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

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글) 황우창
저자 황우창은 KBS 클래식FM「세상의 모든 음악」작가, CBS FM「황우창의 월드뮤직」, MBC FM4U「뮤직스트리트 3부」 진행자로 월드뮤직 전문 방송인이 되었고, 월드뮤직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음악과 그 안에 담긴 문화를 알아가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음악과 와인, 그리고 사람을 좋아한다.
목차
- 11 여행의 시작 (프롤로그)
스비아토슬라프 리흐테르 《J. S.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4 당신이 마음을 바꿀 무언가를 보여드릴게요 (런던)
메리 홉킨 〈런던 거리〉
20 지금 여기를 그냥 스쳐 지나가버리지 않도록 (암스테르담)
카를로스 클라이버&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토벤: 교향곡 제5번 & 제7번》
26 자유에의 소망을 담아내는 사람의 숨결 (마추픽추)
빅토르 하라 《자유의 노래》
34 시테 섬 호텔에서 만난 폴롱의 그림 (파리)
이브 뒤떼이 〈폴롱의 그림처럼〉
42 만일 그 답이 존재한다면 (갈리시아)
우히아 《나는 하늘에서 살고 있어요》
49 우리는 추하지만 우리에겐 음악이 있어요 (뉴욕)
레너드 코헨 〈첼시 호텔 두 번째 버전〉
56 무반주 합창으로 한을 노래하는 사람들 (코르시카)
아 필레타 《영원으로》
63 천 년의 역사를 노래로 새기네 (바르셀로나)
파코 이바녜스 〈젊음은 신성한 보석〉
71 다가올 과거, 그리운 미래 (까미노 1)
얀 가바렉&힐리어드 앙상블 《오피치움》
80 당신이 나를 잊으면 나도 당신을 잊을 테요 (로스앤젤레스)
세사리아 에보라 〈향수〉
87 사막에 피는 꽃처럼 그곳에는 한없는 기다림이 (모하비 사막, 라스베이거스)
톰 웨이츠 〈기다려요〉
94 모든 것이 변해도 변치 않는 당신 (아르헨티나)
메르세데스 소사 《삶에 감사합니다》
103 그곳도 안녕하신가요 (홋카이도)
레메디오스 「러브레터」 O.S.T.
110 그들의 청춘은 여정의 세월 속에 (까미노 2)
프랑수아즈 아르디 〈내 청춘이 떠나가네〉
117 올리브 나무 사이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까미노 3)
엘튼 존 〈당신의 노래〉
124 길 위의 로맨스 (까미노 4)
셀린 디옹 〈사랑하는 것으로 충분했다면〉
132 음악 마니아 세계의 갈라파고스 (도쿄)
킹 크림슨 《크림슨 왕의 궁전에서》
138 파란색 정열을 보듬고 사는 사람들 (그리스)
이레네 파파스&반젤리스 《오래된 서정시》
144 아, 어머니! 이 소리를 듣지 마세요 (메세타)
레본 미나시안&아르망 아마르 《머나먼 타국의 노래들》
150 음악이 모이는 도시 (칸)
아르망 아마르 「하늘에서 본 지구」 O.S.T.
156 끊임없이 방랑하는 예술가들 (에센)
발데마르 바스토스 《검은 빛》
163 야외 공원에서 펼쳐지는 세계 음악의 향연 (싱가포르)
쉴라 찬드라 《달 노래: 리얼 월드 걸작선》
170 아름다운 음악은 바다 너머 어디에든 있다 (멜버른)
르네상스 《바다의 집시》
175 내가 머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강원도)
김민기 〈봉우리〉
182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 어지러운 세상의 끝에서 (피니스테레)
카를로스 누녜스 《바다의 영화》
188 검푸른 바다 위에 비가 내리면 (묵시아)
핑크 플로이드 《당신이 여기 있었더라면》
195 발걸음을 멈추면 늘푸른나무가 (에필로그)
양희은, 이병우 〈나무와 아이〉
책 속으로
p. 28
빅토르 하라의 노래를 들어보지도 못한 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호기심과 기대감은 날로 커졌으나 그의 목소리와 음악, 주워들은 가사 내용은 머릿속에서 거의 흐릿해졌을 무렵이었다. 어느 날 얼굴을 좀 익힌 레코드 가게 주인이 내가 측은해 보였던지 가게 구석 깊숙한 곳에서 음반 한 장을 꺼내와 들려주었다. 빅토르 하라였다.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빅토르 하라와의 첫 만남은 당황스러웠다.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 폐부를 찌르는 감동적인 목소리여서가 아니었다. 블라디미르 비소츠키Vladimir Vysotsky 같은 걸걸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상상했던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게다가 노래를 잘 부르는 것 같지도 않고, 멜로디가 아주 예쁘다거나 한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 다시 구석진 자리에 꽂히는 빅토르 하라의 낡은 음반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머릿속에 각인시켜 놓았다. 마추픽추 앞에서 빅토르 하라가 기타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의 음반, 저건 반드시 구하고 말리라.
