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도 모르는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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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몰랐던 그들의 은밀하고 사소한 이야기
『우리가 알고도 모르는 동물들』은 우리가 몰랐던, 우리가 알아야 할 동물들의 사정을 세 가지 단편 동화로 소개한다. 각 단편 동화는 이야기의 특색을 충분히 살린 세 가지 화풍으로 선보여 읽는 이의 재미와 상상력을 자극하고 몰입감을 높인다.
『우리가 알고도 모르는 동물들』에는
「반달가슴곰 달이」 「황새 날다」 「길고양이 재판」, 이 세 편의 동화가 들어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윤미
길에서 우연히 만난 동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사람, 동물이 곁을 내주면 아무 말 없이 옆에 앉고 싶은 사람, 하늘나라로 간 반려견에게 평생 미안한 마음을 안고 가야 할 사람, 그런 포유류과 동물 '사람'입니다.
현재 작가와 기자로 활동하며 동서문학상 아동 문학 부문, 서울시 영화 시나리오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 『성미산 학교 에너지 교실(공저)』, 『리얼 게임 기획자?아티스트』가 있고, 녹색연합의 발자취를 담은 『아름다운 지구인』 원고 집필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림/만화 장은용
그림 그리기를 너무나 사랑하는 한국 화가입니다. 어린 시절 글을 쓰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늘 책과 신문에 잔뜩 둘러싸여 살았습니다. 많은 책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처럼 상상하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실험적인 작업을 많이 합니다.
그림책, 회화, 일러스트, 캘리그라피, 벽화 등 그 어떤 작품이라도 첫사랑에 빠지듯 그려 냅니다. 아름답고 따뜻한 예술가로 살고자 소망하며,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알려 주는 일을 하며 인생을 그려 가고자 합니다.
목차
- 작가의 말, 동물은 말했다
반달가슴곰 달이
탈출하다
도토리와 딸기 그리고 덫
대왕쥐를 만나러 가다
웅곰산에 반달곰이 살까
그리운 엄마 냄새
황새 날다
- 황새 마루
청둥오리 별이
황새 아치
눈꽃 마을
황새가 돌아왔다
길고양이 재판
최초의 길고양이 재판
진실이 밝혀질까
숨겨진 진실
책 속으로
반달가슴곰 달이
달이가 곰 우리를 탈출할 때 한두 점 보였던 먹구름이 어느새 보름산 하늘을 덮었다. 그러더니 느닷없이 비가 쏟아졌다. 달이 가슴에 난 반달 모양 흰 털이 보이지 않을 만큼 거세게 내렸다. 삐익! 삐익!
주인아저씨가 개들을 부르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마침내 개들이 단풍나무 주변을 떠났다. 그제야 달이는 떨리는 가슴이 진정되었다. 긴장이 풀리니 눈이 스르르 감겼다.
‘자면 안 되는데……, 개들이 언제 또 찾아올지도 모르는데…….’ -18쪽
달이는 지금껏 열 살 된 곰들이 사라져 우리 안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럼 주인아저씨가 엄마를 그 집에 데려가서…… 설마 엄마를 어떻게 한 건 아니겠지?”
달이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달아, 아닐 거야. 어쩌면…… 그래, 사람들이 네 엄마를 풀어 준 걸 수도 있어. 열 살 된 곰들은 너무 커서 이렇게 비좁은 철창에서는 살기 힘들잖아.” -24쪽
달이 주둥이에 불이 붙은 듯한 끔찍한 고통이 찾아왔다. 날카로운 이빨이 달이의 주둥이 끝을 죄었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주둥이가 이빨에 물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주둥이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앞발로 떼어 내려고 발버둥쳤지만 소용없었다. 달이는 주둥이를 문 게 뭔지 잘 몰랐지만, 사람들 짓이라는 걸 알아챘다. 사람들이 곧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달이는 동굴로 향했다. -35쪽
황새 날다
마루는 다른 황새들에게 강을 따라 바다까지 날아간 일을 신이 나서 말했다.
“아빠! 내가 바다까지 날아갔다 왔어요!”
마루는 자신이 얼마나 멀리까지 날아갔는지, 바다가 어떠했는지 자랑스레 늘어놓았다.
