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에서의 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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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보다 프랑스를 더 사랑한 영국인’ 피터 메일이 남긴 마지막 유고작!
언제나 느긋하고 여유작작한 이웃들이 오후 12시만 되면 칼 같이 하던 일을 내려놓고 점심을 먹기 위해 사라진다. 점심식사는 그들에게 그토록 중요한 하루 일과였던 것. 늘 친절하고 예의바른 사람들이 운전대만 잡으면 폭군으로 돌변하고, 줄을 서는 자리에서는 끼어들기와 새치기, 아는 사람과 은근슬쩍 합류하기 등 갖가지 창의적인 ‘꼼수’가 동원된다. 피식 헛웃음 짓게 만드는 이런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마을의 시시콜콜한 사건사고를 수시로 브리핑해주는 카페 주인과 포도 농장일을 자기 일처럼 돌봐주는 이웃, 프랑스어와 와인 및 지역 특색 등에 대해 소상히 알려주는 전직 학교 선생이 있어 피터 메일의 일상은 언제나 풍요롭고 따스하다.
작가정보
영국인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나 카리브 해의 작은 섬에서 자란 피터 메일은 ‘프랑스인보다 프랑스를 더 사랑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한때 광고업계에서 15년간 활동하며 카피라이터로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남부 지방을 여행하다 프로방스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아내와 함께 정착을 결심하게 된다. 그 누구보다 프로방스를 사랑한 피터 메일은 《프로방스에서의 일 년(1989》을 발표해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 책은 전 세계 2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고 수백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기행문’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다.
피터 메일은 9권의 소설을 포함해 총 15권의 책을 펴냈다. 그의 작품들은 리들리 스콧을 비롯한 여러 제작자와 감독들에 의해 영화(<어느 멋진 순간>)와 TV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으로 제작된 바 있다. 2002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적 기여를 인정받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그는 2018년 1월 작고했다. 《프로방스에서의 25년》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16번째 작품이다.
KAIST 경영과학과 졸업 후 미국 듀케인 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했다. 다년간 번역가로 활동했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발견의 시대: 신 르네상스의 새로운 기회를 찾아서》, 《알렉산더 해밀턴: 현대 자본주의 미국을 만든 역사상 가장 건설적인 정치가(공역)》, 《더미를 위한 밀레니얼 세대 인사관리》, 《영향력과 설득: 말솜씨가 없어도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사랑의 미학(출간 예정)》이 있다.
목차
- 01 프로방스와의 인연
02 즐거운 우리 집
03 가까워지다
04 두 번째 인상
05 프랑스인의 예의
06 프랑스어 배우기
07 엘리제궁에서의 저녁 만찬
08 옛날 같지 않은 옛날에 대한 그리움
09 날씨는 아름다운데!
10 한여름 밤의 선물
11 점심시간
12 독자들의 편지
13 아프기 좋은 곳
14 마을의 심장
15 스냅사진
16 일기예보
17 눈 먼 행운
18 여름 대침공, 가을 대탈출
19 프로방스를 찾은 할리우드
20 여름의 징후
21 나폴레옹이 남긴 선물
후기_ 그때나 지금이나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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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메일은 놀라운 존재다… 너무나 매력적인 글 속에 주변의 일들을 아로새긴다… 온화한 날씨와 눈부신 태양, 훌륭한 요리를 만끽하는 즐거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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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시하고, 재치 넘치며, 굉장히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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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런 식사에 입맛을 다실 때는 물론, 짜증난 척 써내려간 대목에서조차 프로방스에 대한 애정이 흘러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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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 있고, 재미있고, 감탄이 절로 나온다.”
책 속으로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우리가 꽤 화젯거리라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따금 길을 걷다가 낯선 사람이 우리를 불러 세우며 집은 구했냐고 묻곤 했다. 하루는 저녁 시간에 사람 좋아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우리 집을 찾아왔다. 할아버지는 대뜸 우리가 그 ‘영국인들’이 맞냐고 확인한 뒤에 찾아온 용건을 밝혔다.
“댁에 전화기가 있다고 들었소만. 이 동네에서는 매우 귀한 물건이지.”
