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종말 세 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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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국일보 > 2021년 9월 3주 선정
《왜가리 클럽》은 김해슬ㆍ배예람ㆍ서이제ㆍ오정연ㆍ윤치규ㆍ이미상ㆍ이유리ㆍ임선우 작가가 참여해 단편소설 여덟 편을 모았다. 단 몇 편의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며 자신의 소설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작가들이기에 어떤 제약도 없이 주어진 지면에서 2021년의 지금을 어떻게 ‘소설화’할지 기대가 컸고, 현재와 미래, 현실과 비현실을 배경으로 그려진 우리가 사는 세상은 기대 이상으로 실감나게 펼쳐졌다.
《지구 종말 세 시간 전》은 영화 시나리오와 애니메이션, TV드라마와 OTT드라마, 웹툰 등 서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도전해온 경민선ㆍ김효민ㆍ서정은ㆍ이아연ㆍ조영수 작가가 참여해 장편 시나리오와 단막극 등의 드라마 다섯 편을 모았다. 영상화를 전제로 계약하에 쓰던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오로지 책으로 읽기 위한 작품을 쓰면서 작가들은 좀더 각자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안온’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상태를 뜻합니다. ‘anon’은 곧, 조만간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안온북스는 아직 오지 않은, 하지만 곧 도래할 새로운 책과 이야기를 찾습니다. 시대의 감각을
깨우는 책으로 독자들의 안온한 시간에 함께하겠습니다.
작가정보
영화, 단막드라마, 숏폼,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현재 소설가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영화 〈골든 슬럼버〉 각색, 단막극 〈오지 않는 아이〉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네이버 웹드라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케이블방송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웹드라마 〈매칭! 소년양궁부〉, 단막극 〈물비늘〉, 드라마 〈커피야 부탁해〉, 〈좋아하면 울리는〉(시즌1)을 집필했다.
목차
- 지구 종말 세 시간 전∥부동의 올드맨∥강신∥어느 날 당신이 UFO를 본다면∥강해순 트위스트
책 속으로
■ 선수 (차에서 내리며) 와, 너 여기 살았구나?
한나 근데 어디 가는 거예요?
선수 (두리번거리며) 야…… 너 수영시키느라 부모님 등골 좀 휘었겠다. 그지?
한나 (불쾌한) 네?
선수 (어깨 툭 치며) 뭐 어때. 금수저든 흙수저든 곧 다 같이 죽게 생겼는데 뭐. 공평하게.
(〈지구 종말 세 시간 전〉, pp. 35~36)
■ 여진(V.O.) 친엄마란 여잔 애한테 애초부터 관심도 없었어. 삼백만 원 준다니까 좋다고 내줬다고,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 어느 휴게소. 품에 아기를 안고, 두리번 주변 눈치를 살피며 걸 어오는 여진. 주차장 한쪽에 뚝 떨어져서는 차에 오른다.
여진(V.O.) 산부인과 의사랑 짜고 내 친딸로 만들어서 입양 보낸 거야.
- 아이와 함께 차에 올랐는데 이내 여진 혼자 내린다. 무표정한 얼굴로 차 안의 아기를 한 번 보고는 다시 돌아서 간다.
- 공장. 삼각김밥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잠시 휴게실에서 쉬며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메시지가 와 있다.
[돈 더 드릴 테니, 애 좀 다시 데려가줘요.] (〈부동의 올드맨〉, p. 177)
■ 금옥어머니 니 어제 우물가 갔었나?
아무 대답 없는 금옥의 얼굴을 후려치는 어머니.
금옥어머니 우물가 갔었냐 말이다!
금옥 왜 그러는데예!?
한 번 더 뺨을 치는 어머니와 노려보는 금옥.
금옥어머니 이 문디 같은 년이 이젠 사람을 잡네. 어제 그 놈팡이 새끼 따라간 거 맞제?
우물가서 뒤져 있단다.
금옥 (놀라는) 지, 지가 안 그랬어예. 지는 참말로 장난만……. (〈강신〉, p. 227)
■ 시나 뭐 기다려요? UFO도 없는데 여긴 또 왜 왔어요?
소성 난 이제 돈도 없는데 넌 여기 왜 왔어?
시나 (소성 옆에 앉으며) 오빤 항상 뭔가를 기다렸죠? 난 항상 뭔가를 찾아다녔던 거 같아요.
소성 그래서 지금은?
시나 그래서 이렇게 잘 찾잖아요. 오빠가 어디 있는지.
소성 널 찾은 건 나야.
