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래할 유토피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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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국일보 > 2021년 7월 2주 선정
“유토피아적 공동체”를 찾아 나서다!
『도래할 유토피아들』 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안으로 떠오른 다양한 비전과 세계 각지에서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 · 저항하며 살아가고 있는 대안 공동체의 모습을 담은 책이다.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에서 대안공동체 인문학총서로 기획 · 출판되었으며 『공동체 없는 공동체』(2020), 『유토피아 문학 이야기』(2021)에 이어 세 번째로 출간되었다.
현대 사회의 대안이나 공동체를 소개하는 책들은 많다. 그러나 ‘코로나19’ 라는 전 세계적 재난 이후의 시점에서, 기존 대안을 재고하고, 신선한 관점을 제시하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도래할 유토피아들』 은 익숙한 개념, 익숙한 관점 속에서 낯선 시선을 경유한 다채로운 9가지의 이야기들을 통해, ‘대안의 대안’을 고민하고 다시 한번, 세상의 변화를 상상한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도래할 유토피아들』 은 ‘유토피아’가 ‘도래 할 수 있다’는 어떤 믿음과 확신에서 시작한다. 머리말에서 김만권은 블로흐의 말을 인용하여 유토피아란 우리가 도달해야 할 궁극적 목표가 아닌,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믿는 세계와 현실 세계의 불일치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우리의 신념”이라고 말한다. 코로나로 인해 황폐해진 일상을 잠시 회피하는 도구로서의 ‘유토피아관’이 아닌 지금 우리가 딛고 서 있는 현실에서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를 묻는 것. 그 현실이 비록 이전의 대안이 실패한 자리라 하더라도, 제대로 ‘지금 여기’의 삶을 진단하고 필요하다면 방향을 바꾸거나 경로를 이탈하여, 다시 대안을 고민하는 것. 이것이 다른 책과는 다른 이 책의 전제이다.
1부 “어떤 공동체인가?”에서는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뉴노멀 젠더링’,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 아메리카 선주민의 ‘관점주의’, 생태 민주적 세계에서 다시 만나는 ‘에코페미니즘’, 기후위기 시대에 대안인 ‘탈성장’ 등의 개념을 제안하며 재난과 위기로 경직되고 굳어진 우리의 사고를 유연하게 자극하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멀리 또 깊이 바라볼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2부 “세계의 대안 공동체”에서는 네팔, 인도, 캄보디아, 미국, 유럽 등지에서 현실의 문제를 극복해 가고 있는 다양한 공동체 사례를 소개한다. 1부가 우리 시대의 ‘유토피아’에 대한 이론과 지식 추구를 도왔다면, 2부의 대안 공동체의 생생한 사례는 독자로 하여금 ‘유토피아’가 ‘도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선뜻 안겨주어 지금, 여기의 ‘실재’로 다가오도록 한다.
이론가이면서 활동가인 『도래할 유토피아들』의 10명의 필자들은,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데서 멈추지 않고, 변화를 짓기 위해 한 걸음 내딛는 삶으로 우리 모두를 초청한다. 좋은 이론과 실천 모두를 담고 있는 이 책의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통해 ‘이미 시작된’ 변화의 현장은, ‘도래할 유토피아’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되어준다.
목차
- 머리말 ‘도래할 유토피아적 공동체’란 무엇인가
1부 어떤 공동체인가
1장 젠더링 뉴노멀 · 손희정
- ‘닭고기의 평등’을 넘어서 퀴어한 평등으로
2장 아메리카 선주민의 관점주의는 인류세의 해독제가 될 수 있을까? · 박정원
3장 다시 에코페미니즘 · 김지은
- ‘생태계의 천사’를 넘어 지구 공동체로의 여정
4장 탈성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유일한 대안 · 김선철
2부 세계의 대안 공동체
5장 이주노동 없는 공동체를 향한 귀환 이주노동자의 꿈 · 양혜우
- 네팔 다목적 협동조합 에커타
6장 인류 화합을 위한 실험 도시 · 이기범
- 인도 오로빌
7장 사람이 위로가 되는 공동체의 힘 · 류진희
- 반티에이 쁘리업
8장 쉼과 성찰의 퀘이커 공동체 학교 · 정지석
- 미국 펜들힐
9장 폐산업 시설 위에 세워진 해방된 삶 · 박신의
- 유럽의 예술/노동공동체
책 속으로
기다림의 대상이 될 때 고도는 ‘영원히 부재할 메시아’로 남는다. 반면 우리 손으로 지을 수 있는 것이라면 고도는 부조리한 세계에 맞서고자 하는 이들이 지어가는 ‘현존하는 공동체’,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는 미래를 위한 공동체’가 된다. 이제부터 여러분이 함께 하실 이야기는 우리가 짓고 있는, 누군가에는 이미 도래했고 누군가에는 찾아갈 ‘고도’이다. 이 모든 것들이 ‘도래할 유토피아적 공동체’로서 ‘현실적 유토피아의 사례들’이다. 그렇다. 롤스의 말처럼, ‘가능한 것의 한계는 현실적인 것이 짓지 않는다.’
