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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문학상 추천도서 > 국내문학상 > 대산문학상 > 2002년 선정
작가정보
김원우
1947년 경남 진영에서 태어나 경북대 영문과와 서강대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7년 『한국문학』에 중편 「임지(任地)」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무기질 청년』 『인생 공부』 『장애물 경주』 『세 자매 이야기』 『아득한 나날』 『벌거벗은 마음』 『안팎에서 길들이기』 『중단편 소설전집』(전5권) 등과, 장편소설 『짐승의 시간』 『가슴 없는 세상』 『모노가미의 새 얼굴』(전2권) 『일인극 가족』 등이 있다. 한국창작문학상, 동인문학상, 동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계명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목차
- 반풍토설초(反風土說秒)... 7
신종 미개인 일정(日程)...75
무병신음기(無病呻吟記)...111
객수산록(客愁散錄)...253
모기 발순(發巡)...393
책 속으로
제1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 소설 부문 - 김원우
저자약력
- 1947년 4월 11일 경남 진영 출생
- 경북대 영문과, 서강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 1977년 월간 『한국문학』에 중편 「임지(任地)」 당선되어 등단
- 소설집 『무기질 청년』『짐승의 시간』『모노가미의 새 얼굴』『일인극 가족』 등
- 소설가, 계명대 어문학부 교수
수상소감
오늘날 이 땅에서 삶을 영위하는 대다수의 선남선녀들은 예전에 비해 그 품격이 몰라볼 정도로 떨어져서 사람 행세를 웬만큼이라도 하려는 이들에게는 참으로 맞춤한 반면교사로 손색이 없다. 성별·계층·지위에 상관없이 다들 앞다투어 천격을 시위하는 이런 시속을 눈여겨보면 유사 이래 물질적으로는 가장 풍요롭고, 정신적으로도 거의 최대치의 자유를 구가하고 있는 우리의 사회적·문화적 환경과 그 활달한 성격이 무색해질 지경이다. 이른바 사람다운 사람이 점점 희귀해지고 있는 이 좀 특이한 현상을 나름대로 분별, 해석할 수 있는 척도는 많다. 이를테면 윤리같은 척도를 그중 으뜸으로 상정할 수 있을텐데, 그 진의조차 알듯말듯해지고 있는 상투어로서의 '사람답다'는 형용사의 근본도 실상은 인간의 바람직한 존재 증명을 갈음하는 말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이 우선적으로 윤리적인 동물이어야 한다면 그의 행위 일체와 그가 공들여 빚어낸 여러 유용한 생산품도 어떤 규범의 족쇄로부터 무한정 자유로울 수는 없다. 물론 문학행위나 그 생산품도 그런 단속 없는 규제의 치외법권을 누릴 수는 없으며, 그것의 태생에서부터 제몫을 다하는 생활용품으로서의 짧은 사용기한까지 윤리적 위상을 어김없이 거느려야 할 것이다. 더 쉽게 말해서 자신의 글을 윤리적 점검없이 생산하는 작가야 있을리 만무하지만, 그것의 효용가치가 밥은 고사하고 빗자루보다 못하다는 자괴감에서 놓여날 수 없을 때 그 생산자는 윤리적 인간으로서의 덕목을 제대로 누리는 셈이 되고, 그 미쁜 경지는 거꾸로 그의 일상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숱한 제도까지를 의심한 나머지 그것들을 바루어놓으려는 작은 노력에의 경주로 치닫게 마련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현대소설은 생업에 쫓기는 여러 유형의 인물들과 그들을 직간접적으로 얽어매고 있는 사회적·문명적 코드를 조합하며, 화해할 수 없는 그 두 대립적관계의 말썽을 조명하는 언어제도적 장치다. 물론 그들은 그 싸움에서 패배의 길을 밟게 되어 있지만, 그런 몸부림이야말로 윤리적 인간으로서의 자존·자주·자성의 회로에 스스로를 묶어둠으로써 자족과 자기 성장을 도모하려는 모색이랄 수 있다. 요컨대 들인 공력에 비해 그 소출이 미미함을 훤히 알면서도 '저것은 저럴 수 없다'는 내 나름의 희원을 무딘 필력으로나마 새겨보려고 고심할 때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조그만 행복이나마 맛볼 수 있었다는 실토를 이제는 철이 든 나이라서 내놓을 수 있을 듯하다...
심사평(본심) - 서정인 오정희 유종호
예심에서 선정된 9편의 작품집들 가운데 김원우씨의 중단편집 '객수산록'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이 책에 실린 소설의 화자는 각기 작가, 교수, 은행지점장 들로 이들의 시선에 포착된 미미한 풍경 한컷, 한컷은 종횡무진의 입담을 통해 사람살이의 복잡한 켯속과 정경을 끌어들이며 수없이 잔가지를 치고 얽히면서 이 시대의 풍속과 의식, 우리네 삶을 지배하는 무용의 정열의 실체를 그려내고 있다.
