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교육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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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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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니클라스 루만은 독일 뤼네부르크 근교에서 태어났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 공군보조병으로 복무하다 미군의 포로가 되다. 1946년부터 1950년까지 법학을 공부한 후 고향에서 판사를 지냈고 니더작센 주 문화부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1960년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수학하면서 파슨스와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사회체계이론의 설계에 착수한다. 박사학위와 교수자격학위를 취득한 루만은 독일 사민당의 교육대중화 정책의 결실인 빌레펠트 대학교의 창설과 함께 1969년 사회학과 창립교수로 초빙되었다. 그는 사회학이론의 완성에 꼬박 30년을 바쳤고 매체과학, 정치학, 법학, 철학, 언어학, 인공지능 연구, 심리학과 교육학 그리고 환경과 생태학에까지 연구의 스펙트럼을 넓혀 무려 7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번역 박여성
목차
- 편집자 서문
역자 서문
제1장 인간과 사회
제2장 사회화와 교육
제3장 매체와 형식
제4장 상호작용체계: 수업
제5장 교육체계의 독립분화
제6장 재특화: 전문직과 조직
제7장 자기기술
해제: 소통으로서의 교육체계 |이철·박여성
자료
용어 색인
책 속으로
이 책에서 말하는 교육“체계”는 교육 조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루만에게 있어 “체계”는 동일한 유형의 사건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사회적 체계는 동일한 유형의 소통이 반복되는 가운데 창발한다. 여기서 ‘소통’은 의식체계들 사이의 생각의 교환을 의미하지 않는다. 소통은 사회적 차원에서 어떤 것이 전달된 순간 실행되었다. 『사회의 교육체계』는 이런 의미에서 교육에 관한 소통의 총체이다. 교육이 소통적 사건으로서 사회 차원에서 확립된 것은 제반 기능체계들이 독립분화된 근대사회의 특징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래서 이 책은 근대사회의 필요에 의해 제기된 근대적인 교육의 수요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 소통”의 창발과 그것이 제도화되는 과정, 이른바 근대적 교육체계의 창발을 체계이론적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다.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교육 소통 자체의 관점에서 교육, 학교, 교육행정, 수업, 인간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 특이한 관점 덕분에 교육은 정치적 대립이나 경제적 손익 계산 또는 방법론적 논쟁에 휘둘리지 않고 학문적 (사회학적) 관찰의 대상이 된다. 보수든 진보든, 인간교육이든 교육공학이든, 교육이라는 소통적 사건 자체의 분석에 기초할 때만 그 유용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요한 독자층을 형성할 루만의 체계이론 독자들과 교육사회학을 비롯한 사회학 독자들을 위해, 몇 가지 번역어를 달리 썼음을 밝혀둔다. 현재로서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역어가 세를 형성하고 있는데도, 이 책에서는 위에서 말한 이유에서 “소통”으로 번역하였다. “커뮤니케이션”은 심리적 체계들 사이에 기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번역어인 반면, 루만은 사회적 차원에서 기표 전달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소통에 관한 한, 루만은 심리적 체계들 사이의 소통불가능성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의 소통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런 이해의 맥락에서 역자들은 그동안 “정보-통보-이해”로 번역해왔던 소통의 3요소를 “정보-전달-이해”로 바꾸어 쓸 것이다. 이 결정은 이 책의 역자들이 소속된 『루만 - 핸드북』 번역 팀에서 오랜 논란 끝에 최근에 합의에 이른 결과이다.
그밖에 Bezeichnung을 “지시”로, Referenz를 “준거”로 번역했으며, 체계이론의 핵심 용어인 Einheit를--통일성이 아니라--“차이동일성”으로 번역하였다. “차이동일성” 개념은 상호배타적인 두 측면이 함께 있음을 뜻한다. “이쪽저쪽을 번갈아 살펴보면서 양쪽 면에 따라 평가될 수” 있는 “오뚝이”(이 책의 242쪽)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차이동일성과 관련 개념들에 관한 자세한 논의와 함의는 이 책 뒷부분의 “해제: 소통으로서의 교육체계” 제 2장을 참조하라. 그밖에도 social이라는 개념을 “사회”로 번역하는 주류사회학의 관행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sozial은 “사회적”으로, 영어의 societal에 해당되는 gesellschaftlich는 “사회의” 또는 “사회 차원의”로 번역하였다.
이 책은 체계이론적 논의가 만개한 1990년대 말에 집필되었고, 그래서 체계이론을 단 여덟 개의 테제로만 요약하고는 바로 논의에 돌입한다. 역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체계이론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체계이론의 인식론적 토대와 핵심 개념어들을 풀어 해제로 달아 두었다. 독자들이 제한된 내용을 지혜롭게 활용하기를 바란다. 쉽게 읽히지 않는, 하지만 상당한 통찰들을 담고 있는 이 책은 학자, 교육자, 교육행정가, 정치인 나아가 ‘한국적 교육 현상’에 신음하는 우리 학부모들에게도 유용한 관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역자들은 이 책과 이 책의 관점이 실타래처럼 얽힌 우리 교육의 현실을 차분하게 풀어낼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출간한다.
