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교사 교육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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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교육과정을 만들고 실천하면서 가졌던 고민을
끈질기게 수정하고 다듬어서 완성한 노력의 산물이다.
교사가 지치지 않는 수업과 평가를 꿈꾸며…
이 책에서는 먼저 교사 교육과정의 근간이 되는 국가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과정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잘 실현하고 있는 학교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어서 학교 교육과정은 어떻게 교사 교육과정에 반영되고 구현되어야 하는지, 또 교사 교육과정은 어떤 방법으로 개발하고, 왜 실천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여기까지가 교사 교육과정에 대한 개괄이라면, 이어지는 여섯 명의 중고등학교 교사가 각자 맡은 교과목에서 교육과정을 개발·설계하고, 이를 교실에서 수업-평가-기록을 통해 실천한 모습은 구체적인 사례에 해당한다.
학생들은 다양하다. 각자 가지고 있는 유전자가 다르고, 살아온 가정 환경이 다르고, 게다가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색다른 사회와 문화를 접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그 양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똑같은 수업을 듣고도 각기 다른 태도와 변화, 결과를 보이기 때문에, 교사는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과 수업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학령인구의 감소는 아이들에게 보다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해야 할 타당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것이 곧 교사가 국가 교육과정을 있는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특성에 맞게 교사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교사 교육과정은 교사들이 국가·지역·학교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교육 현장에서 자신의 눈앞에 있는 학생들과 주변의 교육 여건을 고려해서 운영하는 일이다. 특히 최근의 교사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로, 수업을 설계·실행하는 단계에서 학생들을 위한 평가와 기록까지, 모든 과정이 성찰을 통해 선순환하는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
이 책을 쓴 ‘교수평기(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 동아리’ 교사들은 교사로서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궁금할 때마다, 잘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질 때마다, 학생들이 더 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을 때마다 계속해서 고민하고 수시로 벽에 부딪기를 되풀이했다. 그 결과 ‘교사가 교육과정 운영의 주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그 고민을 함께 나눈 동료들과 공감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선 이야기를 그리고 그 과정을 다듬고 고치면서 완성해나간 이야기를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교사 교육과정〉에 담았다. 일곱 교사의 시선이 언제나 학생들을 향해 있었다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학생들을 놓지 않았다는 것,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동료 교사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는 것-이것이 곧 교사 교육과정의 존립 근거이자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이유이다.
작가정보
구리 인창고등학교 교장
교육계에서 풀어야 할 수많은 과제를 우리 아이들의 시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현재 인창고등학교 교장이다. 연세대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에서 국어를 공부하고, 온배움터(옛 녹색대) 생태교육과에서 생명이 중심이 되는 교육 생태계를 고민했다. 영원히 꿈꾸는 교사이고 싶은 교육 낭만주의자. 지은 책으로 《학교야, 훨훨 날자꾸나》, 《학교에는 꿈꾸는 아이들이 있네》,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 《과정중심평가》, 《포노사피엔스를 위한 진로교육》 등이 있다.
수원 경기과학고등학교 교사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육 혁신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학과(교육과정) 박사 과정에 있다. 현직 교사로서 혁신학교를 경험했고, 지금은 경기과학고등학교에서 영재학교를 경험하고 있다. 교육 혁신, 학교 자치, 교사 교육과정에 관심이 많으며, 교육과정 자율화를 통해 학교와 교실에서 빛깔 있는 교육이 실현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수원 효원고등학교 교사
학생들이 역사를 얼마나 잘 아는지 확인하는 수업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을 스스로 생각하고 익히고 함께 나누며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을 기획·실천하고 있다. 1년간의 수업과 평가가 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기를 희망하며, 학생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고등학교 교사이다.
수원 구운중학교 교사
영어 수업에서 가르쳐야 할 것과 학생들의 학습 수준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b와 d가 헷갈리는 아이들부터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까지, 어떻게 교육과정을 수업에 담아야 할지 고민하지만, 아이들을 보며 늘 용기를 얻는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내면을 숨기고 ‘포기했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같이 희망을 찾기 위해 6년째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를 실천하고 있다.
