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유기견인 개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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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전문기관 추천도서 > 문학나눔 선정도서 > 2020년 선정
반려동물 천만시대, 그 이면에서 이뤄지는 수십만 건의 유기
인간이 만들어낸 불편한 현실에 대한 반성
그리고 진정한 반려생활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
〈처음부터 유기견인 개는 없습니다〉는 콘텐츠 디렉터이자 작가인 한은이 오랜 반려견을 하늘로 떠나보낸 후, 서울에 있는 한 유기동물 보호소를 틈틈이 방문하며, 인간의 이기심과 변심으로 한순간에 반려견에서 유기견이 된 개들에 대해 써내려간 글이다.
“반려는 ‘때문에’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전제하는 일”임을 강조하는 작가는, 인간의 단순 변심으로 반려견에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린 개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인간이 만든 불편한 이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때로는 날카로운 일침으로, 때로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호소로 ‘반려’, 그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거리에서 생을 연명하는 그들도 생명이다. 즐거움, 두려움, 괴로움을 느끼면서 하루하루를 산다. 유기견들의 생은 가난하고 지난하다. 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이다. 그 삶에, 그들의 문제에 무감하지 마시라. … 해법의 시작은 버릴 일을 함부로 만들지 않은 것에 있다. 아무쪼록 생명을 가볍게 여기지 마시라. 버려도 되는 동물, 그런 동물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 분문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한은
콘텐츠 디렉터 겸 작가.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에서 미디어콘텐츠를 전공했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콘텐츠를 기획 디자인하며 강의도 겸하고 있다.
창작하는 일에서 희열을 느끼고, 흑맥주와 토론을 즐긴다.
글 쓰는 일이 좋아서 매년 책 한 권씩 출간하겠다는 목표를 실천 중이다.
덧붙여, 개만 보면 입꼬리가 우주로 향하는 열렬한 ‘개빠’다.
쓴 책: 〈디렉터의 노트〉
목차
- 여는 글
1장. 유기견이 되다
굿모닝, 마이 디어
침묵
번식견
무는 개
손길
다름에 대해
오해
그들이 사는 방식
유기
개 권하는 사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집
자랑거리
헤픈 엔딩
순종
같다
낙인
상처
길고양이
동물 학대
늙는다는 건
소비
2장. 다시 기다린다
인연
집밥
나눔
이름
안간힘
헬로 스트레인저
껌딱지
등
때마침
조력자의 마음
우리니까
행복
이별
사람의 쓸모
대기번호
외로우니까?
산타할아버지
가을볕
하울링
굿나잇
개를 찾습니다
3장. 반려인이 된다는 건
닮아간다는 것
잠
불안
산책 가자
처음
무조건
개의 말
아프다
마음의 진화
반려인의 자세
첫‘개’사랑
이쁜 것들
진심
초심
그놈의 사랑
당연하지만 어려운 이야기
기다림
자식 같은
약속
당신이 유기견을 키워도 될까요?
4장. 유기견이 한 사람의 반려견으로 살았던 이야기
첫 번째 편지
episode 01. 허락
두 번째 편지
episode 02. 떡볶이
세 번째 편지
episode 03. 매미사냥
네 번째 편지
episode 04. 슈퍼우먼의 눈물
마지막 편지
닫는 글
부록. 유기동물 입양센터
책 속으로
사람은 헤어지는 일에 능숙하지만 동물은 미숙하다.
떠나는 방법도, 보내는 방법도 모르는 허접이들.
