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자유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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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 우장균은 인생 후반전을 이제 막 시작한 대한민국의 중년 가장이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YTN 개국방송 앵커, 청와대 출입 기자를 하며 잘나가나 싶더니 2008년 10월 신임 사장 임명에 반대하다 회사에서 해고됐다. 6년이 넘게 회사를 쉬면서 해직 기자의 신분으로 기자협회장에 당선되어 일했고, 제빵사 자격증을 땄고, 소설을 썼다. 이때 쓴 소설 <회중시계>가 2015년 9월 출간돼 늦깎이 소설가로 데뷔했다.
스물아홉 때 제주도를 처음 가봤을 정도로 여행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해직이라는 날벼락과 배낭여행을 윤허한 부인의 은총 덕분에 남미에서 30일 동안 가장이란 짐을 벗고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는 축복을 누렸다. 2014년 12월, 남미에서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대법원의 해고무효소송 최종심에서 승소하면서 YTN으로 다시 복직해 평범한 가장으로 복귀했다.
목차
- 추천의 글 SBS 8시 뉴스 김성준 전 앵커
프롤로그 미친놈의 자유선언
01 세상의 중심에서 달걀을 세우다 에콰도르 키토
적도가 왜 이렇게 추워?
진짜 적도는 따로 있다
남미에서 보낸 10년
원주민이 기억하는 세상의 중심
02 저녁이 있는 삶 볼리비아 우유니
하얗게 빛나는 점
자유는 사랑보다 귀하다
인생은 아름다워
아버지와 아들의 시간
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허락된다
03 하늘의 거울 인간의 거울 볼리비아 우유니
물고기 섬에는 물고기가 없다
빼앗긴 시간에 봄이 올까?
잔인한 황무지 금빛 비쿠냐
아름다운 거울
04 오십의 강을 건너는 방법 페루 나스카
사막의 그림에 미치다
나이 오십은 콩떡이다
다시 태어나도 이렇게
05 왕후의 술과 걸인의 안주 칠레 산티아고
떠돌이 개들의 천국
산티아고에 비는 내리고
용서는 하지만 잊지는 않겠다
06 놀지 않는 어른은 내면의 아이를 잃어버린다 칠레발파라이소
무조건 아줌마 뒤에 서라
가난이 폭포수처럼 흐르는 곳
일 포스티노
여자 그리고 장난감
네루다의 영원한 고향
07 이 또한 지나가리라 페루 마추픽추
누가 내 발견을 믿어줄까?
거꾸로 매달아도 시계는 돌아간다
황금이 사라진 도시 쿠스코
고산병과 구차한 진실
잔인하지만 멋진 세상
08 허무하게 사라지다 페루 카하마르카
엘도라도의 꿈
잉카의 온천
꿈처럼 사라진 제국
영원한 승자가 없는 세상
09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볼리비아 티티카카
눈뜨고 당하다
졸지에 바뀐 국적
아직 한 대의 카메라가 남아있다
10 불가능한 꿈은 없다 볼리비아 라이구에라
하늘이 내린 운전사
체의 길을 가다
무화과나무 그늘
심장을 파고든 한마디
안데스의 기적
에필로그 한강변을 달리며
추천사
-
안데스에서 오십 대로 건너가는 강가를 여행하다. 한 장 한 장을 마무리할 때마다 남미의 풍광보다 우리 사회의 모습이 더 떠오르는 건 내 선입관 때문일까 아니면 저자의 글재주 때문일까? 정작 그가 여행한 곳은 안데스의 산과 호수가 아니라 40대에서 50대로 건너가는 강가 아니었나 싶다. 그는 스스로의 자유 뿐 아니라 함께 세상사는 사람들의 자유에 대해 무거운 성찰을 하면서 그 강을 건넌 기자다. ‘나 자신과의 즐거운 싸움을 이어가며 오십을 넘기겠다.’는 저자의 결심에 마음이 든든하다.