시나 찾아냈더니 어때요?
소성 쓸모없어. (〈어느 날 당신이 UFO를 본다면〉, p. 476)
■ 〈다이너마이트〉를 부르는 해순. (시간 경과) 겨울왕국의 OST 〈렛 잇고〉를 부르는 해순.
해순 (머리카락 휙 넘기며 자신만만하게) 어때?
가연 (노래 다 듣고) 와. 나는 소름이 끼쳤다.
지연 니도? 내도 그켔다. 와! 이렇게 못할 수가.
해순 에이씨. (제 성질에 못 이겨 발차기하려는데)
가연 (얼굴 방어하며) 언니야랑 어울리는 노래가 분명 있을 기다! (〈강해순 트위스트〉, p. 509)
출판사 서평
흔들림 없는 일상에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5편의 이야기
〈내러티브온〉2 드라마편에는 신예 5인의 신작 각본 다섯 편이 실렸다. 오늘 앞에 다가온 두려움을 흔들림 없는 일상이 견디게 해주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졌다. 서정은 작가의 〈지구 종말 세 시간 전〉에서 괴행성과의 충돌로 종말이 예정된 지구는 점점 혼돈에 빠지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마지막을 준비한다. 그러나 여고부 수영선수 한나는 열심히 준비한 세계선수권대회를 상상하며 오늘도 4번 레인 앞에 선다.
조영수 작가의 〈부동의 올드맨〉에서 올드맨 만식은 출소 후 자신이 버려둔 딸 여진에 의해 버려진 갓난아이를 데려다 키운다. 고물상 컨테이너에서 상한 몸을 이끌고 아이를 키우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아이는 시설에 들어가기를 원치 않는다. 어느 날 아이가 갑자기 사라지고 수년 만에 여진을 다시 만난 만식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경민선 작가의 〈강신〉은 일제강점기 말, 대동아전쟁의 희생양이 된 무당의 딸 금옥이 내린 저주가 현존하는 땅 ‘람리섬’을 그린다. 살아서 지은 죄에 대한 무서운 심판이 섬뜩하게 그려진다.
김효민 작가의 〈어느 날 당신이 UFO를 본다면〉은 어린 시절 의지하던 친구가 사라지고 UFO에 집착하게 된 소성이 실연과 실직 속에서 현실감각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아연 작가의 〈강해순 트위스트〉는 협박, 반말, 발차기가 특기인 해순이 뭍에 나가기 위해 펼치는 일화가 코믹하고도 애틋하게 그려진다. 가요제에서 상금을 타야만 뱃멀미 없이 헬기를 타고 뭍으로 나갈 수 있다.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선에서부터 만만찮은 라이벌을 만난다.
‘On your mark’- 남은 시간이 아닌,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것
각본집 《지구 종말 세 시간 전》은 드라마, 웹툰, 시나리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글을 써온 작가들이 글로 읽는 작품집을 만들기 위해 아껴둔 자신만의 이야기를 꺼내 모았다. 다양한 인물이 얽힌 극문학은 서사문학이 가능하게 하는 상상의 범주를 넓힌다. 여기 모인 다섯 편의 이야기는 개인의 삶에서 역사적 사실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모티프가 가장 큰 세계를 그려내는 방식을 체험하게 해준다.
오늘 지구가 망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군가는 예정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해오던 훈련을 계속할 것이고, 누군가는 지은 죄를 속죄하는 마음으로 어딘가에 정성을 쏟을 것이며, 누군가는 살아서 지은 죗값을 죽어서도 져야 하며, 누군가는 세상에서 자신에게 허락된 한 줄기 빛을 찾으려 몰두하고, 누군가는 가족들과 바람이 잘 통하는 거실에 누워 엄마 아빠가 모두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들을 것이다. 《지구 종말 세 시간 전》은 ‘지금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이라는 단 한 가지 상상이 허덕이는 삶 속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찾는 과정을 보여주고, 가장 편안하고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을 꿈꾸게 해줄 것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매미울음을 배경음악 삼아, 식탁에 둘러앉아 있는 네 사람. [……]
피식 웃는 해순과 가족들. 해미가 자리에서 일어나 쩔뚝쩔뚝 걸어가 카세트라디오의 재생을 누른다. 녹음된, 네 사람의 〈강해순 트위스트〉가 집 안 가득 흐른다. (〈강해순 트위스트〉, p. 566)
기본정보
ISBN | 9791197504129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13일 | ||
쪽수 | 568쪽 | ||
크기 |
136 * 200
* 33
mm
/ 644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내러티브온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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