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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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서울신문 > 2021년 6월 4주 선정
역사가 되게 할 수는 없다”
법치와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현장,
어쩌다 그 한복판에 서게 된,
‘조국 흑서’ 저자 권경애 변호사의
성찰과 회한 그리고 비판
“조국의 임명부터 정경심의 제1심 판결이 선고되던 때까지 나는 대학 입학 후 맺은 대부분의 인간관계와 매일 매일 이별해야 했다. 운동권의 대학 선후배 관계, 청년단체 운동 시절 맺었던 관계, 사시 공부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활동을 통해 맺은 관계에서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기대도 내려놓아야 했다.
그들은 독재에 항거해 싸우며 민주와 정의를 입에 달고 살았던 투사이자 진보 담론을 선도해 온 지식인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사실을 파악하려 하지 않았다. 혼탁하고 지저분하게 쌓인 사실들의 더미들 속을 헤집고 진상을 파악해 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조국일가의 의혹과 복잡한 수사와 법리 논쟁이 아무런 갈등을 유발하지 않았다. 모든 상황이 자명한 듯했다. 조국 수사는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검찰쿠데타이며, 조국일가는 검찰개혁을 주장하다 핍박받는 순교자였다. 자신들은 거악에 맞서서 숭고한 촛불혁명을 수행하는 정의의 십자군단이었다.”_본문 중에서
작가정보
“그게 내가 아니었다면 편했겠지만,
어느 누군가는 사실들을 충실히 기록해 두어야 한다.”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한 지 12년 만인 1995년 졸업했다. 서울, 경기 등지에서 노동운동을 했다.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33기) 졸업. 세계무역기구(WTO) 쌀협상 이면 합의 의혹 국정조사위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본 등의 활동을 했다. 2005년 참여연대, 2006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 가입했으나, 2020년에 두 곳 모두 탈퇴했다. 2019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 태스크포스(TF), 2020년에는 경찰청 수사정책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공저)와 『2021 한국의 논점』(공저)이 있다.
목차
- 들어가며
제1부 광풍 속으로
1장. 궤도에 오른 검찰개혁
개혁의 돛이 오르다
내부의 반대자들
뜻밖의 응원군
검찰과 경찰
‘롤로 토마시’는 누구?
명운을 걸고 수사하라
2장.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국 민정수석과 이광철 선임행정관
서울지방변호사회 검경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TF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타파의 육성녹음 공개
민정수석 방에 모인 사람들
삭제된 텔레그램 메시지
3장. 사모펀드 하는 사회주의자
고발된 장관 후보 일가
7대 허위 스펙
코링크PE
갈라지는 땅
가시면류관을 쓴 조국
검찰의 압수수색
역모와 충정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유시민
기자간담회
동양대 표창장
인사청문회
수상한 답변
이광철의 전화
제2부 빠시즘, 파시즘
4장. 서초동의 십자가
김남국의 선택
서초동 촛불과 광화문 집회
회유
예수가 된 장관, 춘장이 된 검찰총장
가짜뉴스들
물구나무 선 세상
5장. 비극의 서막
그날, 평검사와의 대화
결집된 열정의 변이
문재인의 운명, 검찰을 생각한다
검찰개혁이라는 열망의 뿌리
6장. 진군하는 빠시즘
문재인의 양념군단
어용 지식인과 왕따의 정치학
적대적 매체효과
제3부 법치의 붕괴
7장. 하늘의 신호
법치를 강탈하라
검찰과거사위와 대검 진상조사단
검찰과거사-김학의 무혐의 처분
8장. “왜 한 사람이 방화했다고 해야 하나?”