p. 51
첼시 호텔에서는 모든 방마다 문밖으로 다양한 음악들이 새어 나올 것만 같다. 이 방에서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가 기타 연습을 하고 있을지, 저 방에서 짐 모리슨Jim Morrison의 목소리가 들릴지, 822호에서 마돈나Madonna가 노래 연습을 하고 있을지 아니면 글을 쓰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확실한 건, 수십 년 전 같은 날에 411호에는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이 묵었고, 424호에는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이 묵었다는 사실이다. 코헨은 훗날 〈첼시 호텔 두 번째 버전Chelsea Hotel #2〉이라는 노래를 만들어서 그날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들을 남겼다. 나는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뉴욕을 생각하고 코헨을 생각한다. 그리고 첼시 호텔을 생각한다.
p. 88
사막 가운데 있는 마을에 잠시 내리니, 톰 웨이츠Tom Waits의 〈기다려요Hold On〉 비디오 클립에서 본 듯한 정경들이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편의점 앞에 서 있던 백발 노인 한 명이 뜨거운 오후 햇살에 얼굴을 찌푸리며 땀을 닦고, 레스토랑 입구에는 잔뜩 멋을 냈지만 어딘가 어색하고 촌스러운 젊은 커플이 시시덕거리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 일행을 힐끗 한 번 보더니, 다시 속삭이느라 정신이 없다. 레스토랑 안에는 저니Journey가 부른 노래 〈믿는 걸 멈추지 마세요Don't Stop Believin'〉가 흐르고 있었는데, 노랫말을 따라 창가 밖 커플을 다시 보니 영락없이 영화 「록 오브 에이지」에나 나올 것 같은 아이들이다. 설마 디트로이트 남쪽을 떠나 여기까지 흘러온 청춘들일까. 아니면 일확천금을 꿈꾸며 라스베이거스까지 가다가 이곳에 주저앉은 건 아닐까. 요기를 하며 그들을 흘끔흘끔 쳐다보는 동안 온갖 잡다한 상념이 떠오른다.
p. 147
아담의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아르메니아 전통악기 두둑 연주는 언제 어디서 들어도 사람의 마음을 흔들지만 메세타를 홀로 걸으며 듣는 두둑 소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는 걸. 지구 반대편 고국에서는 보기 힘든 지평선과 구불구불 이어지는 황량한 길. 저 멀리 보이던 순례자들의 모습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면 이 세상에 오롯이 나 홀로 남겨지고, 내 곁에 남아 있는 건 귓전에 흐르는 아르메니아 두둑 소리뿐이다. 그제야 나는 이 길이 문자 그대로 영성의 길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내가 사랑했던 아르메니아 전통악기 두둑 소리에 그들의 서글픈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오랫동안 꼭꼭 숨겨왔던 그들만의 섬세한 감성이 숨겨져 있었음을 깨닫는다. ‘영혼을 울리는 소리’라는 표현이야말로 두둑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말인 것을.
p. 170
베니 굿맨Benny Goodman이 말하지 않았던가.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음악이 있다고. 하나는 좋은 음악, 또 하나는 더 좋은 음악. 세상에 존재하는 음악 중에 나쁜 음악 또는 쓸모없는 음악은 없다. 이런 이유로 나는 세계 각지에서 전해 내려오는 음악들을 사랑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그곳의 음악에 푹 빠져들었고, 이 음악들이 세상의 빛을 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다시 짐을 꾸리곤 했다. 음악이 곧 여행의 목적이 된 것이다.