그래서 동물은 늘 약자다. - 11p 인트로 중에서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유기동물을 대하는 손길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들의 처지를 알게 되는 순간, 사람의 손길이 위안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때론 몇 백 자의 말보다 한 번의 손길이 더 절실할 때가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그러하다. ‘너는 소중하다’라고 말해주는 손길. 이 효과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필요한 순간 또한 생각보다 많다. -28p 〈손길〉 중에서
잠깐의 동정심은 오래가지 못한다. 유기동물을 입양할 때 필요한 건 연민이 아니라 책임이다. ‘내 개’로 끝까지 지켜주겠다는 보호자로서의 마음가짐이 요구된다. 모든 관계에는 책임이 따른다. 상대방을 존중해야만 실천할 수 있는 도의적인 상식이 바로 책임이다. 생명에 대한 책임이 상식 안에 있을 때 유기동물 수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58p 〈헤픈 엔딩〉 중에서
한 여자가 다가와서 개에게 인사했다. 예전에 자신이 키웠던 반려견과 닮았다며 개 이름과 나이를 물었다. 이름을 물어보는 사람, 왠지 좋은 사람 같았다. 유기견이라는 말을 덧붙여 대답해주었다. “이 예쁜 애를 왜…” 하던 그녀가 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행복해야 돼.” 행복하라는 말은 언제 들어도 좋다. 그녀는 나와 개가 건널목을 건너는 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생명 중에 무엇을 홀대할 수 있을까. 어느 생명인들 귀하지 않겠는가. 살면서 다들 이 한 마디가 듣고 싶은 거다. 반드시 행복해지라는 말. 생명들아, 어쩌면 좋은 경험이 처음인 생명들아. 행복하자, 있는 힘껏. -128p 〈행복〉 중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동물들의 두 귀는 항상 현관으로 열려있다. 누군가 찾아오거나 소리라도 나면, 개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왈왈댄다. 까치발을 들고 현관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뒤태. 바짝 기대하는 뒷몸과 그 아래 팽팽한 발끝을 본다면 온종일 그 잔상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 -142p 〈산타할아버지〉 중에서
놀라운 변화도 한 사람의 작은 수고에서 시작된다. 모두가 외면하는 일에 눈 돌리지 않는 사람.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먼저 걷는 사람.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이면 세상은 천천히 바뀔 것이다. 그 변화의 시작이 당신일 수도 있음을 자각해볼 일이다. -178p 〈처음〉 중에서
출판사 서평
펫공장에서 펫샵으로, 다시 거리로
물건처럼 만들어 쉽게 사고 쉽게 버려지는,
반려견 혹은 유기견이 처한 상황
한 해에 버려지는 유기동물은 2019년 기준으로 13만 6천 마리에 이른다. 전년도보다 12퍼센트 정도 늘어난 수치다. 반려견이 늘수록 유기견도 느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유기동물 가운데 운이 좋은 녀석은 보호소로 가고, 이중에서도 운이 좋은 경우 주인을 만나거나 입양센터로 보내진다. 나머지는 죽음을 맞는다. 우리나라에 유기동물 보호소가 대략 몇 개 인지 안다면, 한 해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제 목숨을 온전히 살지 못하고 죽는지 놀랄 것이다. 이 잔인한 현실은, 이기적인 인간이 초래한 결과다. ‘강아지 공장’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수많은 생명이 입양과 유기, 입양과 파양을 반복하는 것도 결국 인간의 소유욕, 과시욕, 그리고 이기심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서울의 한 유기견 보호 센터에서 3개월간 매일같이 유기견과 눈을 맞추고, 마음을 나누며, 버려진 이후의 삶을 가까이서 바라보았다. 펫공장에서 구조된 개, 주인의 단순 변심으로 파양된 개, 믿던 사람에게 몇 번의 버림을 받은 충격으로 종일 벽에 자기 몸을 부딪는 이상 행동을 보이는 개, 유기된 이후 다쳐 한쪽 눈을 잃은 개 등 작고 사랑스러운 이 존재들이 인간 때문에 겪는 현실은 미안할 정도로 처참하다.
〈처음부터 유기견인 개는 없습니다〉는 4장으로 이뤄져 있다. 1장 ‘유기견이 되다’에서는 유기견이 늘고 있는 상황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개를 권하는 사회, 유행템처럼 반려를 포장하는 방송, 특정 종 혹은 순종만을 선호하는 문화, SNS로 인해 늘어난 과시욕과 모방 욕구 등 우리 인간이 생명을 대하는 오늘날의 태도를 하나하나 꼬집는다.
