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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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불문,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다
미세먼지로 숨조차 쉬기 어려워진 세상, 일본 괴담 속 존재의 등장과 그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의 이기심을 그려낸 〈롸이 롸이〉, 지구의 지배자처럼 군림하는 인간이 더 우월한 종에게 밀려 하등 생물로 전락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린 〈휴먼 콤플렉스 임상 사례〉, 집안을 쫄딱 망하게 했지만 단숨에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책을 손에 넣기 위한 주인공의 처절하고도 웃긴 모험담 〈용옹기이〉, 원치 않게 미디어에 노출된 여성이 겪게 되는 공포와 좌절을 생생히 묘사한 〈구독하시겠습니까〉,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겠다며 욕으로 합창을 해주는 이상한 가족의 이야기 〈페이스트리〉가 수록되었다.
작가정보
2004년부터 장르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단편집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1》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3》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내 이웃의 살인마》에 작품을 수록했고, 괴담, 공포 창작 집단인 괴이학회 활동으로 공포 엔솔러지 《괴이, 서울》 《괴이, 도시》에 참여했다. 2017년 YAH 문학 공모전 가작 수상 후 오디오북 《인형 괴담》을 발표했다. 2019년 제4회 대한민국 창작소설 공모대전에서 무협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여 현재 연재를 준비하고 있다.
저자(글) 신스틱
SF, 서스펜스 소설을 주로 쓴다.
참여한 단편집으로 《8인의 여름》 《당신이 죽어야 하는 일곱 가지 이유》 《14일의 여인》이 있다. 2013년 (주)온베스트가 주최한 제5회 이야기 공모전 Drawing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한 과학 및 액션 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2015년에 최우수상을, 2016년에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자(글) 희림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 창작반을 수료했으며, 현재는 다양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
제1회 충청일보 웹시리즈 시나리오·웹툰 공모전 장려상, 2016 제주 로케이션 활성화를 위한 중·단편 시나리오 공모전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저자(글) 반치음
악몽을 자주 꾼다. 꿈을 글로 남기려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장르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낮에는 회사에 다니고, 밤에는 글을 쓰는 생활을 하고 있다. ‘만약’으로 시작하는 물음이 가져오는 현실 속 공포에 관심이 많고 그 물음에서 영감을 얻는다. 다음 목표는 공포·스릴러 장편소설을 쓰는 것이다.
저자(글) 권혜린
문학을 전공하며 소설과 연극에 관한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
2010년 제5회 이화글빛문학상을 수상해 장편소설 《불가사리 전선》을 출간했다. 공동 집필한 책으로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2.0》 《21세기 문화현실과 젊은 소설가들》이 있다.
목차
- 엄성용 - 롸이 롸이
신스틱 - 휴먼 콤플렉스 임상 사례
희림 - 용옹기이
반치음 - 구독하시겠습니까
권혜린 - 페이스트리
심사평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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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롸이 롸이〉 미세먼지가 심해진 근미래를 다룬다는 점과 예상을 뛰어넘는 후반부 전개가 흥미롭다. 무엇보다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대화를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작가의 감각을 높이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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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콤플렉스 임상 사례〉 네오테니언과 합성 유전자인, 케미컬 클론, 방사능 돌연변이 그리고 인간이 각각의 계급이 된 미래 우주 사회. 그 속에서 인간이 가장 열등한 존재가 된다는 미래의 시대상을 담담하게 드러낸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본격 SF를 일반 독자가 접근하기 쉽게 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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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옹기이〉 한 권의 책을 찾기 위한 주인공의 모험담이 마치 짧은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설정과 주인공 캐릭터, 그리고 단편에 걸맞은 결말이 높이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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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시겠습니까〉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미디어에 노출되었을 때 겪게 되는 변화와 그것이 스스로 원한 것이 아니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만든다. 시시각각 조여오는 불안감과 누가 나를 지켜볼지도 모른다는 초조함이 잘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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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트리〉 가족, 아마도 그것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기에 가족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 소설을 들여다보면 밑바닥까지 떨어져도 결코 서로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겹겹의 페이스트리 같은 가족의 관계를 되새기게 된다.
책 속으로
“와, 마스크 없이 밖에 나갈 수 있다니 이게 얼마 만이에요? 얼마 전에 깜박하고 마스크 안 챙기고 나갔다가 바로 숨 막혀서 골로 가는 줄 알았는데. 이게 미세먼지야? 살인먼지지.”
“마스크가 진짜 필요 없다면 대단한 발견인데요.” 영수가 안경테를 올렸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할지도 몰라요. 진짜 이상하네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찾아왔잖아. 너희들은 무슨 생각으로 왔는지 몰라도 내 목적은 오직 그거야. 이상한 현상을 찾는 거.”
_ 본문 30쪽(롸이 롸이)
“박사님, 저는 인간(human)입니다.”
나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해 되물었다.
“아바타요?”
K는 본인이 ‘인간’이라고 다시 말해주었다.
“구 인류란 말인가요?”
나는 당황하여 이렇게 말해버렸다. 그러고 나서 말을 고친답시고 ‘사피엔스’, ‘자연 발생인’ 같은 용어들을 쏟아냈지만 하나같이 모욕적인 표현들이었다(그래서 이제부터는 ‘천연 인류’ 혹은 ‘인간’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K는 별로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시종 웃는 낯으로 “야인이라 부르셔도 됩니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_ 본문 96쪽(휴먼 콤플렉스 임상 사례)
그때 내 눈에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 시선이 마주쳤던 그놈이 들어왔다. 반대편 가게에 앉아 유부동에 소주를 마시며 나를 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슬쩍 피하며 카메라를 봤다. 우연이겠지. 다시 그놈을 봤다. 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확인하는 그놈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괜히 기분이 찝찝하고 속이 울렁거렸다. 건성으로 들었던 책방 주인아저씨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림책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정확히 듣지 못했다. 그때 난 아저씨 손에 든 책에 집중해 있었으니까. 정신을 가다듬고 기억을 더듬어보는데 그놈이 봤던 낡은 책이 마음에 걸렸다. 역시 고서 수집가인 모양이었다.
