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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 298
김기택 지음 | 창비 | 2009년 02월 1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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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상세정보
ISBN 9788936422981(8936422987)
쪽수 126쪽
크기 125 * 200 mm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이 책의 주제어

본질에 이르는 냉철한 묘사, 촌철살인의 감각!
이성적인 화법과 탁월한 묘사가 압권인 김기택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창비시선 298 『껌 (김기택 시집)』. 김기택 시인은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건조하고 이성적인 화법과 묘사를 통해 풍경과 현상을 파헤치는 시세계를 펼쳐왔다.

김기택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껌>은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전업시인의 길로 들어선 후 써낸 시 작품들을 묶어 펴낸 것이다. 시인이 이전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김기택의 관찰과 세부 묘사의 깊이가 한층 더 심오해지고 세밀해졌을 뿐만 아니라, 냉철해졌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시 한편!

<껌>

누군가 씹다 버린 껌.
이빨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껌.
이미 찍힌 이빨자국 위에
다시 찍히고 찍히고 무수히 찍힌 이빨자국들을
하나도 버리거나 지우지 않고
작은 몸속에 겹겹이 구겨넣어
작고 동그란 덩어리로 뭉쳐놓은 껌.
그 많은 이빨자국 속에서
지금은 고요히 화석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껌.
고기를 찢고 열매를 부수던 힘이
아무리 짓이기고 짓이겨도
다 짓이겨지지 않고
조금도 찢어지거나 부서지지도 않은 껌.
살처럼 부드러운 촉감으로
고기처럼 쫄깃한 질감으로
이빨 밑에서 발버둥치는 팔다리 같은 물렁물렁한 탄력으로
이빨들이 잊고 있던 먼 살육의 기억을 깨워
그 피와 살과 비린내와 함께 놀던 껌.
지구의 일생 동안 이빨에 각인된 살의와 적의를
제 한몸에 고스란히 받고 있던 껌.
마음껏 뭉개고 갈고 짓누르다
이빨이 먼저 지쳐
마지못해 놓아준 껌.

목차

그와 눈이 마주쳤다
삼겹살
한가한 숨막힘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고양이 죽이기
가려움
계단 오르는 노인
커다란 플라타너스 앞에서
긴 나무의자
개 3


즐거운 버스
눈 녹으니
절하다
저녁상에서 비린내가 난다
산낙지 먹기
생선구이
버스
죽거나 죽이거나 엉덩이에 뿔나거나
슬픈 얼굴
죽은 사람
교통사고
화장터
본인은 죽었으므로 우편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책 읽으며 졸기
비만 고양이
오토바이와 개
코뚜레
건강이 최고야

삼계탕
회색양말
대머리
눈이 나빠지다
고속도로
무궁화호 열차
개 2
미아 재개발지구
황사
감정 사치
소싸움
버클리에서
버클리에서 2
막대기 속 풍경
손가락들
황사 2
빗소리
문구점 앞에 멈추어서서
울다 깨다
옛날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이층에서 우는 아이
60년대 동화
오래된 땅
보육원에서

해설-최현식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시인 특유의 묘사와 비유는 끔찍할 만큼 냉철해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를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속도전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초상을 그리는 한편 풍경과 현상에 내재한 폭력과 상처를 파헤치는 작품들은 적나라하면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지닌다. 시적 자아의 섣부른 감정이입이 불러오는 주체의 폭력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대상의 편에 서서 시인은 번뜩이는 비유와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편편마다 정곡을 찌르는 대목들은 감동과 동시에 우리의 이중성과 가식을 깨는 서늘한 깨달음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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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3     좁고 구불구불하고 우중충한 골목길 안 판잣집 양철지붕 아래   발걸음 소리가 지나가기만 하면 짖어대는 앙칼진 소리가 있다   누렇고 비쩍 마르고 귀는 빳빳하게 솟은 놈이리라   소나기 내리면 내리치는 빗방울 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쿵쾅쿵쾅 더 크게 만들어서 우는 양철지붕처럼   주먹과 구둣발이 두드리면 심장처럼 쿵쿵 떨리는 소리르 내는 양철대문처럼 온몸을 두려움으로 만들어 짖고 있다   이빨이 다 보... 더보기
  • 우연히 김기택 시인의 약력을 보게 되었다. ≪김수영문학상≫(1995), ≪현대문학상≫(2001), ≪이수문학상≫(2004), ≪미당문학상≫(2004), ≪지훈문학상≫(2006), ≪상화시인상≫(2009) – 수상 경력만으로도 질리고 말았다. 거의 대부분의 시인들이 평생 문학상 하나 받기도 어려운데……. 화려한 수상 경력에도 불구하고 내 머리 속에는 그가 어떠한 경향의 작품을 썼는지조차도 공백으로 남아있어, 2009년에 발간한 다섯번째 시집『껌』을 펼쳐보았다.   * 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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