안양 대안중학교 교사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여전히 세상엔 배울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에 설렘을 느끼는 중학교 국어 교사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을 새기며 착하고 떳떳하게 살고자 노력한다. 어른의 목소리를 가진 신뢰할 만한 사람이고 싶은 소망에 오늘도 부끄러운 성찰을 거듭한다.
안산 부곡고등학교 교사
고등학교에서 ‘감성(感省) 경제 수업’을 하며 학생들과 관계를 맺고, 학생들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좋아하는 교사이다.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정을 고민하고, 학생들의 삶을 담은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위한 평가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1년간의 수업을 마무리하면 학생들에게 경제를 바라보는 저마다의 관점이 생기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자 바람이다.
목차
- 여는 글 교사가 교육과정을 고민하다
1장 학교 교육과정과 교사 교육과정
김덕년 / 구리 인창고등학교 교장
1. 시작하며
2. 학교 교육과정이란?
3. 학교 교육과정과 교사 교육과정
4. 학교 교육과정 사례
(1) 남한산초등학교
(2) 가정중학교
(3) 충남삼성고등학교
5. 인창고등학교 교육과정 세우기와 적용의 실제
(1) 학교의 자율성은 학교 교육과정에서 나온다
(2) 리더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3) 학교 공동체 토론을 거쳐 열린 교육과정 구현
2장 교사 교육과정이란 무엇인가?
정윤리 / 수원 경기과학고등학교 교사
1. 교사 교육과정의 등장 배경
2. 교사 교육과정을 만나다
3. 교육과정 재구성과 교사 교육과정
4. 교사 수준 교육과정과 교사 교육과정
5. 왜 교사 교육과정을 실천해야 하는가?
(1) 마주하는 학생은 다양하다
(2) 미래 사회의 요구
(3) 교과서대로 가르치기? 교과서를 이용해서 가르치기!
(4) 교사의 전문성 신장
6. 교사 교육과정 개발 방안
(1) 성취 기준 중심의 교육과정 개발
(2) 전통적 교육과정 개발 모형
(3) 교사 실천 중심의 교육과정 개발
7. 교사 교육과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3장 교사 교육과정 이야기 : 과학사 및 과학철학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교사 교육과정
정윤리 / 수원 경기과학고등학교 교사
1. ‘더 나은 수업’을 고민하는 이유
(1) 처음으로 함께 공부해보다
(2) 미안한 마음을 달래는 방법
(3) 학생부종합전형이 던진 고민
(4) 다시, 함께 공부하기
(5) 누구를 위한 수업인가?
(6) 내가 생각하는 교육과정, 수업, 평가
2. 교사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 : 과학사 및 과학철학
(1) 과학사 및 과학철학 교육과정 개발하기
(2) 교육과정 실행하기 :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
(3) 교육과정 평가하기 : 수업 성찰하기
(4) 다시, 교육과정 개발하기 : 교사(들)의 교육과정
(5) 교사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로 성장하기
4장 교사 교육과정 이야기 : 세계사
나와 우리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세계사 여행
최미현 / 수원 효원고등학교 교사
1. 학생 중심 수업, 과정 중심 평가를 꿈꾸며
2. 하고 싶은 수업과 평가를 만들기까지
3. 현실로 맞닥뜨린 수업과 평가의 모습
(1) 논술 평가
(2) 모둠 활동 평가
(3) 포트폴리오 평가
4. 한 학기가 끝났을 뿐인데
5. 교사가 지치지 않는 수업과 평가를 꿈꾸며
(1) 2018년 2학기, 다른 방안 찾기
(2) 수업 시간마다 평가하기의 실제
(3) 2019년, 더 쉽지만 배움을 놓치지 않는 평가
6.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1) 2020년, 학교를 옮기다
(2) 2021년, 같지만 다르게
7. 마치며 : 우리의 수업과 평가를 포기하지 않는 용기
5장 교사 교육과정 이야기 : 영어
조금 느려도 괜찮아, 속도는 달라도 함께 가는 길
김지연 / 수원 구운중학교 교사
1. Since 2017, 김 선생의 고백
2. ‘망한 수업’과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가는 발걸음
3. 내가 생각하는 교사 교육과정이란?
