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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 염명순 시집

문학동네포에지 13
염명순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03월 30일 출간 (1쇄 1995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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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54677738(8954677738)
쪽수 96쪽
크기 131 * 224 * 9 mm /143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작가의 말

■ 시인의 말

초판 시인의 말

늘 시로부터 벗어나려 하다가 막상 내게서 멀어지는 시의 발목을 가까스로 붙잡은 느낌이다. 그러나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이 시인지 시의 환영인지 나는 아직 알 수 없다.

1995년 10월
염명순

개정판 시인의 말

젊어서 입던 옷을 나이들어 선물 받은 기분이다.
한 시절을 통과하느라 빛바랬어도
절절함과 쓸쓸함, 미숙함으로 이뤄진 세월의 얼룩을
알아볼 수 있었다.
때로는 곤혹스럽게, 때로는 담담하게
한때 나였던 것을 바라본다.
자, 젊은 나여, 너의 미지를 향해 가거라.

2021년 2월
염명순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물푸레나무가 때죽나무에게 / 아침 노래 / 수국이 피는 곳 / 겨울 이야기 / 가족사진 / 봄날엔 /
비 그친 뒤 / 고양이 / 불꽃 / 꽃게 / 작은 새 / 저 햇살은 / 눈사태

2부
비눗방울 / 김장 1 / 김장 2 / 김장 3 / 춘화도 1 / 춘화도 2 / 한국 근대 여성사 / 널뛰기 / 지하철은 달린다 / 사랑의 자세 /
조난기 / 부처와의 대화 / 돼지의 해탈 / 위독하신 어머니 / 심학규 1 / 심학규 2 / 심학규 3 / 심학규 4 / 심학규 5

3부
낯선 곳에서 / 국경을 넘으며 / 나무처럼 / 바다 / 프랑스대혁명 200주년 축일에 / 카페 아르뷔스트 / 파리의 우울 /
가론강을 건널 때 / 체르노빌 / 유리 닦기 / 가을 /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 어떤 하루 / 세한도 / 황하 / 꿈

4부
저물녘 /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 노래에 대하여 / 비가 내리는 몇 가지 풍경 / 감기 / 우기 / 마지막 가을 /
밤의 산책 / 내 낡은 구두에게 바치는 시 / 달빛 / 입관식 / 첫눈 / 꽃다지

책 속으로

꿈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이고 나면
어김없이 아프다
아버지 왜 이렇게 먼 곳까지 오셨어요
아버지의 쓸쓸한 생애는
부산 근교 함경남도 단천 동산에 묻히셨어요
얘야, 고향도 떠나왔는데 어딘들 못 가겠느냐
꿈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
다시는 시를 못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픈 꿈의 머리맡에서 누가
이마를 짚어주는 듯했는데
밥 많이 먹으라는 언니의
안부 전화가 걸려왔다

─「꿈」 전문

출판사 서평

■ 편집자의 책소개

가론강을 건널 때
내가 너무 많이 흐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누가 나를 여기에 떨구고 간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_「가론강을 건널 때」 부분

매일 저녁 지는 해를 바라보기 위해
우리 동네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는
어떤 남학생을 아주 잠시지만
좋아했던 적이 있다. _「유리 닦기」 부분

아직 더 닳아질 마음이 남아 있구나
갈 만큼 갔다고 생각했는데 _「내 낡은 구두에게 바치는 시」 부분

198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염명순 시인의 첫 시집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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