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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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케는 대학을 졸업한 서른 살 백수다. “왜 일을 하지 않는 건가?” 주변의 힐난과 조언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심장소리를 듣고, 자라난 수염을 깎고, 거울을 한참 들여다보고 반듯하게 가르마를 타고… 자신의 내면과 내면이 담긴 그릇인 몸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며’ 사유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주 예민한 다이스케는 다른 시대를 꿈꾸는 향수병을 앓고 있는, 먹고사는 것은 완전히 빼버리고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고뇌하는 ‘결여’된 인간이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고집불통 에고이즘’은 다이스케만의 완벽하고 안전한 세계가 된다.
작가정보
저자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1867~1916)는 1867년 현재의 도쿄 신주쿠 구에서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본명은 나쓰메 긴노스케. 도쿄제국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1900년 일본 문부성 제1회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되어 2년 동안 영국에서 유학을 했다. 1903년 귀국 후 제1고등학교, 도쿄제국대학 강사로 활동하다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1905)가 호평을 받으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선다. 이후 『도련님』(1906), 『풀베개』(1906), 『태풍』(1907) 등을 연이어 발표한다. 1907년 교직을 그만두고 아사히 신문사에 입사하여 『산시로』(1908), 『그 후』(1909), 『마음』(1914) 등을 연재하며 전업작가로 활동한다. 1916년 지병인 위궤양이 악화되어 내출혈로 49세에 사망한다.
번역 노재명
역자 노재명은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일본 구마모토 대학 비교문학과에서 일본 근대 문학을 전공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전문번역가로 활동했다. 2011년 지병으로 별세했다.
옮긴 책으로는 나쓰메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인 『런던 소식』·『회상』, 『효웅 오다 노부나가』(전3권), 『국화와 칼』, 누쿠이 도쿠로의 ‘증후군 시리즈’(전4권), 『라프카디오 헌, 19세기 일본 속으로 들어가다』, 『문명의 산책자』, 『팬티 인문학』 등이 있다.
목차
- 그 후
그 후 16
해설_ 곤란하다는 말로 이루어진 서사의 관능| 김경주 326
나쓰메 소세키 연보 334
출판사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가 사랑한 “갱부”, 강상중이 아낀 “산시로”,
김경주가 옮겨 적은 “그 후”, 너무나 사랑받은 “우미인초”
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이야기
해답이 없는 물음을 던지고 고민하는 청춘의 ‘창백한 고뇌’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2차분, 그 난처한 주인공들을 만나다
“그 우울한 청춘의 시대, 옆에서 늘 속삭이듯 말을 걸어준 것은 나쓰메 소세키였습니다”
자유를 구가하고 독립을 주장하며 자아를 내세우는 풍요로운 사회에서 왜 이렇게 다들 고독한가. 부모자식, 부부, 친척, 친구, 연인, 사제……인간관계 안에 숨어 있는 에고이즘과 고독, 그리고 실낱같은 희망을 그려낸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 봐도 선구적인 작가임에 틀림없다.
_ 강상중(세이가쿠인 대학 총장, 전 도쿄대 명예교수)
▣ 나쓰메 소세키가 100년 전에 움켜쥐고 고민한, 지금도 유효한 물음
나쓰메 소세키가 문학과 학문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하고자 천착한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이며 이는 곰곰이 생각해볼 인생의 화두가 된다. 그중 2차분 네 권(『우미인초』, 『갱부』, 『산시로』, 『그 후』)에서는 불안과 불만으로 “바싹 말라버린 청춘”을 사유하도록 이끈다. 삶과 죽음, 사랑과 고통 등 청춘이 마땅히 누려야 할 ‘발랄’과는 거리가 먼, 번민만이 흩어져 있던 “불행한 시대”의 100여 년 전 이야기는 일본이라는 공간을 넘고 시대를 넘어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100년 동안 수없이 많은 독자가 가슴속에 간직해온 ‘살아 있는’ 소세키를 읽을 수 있도록 고심해서 각 권 마지막에 우리 문학가들의 ‘소세키 독후감’을 담았다. 소설가 강영숙이 읽은 우미인초의 자줏빛 ‘봄날의 산행’, 소설가 장정일이 말하는 『갱부』로 거듭나기, 소설가 김연수가 담은 『산시로』의 잃어버린 청춘의 한 조각, 시인 김경주가 찾은 『그 후』의 그윽한 문장들…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리 작가들이 그들만의 소세키를 ‘해설 아닌 해설’의 자유로운 형식으로 담아 한국 독자들의 소세키 읽기에 즐거움을 더했다.
2016년은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이 되는 해다. 당시 소설이 연재되었던 《아사히 신문》에서는 소세키보다 먼저 100주년을 맞은 소설들을 당시 그대로의 지면으로 연재하고 있다. 문단의 학자들, 비평가들의 글을 함께 실으며 지금은 2014년 4월에 시작한 『마음』의 연재가 이어지고 있다.
