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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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해리 G. 프랭크퍼트
저자 해리 G. 프랭크퍼트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철학과 명예교수이다. 프랭크퍼트는 자유 의지와 도덕적 책임에 관한 연구 및 데카르트의 이성주의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유명한 도덕철학자이다. 저서로는 《진리에 대하여》, 《불평등에 대하여》, 《사랑의 이유》, 《필연성, 의지, 그리고 사랑》, 《우리가 신경 쓰는 것의 중요성》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워싱턴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경영학 석사학위 MBA를 받았다. 개인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삶의 의미를 주제로 공부하면서 틈틈이 관련 도서들을 번역, 집필하고 있다. '빅 퀘스천', '종교 본능'(근간)을 공역했고, 삶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다룬 인생론을 쓰는 게 인생의 커다란 목표이다. '굿바이 카뮈'는 그 첫걸음이다.
목차
- 개소리에 대하여 7
옮긴이의 글 78
해제∥강성훈(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81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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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 에즈라 파운드, 성 아우구스티누스, 그리고 스파이 소설가 에릭 앰블러를 통해 프랭크퍼트는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문제에 질문을 던진다. 개소리는 결국 무엇인가? 프랭크퍼트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고 지적한다. 거짓말쟁이와 정직한 사람은 서로 다르지만 적어도 진실에 대한 관심은 공유한다. 하지만 개소리쟁이들은 진실에 무관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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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만 하겠다. 읽어라. 멋지고, 명쾌하고, 반어적이며 심오하다. 철학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작지만 매우 도발적인 걸작이다. 이건 진짜 개소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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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필요한 책이다. … 오늘날 우리 문화에는 개소리가 만연해 있다. 우리는 대부분 이를 구분하여 반박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프랭크퍼트는 독자에게 개소리가 얼마나 교활하고 파괴적인지 보여준다. … 당신의 인생을 바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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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 대학 철학 교수인 해리 프랭크퍼트는 진실을 부풀리고 의도적으로 말을 흐리며, 표리부동한 가식성에 대해 학술적이며 격식을 갖춘 시론을 내놓았다. … 나는 그가 이 글을 쓰면서 즐거웠을 것이라 확신한다. 익살스러운 산문이 재미있다.”
책 속으로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이다. 모든 이가 이것을 알고 있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개소리를 하고 다니니까. 그런데 우리는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개소리를 알아차리고 거기에 현혹되지 않을 정도의 능력은 갖추고 있다고 꽤 자만하고 있다. … 그 결과 우리는 개소리란 도대체 무엇인지, 왜 그토록 개소리가 많은지, 또는 개소리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등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7쪽)
부주의하게 만든 조잡한 물건이 어떤 면에서 개소리와 비슷하다고 이해하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 그럴까? 개소리 자체가 항상 부주의하게 혹은 제멋대로의 방식으로 생산된다는 점, 개소리는 결코 세심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 개소리를 지어낼 때 롱펠로가 넌지시 말했던 저 꼼꼼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 등이 비슷한가? 개소리를 하는 사람은 천성이 별생각이 없는 멍청이인가? 그의 생산물은 언제나 너절하고 조야한가? ‘똥shit’이 라는 말은 분명히 그렇다는 걸 암시한다. 대변은 설계되거나 수공예로 만드는 게 아니다. 그것은 그냥 싸거나 누는 것이다. 그것은 다소 엉겨 붙은 모양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공들여 만든 것은 아니다. (25~26쪽)
비트겐슈타인을 불편하게 만든 핵심은 분명히 파스칼이 자신의 느낌을 표현할 때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다. 심지어 그녀가 부주의한 실수를 저질러서도 아니다. … 핵심은 오히려 파스칼이 현실을 정확하게 묘사하려 할 때 요구되는 제약에 성실히 따르지 않은 채 어떤 사태를 묘사했다는 것이다. … 그녀의 진술은 그것이 참이라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지 않으며, 거짓말이라면 응당히 그러해야 할, 그것이 참이 아니라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지도 않다. 그것은 바로 진리에 대한 관심에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 즉 사태의 진상이 실제로 어떠한지에 대한 무관심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개소리의 본질이라고 보는 것이다. (37쪽)
개소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자신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데도 말하기를 요구받는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할 기회나 의무들이 화자가 가진 그 주제와 관련된 사실에 대한 지식을 넘어설 때마다 개소리의 생산은 활발해진다. 이 불일치는 특히 공인의 삶에서 일반적이다. … 모든 것에 대한 의견, 혹은 적어도 국가적인 사안과 관계된 모든 것에 대한 의견을 갖는 것이 민주주의에서 시민의 책임이라는 널리 퍼진 신념으로부터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발생한다. 양심적인 도덕적 행위자로서, 전 세계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상황을 평가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믿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개인의
의견이 현실에 대한 이해와 의미 있게 연결되지 않는 현상이 말할 필요도 없이 훨씬 더 심각할 것이다. (65~66쪽)
출판사 서평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이다.” - 해리 G. 프랭크퍼트
프린스턴 대학교의 도덕철학자가 웬 개소리를?