- 김만권, 서문 「‘도래할 유토피아적 공동체’란 무엇인가」, 24쪽.
젠더링 뉴노멀, 그러니까 뉴노멀의 논의에 젠더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더해야 한다고 제안할 때, 젠더란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성별을 의미하지 않는다. 혹은 ‘젠더 폭력’이라는 말을 ‘여자에 대한 폭력’과 동의어로 이해하는 식의 단순화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젠더 문제’가 곧 ‘여자 문제’로 치환되는 게으른 오해 역시 극복되어야 한다. 사회 문제를 파악하는 데 있어 젠더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은, 섹스와 섹슈얼리티를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것으로 재구성해내는 젠더 시스템이 이미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 자체에 개입하고 있음을 파악한다는 의미다. “젠더는 단지 문화적이거나 제도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이미 정치경제의 문제”이며, “젠더는 단순히 권리 영역의 하나이거나 정체성의 범주”가 아니라 “부정의와 불평등의 구조를 다루는 도구로서 적용”되어야 한다.
- 손희정, 1장 「젠더링 뉴노멀」, 36-37쪽.
관점주의를 통한 인류학의 급진적 전환은 인류세라는 시대적 과제와 맞물려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스스로를 자연과 구별하고, 자신의 독점적 위치를 기반으로 인간은 발전과 개발의 가속화를 통해 지구 시스템과 생태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가해왔고, 역설적으로 자신의 운명조차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하였다. 새로운 시대에 대한 명칭으로서 인류세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기상황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근본적 이행의 필요성에 대한 긴급함을 호소하는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자연을 포함한 다양한 비인간 존재의 의인화를 통해 이들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인식을 포함하는 관점주의는 인류세 자체에 내장된 비관적·묵시론적 세계관에 물꼬를 틀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있다.
- 박정원, 2장 「아메리카 선주민의 관점주의는 인류세의 해독제가 될 수 있을까?」, 86쪽.
에코페미니즘은 생태민주적 세계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 비-인간과 비-인간이 맺는 여러 관계를 조망하고, 이 다양한 관계에 담긴 여러 억압의 형태를 발견하며, 각각의 억압에 저항하는 유연한 연대의 장으로 기능한다. (……) 에코페미니즘만이 인류세 시대의 위기를 타개해 나갈 유일한 해답이나 방안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 지구 공동체가 온몸으로 체감하는 총체적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위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새로운 지구 공동체를 상상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태민주적 세계를 생성해나가기 위해서는 에코페미니즘의 비판적 통찰이 필요하다.
- 김지은, 3장 「다시 에코페미니즘」, 116쪽.
지구의 착취를 통해 성장하고 극소수에만 부를 집중시키는 이 경제체제를 넘어서지 않고서는 기후생태위기도 넘어설 수 없다. 탈성장은 이런 병적인 경제체제에 대한 대안이다. 생태계가 재생시킬 수 있는 것보다 더 채굴하지 않고 생태계가 흡수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버리거나 오염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필수재 중심의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사회적으로 축적된 부를 보다 균등하게 분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 제안한다.
- 김선철, 4장 「탈성장,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유일한 대안」, 150-151쪽.
‘에커타(Ekata)’라는 뜻은 ‘우리’라는 뜻이다. 에커타의 창립자 샤말 타파는 한국에서 사용하는 우리라는 단어에 크게 고무되었다.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 마을, 우리 회사, 우리나라라는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우리’라는 단어는 내집단에 대한 책임감과 연대의식이 함축된 단어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같이 집단적 동질성이 강한 사회는 내집단에 충성심을 강요하고 외집단에는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며 다문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국가를 혈연 공동체로 상상하게 한다는 비판을 받지만, 카스트제도라는 계급의식 및 차별이 존재하고 60개가 넘는 민족이 서로 모래알처럼 흩어져 갈등하고 있는 네팔 사회에 ‘우리’라는 단어는 비판적 시각마저도 부러운 요소였다. 네팔의 시민 공동체를 이루고 싶은 샤말 타파의 열망이 담긴 ‘우리’는 여럿이 함께 모여 공동으로 소유하고, 공동으로 통제하며, 공동으로 이익을 배분하는 에커타 협동조합 운동으로 나타났다.
