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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선현경은 홍익대 도예과를 졸업한 뒤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만화가 남편 이우일과 두 사람을 꼭 닮은 딸 은서, 그리고 고양이 카프카, 비비와 하루 24시간 낙지처럼 딱 붙어살면서 그들을 관찰하고 집안일을 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공력을 들이고 있다. 무엇이든 사는 것을 좋아하는 쇼핑 마니아 남편을 시시때때로 감시하고, 고양이들의 똥을 치우며, 학원에 가지 않아 시간이 많은 딸과 함께 놀 때마다 이렇게 쉬운 일이 행복이구나 싶다. 지금처럼 가족과 틈틈이 여행을 가고, 나이가 들어서도 글 쓰고 그림 그리는 할머니가 되고 싶은 것이 근래 소망이자 장래 희망이다. 결혼 후 남편과 떠난 일 년간의 신혼여행의 기억을 담은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2》를 썼고, 그 후 《이모의 결혼식》《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명화집》《선현경의 가족 관찰기》《황인숙 선현경의 일일일락》《엄마의 여행 가방》《처음 만나는 한시》 등의 책을 펴냈다. 이중 《이모의 결혼식》으로 제10회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했으며, 일부는 초등학교 1학년 읽기 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하다.
목차
- (팔불출 남편의) 머리글
1장: 엿보기 _ 자유가 우리를 명랑케 하리라
젊게 사는 비결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진행 중이죠
오빠? 아빠? 서방님?
고양이와 아트, 그럴듯한 동거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아, 죄송한 사회
두 집 살림은 힘들어
어느 운동 혐오자의 헬스장 이용기
어험, 우리는 회장님 댁에 살고 있지
내겐 너무 예민하신 당신의 남편
고양이 산후조리원
잡초 재배자의 말로
오늘이 바로 지금
착각
우리의 거울
정답이 없어서 더 좋은 것
우리 남편은 사업가
빼앗긴 아빠 권위
2장: 들여다보기 _ 엄마 아빠처럼, 네 멋대로 살아라
이가 없으면 잇몸
엄마 아빠! 나, 5등 했어!
별걸 다 물어보는 엄마
이것이 바로 엘렉트라 콤플렉스?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받는 법
최후의 심판은 아빠에게
은서의 새해맞이 생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책을 버리는 엄마
엄마와 친구의 차이
비요크 아줌마, 우디 앨런 할아버지
당신은 장래희망이 있습니까?
죽음이라는 것, 행복이라는 것
진짜 엄마 되기
궤변의 달인
어른이 된 까닭
엉뚱함이 돌아오거든 의자를 내주세요
집에 있으면 뭐해?
고양이를 동생으로 삼은 소녀
은서가 진짜 진짜 행복한 이유
어떤 장래희망
19세 미만에게는 판매 금지!
‘도’를 깨우치고 싶습니까?
‘괜찮아 육아법’, 정말 괜찮을까
엄마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
3장: 생각해보기 _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너희가 우리 가족을 아느냐
프로 주부의 멀고도 험한 길
내 이름은 ‘헬스 엄마’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주부로 산다는 것 Ⅰ
주부로 산다는 것 Ⅱ
주부로 산다는 것 Ⅲ
피차일반입니다!
기다리는 자가 승리한다
혼자 느끼기 아까운 것
어색함과 부끄러움 사이
주부 치매 Ⅰ
주부 치매 Ⅱ
주부 치매 Ⅲ
이론과 현실
사랑은 오렌지로부터
매일 그대와
하루 종일 남편과 한집에서 생활하는 노하우
남의 입장
숨기의 달묘, 무관심의 달묘
남편과 나의 뜨거운 꿈의 대화
여자의 마음 Ⅰ
여자의 마음 Ⅱ
남편과 친구의 차이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책 속으로
적정 시기가 되면 해야 할 적당한 일들이 있다고 어른들은 이야기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정 시기란 없는 것 같아서 그 이야기를 딸아이에게 해줄 수가 없다. 말을 늦게 배운다고 말을 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라는 건 아니다. 오줌을 늦게 가린다고 바지에 오줌을 싸는 어른으로 자라지도 않는다. 다 자기만의 시간으로 세상을 배우고, 또 자기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다. 남들과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고, 남들처럼 시기를 놓쳤다고 아쉬워할 일은 세상에 없지 않을까?