윤중천, 박관천 면담보고서
김학의, 윤지오, 경찰‘총’장과 경찰청장
도주범을 잡아라
이규원 유학 보내기
9장. 오보와 은폐
한겨레, 희대의 오보
청와대와 언론
취재원은 누구인가
이광철과 윤규근
조국과 윤규근
사퇴와 재판
나가며
책 속으로
이광철 행정관은 민정수석실이 담당하는 기관을 ‘ㄱ’자 기관이라고 했다. ‘ㄱ’자 기관들은 권력기관인 국정원, 검찰, 경찰, 기무사, 감사원 등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 제1과제로 삼은 ‘권력기관 개혁’ 대상이 되는 기관들이다. - 48쪽
여론은 검찰이 특수수사권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검찰을 비난했지만, 정착 검찰이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한 주된 원인은 특수수사권 축소가 아니었다.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가 핵심이었다. …
나중에 내 사무실로 찾아온 이광철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은 검찰이 중대범죄를 직접수사할 수 있는 특수수사권을 남겨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뜻이라고 말했다. 이광철 행정관은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라는 사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야 할 ‘오프 더 레코드’라며 주의를 덧붙였다. - 26-27쪽
유시민의 이날 방송은 대중선동술의 모범사례 같았다. 기득권 음모론, 비극적 신화의 차용, 피해자 서사, 악에 대한 증오의 열정, 배신자에 대한 응징, 집단의 결속. 이 노련한 선동가는 노무현 트라우마를 소환하고 지지자들의 감정과 정서를 자극해서 생길 결과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사실과 법적 판단이 필요한 이성적 논증 영역인 언론 검증과 검찰 수사를 선과 악이 싸우는 투쟁의 전장으로 바꾼 것이다 - 103쪽
이광철 행정관이 내게 전화를 직접 건 목적은 분명했다. 정부와 조국을 비판하는 글을 쓰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부탁이었을지 모르나 내게는 무거운 압박이었다. 그날 밤 잠결에 가위눌린 듯 숨이 막히고 심장이 아파서 잠이 깼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어떤 선택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 무렵 청와대는 꽤 꼼꼼한 인사검증을 통해 나를 대통령 위촉직인 한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 인사수석실에서 연락해 온 담당자에게 물어도 알려주지 않아서 누가 추천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누군가 내 경력을 관리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이광철이 원하는 대로 조용히 침묵한다면, 적어도 안위는 무탈할 것이고, 나아가 침묵의 대가를 기대해볼 수도 있었다. - 138-139쪽
주말마다 서초역 사거리의 사방으로 인파가 퍼졌다. 조국수호 집회를 드론으로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은 촛불로 만든 십자가 모양이었다. 괴이한 집회였다. 그들은 마치 예수의 성지를 탈환하기 위해 나선 십자군 군대와 같은 사명감과 열정에 사로잡힌 듯 보였다. 집회 참석자들에게 검찰은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을 반대하는 악惡의 기득권 집단이었다. 자신들은 사악한 검찰을 개혁하려다 핍박받는 조국을 지키고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정의롭고 선善한 투쟁에 떨쳐 일어선 전사였다. - 158쪽
조국의 법무부 장관 임명부터 정경심의 제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나는 대학 입학 후 맺은 대부분의 인간관계와 매일매일 이별해야 했다. 운동권의 대학 선후배 관계, 청년단체 운동 시절 맺었던 관계, 사법 시험 공부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활동을 통해 맺은 관계에서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기대도 내려놓아야 했다. - 168쪽
조국사태에서 드러난 집권여당과 지지자들의 행태를 로버트 O. 팩스턴이 열거한 위 파시즘의 징표들 대부분이 그대로 설명하고 있었다. 정권을 잡고도 자신의 집단이 기득권의 희생자라는 피해의식. 적으로 상정한 검찰과 언론에 대한 법률적, 도덕적 한계를 벗어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정서. 반대자들을 배제하기 위한 사이버 폭력으로 친문의 순혈주의를 유지하겠다는 결속력.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의 본능을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이성보다 앞세우는 맹신. 친문친조 성공을 위해서 윤석열과 한동훈 등 ‘검찰과 친검 기레기를 격파하는 폭력을 찬미하는 태도. 