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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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은 1903년 6월 25일, 당시 영국령이었던 인도 벵골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 인도 주재 하급 공무원으로 일했던 아버지를 두고 이듬해 영국으로 건너가, 가난한 환경 속에서도 세인트시프리언스 학교와 이튼 학교를 다녔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인도제국경찰 시험에 응시?합격하여 버마(지금의 미얀마)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1927년 휴가를 기회 삼아 경찰직을 그만두고 몇 년 동안 런던과 파리에서 노숙자, 실업자, 저임금 노동자 들과 어울려 생활했다.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1933년에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길거리 인생》을, 이듬해에는 《버마에서의 나날들》을 출간했다. 1936년 결혼한 후 아내와 함께 내전이 발발한 스페인에 찾아가 공화파 편에 서서 프랑코 군과 맞서 싸웠으나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는 영국으로 돌아왔다. 이 무렵에 취재와 실제 경험을 토대로 쓴 르포르타주 《위건 부두로 가는 길》과 《카탈로니아 찬가》를 발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BBC 방송국과 좌파 잡지 《트리뷴》에서 일했으며 1945년에 정치 우화 《동물 농장》을 출간하여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폐결핵으로 고생하면서도 디스토피아를 그린 또 다른 대표작 《1984》를 집필하고 1949년에 발표했으나 이듬해 1월 21일에 병세가 악화되어 사망했다.
번역 박상곤
역자 박상곤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일본 와세다대학교 사회과학과를 졸업하고 동경외국어대학원에서 지역문화연구와 국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일본어와 영어 도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신의 손 1?2》 《과민성 장증후군의 예방과 치료법》 《우리 협상하자》 《일본 문화 소개》 《잘못된 건강 상식에 속지 마라》 《건강한 생활 이야기》 《동생과 함께》 등이 있다.
목차
- 제1부 | 제2부 | 제3부 | 부록 신어의 원리
옮긴이의 글
조지 오웰 연보
책 속으로
그 순간, 모두가 낮은 목소리로 리듬에 맞춰 천천히 “빅 ? 브라더! …… 빅 ? 브라더! …… 빅 ? 브라더!”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빅’과 ‘브라더’ 사이가 늘어지면서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가 어쩐지 야만스럽게 느껴졌다. 마치 뒤에서 맨발로 땅을 구르며 북을 쳐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런 상황이 30초 동안 지속되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주체하기 어려운 감정에 북받칠 때면 읊어대는 후렴이었다. 빅 브라더의 지혜와 위엄에 대한 찬가이기도 했지만, 규칙적인 소리를 통해 의도적으로 의식을 잠재우는 자기최면의 행위에 가까웠다. 윈스턴은 내장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24쪽)
사람들이 당의 거짓말을 믿고 모든 기록들이 그렇게 되어 있다면, 거짓말은 역사가 되고 진실로 자리 잡게 된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며,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이것이 당의 슬로건이다. 그러나 과거는 본질적으로 변경될 수 있지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지금 진실한 것은 영원히 진실하다. 원리는 간단하다. 필요한 것은 개인의 기억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 통제’라 했는데, 신어로는 ‘이중사고’라고 한다. (44쪽)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노동자들이다. 오세아니아 인구의 85퍼센트에 달하는 거대한 소외 집단, 오로지 거기에서만 당을 무너뜨릴 힘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81쪽)
어쨌거나 2 더하기 2는 4라는 걸 어떻게 안단 말인가? 중력이 작용한다는 건? 또,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안단 말인가? 과거와 외부 세계가 오직 마음속에만 존재한다면, 그리고 마음 자체가 조작이 가능하다면…… 그러면 어떻게 될까? (92쪽)
전쟁터와 고문실 또는 가라앉는 배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에 맞서 싸우고 있는지를 늘 잊어버린다. 왜냐하면 내 안의 우주가 육신의 문제들로 가득 차서 다른 생각은 끼어들 틈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삶이란 무시무시한 공포로 몸이 마비되거나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가 아니더라도 배고픔이나 추위, 불면증, 그리고 위산 과다나 치통에 맞서 순간순간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117쪽)
옛날에는 남자가 여자의 벗은 몸을 보면 욕망을 느꼈고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순수한 사랑도 순수한 욕망도 없었다. 모든 감정이 공포와 증오로 뒤섞여 어떤 감정도 순수하지 못했다. 그들의 포옹은 전투였고 절정은 승리였다. 그것은 당에 대한 일격이었다. 그것은 정치 행위였다. (146쪽)
그는 밝은 쪽으로 돌아누워 유리 문진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리 봐도 산호 조각보다는 유리 내부가 신기했다. 그렇게 깊은데도 공기처럼 투명했다. 유리 표면은 조그만 세계를 대기로 완전히 둘러싸고 있는 하늘의 아치처럼 보였다. 그는 유리 문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자신은 물론 마호가니 침대, 접이식 탁자, 시계, 판화, 그리고 유리 문진 자체까지도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유리 문진은 그가 들어 있는 방이고 산호 조각은 유리 안 깊은 곳에 영원히 박혀 있는 줄리아와 자신의 생명이었다. (169~170쪽)