- 양혜우, 5장 「이주노동 없는 공동체를 향한 귀환 이주노동자의 꿈」, 166-167쪽.
오로빌은 사회를 바꾸거나 다른 사람을 바꾸기 위한 곳이 아니다. 사회를 바꾸는 것은 자신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자기 자신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객관화하는데 익숙하다. 현재의 문제를 자신과 연관하여 생각하지 못하고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해결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가 네트워크로 촘촘하게 연결된 세상에서는 어떤 방식들이든지 서로에게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 ?사람들이 영성을 이야기하지만 온전한 영성의 기본은 자기 자신을 온전히 자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 이기범, 6장 「인류 화합을 위한 실험 도시 - 인도 오로빌」, 223-224쪽.
활동가들은 다양한 이유로 이곳에 머물렀다. 이유는 모두 다르나 기대하는 부분은 대부분 위로나 쉼(정신적인)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이곳에 처음 여행을 오고, 일주일이던 일정이 세 달이 되면서, 나는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떠한 사명감이나 종교의 힘이 아니라 반티에이 쁘리업 학생들의 생활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감정이었다. 나보다 가진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행복이라는 낯선 단어가 떠올랐다. 행복한 사람들 곁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행복한 사람들 곁에서 위로받고 싶었다.
- 류진희, 7장 「사람이 위로가 되는 공동체의 힘 - 반티에이 쁘리업」, 241쪽.
공동체적 삶의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평화적 삶으로의 전환’은 퀘이커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평화운동가는 공동체적 삶의 경험 속에서 육성된다. 사실 평화운동가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펜들힐 공동체의 기본 정신을 이루고 있는 퀘이커리즘은 ‘모든 사람 안에는 평화운동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믿음 체계이다. 신진 평화운동가의 탄생은 모든 사람 안에 있는 평화적 잠재성을 발견하는데서 시작된다. 펜들힐 공동체는 모든 사람들이 어느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평화를 사랑하고 평화로운 삶을 추구하며,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시민이 되기를 바란다.
- 정지석, 8장 「쉼과 성찰의 퀘이커 공동체 학교 - 미국 펜들힐」, 268-269쪽.
도심의 폐산업 시설 활용 문화 공간은 도시 속의 ‘숨통’이고, 성찰을 위한 ‘빈터’이며, 사고와 행동에서 변화를 수반하는 또 다른 의미의 ‘정치적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일종의 ‘매개 공간’으로서 대중들에게 도시와 자신의 삶, 폐산업 시설이 말해주는 장소성과 역사성과의 관계, 개인과 집단 혹은 사회와의 관계를 연결해 주고 경험을 고유하게 만들며, 궁극에는 지역 사회에 대한 일체감과 연대감을 갖게 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의 의미는 일차적으로 버려진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데 있지만, 오히려 지역의 주민들이 그곳을 통해 다양한 문화와 성찰의 계기를 획득하고 이로써 내용을 채워간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 박신의, 9장 「폐산업 시설 위에 세워진 해방된 삶 - 유럽의 예술/노동공동체」, 289-290쪽.
출판사 서평
뉴노멀 시대의 젠더, 아메리카 선주민의 관점주의, 에코페미니즘,
탈성장에 대한 제안과 세계의 다양한 대안 공동체까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토피아적 상상력을 북돋우다!
1부 1장 「젠더링 뉴노멀-‘닭고기의 평등’을 넘어서 퀴어한 평등으로」에서 손희정은 뉴노멀 담론에 ‘젠더’ 관점이 배제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젠더’란 일반적 의미의 성별이 아닌 사회 내에서 정상의 범주를 논할 때, “인종, 계급, 신체적 조건, 성적 정체성 등 구체적인 신체를 바탕으로 사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닭고기의 평등’으로 은유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조직하는 상상력을 발견하고 개발할 것을 제안한다.
2장 「아메리칸 선주민의 관점주의는 인류세의 해독제가 될 수 있을까?」에서 박정원은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와 생태계의 위기를 드러내는 ‘인류세’가 서구 중심으로 논의되었다는 사실을 비판한다. 환경 파괴,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야기한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이로 인한 빈곤, 불평등, 폭력과 혐오의 문제 등 서구 사회가 이끌어 온 근대의 지식과 가치체계가 더 이상 ‘지금 여기’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모든 존재가 영혼을 지닌 것으로 가정하는” 아메리카 선주민의 관점주의와 ‘다자연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3장 「다시 에코페미니즘-‘생태계의 천사’를 넘어 지구 공동체로의 여정」에서는 김지은은 생태적 관점과 인간적 관점을 공유하는 ‘에코페미니즘’을 소환한다. 여성을 ‘가정 또는 생태계의 천사’로 한계짓지 않고, 생태적 감수성과 젠더 감수성의 통합을 이루어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는 여정 그 자체”를 옹호한다. 여성 생태학자이자 철학자인 발 플럼우드(Val Plumwood)의 이론을 소개하며,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지구 공동체를 상상하게 한다.
