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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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20년 4월 4주 선정
저자들의 생각은 서로 다르다. 누군가는 섹스리스를 긍정하고, 누군가는 더 격렬한 섹스를 원한다. 여전히 섹스가 괴로워 피하는 이도 있고, 이제 막 섹스를 즐기기 시작한 이도 있다. 다만 이 모든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섹스는 관계’라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일상에서 애쓰며 촘촘히 쌓아가는 평등한 관계만이 더 나은 섹스를 보장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부너미
결혼한 여성들의 언어를 탐구한다. 언제까지 세상이 바뀌기만을 기다릴 순 없다는 생각으로, 변화의 주체가 된 기혼 여성들이 모여 함께 읽고 쓰고 듣고 말한다. 지은 책으로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가 있다.
목차
- 1부 ━ 섹스는 관계다
1. 섹스리스여도 괜찮아 / 정현주
우리 부부는 섹스리스다 | 결혼 생활의 90퍼센트는 섹스야 | 일반적으로 섹스리스 부부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나 사랑하는 거 맞아? | 우리에게 섹스는 대화였고, 배려였고, 존중이었다 | 횟수보다 중요한 것 | 없는 것 대신 있는 것 | 우리, 진짜 ‘섹스’리스일까?
2. 남편의 혼외 섹스는 성차별에서 시작된다 / 김은희
남편이 그러는 덴 이유가 있겠지 | 섹스리스 때문이라고요? | 같이 보낸 밤, 서로 다른 무게 | 무엇이 혼외 섹스를 가능하게 하는가? | 그럼에도 이혼할 수 없는 여성들 | 합의와 신뢰, 존중으로 이뤄진 섹스
3. 출산한 몸에 대한 혐오가 섹스를 망친다 / 이소리
아이가 주는 기쁨에 가려진 고통 | 출산은 내 몸을 망가뜨렸다 | 성욕이 사라졌다 | 이쁘니 수술을 해 볼까? | 출산한 몸에 대한 혐오가 섹스를 망친다
4. 집안일 하는 남편이 섹시하다 / 도이
성관계를 거부하다니, 이혼이다 | 나 잠 좀 자자! | 사직을 권유받자 성욕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육아도 섹스처럼 우리 둘이 | 밥 잘 차리는 예쁜 남자 | 섹스하러 퇴근합니다
5. 성매매가 별것 아니라고요? / 은파도
남편의 첫 경험은 성매매 | 딱 한 번만 하는 남자는 역시 없었다 | 남자가 사회생활 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 | 성매매, 별것 아니라면 저도 한번 해 보겠습니다 | 여자들에게만 대물림되는 고통 | 성매매로 사회생활 하던 남자들의 최후 | 느리지만 결국 바뀔 것이다
6. 내 몸은 너의 것이 아니다 / 제랄드
넌 내 거니까 | 손잡는 건 싫고 가슴은 만지고 싶은 남편 | 내 몸을 지키는 게 나를 지키는 것 |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까? | 남편을 따라 하는 아이? | 그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나쁜 행동이야
2부 ━ 다시, 섹스하다
7. 나의 성욕은 혐오 속에, 우리의 섹스는 오해 속에 / 니나
넌 더러운 여자야. 연애를 많이 했잖아 | 섹스, 오랫동안 안녕하지 못했던 영역 | 남편의 맨박스 | 발기로 시작해 사정으로 끝나는 섹스 | 목석 혹은 더러운 여자 | 섹스리스만 면했을 따름이었네 | 요구하는 여자가 얻는다
8. 왜 피임 수술까지 나의 몫일까? / 이성경
그는 ‘문란한 남자’로 보일까 걱정하지 않았다 | 섹스 없는 신혼 생활 | 꽃피워 본 적 없는 나의 성욕 | 왜 남편은 정관 수술을 거부할까? | ‘씨 없는 수박’이라는 오해 | 왜 피임 수술까지 내 몫이지? | 남편의 정관 수술로 꽃피운 나의 성욕 | 정관 수술은 ‘아내 사랑’ 수술이 아니다
9. 오르가슴은 인권이다 / 김우림
나의 첫 번째 오르가슴 | 오르가슴을 연기하는 여성들 | 오르가슴은 인권이다 | 여성은 단지 구멍이 아니야 | 오르가슴은 나를 변화시켰다 | 반짝이는 클리토리스를 말하고 싶다
10. 잃어버린 오르가슴을 찾아서 / 유지은
말해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 | 동등한 관계, 동등한 즐거움 | 죽을 때까지 오르가슴을 모르는 여성들 | 왜 여성은 남성만큼 섹스를 좋아하지 않을까? | 인간은 섹스토이를 따라갈 수 없다 | 그래도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 함께 즐거운 섹스를 위한 우리 부부만의 방법
11. 이제, 우리의 섹스를 이야기해 보아요 / 은주
여보, 오늘이에요. 오늘 합시다 | 섹스에 대해 아는 게 없다 | 우리에게도 뜨거웠던 날들이 있었는데… | 우리 섹스한 지 얼마나 됐어요? | 섹스는 점점 사치가 되어 갔다 | 섹스를 무시했던 나 | 섹스를 체념했던 남편 | 이제, 우리의 섹스를 이야기해 보아요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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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분명 “왜 이런 책이 이제야 나온 걸까”라는 탄식이나 “이렇게 솔직하고 재미있게 글을 쓰다니 놀라운 걸”이란 감탄이 절로 나올 것이다. 이 책은 결혼을 할 예정이거나, 결혼을 했거나, 한 적이 있는 모든 여성의 필독서가 될 만하다. 더불어 ‘나는 어떤 남편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남성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섹스에 관해서라면 허세와 수치심부터 배운 우리에겐 섹스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고, 그 이야기는 나의 삶에 촘촘하게 엮일수록 유익한 법이다. 섹스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기 드물게 섹스에 대한 동감과 공감을 나누는 훌륭한 미덕을 성취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에 가장 어울리는 수식어는 ‘강력 추천’이고 가장 어울리는 독자는 ‘당신’이다. 우리는 모두 평등한 섹스를 누릴 자격이 있으니까.