― <젊게 사는 비결>에서(17쪽)
내 주위에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고도 혼자 자기 삶에 만족하며 충실히 살고 있는 친구들이 꽤 여럿 있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이 번 돈으로 생활을 하고 자기만의 확실한 직업이 있으며, 혼자 노는 일이 즐겁고, ‘결혼이란 할 수도 있지만 안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내 친구들에게 불쑥 ‘어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고 한다. (……) 내 친구는 이야기한다. “내가 만약 어머님이 간절히 되고 싶은데 못 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어머님이란 호칭이 상처가 되는 사람일 수도 있는 거 아냐? 그럼 어쩌려고 그렇게 함부로 부르는 걸까?” 정말이지 죄송한 사회다.
― <아, 죄송한 사회>에서(32~33쪽)
솔직하고 숨김없는 아이들이 하는 말은 그 말이 비록 내게 상처를 주는 말이어도 웃기고 또 귀엽다. 아이들이 너무 예의를 차리고 정치적인 발언을 하거나 바른 자세로 남을 배려하는 이야기를 하면 어딘지 모르게 안쓰럽기까지 하다. 아직은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하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래야 할 날들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 그렇게 행동하다니 너무 이른 게 아닌가 싶다.
― <어른이 된 까닭>에서(115쪽)
“딴 애들은 매일매일 학원에 갔다 늦게 오는데 나만 집으로 곧장 오거든. 그냥 들르는 것도 아니고 계속 집에 있는 거잖아. 아아, 난 정말 너무 행복한 거 같아.” 맛있는 것을 먹어서도 아니고, 근사한 옷을 입어서도 아니고, 좋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서도 아니다. 단지 학원에 가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아이. 집으로 오는 일이 너무너무 행복하다는 아이. 이렇게 쉬운 일이 행복이라는데 당분간은 그 행복을 깰 수 없을 것만 같다.
― <은서가 진짜 진짜 행복한 이유>에서(128쪽)
일흔이 되어도 할머니, 할아버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세상이다. 사람들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있는데, 어려서 놀 수 있는 시절이 점점 줄어들어야 하다니 이치에 맞는 일이 아니다. 사랑받은 아이가 사랑을 베풀 줄 알듯이,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 확고한 꿈이 생길 때까지는 충분히 놀고, 충분히 쉴 수 있다. 그래야 진짜 꿈이 생기면 달려갈 수 있을 테니까. 아무것도 모른 채 달리다가 진짜 가고 싶은 곳이 생겼는데, 힘이 없어 달릴 수 없다면 그보다 더 슬픈 일은 없을 것만 같으니까.
― <‘괜찮아 육아법’, 정말 괜찮을까>에서(142~143쪽)
현재가 소중해야 무엇이든 소중할 수 있다. 오늘은 살 수 있어도 내일은 살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사니 조금 더 즐거워진 기분이다. 말이 안 통하는 아이를 돌보는 일도, 별로 보고 싶지 않은 남편 취향의 영화를 함께 보는 일도, 냄새나는 고양이들의 화장실을 치우는 일도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다. 행복한 지금이 행복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오늘이 기뻐야 매일매일이 기쁜 것이다.
―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에서(214~215쪽)
출판사 서평
이 시대 젊은 층의 새로운 롤모델
만화가 선현경, 이우일 부부의 더 깊어진 가족 이야기!
자유롭고 즐거운 인생을 위해서라면 모두 시청하는 텔레비전쯤 보지 않아도 된다고,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도 잠깐 눈 한 번 딱 감고 여행을 떠나도 된다고, 시험 점수에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가족이 있다.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동화작가 선현경, 기발하고 재치 있는 일러스트와 글로 마니아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이우일, 그리고 이들을 꼭 빼닮은 딸 이은서 가족이다. 이들은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엄마와 아빠는 다른 가족과 달리 회사가 아닌 집에서 일을 하고, 딸은 여느 아이들처럼 학교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달려가지 않는다. 이처럼 이들 가족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풍경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어설픈 교훈이나 눈앞이 캄캄할 만큼 급진적인 진보는 없다. 그 대신 자유롭고 솔직하고 보편적 진리에 연연해하지 않는, 그래서 유쾌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 책 《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는 이처럼 마음과 생각이 젊은 이들 가족의 현재형을 통해 자유롭고, 그래서 명랑하고 행복한 인생이란 어떤 것인지 그 의미를 새롭게 되새겨보게 한다.