김용민, 김남국 의원 등 강성 공격수들의 용맹성을 당권 부여의 기준으로 삼는 태도. - 171-172쪽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의 운명』과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권양숙 여사나 형님 노건평 등 가족과 측근의 부패 때문이 아니라 검찰과 언론 때문이라는 프로파간다에 성공했다…노무현의 타살자에 대한 적개심을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라는 긍정적인 정치개혁 프로그램으로 바꾸는 데 성공한 것이다. - 199-200쪽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따르지 않거나 비판적 의사를 표하는 사람은 좌표가 찍히고 문자 테러와 전화 협박을 당했다. 민주당에서 소신 발언을 굽히지 않았던 금태섭 전 의원은 “욕설 문자 2만 통 받은 적 있다”고 했다. 내부자든 외부자든 예외가 없었다. 양향자 의원도 ‘문재인’ 뒤에 ‘대통령님’ 존칭을 붙이지 않았다고 당원들의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집권여당 누구도 이들의 사이버 테러를 나서서 제지하지 않았다. 그저 정치 행위의 양념이고, 정치적 의사 표현이며, 당심도 민심일 뿐이었다. 대깨문들은 자신의 폭력을 노무현과 문재인에 대한 헌사로 여겼다. ‘다시는 우리의 지도자를 지켜주지 못해 잃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결기, 노무현 트라우마는 파시즘의 질료였다. - 207-208쪽
김어준은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도 개국본 등 극단주의 단체들과 의견을 같이하는 강성 의원들을 출연시켜 자신의 매체가 생산하는 가짜뉴스를 민주당의 공적 의사로 만드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금태섭 전 의원은 이해찬과의 일화를 공개한 적이 있다. “언젠가 이해찬 대표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요즘 나는 눈이 나빠서 책을 못 봐’ 이러시는 거다. 대신 유튜브를 본다. 김어준이 하는 유튜브는 다 봤다면서 김어준이 민주당을 위해 큰일을 한다는 거다.” 이해찬의 김어준에 대한 생각은 민주당의 일반적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 - 217쪽
김학의의 출국금지 조치가 허위공문서와 직권남용이 범벅된 심각한 범죄였다는 사실이 알려져도 집권여당 지지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김학의를 붙잡았고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밝혔는데, 그게 무슨 대수란 말인가. 김학의는 붙잡았지만, 정작 헌법의 법치주의와 적법절차 원리는 무너졌다. - 253쪽
출판사 서평
1. 법치의 붕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갔던 한 법률가의 고발과 성찰
- 이 책의 개요
‘조국 흑서’라 불리는『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함께 쓴 권경애 변호사가 한층 내밀하고 치밀하게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을 둘러싼 내막과 진실을 밝힌다. 한때 권 변호사는 조국 민정수석이 회의 자료로 그녀가 쓴 검찰개혁 관련 글을 사용할 만큼 검찰개혁의 든든한 응원군이었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 태스크포스(TF), 경찰청 수사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하면서 조국 민정수석과 이광철 선임행정관 등과 수시로 교류해 왔다. 이 책『무법의 시간』에는 검찰개혁 관련 내부자만이 알 수 있었던 이야기와 겪어야 했던 갈등과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더 나아가, 검찰과 사법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헌법의 법치주의와 적법절차 원리가 어떤 식으로 밑바닥부터 붕괴하고 있는지, 친노친문 지지자들과 어용 지식인, 언론인들이 정권과 결탁해 어떻게 민주주의를 망가뜨리고 있는지, 깊숙이 파고 들어간다.
“법치를 요구하는 것이 정치가 되는 세상, 어쩌다 그 한복판에 서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와 검찰개혁의 성공을 간절히 기원했었다. 그러나 조국사태로 극심한 혼란을 겪으며 의구심과 배신감을 지나 공포와 분노 그리고 환멸에 이르게 됐다. 그 시간들 속에서 끊임없이 자문했던 의문들이 차곡차곡 쌓여 응축된 내 안의 해답을 응시하고, 길어 올려 펼쳐 보이는 일은 힘이 들었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2. 합법을 가장해 독재의 길로 접어든
현 정권에 대한 공적 분노와 비판
- 이 책의 주요 내용
1장. 궤도에 오른 검찰개혁
2019년 4월 30일 국회의 신속처리안건으로 상정된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공수처 법안. 진보진영의 20년 숙원이었던 검찰개혁의 돛이 이제 막 올랐다. 하지만 더 나은 선택지를 요구하는 안팎의 비판과 반대 목소리는 ‘배신자’의 낙인과 함께 묻히고, 문재인 정권은 검찰개혁을 위해 경찰과 동맹군을 형성한다.
