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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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문고 국내 문학편의 여덟 번째 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이상화가 생전에 쓴 시를 모두 아우른다. 『나의 침실로』와 같은 초기 이상화의 관능적이고 낭만적인 시부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등의 민족 시인의 면모가 돋보이는 저항시, 그리고 회환이 짙게 묻어나는 후기의 『역천』, 『서러운 해조』등의 대표작들을 담고 있다. 이상화는 일제강점기로 비탄에 빠진 우리 민족을 시적 생명력으로 끌어올린 작가다. 이음문고에서 종교와 여성 문제, 공간, 대구 방언을 아우르는 그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정보
이상화(1901~1943)는 1901년 4월 경상북도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14세까지 큰아버지 이일우에 의해 양육되었으며, 그의 훈도를 받으며 우현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15년 경성부의 중앙학교에 입학했으나 1918년 봄에 학교를 중퇴하였고, 자퇴 직후 강원도 금강산 일대를 방랑하였다. 1922년 『백조』 1호에 『말세의 희탄』 『단조』 『가을의 풍경』 세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강렬하고 낭만적인 시를 노래하던 이상화는 1919년 3.1 운동 시위 행사를 준비 하면서 식민치하의 민족적 비애를 본격적으로 표현한다. 1937년 독립투사인 형 이상정 장군을 만나기 위해 북경을 향하던 중 일본 관헌에게 구금되어 고초를 겪는다. 1943년 초 갑자기 쓰러졌다가 그해 3월 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았다. 투병 중에 대구 자택에서 위암과 폐결핵, 장결핵의 합병증으로 43세의 젊은 나이에 숨졌다.
목차
- 말세의 희탄
단조
가을의 풍경
나의 침실로 -가장 아름답고 오랜 것은 오직 꿈속에만 있어라
이중의 사망 -가서 못 오는 박태원의 애틋한 영혼에게 바침
마음의 꽃 -청춘의 상뇌 되신 동무를 위하여
독백
허무교도의 찬송가
지반정경 -파계사 용소에서
방문 거절
비음 -‘비음’의 서사
가장 비통한 기욕 -간도 이민을 보고
빈촌의 밤
조소
어머니의 웃음
이별을 하느니
폭풍우를 기다리는 마음
바다의 노래 -나의 넋, 물결과 어우러져 동해의 마음을 가져온 노래
극단
선구자의 노래
구루마꾼
엿장수
거지
금강송가 -중향성 향나무를 더우잡고
청량세계
오늘의 노래
새 세계
조선병
겨울 마음
초혼
도쿄에서 -1922년 가을
본능의 노래
원시적 읍울 -어촌 애경
이 해를 보내는 노래
통곡
시인에게
비 갠 아침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파란 비
달아
달밤 -도회
지구 흑점의 노래
저무는 놀 안에서 -노인의 수고를 읊조림
비를 다오 -농민의 정서를 읊조림
곡자사
대구 행진곡
병적 계절
예지
반딧불 -단념은 미덕이다(루낭)
농촌의 집
역천
나는 해를 먹다
서러운 해조
기미년
눈이 오시네
쓰러져 가는 미술관 - 어려서 돌아간 인순의 신령에게
청년
무제
그날이 그립다
교남학교 교가
만주벌
책 속으로
‘마돈나’ 밤이 주는 꿈. 우리가 얽는 꿈. 사람이 안고 뒹구는 목숨의 꿈이 다르지 않으니.
아, 어린애 가슴처럼 세월 모르는 나의 침실로 가자. 아름답고 오랜 거기로.
‘마돈나’ 별들의 웃음도 흐려지려 하고 어둔 밤 물결도 잦아지려는도다.
아, 안개가 사라지기 전으로 네가 와야지. 나의 아씨여. 너를 부른다.
-나의 침실로
꽃 봐라 꽃 봐라 떠들던 소리가 잠결에 들은 듯이 흐려져 버리고 숨 가쁜 이 더위에 떡갈잎 잔디풀이 까지끄지 터졌다.
오래지 않아서 찬 이슬이 내리면 볕살에 다 쬐인 능금과 벼알에 배부른 단물이 빙그레 돌면서 그들의 생명은 완성이 될 것이다.
-청량세계
나는 마음을 다 쏟던 바느질에서 머리를 한 번 쳐들고는 아득한 생각으로 빗소리를 듣는다.
‘초-ㄱ 초-ㄱ’ 내 울음같이 훌쩍이는 빗소리야 내 눈에도 이슬비가 속눈썹에 듣는고나.
날 맞도록 오기도 하는 파-란 비라고 서러움이 아니다. 나는 이봄이 되자 어머니와 오빠 말고 낯선 다른 이가 그리워졌다.
그러기에 나의 설움은 파-란 비가 오면서부터 남부끄러 말은 못하고 가슴 깊이 뿌리가 박혔다.
매몰스런 파-란 비는 내가 지금 이와 같이 구슬픈지는 꿈에도 모르고 ‘초-ㄱ 초-ㄱ’ 나를 울린다.
-파란 비
눈이 오시면-
내 마음은 미치나니
내 마음은 달뜨나니
오 눈 오시는 오늘 밤에
그리운 그이는 가시네
그리운 그이는 가시고
눈은 자꾸 오시네
-눈이 오시네
출판사 서평
이음문고의 국내 여덟 번째 문학은 대구의 대표 민족 저항 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다.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의 침실로』 등 이상화 생전의 시 61편을 모두 담았다. 이상화의 시에는 강렬함과 생명력, 비애 등이 충만하다. 초기의 대표적인 시인 『나의 침실로』에는 반항의식과 낭만, 욕망 등이 한 데 섞여 강렬하게 담겨있다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맘의 촛불을 봐라. /
양털 같은 바람결에도 질식이 되어 얕푸른 연기로 꺼지려는도다.
(나의 침실로 중)
3.1 운동 시위 준비를 계기로 이상화는 나라를 잃은 민중의 아픔과 슬픈 현실을 열정적으로 써내려간다. 치열한 민족의식과 저항정신을 담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문학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이상화의 대표적인 시로 ‘개벽’지의 폐간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금은 나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의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중)
『역천』, 『서러운 해조』 등의 그의 후기 작품들에는 회의와 좌절이 짙게 뭍어있다. ‘백조파’의 동인이기도 한 이상화는 민족 저항 시인이자 종교와 여성 문제, 공간, 대구 방언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시를 발표했으며 한국 문학사에서 현대 시학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얗던 해는
떨어지려 하야
헐ㄸ ㄱ이며
피 뭉텅이가 되다.
샛붉던 마음
늙어지려 하야
곯아지며
굼벵이 집이 되다.
(서러운 해조 중)
기본정보
ISBN | 9791188694280 |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8월 16일 | ||
쪽수 | 128쪽 | ||
크기 |
109 * 150
* 13
mm
/ 10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이음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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