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소한 나는 저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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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시란 무엇인가, 시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른 시각과 새로운 차원에서 접근한 평론서입니다. 그 시점은 기존 상징적 질서에서 벗어나 한참 주변적입니다. 그 간극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저자는 싸움을 불사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 나은 공감과 연대를 향한 보투일 뿐입니다. 지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침묵으로 일관해 온 문학판에 수 없이 던진 돌멩이의 외침입니다.
이처럼 여성시의 새로움과 가능성을 포착하고 저자는 여성시를 읽어야겠다는 소명을 이 책에 담습니다. 나아가 문학을 종속시키는 언론과 자본에 문제의식을 갖고 ‘시인으로서의 삶과 시민으로서의 삶’ 속에서 시적 주체는 고도의 정치적 주체임을 인식하며 근 이십 년에 걸쳐 쓴 역작을 담았습니다. 특히 미당 문학의 허위와 신경숙의 표절에 대해 저자의 글쓰기는 신랄함을 넘어 숙연하기까지 합니다. 결연한 의지에 찬 전사와도 같습니다. 저자가 표명하는 저항은 지구와 더불어 살아남기처럼 새로운 시대를 떠맡을 주체, 즉 새로운 시민이 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책에서 저자는 특권과 싸우는 힘겨운 일, 전위에서 페미니즘은 새로운 싸움임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나는 저항한다』는 무엇을 담았는가?
여성들은 다르게 쓰고 다르게 읽는다
이 책의 화두는 “여성들은 다르게 쓰고 다르게 읽는다.”에 있습니다. 핵심 내용을 짚는다면 저자는 리처드 로티의 말을 빌려 ‘시인의 정체성’을 상상력의 힘으로 타자의 고통과 연대하고 새 시대의 전망을 이야기 하는 데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시인에게 시와 삶과의 통합을 요구합니다. 특히 ‘다른 목소리’, 즉 여성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시의 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여성시 읽기 방법론과 여성 시인 정체성 탐구를 담아 새로운 시 읽기의 목표로 삼습니다. 그 자리에서 안티페미니즘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열고 1987년 체제의 몰락 속에 노정된 기존 문단의 식민성과 표절의 그늘진 역사를 재구성하려는 저항 의지를 과감 없이 드러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노혜경
시인. 1991년 『현대시사상』 신인상으로 등단.
부산 대학교 국어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박사 과정 수료.
북한 대학원 대학교에서 사회 언론 문화를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음.
1980년대 『실천 문학』, 전예원 편집부를 거쳐 부산 가톨릭센터 문화부에서 일했고 1990년대 초반 열음사, 『외국 문학』 편집장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문화 운동에 참여, 1990년대 후반 부산대학교 박사 과정 입학과 동시에 평론 활동을 시작하여 여성시 운동을 했다. 2000년대 초반 격월간 『아웃사이더』 편집 위원과 ‘노사모’ 출판 위원장으로 활동, 2004년 참여 정부 국정 홍보 비서관과 2005년 ‘노사모’ 전국 대표 일꾼이 되었다.
시집 『새였던 것을 기억하는 새』, 『뜯어먹기 좋은 빵』, 『캣츠아이』,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과 에세이집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 『요즘 시대에 페미도 아니면 뭐해?』가 있다. 김준오 교수가 이끌었던 현대시학회 회원으로 『한국 현대시와 패러디』(현대미학사, 1996), 『한국 서술시의 시학(태학사, 1998) 공저자로 참여했고 여러 잡지에 평론과 서평을 기고했다. 김수영 연구회 회원으로 『50년 후의 시인』(도서출판b, 2019) 등을 함께 썼다. 공저 『유쾌한 정치반란 노사모』, 『페니스파시즘』, 『대통령 없이 일하기』 등이 있으며 문학을 통한 실천과 실천의 문학이라는 양날개로 날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작가의 말
여기 실린 글들은 맨 마지막 글을 제외하고는 모두 ‘메갈리아’ 이전에 쓴 것들이다. 그럼에도 나는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메갈리아 이후 글쓰기』라고 붙여 볼까 했다. 참고 문헌 없음을 아파하는 새로운 세대를 향해 이 망해 버린 선배들의 운동이 그래도 눈물겨웠다고 말하고 싶기도 했다. 또 내가 아주 망한 것은 아니었다고 자부하고 싶기도 해서였다. 한 가지 나 혼자 느끼는 보람이라면 여성시 운동 이후 태어난 수많은 여성 시인들이 여성이라는 딱지 없이 그냥 시인으로 불리는 모습을 보는 일이다.
다시 질문해 본다. 여성시란 무엇일까. 아니 여성이란? 스스로를 여성이라 여기는 시인들이 계속 발전하는 페미니즘의 깊이를 몸으로 구현하며 새롭고 아름다운 어떤 담론을 만들어 낼까? 지금 이 순간 페미니즘은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아니 언제나 페미니즘은 새로운 싸움이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나도 언제나 새로운 싸움을 했다. 그때는 찾아 내지 못했던 언어를 최근 담론을 통해 발견하는 기쁨이 크다. 마찬가지로 노혜경처럼 싸우는 것을 새 시대 독자들도 즐거워해 주면 좋겠다. 최소한, 저항하는 자의 몫은 있었으면 싶다.
목차
- 머리말
-여성시를 위하여
Ⅰ. 자본주의 문학의 파국
식민성, 그리고 있어야 할 것이 없는 자리에 표절이 있었다
문학판 1987년 체제의 침몰과 신경숙 표절 사태
Ⅱ. 미당은 정말 아버지였을까 그리고 정말 죽었을까
시인이라는 정체성 - 지식인인가 예인인가
미당을 둘러싼 몇 가지 문학적 오해에 대하여
시인이 독자를 괴롭히다니 - 국민 시인이라는 허구
Ⅲ. ‘여성시’라 부르기 시작한 순간 드디어 ‘시인’이 되었다
얼굴이 지워진 여자들 - 1990년대 이후 여성시의 화자에 관하여
이 시대 여성에게 시적인 것이란 무엇인가
‘여성시’ 논의에서 안티페미니즘적 위험에 대하여
Ⅳ. 이렇게 시를 읽기로 한다
그 완벽한 세계는 정말 멀지 않을까
- 박서원 시집 『이 완벽한 세계』, 나희덕 시집 『그 곳이 멀지 않다』
성聖 타즈마할, 누워 있는 어머니
- 함성호 시집 『성 타즈마할』
집, 기억에서 현존으로
- 이향지의 시들
물물物物과 높이, 두두頭頭와 그림자
- 오규원 시집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
세기말 시의 환상성, 환각과 환멸 사이로 난 좁은 길
마무리를 대신하여
어떤 시인/시민의 호명 투쟁
기본정보
ISBN | 9791196521295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8월 14일 |
쪽수 | 296쪽 |
크기 |
153 * 225
* 26
mm
/ 50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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