책 속으로
“저희는 성관계를 거의 하지 않아요.” 내 대답에 상담사는 남편과 나의 관계를 더 파고들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앞서 했던 각종 심리 검사 결과들이 섹스리스와 맞물려 해석되기 시작했다. “남편이 매우 억눌려 있을 것”이라는 상담사의 추측성 발언에 뚜껑이 열린 나는,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다짜고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한테 뭐 억눌린 거 있어? 말 못하는 거 있어? 있으면 참지 말고 얘기해 봐.” _24쪽
궁금하다. 만약 내가 혼외 섹스를 했다면 가족들 입에서 어떤 말이 나왔을까? 상대방이 술집에서 일하는지 궁금해했을까? 남편을 계속 사랑하는지, 혹시 실수한 건 아닌지 물어봐 주었을까? 내가 철이 없어서 그랬다고 이해해 주었을까? 임신하지 못하게 나팔관을 묶으면 용서해 줄만 하다고 여겼을까? _41쪽
한국 사회는 여성에게 비현실적인 몸을 기대하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더 ‘관리’하도록 만든다. 출산했지만 마치 출산하지 않은 것처럼 살아야 ‘정상’이 된다. 그러나 출산한 사람은 출산한 사람의 몸으로 충분한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있는 여성에게 “애엄마 아닌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칭찬이 아니다. 출산한 여성의 신체를 향한 억압이다. _69쪽
아이를 재우고 거실에 뻗어 있는 남편에게 물었다. “섹스리스의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퇴근을 시켜 줘야 섹스를 하지.” 우문현답. 임을 봐야 뽕을 딸 텐데, 임은 보기 어렵고 뽕은 무섭다. 오늘도 한국 사회는 섹스리스로 가는 급행열차에 우리를 태운 채 내달린다. 됐고, 섹스하게 퇴근이나 시켜 주면 좋겠다. _87쪽
나의 피해 의식과 자존감의 하락은, 남편이 성매매를 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이혼하지 않았다는 데서도 비롯되었다. 묻어 두고 사는 것이 남편과 남성들의 성매매를 합리화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 ‘여성은 경제적 능력이 있어도 쉽게 이혼할 수 없다’라는 사회 인식에 오롯이 부합하는 것만 같아 괴로웠다. 이혼하는 것이 승리이고 이혼하지 않은 것이 패배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_99쪽
손은 안 잡으면서 내 몸은 (내가 싫다는데) 왜 만지는 거냐고 물어봤다. 이유는 간단했다. 만지고 싶으니까. 아내가 좋고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성적 욕구 때문에. 그렇다면 만지는 대상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어도 상관없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가 대답했다. “모르는 사람은 만지면 안 되잖아.” _111쪽
우리는 식탁에 놓인 과자 봉지를 누가 버려야 하는지를 두고 죽자고 싸웠다. 내 목소리를 내고 요구하는 건 피곤한 일이었지만 3~4년을 싸우고 나자 남편은 상당히 변모했다. 내게 편중되었던 가사 및 돌봄 노동을 인정받고 분담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그와 동등한 사람으로서 존중받는 것 같았다. 그러나 섹스는 답보 상태였다. _131쪽
“남편이 하기 싫다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냐? 남편 몸이니까 존중해 줘야지.” “네가 해. 그러다 또 임신하면 어쩌려고. 피임은 여자가 하는 게 속 편해.” 남편이 정관 수술을 거부한다고 푸념하니 누군가 여성 피임 수술을 권했다. 피임 수술은 더 간절한 사람이 하는 것이란다. (…) 영구 피임을 위해 난관 수술 가능성까지 열어 두며 열심히 알아봤지만, 결론은 역시 정관 수술이었다. 그런데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난관 수술을 ‘해 버린’ 여성들이 있었다. 남편과 싸우기도 싫고 그러다 임신해서 또 고생하느니 ‘내 몸은 내가 지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영 내키지 않았다. 묘하게 자존심이 상했다. ‘왜 피임 수술까지 내 몫이지?’ _156쪽
내 친구들 대부분도 섹스리스다. 육아와 고강도 노동을 병행 중인 보통의 30대 워킹맘답게 피로가 성욕을 압도한 것이 주된 요인이겠지만, 그 저변에는 ‘섹스가 그다지 즐겁지 않다’는 본질적인 이유가 깔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기혼 남성은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나는 다 알아’라는 믿음, ‘나는 잘하고 있어’라는 확신. 이제 진실을 말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미안하지만 그건 당신이 (섹스를) 잘한 게 아니라 당신 아내가 (연기를) 잘한 것이다. _169쪽