4. 교사 교육과정과 수업 사례
(1) 중학교 영어 교과 목표와 성취 기준
(2) 수업의 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3) 수업 사례 ① : 어휘 원격 수업
(4) 수업 사례 ② : 문법 수업, Describe the pictures!
(5) 수업 사례 ③ : 글쓰기 맛보기 수업, Who is he/she?
5. 조금은 특별한 수업 사례 : 개별화 수업을 꿈꾸며
6. 마치며 : 당신은 어떤 교사입니까?
6장 교사 교육과정 이야기 : 국어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는 일
고승선 / 안양 대안중학교 교사
1. 10월, 어느 날
2. 2월, 새 학년 준비
3. 3월, 떨리는 첫 수업
4. 3월부터 1학기 끝날 때까지
5. 8월, 국어 수업에서 환경을?
6. 9월, 프로젝트 수업의 설계
7. 10월, 프로젝트 수업의 시작
(1) 눈앞에 있는 학생들을 분석하다
(2) 1단계 : 새 프로젝트를 선행 학습과 연결하기
(3) 2단계 : 모둠 독서 및 정리하기
(4) 대면 수업과 원격 수업, 어떻게 연결할까?
(5) 3단계 : 지구 공동체의 위기를 바라보는 관점 세우기
(6) 4단계 : 기후 위기의 심각성 인식하기
(7) 5단계 : 토의 주제 선정하기
(8) 6단계 : 토의 및 공유하기
(9) 7단계 :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글쓰기
(10) 8단계 : 피드백하기
8. 11월, 프로젝트 수업을 되돌아보다
9. 다시, 3학년 환경 수업으로
10. 12월,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때
11. 마치며 : 교육과정 재구성을 왜 하는가?
7장 교사 교육과정 이야기 : 경제
배움이 아이들의 삶에 가닿기를
이하영 / 안산 부곡고등학교 교사
1. 나는 왜 수업을 디자인하는가?
(1) ‘교육답게’와 ‘입시답게’ 사이에서
(2) 수업을 준비하는 나의 다짐
(3) 수업을 설계할 때 주목하는 것
2. 수능 비인기 선택 과목 교사에게 필요한 것은?!
(1) 수업 일기 ① : 인내심이 필요하다
(2) 수업 일기 ② : 도전이 필요하다
3. 교사 교육과정 : 융합 수업으로 ‘삶 속 나의 이야기’ 만들기
(1)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정
(2) 학생들의 삶을 담은 수업 : 감성(感省) 경제 수업
(3) 경제 융합 수업의 개요
(4) 수업 사례(1~3차시) : 탐구를 통해 자신의 생각 정리하기
(5) 수업 사례(4차시) : 자기 진단을 통해 학습 방법 선택하기
(6) 수업 사례(5~6차시) : ‘합리성 실험’과 ‘시’를 통해 ‘합리적 선택’의 의미 재개념화하기
4. 수업 성찰하기
5. 학생들을 위한 평가
6. 학생들을 위한 기록
7. 내일의 수업을 준비하며
(1) 학생들에게 묻다
(2) 나에게 묻다
(3) 교사들에게 묻다
8장 교사 교육과정 이야기 : 역사
아이들이 따뜻한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최윤정 / 수원 남수원중학교 교사
1. 다시 찾아온 교사의 사춘기
(1) 흔들리다
(2) 사춘기는 아름답다
2. ‘우리’를 차근차근 교육과정에 담아보다
(1) 혼자서 NO! 공동체 YES!