기왕에 발표되었던 이 작가의 작품들처럼 서술은 빈틈없이 찬찬하고 언어구사는 다채롭고 풍부하다. 지문의 도도한 추상적 이론과 생생한 현장감이 살아 있는 대화문이 한바탕 어우러지며 이 부박한 세태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힘이나 '지금, 이곳에서 살아가기' 라는, 철저히 당대적 삶과 사회를 짚어내는 점에서 김원우적 개성과 특징이 유감없이 드러나 있다.
...중략...
간혹 추론과 예단이 두드러져 무리함이 보이는 부분이 눈에 띄긴 해도 초기작으로부터 지금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개인적 사단에서 집단무의식과 사회증후군을 읽어내고 해법을 끈질기게 천착하는 김원우씨의 작가적 근성과 일관하는 반속정신은 또한 전통적으로 우리 문학의 중요한 기둥을 이루는 덕목이기도 하다.
문학마저도 한없이 가벼운 소비재로 인식되는, '문학의 위기'라 일컬어지는 이 시대에 그 반속정신이 시니시즘이나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성, 반성을 통한 본질의 회복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이 작가의 언어를 통한 외롭고 지난한 투쟁이 우리 문학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몫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다는 데 합의를 보았다.
출판사 서평
우울한 근대의 풍경, 정갈한 희망의 문맥
[객수산록]은 빈틈없는 지적 언어와 준엄한 산문정신으로 현대사회의 그늘진 이면을 묘파함으로써 독자적인 소설세계를 구축해온 중진작가 김원우가 7년 만에 묶는 신작소설집이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발표한 중단편 5편이 담긴 이번 소설집에는 이미 그 입지가 너무나 척박해져버린 소설이라는 제도로 다시 한번 이 땅의 지적도를 그려보고자 하는 작가의 아픈 결의가 담겨 있다. "근본적으로 엉성할 뿐인 축소판에다 모형물에 지나지 않을 그 불미한 것을 혹시라도 누가 용처에 쓰려고 덤빌 때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지세가 어떻게 바뀌어버렸나 하는 흔적이나마 남기려는"('작가의 말'에서)
치열한 작업은 다섯 편의 작품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작가 스스로 "나의 분신"이라 칭한 현대사회의 주변인(난민)들이 처한 곡경과 인간적 허무를 집요하게 따라가며, 궁극엔 명료한 극복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김원우 문학은 한국사회의 근대를 정갈한 희망의 문맥으로 돌려놓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문학평론가 서경석)
"나그네 세상의 나그네길에는 객수의 휴지가 한순간도 있을 수 없다."
작가는 단호히 이번 작품집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을 "난민(難民)"이라 이름 붙인다. 그들은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거두기 위해 정처를 찾아 끊임없이 서성이는 아픈 생활인이자, 주변인이다. 그들에게 허위와 비속화로 치달아가는 현대사회는 이미 객수(客愁)의 장에 불과하다. 작가는 적확하고 섬세한 언어로 그들의 삶의 세목들을 포착해내고 또 뒤집어 비판하기도 하며 비루한 일상에 드리운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문제화한다.
「반풍토설초(反風土說抄)」는 작가 '김 선생'과 시인이자 국어전문 입시학원을 운영했던 '나'가 주고받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김 선생의 지인인 일본인 노처녀의 운문사행을 부탁받은 '나'는 15평 다세대 주택에 칩거하며 글을 쓰고 있는, 나름대로 세상에 대한 분별을 지니고 있는 인물 김 선생을 찾아간다. 소설은 김 선생이 풀어놓는 말들을 '나'가 다시 반추하는 과정으로 전개되는데, 작가가 둘의 언술과 사유과정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우리의 근대성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각성이다. '근대'라는 것의 옳은 실체가 과연 존재했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풍토에서 올바른 의미의 근대소설 쓰기가 과연 가능한가 하는 김 선생의 물음은 작가의 오랜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
「무병신음기(無病呻吟記)」와 「객수산록(客愁散錄)」은 작가의 문학적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중편소설이다. 「무병신음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 본질을 낱낱이 드러내는 작품으로 지방대학의 중년교수를 주요인물로 하고 있다. 세파에 시달려 신음하고 있는 주인공 주변으로는 사기에 휘말려든 아들에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돈을 대며 끙끙거리는 황 노인과 딴살림 차린 남편에게 또 목돈을 날릴까봐 전전긍긍하는 도씨 부인, 독일 파견 간호원으로 나갔다가 독일인과 결혼해 죽도록 일만 하고 돌아온 처형 등 무병신음족 천지이다. 그들은 그 신고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멀쩡한 육신을 갖고서 생병을 앓고" 있다.