“정답 있는 인생이란 없다”
_ 자유롭게, 쿨하게, 명랑하게, 그래서 더 행복하게!
일하는 시간 외에는 늘 텔레비전을 켜놓고 뉴스란 뉴스는 거의 다 찾아보던 남편이 어느 날 TV 수신을 끊었다. 텔레비전 시청으로 쓸데없이 새어나가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신에 책과 잡지를 ‘켰고’ 종종 세 식구가 모여 도란도란 카드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TV는 이제 DVD 관람용일 뿐이다. 물론 텔레비전이 있는 곳에 가면 가끔 넋을 놓고 들여다보기도 하지만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바로 텔레비전을 없앤 일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양가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하고 결혼 전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다른 사람들과 달리 1년 가까운 긴 시간을 신혼여행으로 보낸 선현경, 이우일 부부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즐겁고 자유롭게 사는 일이다.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타인의 시선에 갇혀 자신에게 불편하고 불필요한 삶을 산다면 인생 자체에 아무런 낙도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만 육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들이 TV 수신을 끊고도 아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보편의 시선에서는 남들보다 느리고 다르지만 이들이 ‘자기만의 시간으로 세상을 배우고, 자기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모습을 엿보고 있노라면, 인생에 정답이란 없다는 사실,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자유로운 삶이 얼마나 더 인생을 풍요롭고 즐겁게 해주는지를 느낄 수 있다.
“엄마 아빠처럼, 네 멋대로 살아라”
_ 우리가 선택한 자유, 네가 선택하는 자유
자유롭고 즐겁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부모의 생각은 아이를 키우는 데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몇 년 전 지금의 집으로 이사하면서 제일 큰 방을 딸에게 내주어 마음껏 뒹굴도록 했고, 아이가 원할 때까지 수학이나 영어 같은 ‘공부를 위한’ 학원은 보내지 않고 딸이 하고 싶어 하는 것들을 하게 해주는 ‘괜찮아 육아법’을 선택했다. 덕분에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학교 수업을 마치고는 엄마 아빠가 상주하는 집으로 곧장 달려오는 딸아이와 학원을 가는 중간중간 놀러오는 딸의 친구들로 집은 때때로 동네 놀이터가 된다. 그리고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업을 갖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이 행복의 전부라고 믿지 않는 부모는 ‘어떤(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 누구랑 살며, 얼마나 웃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딸과 그 친구들에게 이야기한다. 이런 부모를 보고 어떤 이들은 요즘 세상이 어떤데 그렇게 마냥 아이를 놀게 내버려두느냐며 나중에 딸이 도리어 화를 낼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이들은 계기가 있으면 공부도 알아서 열심히 하게 된다고, 스스로 원하는 삶을 생각할 수 있는 아이라면 그 삶을 위해 치를 희생이 즐거울 수 있다고 대답한다. 사랑받은 아이가 사랑을 베풀 줄 알듯이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으므로, 확고한 꿈이 생길 때까지는 충분히 놀고 충분히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은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런 부모를 둔 딸 은서는 말한다. 지금 이 생활이 진짜 진짜 행복하다고.
“우리에겐 명령도, 간섭도, 복종도 없다”
_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사람과 고양이가 평등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
저녁을 먹고 온 가족이 모여 하루 일과를 마치는 시간, 아빠와 딸이 카드놀이를 하다가 다투고 있다. 아이에게 부모로서 어떤 권위를 내세우려 하기보다는 딸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아빠가 ‘동등하게’ 게임을 하다 연패하자 티격태격하는 것이다. 한편 그림책 작업을 위해 저자가 책상에 앉으려 하면 이미 책상 위에는 고양이가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면 (보편의 시각에서) 그의 주인임이 분명한 저자는 함부로 고양이를 내치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알아서 자리에서 비키기를 기다린다. 이러한 광경은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느 한쪽이 희생하고 인내하고 함부로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두 부부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한다. 이처럼 이들 가족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가족의 모습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어설픈 교훈이나 눈앞이 캄캄할 만큼 급진적인 진보는 없다. 다만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사람과 고양이 등 서로 다른 가치와 생각이 한 가족 안에서 수평적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강자가 약자의 자유를 범하고 억압하는 수직적 질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 존중의 마음이 바탕이 될 때 평등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꿈꿀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기본정보
ISBN | 97889011037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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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09년 12월 08일 |
쪽수 | 215쪽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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