(2) 첫걸음은 ‘교육과정’ 읽고, 해석하고, 적용하기
(3) 중간 걸음은 교사인 ‘나’ 반영하기
(4) 마지막 걸음은 ‘학생들’과 함께하기
3. 작은 것부터 하나씩 교육과정을 만들다
(1)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
(2) 교육과정 계획 틀 만들기 : 2022년 3학년 1학기 역사
4. ‘따뜻한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꿈꾸는 역사 수업
(1) 따뜻한 수업, 따뜻한 교실, 따뜻한 시민
(2) 우리 교실만의 수업 계획 틀 만들기
(3) 배움의 과정을 담아서 평가하기
5. 마치며 : 건강한 다육이를 닮은 교사가 되고 싶다
책 속으로
나는 교사 교육과정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은 날 가슴이 설레었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까지 교사 교육과정처럼 교사가 표면에 드러난 정책적·학술적 용어를 접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 재구성, 배움 중심 수업, 학생 중심 교육과정, 과정 중심 평가 등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교사가 ‘해야만 하는’ 당위적인 정책 용어들은 많았지만, 실제로 이를 실행하는 주체인 교사들에 대한 관심은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61쪽)
수업은 단순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읽고, 쓰고, 말하고, 듣기, 이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교사가 쉽게 디자인하고 운영할 수 있으며, 학생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 그리고 학생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교사는 그런 학생들을 바라보며 도와줄 수 있는 수업. 나는 이런 수업이 좋고, 이런 수업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평가는 학생들의 배움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학교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평가가 학습의 결과를 보여주는 기능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선발의 도구나 학생을 판단하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 안타깝다. 학습의 과정을 도와주는 평가의 기능이 더 커졌으면 좋겠고, 이런 평가가 좋은 평가라고 생각한다. (93쪽)
학교를 둘러싼 환경도 변해가고 학생들도 변해가지만, 우리는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 서로 관계 맺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나와 만나는 학생들이 어쩌면 고리타분하다고 할 수 있는 옛날 이야기를 공부하면서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고, 친구들과 마음껏 이야기 나누면서 ‘나’에서 ‘우리’가 되는 경험을 하면 좋겠다. 그리고 더 나은 공동체를 꿈꾸는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면 좋겠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과거의 인물, 제도, 단체, 사건을 암기하고 시험에서 쏟아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실마리를 두고 있는 현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181쪽)
“그래서 당신은 교육과정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실천했나요?”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교사 교육과정’ 하면 자칫 ‘교사’에 방점이 찍힌 것 같지만 사실은 ‘학생(학습자)’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고민하는 이유는 바로 눈앞에 있는 학생들 때문이고, 학생들이 바로 교사 교육과정의 진정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 학생들과 한 학기 그리고 1년을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 나는 교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실천하기 위해 먼저 학습자들의 특성을 분석하기로 했다. (197쪽)
나에게 교육과정 재구성은 내 마음에 품은 질문을 살아가는 일이며, 내 마음속 거울을 열심히 닦는 일이다. 질문을 살고, 거울을 닦다 보면 언젠가는 내 자체가 교육과정이 되는 때도 오지 않을까, 하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이 상상이 나를 또 부추긴다. 올해도 기대와 설렘으로 새 학년과 아이들을 맞이하라고, 신나고 즐거운 일이 펼쳐질 거라고. (297쪽)
사실 전국의 많은 교사가 이미 교사 교육과정을 각자의 교실에서 다양하게 실천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야 교사 교육과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교사들의 노력과 실천이 존중받고 있을 뿐이다. 김춘수의 〈꽃〉에 나오는 시구처럼 ‘교사 교육과정이라 불러주기 전에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 뿐이다.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건 교육과정,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동료이자 멘토로서 교사 교육과정을 만드는 주인공들이다. (329쪽)
내가 좌절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워준 것은 동료 교사와 학생들이었다. 여기서 만족해야 하나,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따뜻하게 손 내밀어준 이도 동료 교사와 학생들이었다. 그 손은 내게 언제나 지팡이처럼 단단했다. 교사로서 건강하다는 것은 교수·학습 활동에 얼마나 전문적인가,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는 데 충분히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가,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에 기꺼이 함께할 의지가 있는가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교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현재 삶의 상태와 요구를 가장 잘 헤아리며, 그들의 배움과 성장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늘 가까이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교사일 것이다. 그러니 교사는 이 모든 것을 교육과정에 녹여내야 한다. (362쪽)
출판사 서평
1장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이란 무엇인지를 개괄한다. 교사 교육과정을 도모하는 기본 틀로써 학교 교육과정의 의미와 설계가 필요한데, 그동안 입시의 광풍이 휘몰아치는 우리 교육 현장에서 학교별 교육과정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셈이었다. 여기서는 각 학교의 실정 및 학생 실태, 학교 환경, 교원 상황 등을 고려해서 학교 단위가 결정의 주체가 되어 창출하고 운영하는 것을 ‘학교 교육과정’이라 정의하고 있다.