4장 「탈성장,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유일한 대안」에서 김선철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기후 위기의 상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아간다.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선언 등 정부와 지자체, 국회, 산업계 등이 최근 입을 모아 녹생 성장 정책을 도모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적이지 않으며 ‘캠페인’과 ‘구호’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과 이윤이 중심이 된 기후 위기 대응의 한계를 본 것이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모두가 공존 · 공생할 수 있는 ‘탈성장’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탈자본주의”, “탈성장”을 시도하고 있는 남미, 유럽 등지의 사례를 소개한다.
2부의 첫 글인 5장에서 양혜우는 「이주노동 없는 공동체를 향한 귀환 이주노동자의 꿈」에서 한국에서의 노동조합운동을 경험하고 귀국한 이주노동자 샤말 타파가 네팔에서 설립한 ‘에커타’ 협동조합을 소개한다. 에커타는 해외 이주를 희망하는 네팔의 노동자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실제적인 도움을 주었고, 해외 이주노동을 가서도 그 나라의 시민사회와 노동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에커타는 노동조합 운동, 신용협동조합, 다목적 생산협동조합을 통해 계속해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궁국적으로 “이주노동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근본적 해결로 삼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6장 「인류화합을 위한 실헙도시」에서 이기범은 인도 남부에 있는 오로빌 공동체를 소개한다. “인종과 종교, 국적, 피부색을 초월하여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사는 삶을 꿈”꾸는 오로빌은 설립자 ‘스리 오로빈도’와 동역자 ‘미라 알파사’로부터 시작되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실험정신으로 여러 활동을 시도하며, “자신을 발견하는 배움”의 터를 이룬다. 특히 ‘돈 없는 사회’, ‘위계나 지배, 체계 없이 자유로운 공동체’를 지향하는 오로빌의 실험정신은 다양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제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다.
7장 「사람이 위로가 되는 공동체의 힘」에서 류진희는 캄보디아에 있던 장애인기술학교 반티에이 쁘리업에서의 경험을 기록했다. 패션 디자이너인 필자가 장애를 가진 학생들과 봉제 프로덕션에서 일하며, 효율적인 방식을 내려놓고 함께 일하는 것의 의미를 배웠을 때, 뜻하지 않은 ‘행복’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필자는 그곳에서 먹고 자고 일하며, ‘인정’이 아닌 ‘신뢰’로 세워지는 공동체에 대해 깊이 깨닫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며, 여러 차원에서 성장했다고 말한다.
8장 「쉼과 성찰의 퀘이커 공동체 학교」에서 정지석은 미국의 ‘펜들힐’ 공동체에서의 경험을 나누어준다. 펜들힐은 1930년부터 지금까지, 퀘이커리즘(Quakerism)의 평화 정신을 바탕으로 “영성과 교육, 평화와 쉼, 공동체적 생활 등을 체험”하는 공동체로 자리매김했다. 두 번의 방문을 통해 펜들힐 공동체를 깊이 체험한 정지석은, 평화를 잃어버린 우리 시대에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쉴 수 있”으며 “용서가 계속 일어나는 곳”으로서 펜들힐 공동체의 존재의미를 찾는다. 펜들힐처럼 철원에서 ‘국경선평화학교’를 통해 평화운동을 시작한 필자는, 남북한 평화를 위해 일하는 “피스메이커”를 양성하고, 한국 사회의 분단 현실에 맞는 평화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9장 「폐산업 시설 위에 세워진 해방된 삶-유럽의 예술/노동공동체」에서 박신의는 폐산업 시설을 방치하지 않고, 시민과 운동가들에 의해 문화 ·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유럽의 사례를 소개한다. 폐산업 시설을 “지역성, 장소성, 역사성에 대한 예술적 성찰과 실천”으로 승화시킨 유럽의 역사는 50여 년이 다 되어간다. 프랑스 파리의 태양극단과 카르투슈리 극장촌, 덴마크 코펜하겐의 크리스티아니아,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노바리스 시민문화센터, 독일 베를린의 우파 파브릭,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WUK 등 “정부 주도의 대형 공간에 한정”된 한국의 사례와 달리 “68혁명의 정신과 공동체 운동으로 축적된” 유럽의 사례를 비교하며, 한국 사회에도 이와 같은 실험과 시도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89333485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6월 28일 |
쪽수 | 336쪽 |
크기 |
144 * 210
* 24
mm
/ 448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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