“나중에 이광철 민정수석실 선임행정관은 내 페이스북 글들을 조국 민정수석이 민정수석실 회의 자료로 사용했다고 말해주었다. 경찰청 수사정책위원회 위원들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내 글들을 공유해서 회람하고 있었다. 나는 의도치 않게 곧 닥쳐올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태의 정중앙으로 휩쓸려 들어가고 있었다.” - 19쪽.
2장. 청와대 민정수석실
조국 민정수석과 이광철 선임행정관의 연락과 만남, 서울지방변호사회 검경수사권 조정 및 공수처 TF에서의 활동, 그리고 진영의 수호자가 된 김남국 변호사와의 일화를 담았다. 2019년 8월 9일 결국 조국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는데….
“합법 아닌 건 없습니다”… 조국 지명자가 공개석상에서도 내뱉은 그 말은 이후 문재인 정부의 공직자나 공직 후보자의 윤리적 흠결에 제기되는 질타를 방어하는 표준 문장이 되었다. 공직 임명의 잣대를 상식과 공정이 아니라 합법과 불법으로 바꿔치기한 그 문장은, 그날 조국 수석의 빛나던 눈빛과 두 행정관의 따뜻한 환대의 기억들을 통증으로 바꿔 놓았다.“ - 68쪽
3장. 사모펀드 하는 사회주의자
사모펀드, 자녀의 7대 허위 스펙 등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자 가족을 둘러싸고 터져 나오는 의혹들. 검찰의 압수수색과 수사에 대한 대깨문과 김어준, 유시민이 벌이는 진영사수 방어와 공격. 수사 개입이라는 금도를 깬 조국. 검찰개혁의 열혈 응원군이었던 권경애 변호사는 무언가 일이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조국 후보의 해명을 더는 믿을 수 없었다. 조범동과 정경심의 사모펀드가 수사에서 혐의를 벗기는 힘들어 보였다. …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지만, 기자간담회의 해명만으로는 조국의 불법에 관여한 정도를 가늠하기도 힘들었다. 나는 기자간담회 날 이후에 사모펀드와 관련된 기사와 확보할 수 있는 자료들을 엑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모펀드를 제대로 파악해야 광풍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 113-114쪽
4장. 서초동의 십자가
“조국수호, 검찰개혁”. 서초동에 촛불이 타오른다. 무수한 의혹에 싸인 법무부 장관은 십자가를 짊어진 순교자가 되고, 그 의혹을 밝히기 위해 수사를 하는 검찰은 악의 무리가 되었다. 조국 일가의 진실에 다가가려는 권경애 변호사에게는 침묵을 요구하는 회유가 들어오고….
“야, 너 볼 일 없다.”
선배가 후배를 걱정해 조언과 위로를 하려고 서초동까지 오신 게 아니었음이 분명해졌다. 선배는 내게 침묵을 제안했고, 침묵의 대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나는 선배의 제안을 행동으로 거절했다. 대가를 위한 후속 조치가 필요 없어진 것이다. - 153-154쪽.
