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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림지구 벙커X 강영숙 장편소설

양장본
강영숙 지음 | 창비 | 2020년 0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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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6434380(8936434381)
쪽수 300쪽
크기 130 * 195 * 25 mm /371g 판형알림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오염된 세계, 끔찍한 벙커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한국문학의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 강영숙의 신작

한국일보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불안과 피로, 권태가 상존하는 현실을 감각적으로 그리고 특유의 과감한 필치로 생의 누추를 탐구해온 소설가 강영숙의 네번째 장편소설 『부림지구 벙커X』가 출간되었다. 일찍이 가뭄, 해일, 황사, 바이러스 등의 소재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여러차례 다뤄온 작가는 이번 장편소설에 이르러 지진이 휩쓸고 간 도시의 모습과 벙커 속에서도 끈질기게 삶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매번 새로운 모습의 재난ㆍ재해 앞에서 속수무책인 채 집단적 공포에 휩싸여 갈등과 혐오를 증폭시키는 최근 세태 속에서, 소설의 디스토피아적 풍경은 우리에게 멀지 않은 미래를 경고하듯 생생하게 다가오고 긴장감 넘치는 서사의 끝에는 벼락처럼 찾아와 삶을 송두리째 뒤집어놓은 재난, 그 이후에 대한 질문이 강렬하고 묵직하게 남는다.

저자소개

저자가 속한 분야

강영숙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8월의 식사」가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흔들리다』 『날마다 축제』 『아령 하는 밤』 『빨강 속의 검정에 대하여』 『회색문헌』, 장편소설 『리나』 『라이팅 클럽』 『슬프고 유쾌한 텔레토비 소녀』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백신애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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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사람을 바꾸는 건 다름 아닌 날씨,라고 나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몇년 전만 해도 지구 온난화가 사기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었지만 지금도 그렇게 주장할 수 있을까. 4년 전쯤에 갔던 베이징 풍경. 상가 건물 지하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에 들어가 물건을 구경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바깥으로 나와 보니 퇴근 시간 무렵이었고, 스모그로 인해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베이징 시민들이 자전거로, 도보로, 집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자전거가 내 몸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데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재해란 무엇인가. 어린아이들 표현대로 정말 지구는 아픈 걸까. 재해 상황에서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재해가 과연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이미 모든 걸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재해 시 사람은 얼마나 인간적일 수 있을까. 뜻밖에 일어난 재난은 어떤 계급이나 격차를 한순간에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재난과의 동거는 늘 더 어려운 쪽의 몫이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재해가 나기 전부터도, 지금도, 평생 동안 재해를 앓듯 살아간다. 이쪽에서나 저쪽에서나 모두들 그저 묵묵히 살고 있을 뿐인, 그림자 같은 착한 사람들이 이 소설에 있다. 나는 부림지구라는 허구적 공간 안에서 그들의 조용한 움직임을 따라 다녀보고 싶었을 뿐이다. 나는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2020년 2월
강영숙

목차

부림지구 벙커X / 작가의 말 / 참고 자료

책 속으로

우리는 카레를 먹었다. 카레는 지진이 나기 전에 먹은 마지막 음식이었다. 연구원이 평소에 어떤 음식을 좋아하느냐고 물었을 때 즉각 카레를 떠올렸다. 그냥 언뜻 생각 난 것이기도 했지만 카레의 짙은 노란색과 입안에 퍼지는 따뜻한 감촉이 좋았다. 길 쪽으로 난 창으로 카레 냄새가 퍼져나갔다. 하지만 곧 카레 냄새는 카바이드 냄새나 목욕탕 수증기 냄새 비슷한 악취에 섞여 이상하게 변했다. 계속 증기를 쐬는 것 같은 느낌이 지속됐다.
“나한테 나는 냄샌가?”(39~40면)

