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전통적인 경영학은 전략계획 일반론, 기능적 관리기술 중심의 과업관리, 리더십 일반론이 중심과제로 삼는 상사의 부하통솔에 대해서는 그 나름의 공헌을 한 바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상사-부하 관계」, 특히 상방관리(상사관리)에 대해서는 웬일인지 논급을 회피해 왔다. 그래서 『상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말하기 거북한」 분야로 방치되어 온 셈이다. 그러나 실제 조직생활에서는 「상사-부하 관계」가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자신의 성공과 조직성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부하관리에 있어서도 지금까지는 이상주의적 「리더십 원칙론」 위주로 논의해왔던 까닭에 상사와 부하를 연계하여 다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조직 내 각급 중간관리자들의 곤란과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조직현실에 실제 적용하는 데는 별로 도움을 주지 못했다. 더욱이 어떤 면에서는 이상주의ㆍ감상주의에 치우친 종래의 리더십 일반론은 부하들에게 자신들의 상사에 대한 기대감만 높여서 불만을 증폭시킴으로써 상사ㆍ부하 관계를 도리어 악화시키는 부(負)의 영향을 초래하기도 했다.
어쨌든 위와 같은 경위로 인해 직장 내 「상사―부하 관계」, 특히 「상사와의 관계관리」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불모의 금역(禁域)이 되고 말았으며, 때문에 「상사―부하 관계」는 풀리지 않는 실타래나 찾기지 않는 미로(迷路)처럼 「껄끄러운 관계」로만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로서 실로 안타까운 노릇이었다.
그러나 일찍부터 이 미로를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지침을 제공하고자 조직현실에 대한 많은 실증적 연구와 강연ㆍ세미나 등을 통해 개척자적 사명을 수행해온 선각자가 있었다. 바로 이 책의 대표 저자인 크리스토퍼 헤거티가 그렇다. 헤거티는 미국의 저명한 대중 강연가로서 「상사관계 관리」에 관한 한 타(他)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 컨설턴트이다. 이 책에서 그는 상사의 실제 유형과 사업현장의 각종 상황에 따라 부하들이 어떻게 현명하게 처신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풍부한 현장사례를 바탕으로 그 특유의 위트 넘치는 대화체로 간결하고 알기 쉽게, 그리고 구체적 표현으로 우리를 설득하고 있다.
아울러 역자는 헤거티의 이러한 노력에 공통적인 관심을 갖고 관련 주제에 대하여 각자의 전문성을 가미하여 분야별로 더욱 발전된 형태로 연구논문을 발표한 하버드대학 등 미국 유수 대학교의 경영학 및 조직행동론 분야의 몇몇 저명 교수들(개버로, 코터, 위터웨번, 바톨롬, 로렌트, 캐스린)의 글도 함께 수록함으로써 독자 여러분의 이해와 응용폭을 넓히고자 고심했다. 이런 취지에서 이 책의 제2부는 이들 저명 교수들의 관련 논문을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상사와 부하를 동시에 두고 있는 조직 내 각급 「중간관리자들의 고뇌와 바람직한 역할」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 책의 실용성을 좀 더 부가시켰다.
따라서 이 책은 각종 조직의 평직원으로부터 고급간부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부하로서 또는 상사로서 「상ㆍ하방적 관계관리」를 훌륭하게 수행해냄으로써 자신의 성공과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실제적 도움을 주는 「직장 내 인관관계 처세술」의 혁신적 지침서가 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우리 동양사회는 오랫동안 획일적ㆍ맹목적 순종 일변도의 「상사 모시는 법」에 익숙해 있거나, 아니면 최근 격화된 「노사대립 관계」의 연장선상에서 상사를 이해대립 대상의 일원으로 보는 등의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조직 총 생산성 증진의 큰 명제 하에 변화와 개혁을 통해 사회ㆍ기업ㆍ개인이 다함께 번영하는 길을 찾아야 할 시대이므로 상사ㆍ자신ㆍ부하 그리고 과업에 대한 합리적 분석과 통찰을 통해 관리대상의 유형과 주어진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ㆍ처신함으로써 자신과 조직을 위한 건전하고 생산적인 산출(out-put)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은 향후 조직 내 여성 관리자의 진출이 점증할 시대적 조류를 감안하여 관리층 여성을 위한 상ㆍ하방적 내지 측방적 관계관리에 대해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음을 부언하는 바이다.
아무튼 이 책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꼭 맞는 것으로서, 기업을 비롯한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취업을 준비 중인 사람까지도 이 책을 꼭 숙독하여 여기에 적힌 지침과 조언을 잘 활용할 경우 조직생활과 자신의 인생행로에 놀랄 만한 발전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2016년 6 월
옮긴이 박 수 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