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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과 늑대 이현승 시집

문학동네포에지 20
이현승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03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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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12 ~ 소진 시 까지
상품상세정보
ISBN 9788954677806(8954677800)
쪽수 100쪽
크기 131 * 225 * 9 mm /148g 판형알림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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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마음일 때 'I Miss You'라고 하는 것은 '내게서 당신이 빠져 있기(miss) 때문에 나는 충분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라는 게 소설가 쓰시마 유코의 아름다운 해석이다. 현재의 세계에는 틀림없이 결여가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그리워한다. 한때 우리를 벅차게 했으나 이제는 읽을 수 없게 된 옛날의 시집을 되살리는 작업 또한 그 그리움의 일이다.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작가의 말

■ 시인의 말

초판 시인의 말

참혹해할 필요 없다.
늦은 일요일 쇼펜하우어로부터의 연락,
결국 달라지는 것은 없을지 모른다.

밤사이에 늘어난 환자의 전문 지식이
주치의의 처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진열대의 빈자리는 금세 메꾸어질 것이며
나는 통조림에도 고유번호가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과 절망을 동시에 느낀다.
우리는 그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그 무언가가 텅 비어 있다는 사실로부터
조금 우울해질 수는 있다.
괜찮다.

2007년 여름
이현승


개정판 시인의 말

단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일의 맛은 쓰다고 생각해서일까.
고된 일이 끝나면 몰려가 단것을 마시는 사람들,
단것을 들고 만화방창 피어난 사람들 사이에서
아무도 모르게 선명해지는 느낌,
홀로 설탕으로 결정되어가는 그런 느낌.
화살보다 뾰족한 혓바닥들이 들이닥칠 것 같은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애써 끓인 찌개를 내놓으며 어때? 좀 짜지? 하는데
강한 짠맛보다 그 사이 엷은 단맛이 더 불편한,
그런 고집스러운 느낌으로 이 시집을 쓰고 건넜다.
나는 이걸 철학이라고 할까 고집이라고 할까 망설이다가
그냥 까다로움이라고 하기로 했다.
괜찮다.

2021년 봄
이현승

목차

시인의 말
개정판 시인의 말

1부
우는 아이 / 슈퍼맨 리턴즈 / 맥주와 잘 어울리는 것들 / 동물의 왕국 / 늑대가 나타났다 / 식탁의 영혼 /
재난 문자 방송 / 기침 사나이 / 동물성 / 괜찮은 생각 / 캐츠 아이 / 훌라후프를 돌리는 여자 / 근황 /
공무도하가 / 간지럼증을 앓는 여자와의 사랑 / 기침의 영혼

2부
도망자 / 세렝게티의 물소리 / 해변의 여인 / 백서 / 결혼한 여자들 / 문제는 바나나 / 소리지르지 말아요 /
한여름 밤의 꿈 / 걱정이 걱정이다 / 애완 시대 / 주름의 왕 / 서사에 대한 모욕 / 고양이 / 경험주의자와 함께 /
창피하다 창피해 / 뚱뚱한 그녀, 혹은 비둘기에게 / 하루키를 읽는 오후 / 미래의 소년 / 밝은 방 / 배드민턴 다이얼로그

3부
꼬리 / 아이스크림과 늑대 / 찰리의 저녁식사 / 모래알은 반짝 / 타이어 / 게으름에 대한 찬양 /
이 동네는 주차할 데가 없어 / 중추(仲秋) 부근 / 경계에서 / 단풍길 / 풍란의 귀 / 춘설(春雪) / 술 권하는 사회 /
그 집 앞 능소화 / 피터팬과 몽상가들의 외출 / 태풍은 북상중 /
모든 것에 대해 긍정하는 마음을 당신은 설탕에게서 배울 것인가? / 최초의 관객 / 철거 시대

책 속으로

비명을 내지르면서 타이어는 기억을 잃는다
타이어는 조금 더 작은 동그라미가 되고
겁에 질린 아이의 동그랗게 열린 눈

비명을 지르면서 여자들은 엄마가 되고
아이들은 아이가 된다
몇 차례의 비명을 통해
저렇게 많은 주름을 갖게 된 것일까?
오늘 노인들은 경쾌하고,
웃음은 새털구름처럼 잔잔하다

웃음 속에서 따로따로였던 주름들이 이어진다
주름의 끝에서 똑, 떨어질 것 같은
또 하나의 비명은 언제나 위태롭다

누구나 고함소리를 들으며 어른이 되지만

귀가 어두운 노인들은
고함을 지르다가 멈춰 서버린다
둥... 더보기

출판사 서평

■ 편집자의 책소개

우리는 거리에서 노래하고
거리에서 아이스크림과 맥주를 마시고
거리에서 사랑을 하고 잠을 자고
그리고 거리에서 죽는다
서로의 몸속을 보여줄 만큼
거리는 이제 아주 사적인 공간이므로
투명인간들이 활보하는 거리에서
소년은 눈물을 훔친다 _「우는 아이」 부분

말없는 식사를 가로지르는 무뚝뚝한 금속성
가장 극심한 소외가 침대 위에 있듯이
네모반듯한 식탁 위에서 모든 사랑은 다 질투였을 뿐
모든 식욕은 다 굶주림이었을까요?
무방한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의심으로부터 놓여났다 _「동물성」 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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