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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을 사랑한 이유 정은숙 시집

문학동네포에지 15
정은숙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03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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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12 ~ 소진 시 까지
상품상세정보
ISBN 9788954677752(8954677754)
쪽수 96쪽
크기 131 * 224 * 9 mm /142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작가의 말

■ 시인의 말

초판 시인의 말

쿤데라적 모독, 바타유적 모독을 떠올리며, 삶을 견디는 것이 과연 무엇을 가능케 할까를 생각해본다. 그리고 또 생각해본다. 무당집 붉은 기처럼 펄럭이지 말기를, 부디 경대 앞에 놓여져 혼자 얼굴을 들여다볼 때, 그때 펼쳐져 읽히길. 멀쩡한 재킷 안에 입은 내 젖은 속옷의 불편함을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이 뒤늦은 후회.

1994년 10월
정은숙

개정판 시인의 말

서른 살 무렵의 시들을 다시 만나 소실되어가는 나를 붙잡고 말을 걸어보았다. 오래된 시들로 내가 어떻게 이 세상을 통과했는지 몸을 떨며 느낀다. 세상과 잘 섞이지 않았던 때의 시들은 구체적이고 딱딱한 질감의 세속적인 말을 갖고 있다. 이제 나는 세상과 잘 어울리는가.
답은 없고, 삼각잎아카시아 나뭇잎처럼 어깨가 위로 솟구친다. 뭔가 무수한 그늘과 함께 사는 것이 나이고 이 시집이라는 걸 자신에게 고백했다. 두번째 시집 『나만의 것』에서 열 편의 시도 데려왔다. 처음과 끝이 없는 게 시라지만 열 편의 시를 데려온마음은 처음이고 끝이다.

2021년 봄
정은숙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생, 그것을 모른다 / 세상의 하루 / 사슬 묶인 오리 / 사로잡힌 한순간 / 통속 / 아득한 나날 / 우스꽝스러운 행보 /
집 떠난 인생 / 몸으로 이루는 혁신 / 질주냐 과속이냐 / 불면 / 사막의 여자, 혹은 밀회하는 여자 /
관찰하는 남자를 관찰하는 / 사랑하는 관계는 구토다 / 좋은 것이 다 만족스럽지는 않아 / 소설의 사랑 / 환각에 살고 지고 /
카페의 여자 / 환각의 삶 / 무선전화기의 하루 / 모니터 라이프 / 허공

2부
낙타에게 길 묻기 / 일기장 1 / 일기장 2 / 길 위의 나날 / 나만의 것 / 내 몸에서 독향이 / 휴일의 세계 /
운명보다 강한 것은 없다? / 생각들 / 불균형의 인간 / 고요 속에 몸풀기 / 귀가 / 시든 아침의 노래 /
활자에 어울리는 하루 / ‘진짜’의 사연 / 매스미디어와 섞는 몸 / 병 / 직업병 / 양재동, 하오 2시 / 택시, 택시 /
쓸쓸한 평화 / 참, 근사한, 식사를 / 봉인된 희망 / 한순간

3부
책 읽는 여자 / 도쿄, 흐린 오후의 시 / 채찍을 주면 당근을 주마 / 먼지를 날리는 가벼운 바람을 날려 / 봄날 / 가는 봄 /
예약 녹화된 청춘 / 잠꼬대여, 나를 삼켜라 / 감기와의 화해 / 모독 1 / 모독 2 / 모독 3 / 모독 4 / 모독 5 /
죽음 옆으로 흐르는 샛강 / 내 안의 광인 / 반지 속의 여자 / 나의 사랑, 나의 운명 / 구두에게 묻는 생 / 인생 / 멀리 와서 울었네

책 속으로

스무 살, 서울로 떠나는 내게
경제 비상용으로 끼워진 금반지
그 용도를 찾지 못해 오랫동안 머물렀네.
젊음이 상처가 되는 밤마다
손수건 대신 눈물 닦아주던 손가락의 반지
그마저 위로가 절로 되던 둥근 해 같은
눈물이 닿은 손가락은 더 뻑뻑하게 조여왔네.
구애의 반지 그 위에 새로 끼워졌지만
빛을 잃은 그 반지 뽑혀지지 않았지.
부끄러워 입을 가린 사진 속에서
선명하게 떠오르네, 그 반지
서른 살, 손가락 마디가 굵어져
빼어볼 수 없어 언제나 같이 있네.
새벽에 문득 깨어나 부은 손가락 만지면
그 손가락 살을... 더보기

출판사 서평

■ 편집자의 책소개

차라리 내 속에서 끄집어낸 손
그걸 다시 먹어버리고 말지. _「사랑하는 관계는 구토다」 부분

삶은 국수를 건지려다 국수 가락을 이등분하여
개수대에 버리고 있는 여자를 생각해보자. _「운명보다 강한 것은 없다?」 부분

차 열쇠를 찾아 시동 모터를 돌리면
너는 나와 똑같구나 얼마나 오랜
이 반복을 견뎌 여기에 왔니 _「생각들」 부분

1992년 『작가세계』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정은숙 시인의 첫 시집 『비밀을 사랑한 이유』를 문학동네포에지 15번으로 새롭게 복간한다. 1994년 1...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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