈없는 전개. 낯선 이야기 속으로 쉽게 끌어당기는 흡인력. 광활한 우주 속에서 다시 한번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감성. 이 모든 것이 융합된 한국형 하드 SF소설집 『위대한 침묵』. 신인 작가 해도연만의 새로운 세계가 우리의 머리와 심장을 울린다. 앞으로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더라도 이야기는, 그리고 이야기가 가진 힘은 변치 않을 수 있음을 증명해낸 작품집.
기본정보
ISBN | 9791196250133 |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8월 01일 | ||
쪽수 | 298쪽 | ||
크기 |
131 * 194
* 20
mm
/ 341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Gravity Fiction(그래비티 픽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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