작가는 “이 책이 유기동물의 실상 전부를 보여주지는 못하겠지만, ‘버려짐’에 대해, 버려진 그들의 이후에 대해 가만가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고백한다. 담담하게 써내려간 유기동물들의 상처와 죽음, 그리고 다시 누군가의 가족이 되고자 하는 그들의 안간힘.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마주할 수 있는, 어쩌면 너무도 흔히 일어나고 있는 우리 주변의 일임에도 지금껏 신경을 두지 않거나 외면했던 실상을 마주하게 되면, 진심 어린 반성이 인다. 더 늦지 않게 이 현실을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세상은 유기견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 ‘버려질 만한 이유’가 있다는 편견이 확고하다. 유기견도 한땐 누군가의 반려견이었다. 버린 사람들이 문득문득 뒤돌아볼 과거 언저리에 이들이 있었다. 유기동물은 버려질 이유로 생긴 게 아니다. 사람이 버려서 유기동물이 되었을 뿐이다. 사람의 이기심으로 버려진 동물들이 사람의 편견으로 다시 냉대 받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그들에 대한 편견을 접고, 시계를 먼 미래로 돌려보자. 누군가의 반려동물이 된 모습이 보일 것이다. 만일 당신이 동물 가족을 찾고 있다면 편견 없이 이들을 한 번쯤 바라봐주시길 부탁드린다. -67~68p 〈낙인〉 중에서
보호자가 된다는 건,
한 생명을 끝까지 보살피겠다는 다짐
‘반려’, 그 의미와 책임감을 돌아보다
2장 ‘다시 기다린다’에는 사람에 의해 버려졌음에도 다시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유기견들과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 진짜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애쓰는 유기동물 보호소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3장 ‘반려인이 된다는 건’과 4장 ‘유기견이 한 사람의 반려견으로 살았던 이야기’에서는 유기견이 상처를 이겨낼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주는 사람와 반려견의 마지막을 지켜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답은 멀리있지 않다. 결국 사람이다. 유기 문제의 시작이 사람이므로 답 또한 사람 안에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사람이 사람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유기동물이 가진 상처는 사람에 의해 치유될 수 있다. 사람이 만든 비참한 현실을 앞에 두고서도 결국 사람에게 다시 희망을 걸어보는 이유이다.
반려견이 되고자 하는 유기견의 안감힘을 만날 때는 콧등이 시큰해지고, 다시 누군가의 가족이 되어 새로운 세상 앞에 행복해하는 개들의 모습을 대할 때는 절로 웃음이 난다. 반려생활로 달라지는 건 비단 개의 일만은 아니다. 뜻대로 되지 않고 쉽지도 않은 반려생활이지만, 그 정도의 수고로움은 몇 십 배로 돌아오는 행복에 비하면 당연한 대가라 여겨진다. 4장 ‘유기견이 한 사람의 반려견으로 살았던 이야기’는 ‘한 사람이 반려인으로 살면서 삶이 달라진 이야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문체로 커다란 울림을 주는 저자의 글은, 유기동물이 처한 냉엄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것에서 나아가 진정한 반려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책이 변화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놀라운 변화도 한 사람의 작은 수고에서 시작된다. 모두가 외면하는 일에 눈 돌리지 않는 사람.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먼저 걷는 사람.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이면 세상은 천천히 바뀔 것이다. 그 변화의 시작이 당신일 수도 있음을 자각해볼 일이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사한 마음. 동물을 보며 그런 감정을 키우는 게 반려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차츰차츰 폭신폭신한 사람이 돼가는 거라면 반려란 참, 흔쾌한 일이다. 무언가를 잃어본 적이 있는 존재들은 가진 것을 더 아낄 줄 안다. 유기동물은 좋은 반려동물이 되기에 충분하다. ‘내 편’이 고파본 생명들. 그래서 보호자가 귀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아끼는 마음에는 조건이 없다. 무조건은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보여주는 아낌의 원칙이다. -180~181p 〈무조건〉 중에서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생명은 귀하다. 그들의 가치는 무엇에도 비할 바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 -223p 〈당신이 유기견을 키워도 될까요?〉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89704087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8월 17일 |
쪽수 | 256쪽 |
크기 |
152 * 180
* 17
mm
/ 343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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