“그래서 그 바닷가에는 사냥할 고기가 많아?” -65쪽
어스름한 새벽에 하늘을 날다 보면 어느 순간 하늘이 점점 발개진다. 바로 해가 뜨는 순간이다. 이 순간을 만나면 물결은 투명하게 반짝이기 시작하고, 나무와 풀에서는 아지랑이가 아물아물 피어오른다. 어둠 속에 잠겼던 수많은 생명들이 기지개 펴며 하루가 시작되는 새벽녘, 마루는 그 시간에 나는 게 참 좋았다.
“너는 새벽 비행을 좋아하는구나. 나는 말이야. 눈을 맞으며 날 때가 참 좋아.”
“눈? 눈이 뭐예요?” -79쪽
“감히 날 속여! 미꾸라지 떼는커녕 한 마리도 없던데!”
아치가 마루에게 쏘아붙이더니 곧바로 별이의 뒤꽁무니를 다시 물었다. 별이가 벗어나려고 퍼덕였지만 아치가 꽉 물고 있어서 날 수가 없었다. 마루가 놀라서 긴 다리로 껑충껑충 뛰며 아치를 쫓아갔다.
“그거 어서 놔!”
별이가 힘센 아치에게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며 신음 소리를 냈다. 마루가 날아올랐다. -88쪽
길고양이 재판
나비가 물고 있던 종이를 판사 손에 내려놓았다.
“판사님, 재판을 받고 싶어서 왔습니다.”
“재판? 고양이가?”
판사는 깜짝 놀랐다. 지금껏 많은 재판을 치룬 판사지만 동물이 재판을 신청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판사는 나비가 준 종이를 펴 보았다. -109쪽
“저 공은 신나 군의 옷 주머니에서 깜장 군이 꺼낸 겁니다. 신나 군은 저 공을 던지면서 깜장 군에게 함께 놀자고 했답니다.”
나비가 깜장이가 문 골프공을 가리켰다.
“깜장 군은 신나 군이 던진 골프공에 허리를 맞아 며칠 앓기도 했습니다.”
나비가 끔찍하다는 듯 등을 구부리며 꼬리로 바닥을 찰싹 쳤다. 방청석에서는 탄식과 한숨이 흘러나왔다. 조용히 재판을 지켜만 보던 두세 명의 배심원들마저 탄식했다. -128쪽
봉남 할아버지는 울상이 되었고, 사람 변호사는 더 울상이 되었다. 이와 달리 길고양이들은 기뻐서 목소리를 높여 울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고양이의 목소리는 높다. 또다시 사람들은 귀를 막아야 했지만 봉봉마을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판사가 아닌 봉봉마을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우리 마을에는 사람만 살지 않습니다. 마을엔 길고양이도 살고, 떠돌이 개도 삽니다. 사람과 동물들이 다 같이 마을에서 잘 살 수 있으려면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면 됩니다. 이를 깨닫고 실천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럼 이상으로 재판을 마치겠습니다.” -149쪽
출판사 서평
엄마를 찾아 곰 우리에서 탈출한 새끼 곰 달이
곰 우리에 갇혀 살던 반달가슴곰 달이가 엄마를 찾아 곰 우리에서 탈출한다. 달이는 사람들과 개들에게 쫓기면서 난생 처음 나무에 오르며 곰의 습성을 깨닫는다. 친구 보리의 도움으로 숲에서 숨어 지내며, 사람이 먹다가 남은 먹이가 아닌 자연이 주는 먹이도 처음으로 맛보게 된다. 그렇게 지내던 달이를 향긋한 딸기 한 줌이 유혹하는데……. 달이 엄마는 어디로 갔으며, 달이는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육 곰은 평생을 비좁고 더러운 철창 속에서 음식물 쓰레기에 가까운 사료를 먹고 산다. 그러다가 곰이 열 살이 되면, 사람들은 단 19그램의 쓸개즙을 얻겠다고 곰을 도축한다. 곰의 평균 수명은 삼십 년 정도이니 사육 곰은 원치 않게 요절하는 셈이다.