어떤 면에서 당의 세계관은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먹혀들었다. 그들은 당이 얼마나 극악무도한 짓을 자기들에게 시키는지 파악하지 못할 뿐더러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공적 사건에 충분한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현실이 악랄하게 파괴되어도 순순히 따르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세상 돌아가는 일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셈이었다. 그저 무엇이든 곧이곧대로 믿었으며 그 믿음으로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다. 마치 옥수수 한 알이 새의 몸속에서 소화되지 않고 고스란히 밖으로 나오듯이 그들의 몸 안에 아무런 찌꺼기도 남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180~181쪽)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이렇다 할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어요. 우린 죽은 목숨이에요. 진정한 삶은 미래에 있습니다. 우린 한 줌의 먼지와 뼛가루가 되어 거기 동참하는 거죠. 하지만 그 미래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천 년이 걸릴 수도 있겠죠.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온전한 정신의 영역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집단으로 행동할 수도 없어요. 그저 한 개인에서 다른 개인으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우리의 지식을 전해주는 수밖에 없죠. 사상경찰이 있는 한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204~205쪽)
“눈앞에 보이는 게 그런데 어떡하란 말입니까? 2 더하기 2는 4라고요.”
“윈스턴, 가끔은 말이야, 5가 되기도 해. 때로는 3이 되기도 하고. 어떤 땐 모두 다 될 수도 있어. 자네는 더 노력해야 해. 제정신이 되기란 쉽지 않아.” (291쪽)
언젠가 그들은 그를 총살하기로 결정할 것이다. 그것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몇 초 전에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온스토리 세계문학 시리즈, 그 열 번째 작품 《1984》
《동물 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이 마지막으로 남긴 미래에 대한 통찰과 예견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감동과 교훈을 주면서도 미학적인 완성도까지 갖춘 명작만을 엄선하여 펴내는 온스토리 세계문학 시리즈. 그 열 번째 책으로는 사회주의자로서 의식이 투철했던 ‘행동하는 지식인’ 조지 오웰의 근미래 소설 《1984》를 선보인다. 냉철하고 객관적인 문체를 우리말로 잘 살려 충실히 번역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은이 조지 오웰의 연보를 권말에 실었다.
조지 오웰의 마지막 작품이자 대표작인 《1984》는 인간이 마치 기계 부품처럼 작동하는 암울한 미래상을 납득할 만한 설정을 사용해 섬세하게 묘사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미래 사회가 개인을 억압하는 방향으로 잘못 흘러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전체주의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로써 무한한 진보를 낙관하던 당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준 《1984》는 20세기 디스토피아 문학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오늘날까지도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1999년 모던 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영문학’ 1위
■ 2003년 BBC 선정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8위
■ 2008년 ‘하버드대 학생이 가장 많이 읽은 도서’ 1위
■ 2010년 《타임 매거진》 선정 ‘《타임》 발간 이후 최고의 100대 소설’
감시와 통제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 저항한 ‘마지막 인간’의 분투기
1984년 현재, 세계를 지배하는 초대국 중의 하나인 오세아니아는 한때 아메리카, 영국 연방 국가 등으로 불렸던 나라의 후신(後身)이다. 이 나라는 명목상 영국 사회주의에 기반하고 있으며 소수의 내부 당원과 ‘빅 브라더’가 강력한 독재 정치를 행사하는 곳이다. 지배층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언어를 제한하는 교묘한 정책을 펴서 사고의 폭을 좁히고 사람들의 자유로운 사유를 원천봉쇄한다. 성 본능을 억압하고 가족 간의 유대감을 끊는 등,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나 욕구마저 말살하려는 계획도 실천해나간다. 그뿐만 아니라 권력자들은 ‘이중사고’라는 방법을 동원하여 사람들이 당의 말이라면 무조건 신봉하도록 만들어버리고, 당의 무오류성을 주장하기 위해 과거를 날조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진리부 기록국에서 근무하는 외부 당원 윈스턴 스미스의 업무가 바로 과거 왜곡이다. 그는 상부의 명령에 따라 현재와 맞지 않는 과거의 기록을 바꿔버리는 일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이 실재했다고 믿었던 과거가 사실은 가짜였다는 증거를 발견한다. 동시에 자신이 무엇을 해왔는지 확실하게 깨닫고 오세아니아 사회에 환멸을 느낀다. 그동안 억눌렀던 소소한 의심은 빅 브라더에 대한 분노와 자유롭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소망으로 번지고, 세상을 바꾸려면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우선 일기를 쓰고, 같은 외부 당원인 줄리아를 만나 금지된 연애에 빠져든다. 그러나 여전히 제대로 된 저항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중, 자신과 비슷한 사상을 가진 듯한 내부 당원 오브라이언과 마주치게 된다. 마침내 윈스턴은 그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걸고 오세아니아를 변화시켜보기로 한다.
