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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7월 (JULY) -중앙일보와 함께 매월 지식과 감동을 고루 갖춘 책을 엄선하여 추천합니다.

책을 읽으며 나를 읽는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3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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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책은 도끼다

    다시, 책은 도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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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주의 거울: 영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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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식 룰렛

 

  지은이는 이 두툼한 책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읽는 방법으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찾아 온몸의 감각기관으로 느껴볼 것을 권한다. 예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라는 한 구절만 제대로 새겨도 작품의 인문학적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온갖 지식의 혼탁한 연기로부터 해방되어 네 이슬에 흠뻑 몸을 적시고 싶구나’ ‘이 오막살이도 그대로 인해 천국이 되는구나’라는 구절에선 인간 이성과 감성의 오묘한 관계를 찡하게 느낄 수 있다. 누군가를 진실로 가슴에 담아본 사람이라면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전반을 살았던 대문호 괴테의 심장은 21세기에 사랑에 빠진 남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책이 제공하는 세기의 대화다.

창의성이 핵심인 광고인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왜 책을 읽는지, 어떻게 책을 읽는지를 다룬다. 지은이는 첫째 질문에 ‘풍요로운 삶’이라고 대답한다. 둘째 질문에는 ‘천천히’라는 석 자를 내놓는다.

이 책은 주로 후자에 무게를 실었다. 책은 천천히 읽어야 가치와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충고에 가슴이 뜨끔하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화도 나누고 감정을 내밀어도 보고 가끔은 멈춰 서서 한 줄의 의미도 되새겨보는 그런 ‘밀당’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 책읽기라는 이야기다. 책과 가슴 떨리는 사랑도 시도해보고 상통의 희열도 느껴보며 애타는 그리움과 부재의 슬픔을 모두 느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답일 것이다. 지은이는 이런 방식의 강의 8개를 통해 ‘천천히 책읽기’의 향기를 음미한다.

책읽기는 나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믿는 지은이는 ‘읽었으면 느끼고 느꼈으면 행하라’라는 말을 즐긴다. 그런 인물의 전형으로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든다. 수많은 문학도의 가슴을 끓게 했던 작가다. 그는 대학 시절 “‘나 책 좀 읽었다’ 하고 싶어 책을 읽었던 시절이라 그리 밀도 있게 읽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그의 진면목을 몰랐다”라고 잘라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이후 세 번을 더 읽은 결과 비로소 “자유라는 단어가 벌떡 일어서서 다가왔다”고 말한다. 그래서 조르바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일본과 중국 여행기인 『카잔차키스의 천상의 두 나라』와 『영국 기행』 『스페인 기행』의 세 권의 기행문을 소개한다. 일반적인 여행서는 여행 정보나 경험 같은 ‘대상에 대한 객관’을 담지만 카잔차키스는 ‘대상에 대한 저자의 사색’을 담는다는 것이 지은이의 평가다. 이 세 권의 여행기는 그런 과정을 거쳐 ‘어떻게 삶을 대할 것이냐’는 방향으로 귀결된다. 그는 온몸이 촉수인 사람으로 살고 싶어했으며, 순간순간 예민하고 그 순간 온전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게 지은이의 생각이다. 영국 기행 도중 대학을 찾은 카잔차키스는 이 한 마디로 대영제국 국력의 원천을 요약한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서는 전공 분야에 대한 증서를 받지 않는다. 그들이 받는 것은 ‘인간의 증서’다.” 인문학만 아니라 사회과학에서도 새길 말이다.

지은이는 또 『그리스인 조르바』를 조르바에 대한 기행문, 『영혼의 자서전』은 작가 자신에 대한 기행문이라고 각각 정리한다. 책이 주는 오롯한 희열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카잔차키스를 이렇게 천천히, 찬찬히, 곰곰이, 담담히 읽으라는 권유다. 그러면 몰랐던 카잔차키스를 머릿속으로 알게 된다. 머릿속으로는 알았지만 가슴으로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작가의 내면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책은 이렇게 느끼는 것이다.

- 채인택 논설위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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