사육 곰들 중에는 현재 지리산 토종 반달가슴곰처럼 가슴에 반달 모양이 선명하게 새겨진 경우도 있다. 한쪽에서는 우리나라 토종 곰이라며 소중히 여기고, 한쪽에서는 소량의 쓸개즙을 얻겠다고 곰을 도축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사백여 마리의 사육 곰이 있다고 한다.
잔잔하고 따스한 느낌을 담뿍 담긴 민화풍의 패턴과 책가도 형태를 활용해 안타까운 달이를 보듬어 주듯 그려냈다.
우리나라에서 멸종되었던 황새가 돌아왔다
하늘을 날 때 가장 행복한 누리는 이제 막 둥지에서 독립한 어린 황새이다. 바닷가까지 날고 온 날이면, 아빠 황새에게 꾸중을 듣지만 누리는 언제든지 힘껏 멀리 날아가고 싶다. 한곳에서만 살던 누리가 다른 세상에서 온 철새, 청둥오리와 친해지면서 바다 저편의 세상을 꿈꾼다. 날개를 다쳐 무리에서 떨어진 청둥오리는 날개가 회복될 때까지 눈꽃 마을로 떠날 수가 없다. 그런 청둥오리가 말하는 눈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차가운 느낌이라는데, 누리는 꼭 한번 눈을 보고 싶다.
2014년 봄, 우리나라에서 40여 년 전에 멸종되었던 황새가 경상남도 김해에 나타났다. 〈안녕! 봉순아!〉라는 다큐멘터리도 제작될 만큼 큰 이슈였는데, 이를 모티브로 「황새 날다」가 탄생했다.
이러한 기적은 갑자기 찾아온 행운이 아니었다. 봉순이가 일본에서 날아와 처음으로 머물렀던 김해시는 오래전부터 오염된 마을의 자연을 되살리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김해시 주민들의 꾸준히 노력으로 폐수로 덮인 강, 도랑이 맑고 푸른 물로 바뀌기 시작했고, 봉순이는 그 노력에 응답하듯 돌아왔다.
화선지에 자연을 닮은 먹을 활용하고 자연스러운 물의 번짐을 이용한 수묵화로 그렸다.
인간과 한곳에 살지만 길고양이라고 보호받지 못한다면?
조용하기만 하던 봉봉마을 재판소에 사람들과 길고양이들이 가득하다. 초등학생 신나 군과 동네 할아버지 봉남 할아버지의 괴롭힘에 참다못한 길고양이들이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 최초의 길고양이 재판이 열린다. 재판에서 이기고 싶은 명문대 출신 사람 변호사와 오직 진실만을 밝히고 싶은 길고양이 변호사, 나비의 숨 막히는 진실 공방이 벌어진다.
“길고양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둑고양이로 불렸죠. 마을 쓰레기통을 다 헤집어 놓고, 사람 집에 몰래 들어와 음식을 훔쳐 먹기 때문이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길고양이가 사람을 고소해요? 이건 사람만이 가진 권리, 법으로 보호받는 권리마저 훔치려는 짓입니다.”
사람 변호사가 유창하게 변론을 끝마쳤다. 나비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 후 말했다.
“우리 길고양이도 이 마을에 사는데 누구는 사람이라 법이란 걸로 보호받고, 누구는 길고양이라 보호를 못 받습니까?” - 본문 중에서
특히 「길고양이 재판」은 자연과 공존하지 못하는 인간의 이기심을 들여다보게 하는 동시에 작가의 동물에 대한 따뜻하고 위트가 넘치는 시선이 드러난다. 동물들의 인간을 향한 반란이 결코 가볍지 않지만 한편으로 귀여운 매력을 엿볼 수 있다.
화선지와 장지에 먹으로 효과를 내고 말려서 콜라주로 표현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835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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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20년 06월 20일 |
쪽수 | 164쪽 |
크기 |
151 * 211
* 15
mm
/ 332 g
|
총권수 | 1권 |
상세정보
제품안전인증 |
KC마크는 이 제품이 공통 안전기준에 적합하였음을 의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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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 151 * 211 * 15 mm / 332 g |
제조자 (수입자) | 자주보라 |
A/S책임자&연락처 | 정보준비중 |
제조일자 | 2020.06.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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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 | 이미지참고 | ||
재질 | 정보준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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