실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섹스토이가 아니라, 여성도 성욕이 있고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주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바이브레이터가 아무리 뛰어난들 침대 위에서 나누는 친밀한 대화, 다정한 스킨십, 부드러운 애무가 없다면 차가운 기계에 불과하다. 바이브레이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고 해도 양쪽 모두가 만족스러운 섹스를 해야 한다는 이해와 배려가 없다면, 그 섹스는 결코 좋은 섹스가 아니다. _195쪽
얼마 전 임신 테스트기 결과를 남편에게 전했다. 노력하는데도 아이가 잘 안 생긴다고 말하자 남편이 나를 빤히 보며 대답했다. “우리가 노력했어요? 잘 생각해 봐요.” 섹스한 날을 입력해 놓은 앱을 살펴보니 정말 배란기 때마다 딱 한 번씩 섹스를 했다. 둘째를 낳아야겠다고 막연히 합의한 후, ‘오늘 하면 아이가 생기겠다’는 식으로 내가 섹스를 제안해 왔을 뿐이었다. 문득 남편은 우리의 섹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내가 묻자 그는 딱히 놀라지도 않으며 말했다. “우리 삶이 너무 바쁘고 버겁잖아요.” _212쪽
출판사 서평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
결혼한 여성들, 기울어진 섹스를 말하다
한국 사회의 기혼 여성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경단녀’ ‘맘충’ ‘아줌마’ ‘김여사’라는 혐오를 뚫고,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의 ‘섹스’에 대한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는다. 집안에 버려진 쓰레기 하나를 누가 치울지를 놓고서는 남편과 몇 날 며칠을 싸울 수 있지만 왠지 섹스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개인적인 일이라서, 민망하고 수치스러워서, 섹스는 원래 그런 거라서, 말해도 소용없어서…. 이런 이야기들은 늦은 밤 인터넷 게시판에 고민 글로 올라왔다가 금세 사라지곤 한다.
섹스가 괴롭다면 ‘성차별’ 때문이다
전작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민들레, 2019)에서 기혼 여성들이 겪는 다양한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 부너미에서, 이번에는 ‘기울어진 섹스’에 대해 말한다. 한국 사회에서 결혼한 여성의 섹스는 남편의 성욕을 해결해 주는 행위에 가깝다. 스스로 원치 않을 때에도 결혼 제도의 ‘의무’로서 섹스를 수행해야 하고, 심지어 임신 중에도 남편의 성욕을 걱정해 주어야 한다. 남성 중심적인, 삽입 위주의 섹스는 여성을 만족시키기 어렵고, 더 나은 섹스를 상상할 수 없게끔 만든다. 섹스의 주체가 되지 못한 기혼 여성은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기 어려우며, 더 ‘섹시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렇듯 섹스가 괴로워진 것은 ‘성차별’ 때문이다.
함께 즐거운 섹스는 어떻게 가능할까?
이 책은 섹스리스, 돌봄/가사 노동과 섹스, 출산과 섹스, 정관 수술과 질성형 수술, 남편의 성폭력, 혼외 섹스와 성매매, 섹스토이와 오르가슴 등 기혼 여성의 섹스를 둘러싼 11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들의 생각은 서로 다르다. 누군가는 섹스리스를 긍정하고, 누군가는 더 격렬한 섹스를 원한다. 여전히 섹스가 괴로워 피하는 이도 있고, 이제 막 섹스를 즐기기 시작한 이도 있다. 다만 이 모든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섹스는 관계’라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일상에서 애쓰며 촘촘히 쌓아가는 평등한 관계만이 더 나은 섹스를 보장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결혼 제도 안에서 고군분투 중인 그들에게 명쾌한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꾸준히 말하고 행동함으로써, 자신의 주변에서부터 조금씩 균열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섹스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767419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4월 07일 |
쪽수 | 220쪽 |
크기 |
126 * 189
* 21
mm
/ 287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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