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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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정원
그는 한때 포도 농사로 생계를 해결할 만큼 정원을 가꾸는 솜씨가 좋았다.
헤르만 헤세는 집을 옮길 때마다 정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나는 쉽고 편안하게 사는 법은 모르지만, 한 가지만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라고 헤세는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정원에서 아름다운 삶을 꿈꾸고 가꿔 나갔다.
작가정보
(Hermann Hesse, 1877~1962)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는 목사였고, 어머니 역시 독실한 신학자 가문 출신이라 기독교적 분위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890년 라틴어 학교에 입학했고, 이듬해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갔다. 하지만 신학교의 속박된 생활을 못 견디고 뛰쳐나와 한때 자살을 시도했다. 시인이 되기를 꿈꾼 뒤 시계 공장에서 시계 톱니바퀴를 닦으며 문학수업을 시작했다. 1895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해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를 출간했다. 1904년 첫 장편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출간하여 문학적 지위를 얻었다. 그해에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했으며, 스위스로 이주해 시작에 몰두했다. 그 후 인도 여행으로 동양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으며, 아내의 정신병, 헤세 자신의 신병 등 가정적 위기를 겪었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스의 광적인 폭정에 저항하는 등 파란 많은 세월을 겪었다. 주요 작품으로 《수레바퀴 밑에서》, 《게르트루트》, 《크눌프》, 《데미안》,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트문트》, 《유리알 유희》(1946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등이 있다.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8년간 근무했다. 이후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독일 뉘른베르크 발도르프 사범학교에서 유학했다. 《철학, 마법사의 시대》, 《생각을 버리는 심리학》, 《엄마, 조금만 천천히 늙어줄래?》,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것들》, 《내가 죽어야 하는 밤》, 《부자들의 생각법》 등 여러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나의 정원 7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9
자연의 복원 18
늙은 원시인 26
6월 35
키다리 목련과 난쟁이 분재 40
정원을 찾는 손님들 48
백일홍 55
여름과 가을 사이 62
꽃 71
첫 꽃 73
꽃의 일생 74
나무 76
복숭아나무 80
잘려나간 참나무 86
내가 책임져야 할 한 뼘 땅 88
어린 시절 동화처럼 95
정원에서 보낸 시간 99
세상의 내면 134
불꽃놀이 136
유년의 정원 146
도시 나들이 151
잃어버린 주머니칼 159
보덴호수와 작별하며 167
책 속으로
가이엔호펜에서 살 때와 베른에 살 때, 적어도 10년간 혼자 힘으로 채소나 꽃을 심고, 거름과 물을 주었으며, 길에 난 잡초를 뽑고, 그 많은 장작을 모두 직접 팼다. 멋진 일이었고 배울 점도 많았지만, 결국에는 억지로 해야 하는 고된 노역이 되고 말았다. 정원을 가꾸는 일은 놀이 삼아 하면 즐겁지만, 생활과 의무가 되면 즐거움이 사라져버린다.
- p.8 〈나의 정원〉 중에서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 일요일이면 자연을 찾는 사람에게 이제 다시 좋은 시절이 왔다. 그들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새 생명이 움트는 기적을 만끽할 수 있다. 초봄의 푸른 초원을 알록달록 예쁘게 수놓은 꽃들을 보고, 송진을 뚫고 막 고개를 내민 나무 꽃망울들을 반가워한다. 은빛 버들가지를 꺾어다 방에 꽂아두고, 당연한 듯 제때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경이로움을 기분 좋게 감탄하며 바라볼 수 있다. 생각은 많아도 걱정 따위는 하나도 없다.
- p.10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중에서
눈이 아프고 머리가 무거워지면 단순 반복 작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내가 발명한 정원 가꾸기와 가짜 노동은 몸을 움직이게 하고 기분을 전환시켜줄 뿐 아니라, 명상을 하고 공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고, 마음 상태에 집중하게 한다.
- p.19 〈자연의 복원〉 중에서
그가 인생의 절정을 넘은 뒤, 계곡의 긴 그림자 안으로 깊이 내려간 뒤, 그의 생각은 죽음의 공포를 버렸다. 그가 왔던 곳과 그가 향하는 곳이 같은 장소임을 깨달았다. 어린 시절부터 매일 그를 불렀고 그의 발걸음을 앞으로 또 앞으로 내딛게 했던 삶의 목소리가 서서히, 저 너머에서 그를 불렀다. 그 소리는 죽음의 목소리로 바뀌었고, 그 소리를 따라가는 것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신비했다. 삶 또는 죽음. 그것은 낱말에 불과하지만, 유혹하는 목소리로 노래했고, 끌어당겼고, 날마다 그날의 박자에 맞춰 전진하게 했고, 고향으로 이끌었다.
- pp.31-32 〈늙은 원시인〉 중에서
건강, 성실, 생각 없는 낙관주의, 모든 심각한 문제 따위는 웃으며 외면하기, 공격적인 질문 삼가기, 순간을 즐기는 기술. 이런 것들이 우리 시대의 슬로건이다. 사람들은 세계대전의 힘겨운 기억을 이런 식으로 속여 잊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아무 문제 없다는 과장된 행동은 미국적인 것을 흉내 내는 듯하다. 살찐 아기로 분장한 배우처럼 과장해서 어리석게 굴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행복하고 환하게 웃는다.
- p.44 〈키다리 목련과 난쟁이 분재〉 중에서
너무 서글퍼서 삶을 견디기가 어려워지면, 나무가 우리에게 말한다.
“진정해! 진정해! 나를 보렴! 삶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아. 그런 건 모두 유치한 생각일 뿐이지. 네 안에서 신이 말씀하도록 하면 그런 유치한 생각은 침묵하게 된단다. 네가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네가 가는 길이 어머니로부터, 고향으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이야. 그러나 너는 내딛는 걸음마다 날마다 다시 어머니에게로 인도되지. 고향이란 여기 아니면 저기에 따로 있는 게 아니야. 고향은 네 안에 있을 뿐, 다른 어디에도 없어.”
- p.78 〈나무〉 중에서
땅을 경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은 부지런함과 노동으로 가득 차 있지만 성급함이나 걱정 따위는 없다. 그 생활의 밑바탕에는 경건함이 있고, 대지, 물, 공기, 사계의 신성함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식물과 동물의 생명력에 대한 확신이 있다.
- p.94 〈내가 책임져야 할 한 뼘 땅〉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90467056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12월 30일 | ||
쪽수 | 176쪽 | ||
크기 |
125 * 189
* 18
mm
/ 18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반니 산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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