‘개소리에 대하여(On Bullshit)’라니? 이게 도대체 저명한 철학자가 논의할 만한 주제인가? 이 책의 제목이 주는 당혹감은 역설적으로, 철학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상기시켜 준다. 얼핏 제목만 봐서는 가벼운 에세이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은 결코 만만한 책이 아니다.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교수인 저자는 우리 시대에 만연한 ‘개소리 현상’을 통찰하면서, 개소리가 어떻게 진리에 대한 무관심을 부추기고 무책임한 언어문화를 조장하는지 그 위험성을 역설한다. 오늘날 개소리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활발하게 생산되지만, 그에 대한 인식 틀의 부재로 많은 사람들이 개소리에 쉽게 현혹된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개소리에 대한 ‘이론’을 제시함으로써 개소리가 만연한 현상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짧은 분량의 책이지만, 그 두께보다 훨씬 깊이 있고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진리에 무관심한 말들의 향연, ‘개소리’의 의미를 분석하다
개소리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액면 그대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말도 안 되는, 하지만 단순한 헛소리와 달리 화자의 교묘한 의도가 숨겨진 말이다. 이때 숨은 의도란 작정하고 진실을 틀리게 말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 말이 맞든 틀리든 그 진릿값은 무시하고 특정한 목적을 위해 그 말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저자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신의 가호 아래 인류를 위해 새로운 기원을 창조했던 우리의 위대하고 축복받은 조국”에 대해 과
장되게 떠들어대는 독립기념일 연설자를 사례로 든다. 여기서 연설자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연설자는 미국사에 대해 청중들을 기만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의 관심은 사람들이 자기를 조국의 기원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애국자로 여기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처럼 개소리는 말하는 내용에 대해 기만하기보다는 듣는 이가 말하는 이에 대해 특정한 인상을 가지도록 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즉 진실이 무엇인지는 상관없이 자기 영향력의 확대만을 꾀하려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다.
거짓말쟁이는 진실에 관심을 갖지만, 개소리쟁이는 진실을 무시한다
개소리와 거짓말은 어떻게 다를까? 개소리는 거짓말만큼 나쁘거나 위험하지는 않은 걸까? 저자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 거짓말쟁이는 참인 것을 일부러 틀리게 말해야 하기 때문에 진실이 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 진리를 존중하는 셈이다. 또한 거짓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공을 들여 세심히 만들어내야 하지만, 개소리쟁이는 그럴 필요가 없다. 개소리는 본질적으로 진리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내뱉은 말이 허위임이 밝혀진다 해도 개소리는 개소리일 뿐, 거짓말처럼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따라서 별생각 없이 함부로 말한다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개소리는 이처럼 진리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생각 없는 무책임한 언행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 개소리는 심사숙고하며 말하는 참말도 거짓말도 아닌, 참과 거짓의 논리 자체를 부정하고 진실을 호도하는 교활하고 파괴적인 언어행위다.
트럼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개소리에 관대한 편이다. 거짓말은 잘잘못을 가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개소리에 대해 따지려들면 웃자고 한 말에 죽자고 달려든다며 면박을 당하기 쉽다. 하지만 비난당하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개소리가 사회적 영향력이 큰 담론으로 이어질 때 그것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수천 명의 무슬림 미국인들이 9/11 테러 장면을 보며 환호했다’, ‘살해된 백인들 중 81%가 흑인에게 당했다’는 등의 개소리로 미국 사회의 반이민 정서와 인종차별을 부추긴 트럼프만 보아도 그렇다. 정말 “수천 명”이 환호했는지, “81%”의 수치가 정확한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말이 참이건 거짓이건 무슨 상관인가. 사람들이 불법이민자와 흑인에게 분노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의 전략은 꽤 성공적이었다. 모든 것이 거짓임이 폭로됐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지지율은 떨어지지 않았다. 지지자들에게 중요한 건 말의 진위가 아니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일이었다. 사실을 제시하여 그 말의 허위성을 폭로하는 것으로는 개소리의 위력을 불식시킬 수 없었다. 개소리는 참과 거짓이라는 진릿값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논리적 공간에서 수행되는 언어게임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쟁이에 대응하듯 팩트를 가지고 맞서는 것만으로는 트럼프류의 뻔뻔한 개소리쟁이들을 이길 수 없다.
치밀한 개념 분석과 명징한 문체가 돋보이는 독특한 철학책
이 책은 개소리라는 일상어의 개념을 철학적으로 분석한 에세이다. 일상에서 별생각 없이 쓰는 말의 의미를 파고드는 언어비판은 사회비판으로 이어진다.
4대강 ‘살리기’니 국정원여직원 ‘감금’ 사건과 같은 정치 프레임론의 조어와 ‘사람이 미래‘라고 캠페인을 벌이면서 신입사원까지 구조조정한 어느 재벌의 기업광고에 담겨 있는 마케팅 포지셔닝론 모두 개소리의 범주로 파악될 수 있다. 허위로 판명 나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 및 언론의 언어에서부터 개소리의 바다라 할 수 있는 SNS까지, 거의 모든 말이 개소리화되는 사회 속에서 개소리쟁이들의 허튼 수작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개소리에 대한 개념적 틀을 갖출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한 줄 한 줄 따라가다 보면 분석철학 특유의 꼼꼼함과 치밀함이 읽는 맛을 더한다. 흔히 현실과 유리된 철학으로 평가받는 분석철학이 어떻게 현실과 접목되는지를 보여주는 보기 드문 역작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57830572 |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10월 31일 | ||
쪽수 | 96쪽 | ||
크기 |
108 * 160
* 10
mm
/ 123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On Bullshit/Harry G. Frankfur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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