절망적인 희망과 희망적인 절망이 뒤섞인 암울한 미래상
《1984》는 죽음을 눈앞에 둔 조지 오웰이 혼신의 힘을 다해 써낸 마지막 작품으로, 가치 없는 전쟁과 개인에 대한 억압, 지배층의 권력 추구가 되풀이되는 어두운 미래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조지 오웰은 영국 최고의 명문 학교인 이튼 학교를 졸업했으나, 영국의 식민지였던 버마에서 제국경찰로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런던과 파리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는 등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는 사회주의자가 되었고, 1936년에는 스페인 내전에 좌파 저항군으로 참전했다가 부상을 입고 영국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 이후 사회주의가 소수의 특권층을 위한 사상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목격하고, 그것들을 비판하기 위해 《동물 농장》과 《1984》를 집필했다. 그중 《1984》에는 전체주의에 대한 작가의 깊은 고뇌와 성찰이 담겨 있으며, 사실적인 설정을 이용해 전체주의 사회 안에서 몸부림치는 주인공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묘사했다. 《1984》의 본문에는 오세아니아 사회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낸 ‘그 책’의 일부가 실려 있고 부록으로는 오세아니아 지배층이 고안한 신어(新語)의 원리가 수록되어 있어, 독자는 마치 역사책을 읽는 것처럼 오세아니아의 정치적?시대적 상황을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다.
《1984》의 주인공인 윈스턴 스미스는 오세아니아 사회의 문제점을 깨닫고 그것을 바꾸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저항하는 인물이다. 일기를 쓰고, 금지된 연애를 하다가 급기야 비밀 조직인 ‘형제단’에도 가입한다. 일개 외부 당원에 불과한 그의 신분을 생각해 보면 대단히 용기 있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저항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미 강력한 전체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같은 개인의 무력한 저항을 보며 독자들은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경험을 할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자유를 얻으려면 우리 모두가 윈스턴 스미스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겁고 경건한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덮게 될 것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20세기 디스토피아 문학의 경고
조지 오웰의 마지막 작품이 그토록 어두운 분위기를 띠는 이유는 그의 일생 동안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거칠게 말하면 당시는 인간성이 사라져가는 광기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910년대에는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졌고 식민지를 둘러싼 전쟁도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멈추지 않았다. 1940년대에는 공식적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세계가 쑥대밭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애국심을 가장한 전체주의가 생겨났고, 과학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원자폭탄이나 화학무기와 같은 병기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흐름은 인류 문명이 인간성을 잃어버리고 한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절망적인 가능성과 다름이 없었다. 이것을 꿰뚫어 본 오웰은 《1984》를 통해 미래가 얼마나 절망적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자 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을 살펴보면 오웰의 경고가 과연 사람들에게 먹혀들었는지 의심스럽다. 여전히 세계에는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는 전체주의가 퍼져 있고, 명분 없는 전쟁이 끊이지 않으며, 대중은 일상의 안정을 누리면서 지배층의 방식을 따라해 신분을 상승시키려는 데 더 큰 관심을 둔다. 거기에 스마트폰 등 눈부시게 발달한 과학 기술은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한시도 쉬지 않고 기록으로 남긴다. 이제 우리는 윈스턴 스미스가 그토록 두려워했던 감시자를 자발적으로 들고 다니기에 이르렀다.
이런 점에서 《1984》는 출간된 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유효한 메시지를 던져주면서 최고의 디스토피아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그의 경고에 따라 인간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우리 동네의 벽에도 한쪽 귀퉁이가 찢어진 ‘빅 브라더’ 포스터가 나부낄지 모른다.
기본정보
ISBN | 9788998934217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10월 20일 | ||
쪽수 | 376쪽 | ||
크기 |
140 * 200
* 10
mm
/ 28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온스토리 세계문학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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