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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의 사고

멸종 위기의 사고

에릭 사댕 · 헤이북스· 2026.08.07 출간

10%20,700
1,150p

2022년 12월 오픈AI가 챗GPT를 발표한 뒤 인공지능 기술의 진화와 산업 규모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새로운 기술에 놀라움으로 반응하며 거리를 두던 사람들은 AI를 자연스럽게 일상에 받아들였고, 이내 활용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단순하고 반복되는 소모적인 일을 AI로 해결하여 시간을 확보하여 창의적이고 사고력이 필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겠다며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곧 읽고 쓰고 창작하는 일, 사고하고 판단하는 일을 AI에게 넘겼다. 사실 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저 우리가 직시하기를 피했을 뿐이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 때문에 멸종 위기에 있는 동식물 얘기를 우리는 종종 하곤 한다. 이제부터 사람들은 자신의 일부인 소중한 능력이 소멸하는 현상도 깊이 생각해야 한다. 더구나 그 능력은 오랜 시간을 거쳐 학습에 비용을 들인 결과다. 그 능력은 재능을 발휘하도록 이끌고, 일하는 즐거움을 동반하며, 사회적 인정과 자존감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 _‘인간은 바닷가 모래 위에 그려진 얼굴처럼 사라진다’ 중에서 프랑스 철학자 에릭 사댕은 『멸종 위기의 사고』를 통해 생성형 AI 등장 후 인간이라는 존재가 점점 희미해지는 사막화를 겪고 있으나 우리 스스로 이를 방치하는 시대라고 진단한다. 이 책에는 생성형 AI 등장 이후 호모 사피엔스라 불리는 현생 인류의 특징이자 즐거움이기도 한 상상하고 사고하고 창작하는 능력을 우리가 어떻게 스스로 포기하게 되었는지, 그로 인해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추적하고 보여 준다. 이 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동안 우리가 했어야 하고, 해야만 하는 행동, 요구사항을 담아 막막함이 아닌 실천적 의지를 불러온다. “새로운 바벨탑을 세울 것인가. 아니면 하느님과 인류가 함께 거하는 도시를 세울 것인가. 인류는 중대한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_교황 레오 14세의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 중 2026년 5월 25일 교황 레오 14세가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격변의 시기를 맞은 세계에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이는 교황 즉위 후 발표한 첫 사회 회칙으로 기술 자체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AI 시대의 인간성 보호’ 즉, AI가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속도를 늦추고 공동선의 방향으로 다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다.

10집중돼요
  • th*******
    2026.08.11
    10Good

    🔻이 게시물은 #헤세드의서재 (@hyejin_bookangel ) 님의 서평단 모집을 통해 헤이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_ 생성형 AI가 일상이 된 지금, 무엇이든 너무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 답이 돌아오고, 글을 쓰면 문장이 만들어지고, 이미지를 설명하면 그림이 나타난다. 번역도, 요약도, 자료 정리도 몇 초면 가능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일들이 이제는 ‘명령’ 하나로 해결된다. 처음에는 이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놀라운 기회라고 생각했다. 반복적인 일을 AI에게 맡기고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간을 절약하고,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런데 어느 순간 질문이 달라진다. AI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는 일을 AI에게 맡기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에릭 사댕의 《멸종 위기의 사고》가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그 부분을 정면으로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근본적인 곳을 바라본다. 우리가 편리함이라는 이름 아래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포기를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묻는다. 생각하는 능력은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AI 시대를 살아가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인간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기 시작하는 것일 수 있다. 생각한다는 것은 무엇이 궁금한지 스스로 질문하고, 자료를 찾고, 서로 다른 의견을 비교하고, 틀릴 수도 있는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면서 하나의 판단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는 시간과 수고가 필요하다. 때로는 답답하고, 어렵고,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도 알 수 없는 순간을 지나야 한다. 하지만 바로 그 과정에서 사고력이 만들어지고, 경험이 쌓이고, 자신만의 관점이 생긴다. 그런데 AI는 그 과정을 너무나 능숙하게 건너뛰게 해준다. 특히 무서운 것은 답을 찾는 과정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모든 과정을 대신하면서 '링크를 클릭하는 수고'조차 하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생각하지 않는 개인은 필연적으로 타인, 혹은 기계의 시스템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 점점 ‘답을 받아보는 사람’이 되어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AI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사고력의 퇴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계산기를 쓴다고 수학적 사고가 모두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내비게이션을 사용한다고 길을 찾는 능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과 판단까지 위임하는 것 사이의 경계다. AI에게 자료를 정리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까지 AI에게 맡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내가 쓴 글의 맞춤법을 확인하는 것과 내 생각을 AI가 대신 만들어 주도록 하는 것도 다르다. 아이디어를 얻는 것과 만들어내는 과정 전체를 포기하는 것 역시 다르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사고의 멸종’이라는 표현은 훨씬 섬뜩하게 다가온다. 책에서는 인간이 오랜 시간 배우고 연마해 온 능력이 즐거움과 자존감, 사회적 인정, 삶의 의미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능력은 재능을 발휘하도록 이끌고, 일하는 즐거움을 동반하며, 사회적 인정과 자존감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잘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 들인 시간은 결과물을 생산하기 위한 시간만이 아니다. 글을 쓰기 위해 수없이 문장을 고쳐본 시간, 그림을 그리며 수없이 실패한 시간, 번역가가 언어의 뉘앙스를 고민한 시간, 교사가 한 학생을 이해하기 위해 애쓴 시간, 연구자가 수많은 자료를 읽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보낸 시간. 그 시간들이 한 사람의 능력과 정체성을 만든다. 그런데 결과물만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그 과정을 모두 건너뛴다면 인간은 무엇을 얻게 되고, 무엇을 잃게 될까.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나의 판단’일지도 모른다 🔖“만약 우리가 도덕적 의무를 다해 판단의 자율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일인칭 주체로서 의견을 표명하며, 우리의 자유로운 주관성을 전달하는 데 힘쓰지 않는다면, 자크 라캉이 이미 지적한 바대로 우리는 필연적으로 제삼자에게 지배당하게 될 것이다.” AI가 제공하는 답변은 그럴듯하다. 문장이 매끄럽고, 논리적으로 보이며, 때로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까지 제시한다. 그래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그럴듯함과 진실은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AI가 만들어낸 답변을 읽고 ‘그럴듯하네’라고 생각하는 순간과 ‘정말 그런가?’라고 다시 확인하는 순간 사이에는 인간의 판단이 존재한다. 책에서 교육과 학교의 변화를 다루는 부분도 상당히 무겁게 다가온다. 생성형 AI가 가장 빠르게 파고든 영역 중 하나가 글쓰기와 과제였기 때문이다. 학생에게 보고서를 쓰라고 했는데 AI가 대신 써주고, 책을 읽고 감상을 쓰라고 했는데 AI가 감상을 만들어주고,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스스로 고민하기 전에 AI에게 답을 요청한다면 교육의 의미는 어디에 남게 될까. 교육의 목적이 ‘완성된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이라면 AI는 너무나 훌륭한 도구다. 하지만 교육이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25년 파리 그랑팔레에서 글로벌 AI 기업과 정치가들이 모여 기술의 경제적 효과를 논할 때, 불과 300미터 떨어진 콩코드 극장에서는 현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교사, 번역가, 성우, 기자들이 모여 공유한 이야기는 기술의 화려한 전망이 뒤에 숨긴 진짜 현실이었다. ​ 그동안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일을 AI에 맡기면 인간은 더 창의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읽고, 쓰고, 고민하고, 판단하는 가장 인간적인 영역부터 기계에 넘어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저자는 이를 인간 존재가 점점 희미해지는 '사막화' 과정으로 진단한다. ​