책 속으로
대한민국 ‘중년 가장’과 ‘자유’는 절대 연관 검색어가 될 수 없는 단어가 아니던가? 하지만 우연치 않게 나는 중년 가장의 한 사람이면서도 이 자유라는 단어와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마흔넷에 해직되면서 떠밀리듯 자유로운 시간의 바다 한가운데 놓였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라는 너무나 당연한 가치를 지키려다 얻은 것이니 참으로 자유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밖에 없겠다. 그리고 그 시간의 바다에 내동댕이쳐진 덕분에 여느 중년 가장이라면 언감생심 넘볼 수도 없는, ‘나’를 위해 떠날 자유를 꿈꾸게 됐다. - P12
세르조와 구이도 부자는 앞뒤로 앉아서도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옆집 개가 강아지를 낳았다는 식의 대수롭지 않은 화제로도 재미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녀 사이 같다....때로는 부자가 친구처럼 큰 소리로 격론을 벌이고, 때로는 사이좋은 연인처럼 대화를 이어간다.
아마 세르조와 구이도에게는 틀림없이 ‘저녁이 있는 삶’이 있었을 것이다. 가족 모두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밥상머리에서 함께 따뜻한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저녁 말이다. 그런 수많은 저녁이 있었기에, 아버지와 아들의 시간이 이토록 깊어지고 부자의 대화가 무르익었을 것이다. - P54
어느새 나도 오십 줄에 들어섰다. 삶이란 본디 내던져진, 서글픈 것이므로 나이가 든다고 더 서글프지는 않다. 어느 시에서 말한 것처럼 “오십은 말랑하고 구수하고 정겹지만 누구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화려한 뷔페상의 콩떡 같다”는 정도의 느낌일 뿐이다.......나는 어쨌든 아직 잔칫상에 남아 있다는 데서 의미를 찾는 낙천주의자니까.
-P109
라이헤는 소원대로 지금은 박물관 정원이 된 나스카 땅에 묻혔다. 그녀의 묘는 봉분 하나 없이 나스카 평원처럼 평평하다. 갈색 묘비에는 나스카 지상화 가운데 하나인 거대한 새 콘도르가 새겨져 있다. 어쩐지 라이헤의 영혼까지 죽어서도 이곳을 떠나지 않고 콘도르처럼 하늘을 훨훨 날고 있을 것만 같다. 그녀의 무덤 앞에서 생각해 본다. 나도 나 자신과의 즐거운 싸움을 이어가며 오십의 강을 건너겠노라고.
-P116-117
해직 기자의 처지는 돈은 없고 시간은 남아돌던 20대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야간 버스를 이용하면 무엇보다 잠잘 시간에 버스를 타니 숙박비도 들지 않는다. 한마디로 일석이조다. 그러나 버스 안에서 12시간 이상 버틸 수 있는 느긋함이 없다면, 일석이조를 선택한 대가는 고통이 될 것이다.......오후 2시 코스코에 도착했다. 2시간이 연착되어 16시간이 걸렸다. 대한민국의 국방부 시계나 페루의 야간 버스 시계나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가기 마련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루한 버스 여행도 다윗 왕의 기나긴 영욕의 시절처럼 지나갔다. 덕수와 나의 해직의 시간도 더디게 지나가고 있다.
- P183
이쯤 되니 지사장과 민박집 주인은 덕수와 내 정체가 몹시 궁금한 눈치다. 사오정 아저씨 둘이 출장도 아니고, 안식년도 아닌데 남미로 여행을 왔다는 것이 수상할 수밖에. 덕수와 나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실업자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해직 기자라고 말해야할까? 실업자든, 해직 기자든 구차하기는 매한가지다.
태평양을 건너 남미로 온 해직 기자 둘! 21세기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 군사정권 때나 있었던 해직 언론인이 존재한다는 건 불편한 진실이다. 그 불편한 진실을 이역만리에서 만난 해외 동포에게 밝히는 것이 구차하다. 우리는 말없이 코카차를 마셨다.
- P192-193
이 푸른 장관을 담아야 할 내 카메라는 지금쯤 볼리비아 중고시장에 나와 있을 것이다. 에콰도르에서 소매치기의 손에 들어간 덕수의 아이폰도 이미 다른 사람 명의로 사용되고 있겠지.
덕수가 셀카 봉을 꺼내 들었다. 카메라 두 대를 도난당했지만 우리에겐 아직 한 대의 카메라가 남아 있다. 나는 복대에서 아이폰을 꺼냈다. 덕수가 셀카봉에 아이폰을 장착한다. 티티카카 호수를 뒤에 두고 셀카봉 끝에 달려 있는 휴대폰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본다.