1장에서 4장까지는 이철이 5장에서 7장까지는 박여성이 맡아 번역하였으나, 여러 차례의 상호 교차와 치열한 번역 수정을 거치면서 거의 두 번역자 공동의 텍스트가 되었다. 그럼에도 남아 있을 번역에 관한 후속 소통들은 이철(clee@dyu.ac.kr)이나 박여성(pys1006@jejunu.ac.kr)에 보내주면 좋겠다. 이론출판 현숙열 사장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0성15년 6월 30일
이철, 박여성
출판사 서평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의 『사회의 교육체계』의 국역본(이론출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02년 루만의 유고에서 출간된 것으로서, 이철 교수(동양대 행정경찰학부)와 박여성 교수(제주대 독일학과)의 번역을 이론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사회의 교육체계』가 출간됨으로써, 『사회체계이론(사회적 체계들)』(한길사), 『사회의 사회』(새물결), 『예술체계이론(사회의 예술)』(한길사), 『사회의 법』(새물결)에 이어 다섯 번째 루만의 주저가 출간된 셈이다.
루만의 체계이론은 현재 독일어권에서 거의 모든 인문사회과학 분과에서 초학제적인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체계이론은 인간과 사회를, 자기생산체계의 작동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하는 파격적인 관점을 취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이 관점은 독일에서 인간, 사회, 교육을 다루는 교육학에 적용되었을 때 근본적인 논란과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인간을 관찰의 주도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관찰의 대상으로 보는 이러한 탈인본주의적 이론은 다음과 같은 새로우면서도 급진적인 주장을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 『사회의 교육체계』는 독특한 관점의 “교육에 관한 사회이론”을 제안하고 있다. 루만은 근대사회에서 교육 영역이 경제, 정치, 학문, 예술 영역처럼 독자적으로 분리되어 나왔다고 본다. 그런데 사회로부터 분리된 교육은 자신의 성과에 대해 어떤 평가도 받지 않으면서, 맹목적으로 교육에만 몰두하며 모든 인구에 대해 관할권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교육과 사회의 관계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학과 교육사회학의 책무는 교육과 연대하여 인간완성이나 인간해방을 실현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에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교육을 안내하는 데에 있다.
둘째, 이 책에서는 교육이 경제, 정치, 행정, 학부모, 학생 등과 관계하지 않은 채 유지될 수 없으며, 그 관계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추상적이며 급진적인 개념들을 통해 보여준다. 체계이론적 관점에서는 놀랍게도 아동을 교육의 매체로 보는 특이한 관점을 시도하고 있다. 이 관점은 교육이 피교육자들에게 능력이나 기술을 중개할 가능성이 있는지의 관점에서만 아동을 바라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인본주의자들이 우려할 인간 경시의 표현이 아니라, 교육소통과 아동의 관계를 탈인본주의적이며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하겠다는 관점을 추구한 결과이다.
셋째, 이 책은 또한 진보와 보수 사이의 정치적인 논쟁이 현실적으로 교육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교육체계는 교육자들이 선호하는 교육과 교육행정가들이 선호하는 선별의 두 축에 의존하는데, 현실적인 교육소통은 이 둘 사이를 오가며 역설을 미래로 미루기만 할 뿐이다. 그래서 개혁을 통해 교육을 개선하려는 모든 노력은 교육의 근간을 이루는 기존의 교육소통에 막혀 결실을 맺지 못한다.
넷째, 교육은 온 국민이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하는 사회 영역이다. 현재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는 주로 교수학습에 관련된 “구성주의 학습”을 기반으로 하여, 문제기반 학습, 프로젝트 기반 학습, 팀 기반 학습, 거꾸로 교실 등의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교육 현실을 교수 방법의 기술적인 개선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교육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현상 자체를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성찰하는 이론적 관점이 필요한데, 루만의 사회의 교육체계가 바로 이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이 책은 구성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교육 현실을 사회 이론적으로 설명한 역작으로서, 교육현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교사, 교육학자, 교육행정가들에게 번득이는 발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책이다.
종합하면, 이 책은 교육의 문제를 인간계몽, 인간해방 등의 가치추구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인간, 교육, 사회를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모습 그대로 기술해냄으로써, 진보와 보수가, 학부모와 교사가, 교사와 교육행정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선의 교육이 어떤 모습인지를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이 책은 체계이론을 통해 구체적이며 일반적인 사회 현상을 설명하고 있어서, 체계이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파악하기 어려웠던 체계이론의 구체적인 윤곽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역자들은 특별히 이러한 독자들을 위해, 체계이론의 인식론적 토대와 핵심 개념들을 소개하는 해제를 썼다.
이 책은 인간과 사회, 사회화와 교육, 매체와 형식, 상호작용과 수업, 교육체계의 독립분화, 재특화: 전문직과 조직, (교육체계의) 자기기술의 모두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출간한 이론출판은 지난 6월 니클라스 루만의 마지막 강의녹취록인, 〈사회이론입문〉을 출간한 바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5528912 |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12월 01일 | ||
쪽수 | 324쪽 | ||
크기 |
157 * 225
mm
/ 605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Das Erziehungssystem der Gesellschaft/Niklas Luhman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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