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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2월 (FEBRUARY) -중앙일보와 함께 매월 지식과 감동을 고루 갖춘 책을 엄선하여 추천합니다.

교보문고와 중앙일보의 에디터들이 고른 지식과, 감동, 재미를 고루 갖춘 이달의 책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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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란 무엇인가
  • 시민을 위한 테크놀로지 가이드

    시민을 위한 테크놀로지 가이드

  • 탁월한 사유의 시선

    탁월한 사유의 시선

 

  “이게 나라냐”는 울분이 자욱하다. 국가가 국민의 안위를 위해 존재한다는 건 이제 섣불리 수긍하기 힘들다. 그저 있는 자끼리,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이 자신의 사적 이익을 맘껏 올리기 위한 도구로 국가를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더 설득력을 얻는 요즘이다.

글쓴이 유시민.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이 든다. 얼마나 재기발랄하게, 또한 통쾌하고 신랄하게 적들을 후벼파고 세태를 콕콕 찔렀을까. 이런 기대가 컸으면 자칫 실망할지도 모른다. 책은 예상보다 진중하다. 자극적 문구로 선동하기 보단 찬찬히 이론을 설파한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국가론 교양서다.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국가를 규정한다. 첫째 홉스의 국가주의 국가론. 국가는 사회 내부의 무질서와 범죄, 외부 침략의 위협에서 인민을 보호하는 ‘세속의 신’이다. 따라서 국가의 폭력은 언제나 정당하다. 인간이 만들었지만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념형 보수주의자의 시각이다. 다만 국가와 정부, 국가와 군주를 구분하지 않은 오류를 범했다.

두 번째는 로크와 밀의 자유주의 국가론이다. 국가주의 국가론에서 개인이 국가의 부속물에 불과했다면, 자유주의 국가론은 거꾸로 국가가 개인을 위해 복무한다. 국가란 세속의 신이 아니라 공공재, 이를테면 등대·도로·자연보호 같은 것들의 공급자로 규정한다. 이외에는 시민들 자신의 선택과 개인들이 자유롭게 거래하는 시장에 맡기는 관점이다. 시장형 보수다.

세 번째는 마르크스의 도구적 국가론이다. 국가권력은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억압하기 위해 조직한 힘일 뿐, 인민이 사회계약을 통해 세운 공동의 권력은 아니라는 태도다. 정치 무용론과 정치적 냉소주의를 낳을 수 있다. 옛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가 사라지면서 설 자리를 잃었지만 국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저자는 이같은 원론적 분석을 토대로 국가는 과연 누가 지배해야 하는지, 애국심이란 무엇인지, 혁명과 개량 중 어떤 길을 택할지 등 각론적 문제로 침투해 들어간다. 후반부엔 진보 논객답게 진보정치의 현실을 냉철히 관조하면서 진보주의와 자유주의의 연대를 역설한다.

책은 개정판이다. 6년전 초판이 나왔을 때 저자는 국민참여당 대표였던, 직업정치인이었다. 그때에 비해 “주장한 대목을 덜어내고, 객관적인 입장과 지식인의 시선을 강화시켰다”고 한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이건만 결코 현학적이지 않은 구체적 표현과 최근 한국 상황까지 가미한 생생함이 단숨에 읽게 만든다. “훌륭한 국가 없이는 시민들의 훌륭한 삶도 없다”는 주제의식이 면면히 흐른다. 학술적 깊이와 대중적 호흡을 동시에 갖추었다. 다만 “자유권적 기본권을 보장한 건 1998년 2월부터였다. 역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2008년 이후 일부를 빼앗겼다” 등과 같은 일부 편향된 시각은 책의 전반적인 톤과 괴리를 보인다.

헌법의 상상력 헌법의 상상력
지나치기엔 너무 아쉬운 이달의 책 후보작들
대논쟁 철학배틀 신의 입자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혼자를 기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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