- P254-255
1년 동안 남미만 여행하겠다니? 여행지를 돌며 인증 사진 찍기에 바빴던 한국 아저씨들은 어쩐지 초라해진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 한국 아저씨의 옹졸함을 보여 주겠다. 삶의 여유가 물씬 풍기는 그녀를 꼭 시험해 보고 싶었다.
“프랑스 사람이라면, 레지스 드브레 아니?”
“레지스 드브레? 아니, 몰라.”
“여기는 어떻게 왔어?”
“체가 좋아서.”
“그가 잘 생겨서 좋아?“
“아니.”
“I like him because he is right!"
우문현답(愚問賢答)이 달리 없었다. 웃자고 한 질문에 정색하며 답한 그녀의 한마디가 심장을 파고든다. -P288-290
출판사 서평
‘세상은 잔인하나 무한한 경이를 품고 있다.’
마추픽추를 내려다보며 몬타냐에서 바람을 맞고 있자니 문득 떠오른 말이다.
서울 시내 한복판 빌딩 숲에 묻혀 있다면 이런 말을 떠올릴 수 있었을까?
도심의 탁한 공기를 마시며 술이라도 한잔 걸친다면
이놈 저놈 증오의 대상만 떠올릴 것이다.
그래, 잔인하지만 정말 멋진 세상이다.
이 시대의 모든 위로받고 싶은 남자들에게
어쩌다 어른이 되어 경주마처럼 트랙을 죽어라 달리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디에도 내 자리는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지금도 어디선가 밥벌이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대한민국 중년 가장들에게.
자유를 말하다 회사에서 잘리고 시간의 바다에서 2200일을 떠돌다 상처투성이가 된 채 떠난 낭랑 오십 해직 기자가 전하는 30일 간의 남미 힐링 여행기.
인생이란 정글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상처투성이 중년 가장의 남미 힐링 여행
인생이란 정글에서 외줄타기를 하다 떠밀리듯 자유로운 시간의 바다 한가운데 놓인 상처투성이 중년 가장.
한 때 찬란한 문명을 자랑했고, 불가능한 꿈이 있었던 남미에서 30일 간의 자유를 만나다.
미친놈이 돼서야 얻은 일생일대의 축복
마흔이 넘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가장을 세 글자로 미친놈이라고 한다. 마흔넷에 해직 기자가 되면서 저자는 소위 ‘미친놈’이 되었다. 회사에서 잘리고 밀려오는 시간의 파도를 꾸역꾸역 넘다가, 그 막바지에 손에 넣은 배낭여행. 그 30일간의 자유는 미친놈이 돼서야 얻은 일생일대의 축복이었다.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나는 콘도르처럼
돈은 없고 시간은 남아돌던 20대 때처럼 해직 기자에게 남아도는 것은 시간이다. 사나흘에 한 번씩 야간 버스를 타고 20시간을 버틴다. 우유니 소금사막, 공중 도시 마추픽추,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 티티카카를 지나 잉카 멸망의 시작점인 카하마르카, 20세기 위대한 인간이 스러져간 오지 라이구에라까지. 남미의 찬란한 문명과 역사의 현장을 찾아간다. 어른이 되고 처음 온전히 자유로웠던 30일, 남미의 푸른 하늘을 나는 콘도르처럼 마음껏 날아본다.
그래, 잔인하지만 정말 멋진 세상이다.
떠나보니 비로소 알겠다. 안데스의 메마른 황무지에도 맑은 눈망울을 간직한 금빛 비쿠냐가 살고, 잔인한 세상에도 무한한 경이를 품을 만하다는 것을.!
언제 다시 이런 고도 위에 설 수 있을까? 서울 시내 한복판 빌딩 숲에서 도심의 탁한 공기를 마시며 술이라도 한잔 걸친다면 이놈 저놈 증오의 대상만 떠올릴 것이다. 그래, 잔인하지만 정말 멋진 세상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5611003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10월 16일 |
쪽수 | 303쪽 |
크기 |
143 * 210
* 30
mm
/ 485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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