주인공의 처지 역시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의 사유는 조금 더 넓고 깊게 전개된다. "따지고 보면 자식 때문에, 남편 때문에 무병신음들을 한다지만 그 밑바닥에는 여러 제도의 불공정, 불평등, 불합리 같은 것이 암류하고 있어서 포원자들이 끊임없이 속출하게 되어 있다. (……) 그런 시비거리가 몽땅 해소되었다고 해서 과연 앓는 소리가 사라질까. 역설적이게도 사람은 앓을거리를 쉴새없이 장만하며 살아간다. "작가는 무병신음이야말로 근대의 한 증상임을 강조하며 다시 한번 우리의 왜곡된 근대성에 비판을 가한다. 그것은 "개인적 생병이라기보다도 일종의 사회적 증후군"으로서의 신음이며, 끝없이 확대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아픈 우리의 현실이다. "제가끔의 주름살들을 맞줄임해버리면 결국 끙끙거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살이의 본질적인, 그러나 불가해한 어떤 멍에에 닿는 것인지. 피멍 들게 만드는 그 멍에 때문에 다들 시난고난하는 난민처럼 어디에서든 오막살이 신세를 못 면할지도."(237쪽)
「객수산록」은 문학평론가 서경석씨의 지적처럼 "작가 특유의 현실분석안이 작동하여 구성해낸 우리 사회의 축도"이다. "주인공이자 명퇴를 기다리는 은행지점장 박덕률, 동상이몽의 자리에 놓인, 작가지망생인 그의 아내 한씨, 박덕률의 모친이자 물장사 밥장사 이력이 있고 여러 남자와 여러 아이를 낳은 엄씨, 그 엄씨를 거쳐간 바로 그 여러 남자들, 박덕률의 친구이자 초발심을 벗어던지고 돈이 세상의 전부가 되어버린 김정두 변호사, 변호사의 소개로 박덕률이 알게 되고 관계까지 맺게 된, 어딘지 들떠 있는 양신옥, 성형외과 의사이자 여성전용병원 원장인 그녀의 바람난 남편, 그의 부지런한 첩 등이 등장하여 우리 사회의 한 풍속도를 그려낸다. "작가가 지금껏 끈질기게 탐문해온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근대성의 정체와 소외된 난민들의 현실상을 극명하게 형상화함과 동시에, 주인공의 취미를 묘사하는 과정에서 그 극복의 방향성까지 잡아내고 있는 「객수산록」은 "근대 문학자의 성취하지 못한 희망"이 실현되는 장이라 할 수 있다.
단편 「신종 미개인 일정(日程)」과 「모기 발순(發巡)」은 각각 소설가와 교수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도저한 서사성과 준엄한 현실분석이 돋보이는 중편소설과 달리 은유와 비유를 앞세운 농밀한 묘사가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허허실실… 삶의 풍광을 파고드는 빈틈없는 지적언어, 준엄한 산문정신
"언어의 사회적 응전력이라는 화두를 새삼 떠올릴 만큼 문제적인 문체는, 현실을 놓치지 않고 포획하려는 그의 고단한 열정의 산물임은 췌언의 여지가 없다. 특유의 빈틈없는 지적 언어를 구사하며 성취한 작품 세계의 어떤 난해함은 일반 독자들을 당황케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소설계에 대한 방법론적 반성이자, 비판으로도 읽힐 수 있다. 경박한 국적불명의 문체와 하염없이 사사화되어가는 연성의 문학, 파편적으로 인식하고 즉자적으로 반응하는 풍토에 대한 비판 말이다."(문학평론가 서경석)
"어떤 환상과도 타협하지 않는 관찰의 기율과 준엄한 도덕적 감각이 결합된 그의 소설은 현대 한국의 시민사회를 지배하는 집단적 심성을 옹골차게 해부한다. 범속한 세계의 진실을 추구하는 산문정신이 한국소설에 영속하기를 바라는 독자라면 김원우 소설을 읽고 모두 안도하고 축원할 것이다."(문학평론가 황종연)
저자 소개
김원우
1947년 경남 진영에서 태어나 경북대 영문과와 서강대 국문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7년 『한국문학』에 중편 「임지(任地)」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무기질 청년』 『인생 공부』 『장애물 경주』 『세 자매 이야기』 『아득한 나날』 『벌거벗은 마음』 『안팎에서 길들이기』 『중단편 소설전집』(전5권) 등과, 장편소설 『짐승의 시간』 『가슴 없는 세상』 『모노가미의 새 얼굴』(전2권) 『일인극 가족』 등이 있다. 한국창작문학상, 동인문학상, 동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계명대 문창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82815188 |
---|---|
발행(출시)일자 | 2002년 06월 29일 |
쪽수 | 448쪽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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