▣ 처음 만나는 ‘고양이의 아버지’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2016년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전집을 차례로 펴냅니다. 단단한 번역, 꼼꼼한 편집과 디자인으로 새롭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은 깊숙한 재미와 진진한 삶의 관찰로 가득합니다. 소설을 읽고 쓰는 까닭을 기껍게 체험하게 할 ‘고민하는 힘’ 속으로,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일본 근대 문학의 출발, ‘소설이 없던 시절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는 근현대 일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20세기의 대문호, 일본의 셰익스피어 등으로 불린다. 일본에서는 1984년에서 2004년까지 1천 엔권 지폐에 그의 초상이 사용되었고, 이와나미쇼텐에서 1907년 소세키 전집이 간행된 이후 시대를 달리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발간되어 현재까지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여러 출판사에서 대표작에 치우쳐 중복 출간되어 있었는데, 이번에 출간되는 소세키 소설 전집은 12년 동안 집중적으로 써내려간 소세키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며 ‘지금의 번역’으로 만날 수 있는 국내 첫 전집이다. 우리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진 작품뿐 아니라 소세키의 연보에서도 가끔 빠져 있는 숨어 있던 소설까지 온전히 담았다. 소세키는 길지 않은 창작 기간 동안 한시, 하이쿠, 수필,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을 썼다. 그 작품 각각이 개성 있게 분출하는 분위기, 내용에 따른 문체 변주의 독특함 등 소세키의 작품을 고전이라 일컬음에 이론은 없을 것이다.
“필요 없는 문장은 단 한 줄도 없다”며 소세키의 문체를 생생한 우리말로 잘 살린 송태욱의 꼼꼼한 번역에 소세키 단편소설 전집을 완역한 노재명의 소세키에 대한 깊은 이해가 더해져, ‘우리 시대 소세키 번역’으로 거듭났다. 또한 소세키의 작품을 온전히 풀어놓으며 지금 여기에 되살리는 작업은 송태욱(『고양이』 외 11권)?노재명(『태풍』 및 『그 후』)의 라이프워크이기도 하다.
나쓰메 소세키의 첫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부터 위궤양과 신경쇠약으로 고통 받으며 마지막까지 써내려간 『명암』까지, 총 14권의 장편소설을 2015년까지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 『그 후』
『산시로』에서는 도쿄의 대학 생활을 그렸지만 이 소설에서는 그 후의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그 후’이다. 또 『산시로』의 주인공은 단순했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산시로』 이후 성숙한 남자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그 후’이다. 그리고 그 후 어떻게 되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도 역시 ‘그 후’인 것이다.
_나쓰메 소세키
베갯머리를 보니 겹꽃잎동백 한 송이가 다다미 위에 떨어져 있다. 다이스케는 지난밤에 이 동백꽃이 떨어지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그의 귀에는 그 소리가 천장에서 고무공이 떨어지는 소리만큼 크게 울렸다. 물론 밤이 깊어 주변이 고요한 탓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확인이라도 해보려는 듯 오른손을 심장에 얹고 늑골 끝에서 정상적으로 뛰는 맥박 소리를 확인하면서 잠이 들었다.
_본문에서
소세키의 책이라면 구할 수 있는 대로 몇 번씩 읽었고 작가의 유려하고 그윽한 문장을 필사하기도 했고 소세키가 소설로 삶을 바라보는 어떤 다른 경이 앞에서 놀라곤 했다. 점점 은둔형 지식인의 섬약한 모습으로서 다이스케화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 것이다. (…) 그러나 그곳을 너무 오래 거주지로 삼다 보면 곤란한 일이 생긴다. 소세키가 다이스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를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데 머물렀다면 나는 다이스케 알리바이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공산이 크다.
_김경주(시인)
하지만 누구도 이 어리석은 세상을 벗어나 살 수 없다
-고집불통 에고이즘
다이스케는 대학을 졸업한 서른 살 고등백수다. “왜 일을 하지 않는 건가?” 주변의 힐난과 조언에도 “먹고살기 위한 노동은 노동이 아니다”라며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심장소리를 듣고, 자라난 수염을 깎고, 거울을 한참 들여다보고 반듯하게 가르마를 타고… 자신의 내면과 내면이 담긴 그릇인 몸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며’ 사유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주 예민한 다이스케는 다른 시대를 꿈꾸는 향수병을 앓고 있는, 먹고사는 것은 완전히 빼버리고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고뇌한다고 여기는 ‘결여’된 인간이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고집불통 에고이즘’은 다이스케만의 완벽하고 안전한 세계가 된다.
그런데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던 생명력이 이상하게 움직인다. 여기에 『우미인초』, 『갱부』, 『산시로』에서 이어지는 ‘소세키표 삼각관계’가 만들어진다. 친구의 아내에 대해 책임감과 연민 그리고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이스케의 세계는 조금씩 은둔을 버리고 세상을 향해 당황하며 부딪히며 어쩔 수 없이 꿈틀꿈틀 나아간다. 하지만 다이스케의 ‘그 후’는 어떻게 하지, 현기증을 일으키다 빙글빙글 도는 전차 안에서 끝난다.
다이스케의 ‘그 후’가 궁금하다면… 다음 작품인 『문』이 기다리고 있다. 소세키의 인물은 계속 성장하는 중이다.
▣ 『그 후』는 《아사히 신문》에 1909년에 연재된 소설이고, 『산시로』와 『문』과 함께 전기 3부작으로 불린다.
기본정보
ISBN | 9788932317052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9월 05일 | ||
쪽수 | 348쪽 | ||
크기 |
146 * 204
* 28
mm
/ 512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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