  • wg****
    2026.08.09
    10Good

    난 이제 말하는 존재가 아닌, 말을 당하는 존재다. 《멸종 위기의 사고》— AI 시대, 인간은 어떻게 스스로를 포기하는가 챗GPT 이후 생성형 AI가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능력인 언어, 사고, 창조력 마저 위임받으려는 지금 이 순간을 정면으로 다룬다. ✅한줄소감 편리함을 택할 때마다 나는 조금씩 '말하는 주체'에서 '말을 당하는 존재'로 밀려나고 있었다. ✅작가 소개 에릭 사댕(Éric Sadin)은 2009년부터 디지털 기술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집요하게 추적해온 프랑스 철학자 ✅인상깊었던 문장 P.94 우리 자신을 포기하면서 유용한 바보가 되려고 열광하는 자들' P.183 사회의 본질적인 근본 원리 중 하나는 불완전성이다. 이것마저 침해되고 있다. 인간 조건의 본질은 바로 자신 안에 결핍이 내재한다는 점이다. P.309 무관심한 자를 증오하라. 삶이란 소속되는 것. 무관심은 의지 부족, 기생, 비겁함이지 삶이 아니다. 그래서 무관심한 자를 증오한다. ✅인사이트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마주한 건 나 자신의 모순이었다. 나는 AI를 통해 더 빠르고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얻고 싶어 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이 책이 말하는 'AI가 인류에게 백해무익하다'는 주장에 완전히 동의해버렸다. 나쁜 관계는 끊어낼 수 있는데, AI와의 관계는 애초에 끊어낼 선택지 자체가 흐릿하다. 지금 이 순간 AI를 매일 쓰는 사람들 중 과연 몇 퍼센트가 AI가 주는 그 심오한 치명성을 알고 있을까? 나는 한국에서 성장하면서 언어와 사고력, 독창적인 목소리가 사회를 구성한다는 감각을 충분히 교육받았는지 의문이 든다. 자본주의는 늘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을 중시하도록 우리를 길들여왔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아직 종교라는 존재가 신기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무관심한 자를 증오하라는 말. 삶이란 소속되는 것이고, 무관심은 의지 부족이자 비겁함이라는 그 단호함이, 지금 내가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적어도 무관심하지는 않기 위해서. 💥이 책을 추천할 독자 AI를 매일 쓰면서도 그 이면을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 없는 사람 언어와 글쓰기, 독서를 통해 스스로 성장해왔다고 느끼는 사람 — 그 능력이 왜 소중한지 철학적으로 재확인하고 싶은 독자 기술철학, 인문학적 관점에서 AI 담론을 접하고 싶은 사람 아이를 키우며 AI 시대의 교육을 고민하는 부모 편리함을 택할 때마다 드는 알 수 없는 찜찜함의 정체를 언어화하고 싶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