2장에서는 교사 교육과정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했다. 교사 교육과정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은 날 가슴이 설레었다는 정윤리 선생님은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개발·실행·성찰하는 교사들의 사례와 이를 시도하는 교사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곧 교사 교육과정이라고 말한다. 교사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를 먼저 기존 연구에서 찾아보고, 이를 실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마주하는 학생이 다양하다는 것, 미래 사회의 요구라는 것, 교과서대로가 아니라 교과서를 이용해서 가르쳐야 한다는 것,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3장에서는 새로운 과목을 맡은 교사가 교육과정을 통째로 개발한 생생한 사례를 보여준다. 정윤리 선생님은 학교 교육과정에는 개설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가르쳐본 적이 없는 과목을 맡고 당장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 학기 전체의 교육과정을 새로 개발하고 실행했다. ‘과목에 대한 분석→학생의 특징 분석→수업 계획→함께 읽을 도서 선정→학교 교육과정 편제 분석’을 거쳐 내용 요소와 성취 기준을 개발하고, 실제 수업을 운영하고 기록한 과정이다.
4장에서는 한 교사의 교육과정 성장기를 만날 수 있다. 최미현 선생님은 지치지 않고 매년 새롭게 수정하면서 교사 교육과정을 만들어간 여정을 기록했다. 학생들의 사소한 반응에도 상처를 입는 여리디 여린 교사지만, 중요한 것은 인내와 도전, 언제나 다시 일어서는 용기라는 것을 직접 증명해 보인다. 해를 거듭할수록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선생님이 수업-평가-기록으로 성찰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교사라면 결코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는 바로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5장에서는 학생을 중심에 놓는 교사 교육과정의 사례를 만날 수 있다. 김지연 선생님은 수업이 길을 잃은 이유와 학생들이 학습을 포기하는 이유를 자신의 수업에 ‘학생’과 ‘교육과정’이 빠져 있다는 사실에서 찾아낸다. 처음에는 학생들의 요구와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려고 노력할수록 더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결국은 수업에서 다시 본질을 찾아나선 ‘김 선생님만의 교육과정’ 이야기다. 지금 자신의 수업이 혼란스럽다고 느끼거나 나만의 교육과정을 찾아나서기 위해 짐을 꾸리고 있는 교사라면 그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6장에서는 두 개의 과목을 연계한 교육과정의 기록을 읽을 수 있다. 고승선 선생님은 전공과 무관한 과목을 맡게 되면서 처음에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 활동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을 하면 관찰과 기록까지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학기가 시작되자 왠지 교과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불안감을 느꼈다. 3월부터 12월까지, 재미있게 써내려간 글을 읽다 보면 어느새 ‘교사는 그 자체로 매체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교사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찾아낸 선생님의 ‘언젠가는 내 자체가 교육과정이 될 것’이라는 멋진 고백과 만나게 된다.
7장에서는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며 설계한 아름다운 수업을 볼 수 있다. 입시의 최전선에서 ‘교육다운’ 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에 주체적으로 반응하고 도전하는 학생을 기르고자 하는 교사의 마음이 가득 담긴 수업이다. 입시라는 현실과 교육의 본질 사이를 오가던 이하영 선생님을 다잡아준 것은 교사로서의 ‘나의 다짐’이었다. 선생님은 이 다짐을 매년 새로 수정해서 교과서 앞에 붙이고 수업을 준비할 때마다 읽는다.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도록 이끌고, 배움이 삶과 연결되도록 융합 수업과 학생 맞춤형 선택 학습을 구상한 이야기도 소중하다.
8장에서는 학생들과 자신의 교과 교육과정을 차근차근 협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세울 때마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함께 협의·수정·개선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러나 최윤정 선생님은 자신의 수업에 대한 고민을 교실에서 나누었다. 학생들과 교과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수업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고, 수행평가의 항목과 단계를 조정했다. 교사 교육과정을 고민하고 설계하면서 학교와 학생들의 상황을 살피고, 실제로 그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과 함께 고민한 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사례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1724141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6월 30일 |
쪽수 | 368쪽 |
크기 |
153 * 225
* 28
mm
/ 66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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