당장 깡통시장을 떠나야 했다. 그놈이 어떤 놈인 줄 모르지만 벌써 두 번이나 마주쳤다. 미각세포만큼 예민한 촉은 아니지만 예감이 좋지 않았다.
_ 본문 142쪽(용옹기이)
“진짜 본인이 촬영하지 않은 게 맞습니까?”
사실 확인이라며 재차 물어보는 경찰관을 향해 미이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고, 몇 번이고 “네”라고 대답했다. 아무리 봐도 본인이 찍었다고 하기에는 과한 영상인데 그는 믿지 않는 눈치였다. 직접 신고를 하는데도 믿지 않는다는 게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두려웠다. 이대로라면 정말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
_ 본문 171쪽(구독하시겠습니까)
목소리를 어떻게 팔 건데요?
나도 관심을 보이는 척했다. 아빠는 신나서 말을 이었다.
세상에는 욕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들은 결국 화병이 나 병원에 가느라 쓸데없이 돈과 시간을 낭비하곤 하지. 그래서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해소해주는 게 필요한데, 우리가 그 역할을 하는 거다. 그들이 마음껏 욕하게 해주고 그 욕을 합창으로 따라 하는 거야. 시원하게 욕하고 나면 쓸데없는 위로는 필요하지 않다.
그게 말이 돼요?
아빠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소리를 빽 질렀다.
_ 본문 228쪽(페이스트리)
출판사 서평
새로운 작가,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즐거움
지금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새롭고 재능 있는 작가들을 만나고 싶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공모전에 주목하는 것이다.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강력한 이야기의 힘을 가진 작품을 선별하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종 선정된 다섯 편의 단편은 새롭게 주목할 신진 작가를 기다리던 독자들에게 단비가 되어줄 것이다.
〈롸이 롸이〉: 특수 마스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미세먼지 가득한 세상, 흡연자들은 공기를 더럽히는 범죄자 취급당한다. 담배를 피우면 돈과 담배를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에 넘어가 산골 마을에 찾아간 오컬트 동아리 회원들. 어딘가 수상하지만 일단 마을 주민들이 시키는 대로 담배를 피우던 그들은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줄 알았던 무언가와 마주치게 되고 거대한 일에 휘말린다. 심각해진 환경 문제에 일본 괴담을 접목해 탄생시킨 이 독특한 이야기는 호러와 코미디를 훌륭하게 버무려 인간의 추악한 이기심을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휴먼 콤플렉스 임상 사례〉: 우월한 종에 밀려 하등 생물로 전락한 인간. 보호 구역에나 살고 있어야 할 인간이 어느 날 심리 상담사에게 찾아온다. 상담사가 보기에 인간인 K는 뿌리 깊은 휴먼 콤플렉스 때문에 자신이 지닌 잠재력을 전혀 발현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이기에 가질 수밖에 없는 이 콤플렉스를 극복하게 해주려는 오랜 노력은 성공하는 듯하지만, 언뜻 긍정적으로 보이는 그의 변화는 상담사를 어쩐지 불안하게 한다. 독보적인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으로 자신의 가장 근원적인 정체성이 콤플렉스가 되었을 때 욕망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흥미롭게 그린 작품이다.
〈용옹기이〉: 3대에 걸쳐 찾아왔지만 집안에 우화만 불러왔을 뿐 손에 들어오지 않았던 값비싼 고서 《용옹기이》. 형의 심부름으로 부산에 내려간 백수 용수산은 비를 피해 들어간 헌책방에서 우연히 그 책을 발견한다. 침착하게 책을 손에 넣은 그는 앞으로 펼쳐질 장밋빛 미래에 들뜨지만, 책이 든 가방을 꼭 안고 서울로 향하는 그의 뒤에 수상한 그림자가 따라온다. 현실적인 캐릭터와 설정, 속도감 있는 전개를 통해 한 권의 책을 향한 3대의 집착과 주인공의 모험을 맛깔나게 담아냈다.
〈구독하시겠습니까〉: 평범하던 미이의 삶이 어느 날 갑자기 뒤바뀐다. 자기도 모르는 새 유튜브에 일상이 공개된 것. 교묘하게 편집된 영상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원치 않는 관심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망가진다. 누가, 언제, 어디서 자신을 찍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막막함이 미이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간다. 불법 촬영과 미디어 과잉의 폐해를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적을 울리는 작품이다.
〈페이스트리〉: 엄마는 도망가고, 생활력 없는 아빠를 따라 야반도주를 감행한 세 남매. 가진 것 하나 없는 그들은 목소리를 팔자는 아빠의 황당한 제안에 따라 장사를 시작한다. 한강 다리 아래 주황색 천막에서 사람들의 욕을 합창으로 따라 하기 시작한 가족. 사람들은 그 이상한 합창에서 묘한 위안을 받고 합창단은 점점 유명해진다. 삶에 생긴 구멍을 겹겹의 목소리로 메우려 하는 가족의 모습에서 우리는 가족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된다. 남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촘촘하게 엮여 떨어질 수 없는 가족의 관계를.
작가의 초기작부터 읽어나가며 함께 세월을 보내는 것은 문학 독자라면 누구나 원하는 일일 것이다. 여기, 앞으로 당신과 함께할 작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0》을 통해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려보자.
기본정보
ISBN | 9791159099816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2월 20일 |
쪽수 | 264쪽 |
크기 |
130 * 205
* 22
mm
/ 354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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