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까지만 해도 스트레칭이 내가 겪는 고통을 해결해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잠시라도, 정말 한순간이라도 기분이 나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동작을 매일 꾸준히 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습관이 되어 스트레칭으로 풀어주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한 상태가 되었다. 그러면서 놀랍게도 허리의 통증이 사라졌고, 어떤 동작도 가볍게 할 수 있을 정도로 허리와 다리에 힘이 붙었다. 또 자궁내막증도 완치되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던 내가 현재 쉴 틈 없이 출장을 다닐 정도로 건강해진 것은 모두 스트레칭 덕분이다. p.6~7

우리 몸의 근육과 내장 중에는 잘 쓰이는 것과 쓰일 기회가 적은 것이 있다. 쓰일 기회가 적은 근육이나 내장은 그만큼 체액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부분적으로 굳거나 염증이 생기기 쉽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딱딱하게 굳은 조직들이 서로 엉겨 붙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유착이다. 한번 생긴 유착은 몸 전체에 퍼지고 그 영향은 골격에까지 미친다. 특히 골반 내의 근육과 내장에 유착이 생기면 체액의 순환뿐 아니라 자율신경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골반의 유착은 냉증뿐 아니라 여러 가지 통증과 질환을 부르는 주된 원인이다. p.14~16

하체 밸런스 스트레칭은 골반을 중심으로 몸 전체를 교정한다. 골반을 유연하게 유지하고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힘을 기를수록 바른 자세가 만들어져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이 된다. 이는 동작을 바르게 따라 하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 통증을 없애고 경직된 근육을 풀기 위해 격렬한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장시간의 유산소 운동, 비싼 기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유착을 만드는 습관을 고치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건강 상태는 반드시 달라진다. p.18

좋은 자세를 유지하려면 우선 골반 상태가 중요하다. 골반 내 척추와 나란히 자리 잡은 심층부 근육이 제대로 활동하지 않으면 새우등이 되거나 허리가 꺾이는 등 자세가 나빠진다. 자세가 나빠지면 척추와 두개골의 정렬이 어긋나서 척추 주변 근육에 부담이 가중된다. 이는 또 다른 유착을 불러서 척추를 지지하는 토대인 골반 주변의 유착을 더욱 악화한다. p.46

골반저근육은 골반 내에 있는 내장의 기능과 혈액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골반은 특히 부인과 질환과 상관이 있다. 골반저근육에 유착이 생기면 혈관과 신경이 팽팽해지면서 혈액 흐름이 나빠진다. 이 상태 그대로 생활하면 골반 주변이 마치 노화한 것처럼 변하고 생리전 증후군이나 생리통, 생리불순 등 부인과 계통의 질병이 생긴다. 골반저근육은 방광과 직장을 받쳐주는 위치에 있어 배변이나 성행위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이곳에 생긴 유착은 요실금, 성욕 감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p.50

유착 풀기는 발바닥부터 고관절 주변까지 정성스럽게 하체를 풀어주는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동작은 직접 손이 닿기 힘든 골반 안쪽이나 상반신의 심층부 근육에도 효과가 미친다. 다리는 온종일 몸을 지탱하고 있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로가 쌓이는 부분이다. 매일 서서 일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또 다리에는 수많은 혈이 있어서 이곳의 유착을 풀면 몸의 다른 부분에 생긴 질환도 해결할 수 있다. 유착 풀기의 모든 단계를 마치고 나면 다리 부기는 물론 어깨 결림과 허리 통증, 피로가 해소되고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p.72

스트레칭을 시작할 때는 먼저 궁둥뼈로 앉아야 한다. ‘궁둥뼈를 세운다’라고도 하는데, 이 자세는 비뚤어진 골반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된다. 안정된 골반에 척추가 얹혀야 어느 한쪽으로 무게가 쏠리지 않는 이상적인 자세가 되고, 그래야 근육의 긴장도 풀리고 몸도 틀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인의 대다수는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의자에 앉아 있는 일이 많아서 골반을 수직으로 유지하는 근육이 약해지기 쉽다. 궁둥뼈로 앉지 않으면 골반이 앞이나 뒤로 치우치고 자세가 무너져 허리, 어깨, 목에 부담이 가중된다. 이 부담이 쌓여 통증과 질환을 불러온다. p.96

한 번이라도 통증에 고통받아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건강하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우리는 평생 한 몸으로 계속 살아가야만 한다. ‘스트레칭 하나로 뭐가 그리 달라지겠어’라며 해보기도 전에 피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길 바란다. 과거의 나처럼 당신도 스트레칭을 시작한 다음 날 ‘어제보다 덜 아픈 것 같은데?’라고 느껴보길 바란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 어떠한지를 진중히 살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자신의 몸과 비로소 마주하는 일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자존감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p.270~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