우리에겐 정말로 전화기가 있었다. “오, 잘됐구만. 나한테 아들이 하나 있는데, 며느리가 곧 아이를 낳을 예정이라오. 그런데 아직까지 통 소식이 없어서 말이지. 혹시 전화를 좀 쓸 수 있을까 해서.”
우리는 할아버지를 전화기가 있는 방으로 안내해드린 뒤에 자리를 비켜드렸다. 일이 분이면 끝나겠거니 했던 통화는 십오 분이나 이어졌다. 마침내 전화를 끊고 나온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손자라는구만. 삼 킬로라네.”
우리는 축하를 건넸다. 할아버지는 고마움의 표시로 전화기 옆에 무언가를 남겨두었다고 말했다. 탁자 위에는 20상팀짜리 동전 하나가 놓여 있었다. 할아버지의 아들이 멀리 떨어진 마르티니크 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전화 요금 청구서를 받고 나서야 알게 됐다. - p. 28-29, ‘즐거운 우리 집’ 중에서
마지막으로 어깨를 으쓱하는 동작이 있다. 한때 전 세계가 어깨를 으쓱하는 동작은 프랑스인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프랑스인들이 어깨를 으쓱할 상황을 마주할 때 영국인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고, 이탈리아인은 손바닥으로 자기 이마를 때렸으며, 미국인은 전화기를 들고 변호사에게 전화를 했고, 독일인은 수상에게 청원을 넣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전 세계가 어깨를 으쓱하는 동작을 배워서 사용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어깨를 으쓱하는 동작에 있어서는 프랑스인을 따라올 국민이 없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인들이 우아하게 어깨를 으쓱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 동작의 의미가 눈에 보일 뿐만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말도 귀에 들리는 것만 같다. -p. 68, ‘프랑스어 배우기’ 중에서
약국을 다녀온 뒤로 프랑스 사람들과 자기 몸을 끔찍이 챙기는 모습에 호기심이 생긴 나는 이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결과는 우선 프랑스인들에게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묻는 정중한 질문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단기간에 학습했다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에게 요새 건강은 어떠시냐고 물었다간 허리 통증부터 시작해서 간질환, 발가락 관절염, 혹여나 자칫 방심하면 불규칙한 방광 운동에 이르기까지 아주 상세한 대답을 듣게 될 것이다. 마치 이런 증상을 처음 겪어보는 사람처럼 열정적인 설명이 이어질 것이다. 중간에 말을 끊으려는 시도는 가볍게 무시당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심정적인 공감과 다른 가족 분들은 건강하시길 바란다는 위로뿐이다.
어느 날 아침 함께 커피를 마시던 동네 노인들 사이에 오고갔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오늘 뭐 하시나?” 첫 번째 신사가 물었다.
“오전 내내 병원에 있을 것 같은데.”
“나도 따라가도 되나?”
건강 문제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하면 이 대화가 사실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 p. 124, ‘아프기 좋은 곳’ 중에서
출판사 서평
세계적 작가 피터 메일의 재치와 유머감각이 돋보이는 마지막 에세이!
애정 넘치는 시선으로 바라본 프로방스의 이모저모
30년 전 《프로방스에서의 일 년》이란 작품으로 전 세계에 ‘프로방스 열풍’을 불러일으킨 피터 메일은 이후에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프로방스를 사랑했고 그에 관한 많은 저작을 남겼다. 덕분에 ‘프랑스인보다 프랑스를 더 사랑하는 영국 작가’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책 출간 이후 프로방스로 마구 몰려드는 여행객 탓에 프랑스인과 지역 주민들에게 눈총을 사기도 했고 한동안 프로방스를 떠나 미국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가 책에서 그려낸 프로방스는 꼭 한번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맛있고, 매력 넘치는 모습이다. 《프로방스에서의 25년》은 2018년 1월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작품으로, 저자 특유의 유머감각과 재치가 돋보이는 일상 에세이다. 이 책에서 그는 프로방스로 이민을 결정하고 집을 구하러 다니던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총 25년의 세월을 집약해 보여주며 그곳에 대한 시들지 않는 애정을 한껏 과시한다.