5장. 비극의 서막
서초동 집회의 기괴함을 정당화하는 ‘검찰개혁’ 열정은 그날 배태하기 시작했다. 2003년 3월 9일 노무현 대통령과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죽음이 가족과 측근 비리 때문이 아니라 검찰과 언론 때문이라는 프로파간다에 성공했다. 노무현을 타살한 자들에 대한 적개심을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라는 정치개혁 프로그램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문재인에게 노 대통령의 죽음은 “가족과 측근의 잘못에 대한 전직 대통령의 속죄”나 “우리의 후진적 정치문화의 결과”가 아니었다. 그에게 “노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이었다. 타살자는 이명박 정권, 검찰, 보수언론과 특히 더 아팠던 진보언론이었다. 만들어진 적敵에 대한 증오로 집단의 치부와 무능을 가리고 집단의 우수성을 확인받고 싶은 심리를 파고들어 대중을 결속시키는 정치가 바로 파시즘이다.“ - 199쪽
6장. 진군하는 빠시즘
문재인의 양념군단, ‘대깨문’은 친노친문에 반하는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사이버 폭력과 실검 조작을 노무현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헌사로 여긴다. ‘다시는 우리 지도자를 지켜주지 못해 잃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결기로 뭉친 그들은 김어준과 유시민의 입을 통해 진짜라고 확인받지 않는 한 “우리 편”에 불리한 뉴스는 모두 믿지 않고 혐오하고 공격한다.
“서초동 집회는 사이버상에서만 활동하던 돌격대들이 검찰청 앞에 집결해서 치른 화려한 오프라인 전투였다. … 그들은 검찰과 맞서 ‘촛불혁명정부’를 지키고 촛불혁명을 중단없이 수행하기 위한 권력적 사명감에 심취했다. 조국수호와 검찰개혁을 등치시키는 기괴한 혁명적 열정은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를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는 다른 촛불시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 218쪽
7장. 하늘의 신호
1933년 나치 치하 독일은 독일의사당 방화사건을 계기로 행정권에 입법 전권을 부여하는 수권법을 통과시켰다. 히틀러는 이 사건을 ‘수권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하늘의 신호다’고 환호했다.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소환된 6년 전 김학의 사건은 현 정권이 미처 놓쳤던 하늘의 신호를 다시 불러온 것은 아닐까?
“2018년 겨울부터 2019년 봄. 그리고 2020년, 그 시공간은 흡사 1933년 독일 베를린의 살아 움직이는 미니어처 같았다. … 집권여당에게 윤중천-김학의 사건은 검찰을 “철권으로 때려”잡고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법을 통과시킨 후 최소 20년 이상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하늘의 신호로 보인 듯했다.“ - 228쪽
8장. “왜 한 사람이 방화했다고 해야 하나?”
허위공문서와 직권남용이 범벅된 범죄였던 김학의 불법출금 조치가 누구에 의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졌는지 차근차근 추적한다.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명분이 헌법의 법치주의와 적법절차 원리를 어떤 식으로 무너뜨리는지를 이 장에서 실감하게 될 것이다.
“법치주의와 적법절차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의 공권력 행사를 제한하는 헌법의 대원칙이다.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아무리 지탄받는 인물이라도 법의 보호를 받으며 법이 정한 절차와 한계를 넘어 처벌할 수 없다. … 검찰은 검찰권의 자의적 행사로 국민의 기본권을 훼손한 과거사 때문에 개혁의 대상이 됐다. 그런데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세력이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기본권을 침범하는 행태를 함부로 자행했다면, 그러한 검찰개혁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 237쪽
9장. 오보와 은폐
조작된 문서였던 ‘윤중천 면담보고서’, 이를 토대로 작성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성접대 받았다’라는 한겨레 희대의 오보 사건. 무엇을 덮기 위해서 그런 무리한 연막을 쳤을까? 금방 들통날 허위사실임에도 이를 유포한 이들의 뒤편에는 누가 숨어 있는 것일까?
“윤석열을 향해 날아가는 듯했던 미사일이 상공에서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탄두에 실렸던 매캐하고 자욱한 연막 가스가 하늘을 검게 뒤덮었다. 윤석열이 윤중천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삐라가 우박처럼 쏟아졌다. 사람들이 윤석열을 몰아낼 삐라를 잡느라고 사방에서 아우성을 쳤다. 그 틈에 윤규근과 정상훈과 조국 사모펀드, 그리고 이광철과 이규원이 대검 진상조사단 시기에 저지른 불법들이 홀연 자취를 감췄다.” - 287쪽
기본정보
ISBN | 9791190413268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7월 06일 |
쪽수 | 304쪽 |
크기 |
146 * 210
* 22
mm
/ 49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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