“지진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연구원이 물었다. ... 더보기

출판사 서평

부림지구의 모든 것을 파괴해버린 지진
압도적인 디스토피아적 풍경과 벙커에서의 삶

부림지구를 완전히 파괴해버린 지진 ‘빅 원’ 이후 일년이 지난 지금, 유진은 벙커에서 살고 있다. 화분에 꽂힌 풀처럼 땅속에 박혀 있다가 구출된 뒤 몇군데의 대피소를 전전하다가 정착한 곳이다. 무겁고 축축한 기운이 가득한 벙커 안에는 유진을 포함해 열명 남짓의 사람들이 외부로부터 간간히 보급되는 생존키트와 벙커 밖 쓸 만한 잔해에 의지하며 살고 있다. 『부림지구 벙커X』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부림지구의 잿빛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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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35. 우리는 모두 부서지기 쉬운 것들에 불과했을까. 부림지구가 그렇게 쉽게 부서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유진'은 부림지구에 위치한 한 벙커에서 살고 있다. 부림타운과 제철공장으로 이루어진 부림지구는 1년 전 지진으로 폐허가 되었다. '유진'은 지진이 일어난 후 친구 '수진'과 밖으로 대피했다. '수진'이 엄마를 만나러 간다고 자리를 비운 사이 두 번째 지진이 발생해 '유진'은 흙더미에 파묻힌다. 간신히 구조되었고 대피소로 보내져 현재 벙커에서 함께 생활 중인 '최... 더보기
  • 부림지구 벙커X 는 큰 지진이 일어나 부림지구 일대가 폐허가 된 후 벙커에 모여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이 사는 벙커의 이름이 벙커X다. 사람들은 대체로 근처의 N도시나 도시 바깥쪽 부림지구에서 살아가는데,    주인공은 환경이 열악한 도시 바깥의 부림지구에 머문다. 도시보다 열악한 그 곳에서, 벙커 마다 10명의 사람들이 모여산다. 좁은 부림지구 안에서도 상점이 생기고, 가게가 생긴다. ... 더보기
  • 머리로 기억하는 지진도, 감각으로 경험한 지진도 없는 나에게 진입하기조차 두려웠던 세계에 그런 줄 알았다는 듯이 작가는 세심한 생활 묘사를 발동하여 부림지구에 나를 초대했다. 옷수선 가게의 옷들은 잿빛 먼지를 뒤짚어쓴채 행거에 매달려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식당 주방에서는 금방이라도 레인지에 불을 붙이고 커다란 프라이팬에서 돈가스를 바삭하게 튀기는 모습이 선했다. 극장은 아버지와 함께 방문했을 때처럼 시끄러운 무협영화가 상영되어야 할 것 같다. 작가의 진득한 묘사를... 더보기
  • 어찌 되었든 sm**lu | 2020-03-18 | 추천: 0 | 5점 만점에 4점
    당신은 '부림지구'에서 그게 무엇이든 예상과는 다른 장면을 마주할 것이다. 폭력성도, 얼굴의 그림자도 없다. 오로지, 흔들려버린 대지에 머무르는 자들의 시선은 '부림'의 중력에 묶여 돌뿐이다. 이곳에서 독자는 자신들의 터전을 떠올린다. 저 언덕 너머의 하늘에 사는 존재들이 아니라, 땅을 일구고 가꾸며 사는 이들로서 말이다. 또한 당신은 헷갈릴 수도 있다. 삶이 그려지던 곳을 뒤엎은 지진의 현장을 지나치게 담담하게 서술하는 이가 혹시 꿈을 꾸고 있지는 않은가, 하고. 서술자의 시선에서 각 인물은, 살아왔던 방식을 최대한 비슷하게 실... 더보기
  • 부림지구 벙커X on**me_ll | 2020-03-18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재난이 닥친 도시. 애초부터 버려지고 있었고, 결국에는 지진으로 버려지고야 만 부림지구. 그 안에서 버티고 있는, 하루하루를 어떻게든 살아내는 벙커X의 이야기다. 흔한 재난 영화처럼 행복한 엔딩이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먼치킨스러운 능력이 주인공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마지막을, 끝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말이 너무나도 와닿는 책이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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