여름휴가 중 우연히 발을 들인 프로방스의 정취에 한눈에 반해 즉각 이민을 결정하고, 아내와 1년을 준비한 끝에 드디어 정착. 언어도, 문화도, 생활방식도 너무나 다르고, 낯선 이주민에게 집중되는 마을주민들의 시선과 오지랖도 약간은 부담스럽지만, 프로방스의 풍광과 너그럽고 인심 좋은 이웃들의 성정만으로도 부부는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소박하지만 끝내주게 맛있는 음식과 소탈한 로제 와인, 곳곳에서 수시로 열리는 마을 축제와 자연 그대로의 먹거리가 즐비한 시장,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방스 주민들의 ‘반전매력’이 굉장히 흥미롭게 묘사된다.
25년간 타지에 스며들어 살다 보면 보이는 것들
프랑스 남부 시골마을 특유의 이상하고도 유쾌한 일상
프로방스는 자연도 지역 주민도 늘 풍요롭고 너그럽다. 못다 한 일이 있어도 시간에 쫓기는 일 없이 ‘쿨하게’ 내일을 기약한다. 프로방스의 시간은 바깥세상과 달리 여유롭게 흘러간다. 그런 그들에게 절대 양보 못할 두 가지가 있으니, 바로 점심식사와 주차 공간이다. 오후 12시가 되면 칼 같이 하던 일을 즉각 중단하고 가게 문을 닫아걸고는 근처 식당으로 모여든다. 점심 약속이 아닌 다른 모든 약속은 어지간하면 ‘위장에 할애된 이 신성한 두 시간’을 피해서 잡는다. 주차 공간을 두고 벌어지는 한바탕 난리통도 그들의 평소 예의바른 몸가짐에 비하면 이상할 정도로 과격하다. 이 분쟁의 현장이 도로변에 위치한 카페 앞이면 카페 손님들은 주차 공간을 빼앗긴 패배자에게 위로의 발수갈채를 보내기도 한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도 매번 저자의 시선을 잡아끈다. 절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지 않겠다는 이들의 집념은 끈질기다 못해 창의적이다. 밀치고, 끼어들고, 우연히 앞쪽에 서 있는 친한 친구를 발견하면 은근슬쩍 합류하기도 한다. 심지어 저자가 아는 어떤 정정하신 노부인은 평소에는 쓰지도 않는 목발을 시장에 갈 때면 꼭 챙겨 가신다. 무기처럼 휘둘러 누구든 앞길을 가로막는 인간을 물리치는 용도다.
프랑스인들의 건강에 관한 유난한 관심도, 영국인인 저자의 눈에는 특이하고 재미있는 탐구대상이다. 예로부터 영국 남자들은 어디 한 군데 부러지지 않고서는 웬만하면 아스피린 한 알과 찬물 샤워로 해결해왔다. 반면 프로방스에서는 길에서 마주친 지인에게 인사치레로 요즘 건강이 어떤지 물었다간 줄줄이 이어지는 각종 통증과 증상 이야기로 한동안 붙들려 있어야 한다.
수시로 열리는 마을 축제와 시장도 프로방스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특히 시장에는 갓 수확한 각종 농산물들이 흙도 털지 않은 채로 수북이 쌓여 있고, 맛보기용 수제 소시지와 치즈를 시식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뤼베롱 포도주 저장고에서 운영하는 이동식 와인 바가 마을 장터에 들어오면서, 생전 시장에 따라오는 일 없던 남편들도 장바구니를 지키겠다며 대거 시장으로 몰려든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서 저자가 묘사하는 프로방스의 일상은 읽는 것만으로도 여유와 정겨움이 느껴지고, 그것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에선 감출 수 없는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진다. 햇살 좋은 날 카페 테라스에 앉아 은근한 미소를 머금고 거리 풍경과 오가는 사람들을 지긋이 바라보는 저자의 모습이 절로 그려지는 책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282684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7월 25일 | ||
쪽수 | 220쪽 | ||
크기 |
129 * 201
* 21
mm
/ 259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My Twenty-Five Years in Provence/Mayle, Peter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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