출판사 서평
지난 여행의 추억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 것,
그것은 나와 함께 한 음악이었음을……
라디오 음악방송 진행자이자 음악평론가로 살아온 황우창,
그가 전 세계를 여행하며 틈틈이 기록해온 삶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
미시령 고갯길에서 세상의 끝 피니스테레까지
길 위에서 마주한 내 인생의 노래들
KBS, MBC, CBS 라디오에서 음악방송 작가와 진행자로 활동하며, 음악에 관한 글을 꾸준히 써온 음악평론가 황우창의 첫 번째 산문집 『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가 오픈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음악을 듣고 그에 담긴 문화와 정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온 저자는, 강원도 미시령 고갯길에서 세상의 끝 피니스테레까지 여행 중에 틈틈이 기록해온 삶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책 속에는 스비아토슬라프 리흐테르, 레너드 코헨, 메르세데스 소사, 김민기 등 시대와 국적, 장르를 초월하여 저자와 평생을 함께해온 ‘내 인생의 노래’ 스물여덟 곡과 그에 얽힌 일화들이 담겨 있다.
우리는 여행지에서 들었던 음악으로 그 순간을 기억해 내고, 낯선 나라의 음악을 들으며 그곳으로의 여행을 꿈꾼다. 저자는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무심코 스쳐 지나칠 법한 풍경 속에서 인생의 어느 순간과 맞닿아 있는 노래와 이야기를 떠올린다.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노래들은 그 여정이 끝나더라도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 이는 곧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깨달음이기도 하다. 고되고 퍽퍽한 삶 속에서도 음악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길 위에 선다. 이 책을 만나는 독자 역시 여행자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음악이 우리에게로 와 삶을 가득 채우는
그 충만한 순간들의 기록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 들뜬 마음으로 짐을 꾸리며 가장 먼저 가방에 담는 건 무엇일까. 저자는 여행을 떠날 때 음반을 맨 먼저 챙긴다고 한다. 음악이 옷가지와 세면도구, 여권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음악이 없는 여행은 상상하기 어렵다. 음악과 함께한 여행은 어떤 식으로든 머리와 가슴에 남는 까닭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들었던 핑크 플로이드의 노래 속 음울한 담벼락이 늘어선 거리를 상상하며 런던으로 향하지만, 히스로 공항에 도착해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보며 메리 홉킨의 〈런던 거리〉를 추억한다. ‘당신이 나를 잊으면 나도 당신을 잊을 테요’라는 세사리아 에보라의 노랫말처럼 십여 년 만에 다시 만난 어머니가 있는 로스앤젤레스를 그리워하고, 사별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걷는 초로의 일본인 순례자와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걷는 동안 영화 「러브 레터」와 레메디오스의 영화음악을 떠올린다. 칠레 가수 빅토르 하라의 목소리에서 안데스 문화권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의 자유를 향한 소망을 헤아려보고, 카탈루냐 가수 파코 이바녜스의 곡을 연주하는 바르셀로나 거리의 악사를 보며 면면히 전해 내려온 음유시인의 역사를 되새긴다.
이렇듯 누구에게나 음악으로 인해 빛나는 삶의 순간이 한 번쯤은 있다. 어떤 장소를 떠올리면 동시에 그때 들었던 음악이 귓가에 머물고, 뺨을 스치는 바람의 감촉과 공기의 무게마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은 마법 같은 순간들. 『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는 그렇게 문득 음악이 우리에게로 와 삶을 가득 채우는 충만한 시간을 고스란히 기록했다. 음악이 흐르는 한 삶이라는 여정은 계속된다. 당신만의 여행을 시작하기에, 누구도 아직 늦지 않았다.
기본정보
ISBN | 9791186009918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12월 14일 |
쪽수 | 204쪽 |
크기 |
126 * 188
* 17
mm
/ 26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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