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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12월 (DECEMBER) -중앙일보와 함께 매월 지식과 감동을 고루 갖춘 책을 엄선하여 추천합니다.

교보문고와 중앙일보의 에디터들이 고른 지식과, 감동, 재미를 고루 갖춘 이달의 책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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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소원은 전쟁

    우리의 소원은 전쟁
  • 지금 다시 헌법

    지금 다시 헌법

  • 심리조작의 비밀

    심리조작의 비밀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고 ‘전쟁’이란다. 작가는 “익숙한 도그마를 깨뜨리려는 의도 맞다. 액션 스릴러 느낌도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 그것도 피 흘리지 않고 북한 체제가 스스로 무너져 평화적으로 됐으니 우리가 원하던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제 남북한은 전쟁준비에 돈 퍼붓지 않고, 북한의 노동력과 남한의 자본력·기술력을 합쳐 조만간 선진국 대열에 합류만 하면, 그야말로 ‘통일대박’이 실현될 듯싶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얼마나 헛된 망상이었는지를, 소설은 싸늘히 써내려간다.

김씨 왕조가 무너진 권력 공백기 북한엔 지방 군벌이 득세한다. 이들 중 일부가 자신을 조선해방군이라고 지칭하며 양강도에 거대 마약 기지를 세우고, 필로폰 사업에 나선다. 그것도 전세계를 대상으로 말이다. 책의 설명은 이렇다. “북한 땅을 가로지르는 마약의 유통 고리에서 조선해방군은 생산자 겸 현지 판매인, 개성섬유봉제협회는 중간 도매상, 백상구와 최태룡은 동네 마트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에 부패한 남한 정치인, 남한에서 파병된 평화유지군 등이 매수되거나 가세하니 스케일은 점점 커진다.

그렇다면 남한은? 북한 현실에 기겁하며 휴전선 경계를 남북한 대치때보다 더 강화한다. 남한 사람은 북한 출신 노동자를 불가촉 천민 마냥 취급하고, 어쩔 수 없이 북한 사람은 남쪽 사람들이 기피하는 더럽고 불쾌한 일에만 매진하게 된다. 2류 국민으로 전락한다는 얘기다. “차라리 예전이 탈북하기 좋았다”는 하소연처럼, 김정은 체제를 벗어난 북한 인민의 선택은 둘 중 하나다. 북 마약 군벌에 시달리거나 남한 대중의 멸시를 감내하거나.

소설의 배경은 무법지대 장풍군이다. 혈혈단신 으로 마약상과 싸우는 전직 특수부대원 장리철, 남한 출신의 무기력한 평화유지군 장교 강민준, 마약수사범 미셸 롱 대위 등 생동감있는 캐릭터를 그려내며 극적인 스토리는 점점 가속페달을 밟는다.

작가 장강명(41)씨는 데뷔 6년 만에 7권의 장편, 1권의 소설집, 1권의 산문집을 내는 등 엄청난 생산량을 보이고 있다. 하루 8시간 노동을 지키기 위해 스톱워치로 집필 시간을 정확히 쟀고, 원고지를 엑셀로 정리했다고 한다. 기자 출신답게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사회현상에 주목해왔다. 전작 『표백』이 20대의 암울한 현실을 다뤘다면, 『한국이 싫어서』는 헬조선, 『댓글부대』는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이 테마였다. 민첩한 현실 감각은 이번엔 북한으로 향했고, 정치적 상상력까지 더해져 소름끼치는 한국의 미래를 그려냈다.

글 쓰는 직업인지라 기자들, 툭하면 이런 말 한다. “때려치우고 소설이나 쓸까.” 장씨의 작업과정과 결과물을 보니 그냥 기자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최민우 기자 minw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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