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수학 연산의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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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수학교육자로서, 그의 삶은 화려했다. 강남 학부형들은 서로 자녀 학급에 수학교사 박영훈을 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 사범대학, 서울대 대학원, 미국 몬태나주립대학 대학 졸업. 22년 교직생활 동안 ‘학벌 좋고 잘 가르치기로 소문난 교사’로서 이름을 날렸다. KBS 오후의 교차로, 지금은 과학시대 등 방송은 물론 교육부장관상 및 과학기술부장관상 수상, 전국수학교사모임 창립, 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교과서 집필까지, 그야말로 수학교사 이상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그는 학교를 떠난다. 40년간 찾아 헤맨 것은 ‘수학의 의미’였다. “아이들은 왜 수학이라는 교과를 배워야 하는 걸까?”, “나는 수학을 잘 가르치고 있는 걸까?” 교사로서의 첫 수업시간, 까까머리 중학생 앞에서 문득 떠오른 질문. 그의 빛나는 이력은 역설적으로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인기 교사로 만족하지 않고 미국 유학을 떠난 것도, 쉰 살이 넘어 서울대 박사과정을 밟으며 심리학, 사회학, 역사학에 깊이 몰입했던 것도, 퇴직금을 홀라당 날려 수학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홍익대 교육대학원과 서울대학교에서 강의를 한 것도 우리의 삶과 교육에서 수학이 갖는 의미와 무게를 탐색하는 작업이었다. 이제 긴 탐색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다. 그토록 길고 외로운 전쟁을 치른 이유가 ‘지금의 그’를 위해서였을까? 수학교육뿐 아니라 한국교육이 훤히 보인다. 이제 1979년 까까머리 중학생들에게 명쾌한 답을 줄 수 있을 듯하다. 유아수학, 초등수학, 중등수학, 대학수학까지 섭렵하며 수학교육 전체를 꿰뚫는 통찰력을 얻었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학문적 체계를 세웠다. 180만 부가 팔린 『기적의 유아수학』을 집필한 후 13년 만에 ‘초등교육’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서울교대, 경인교대 등에서 미래의 교사들을 가르치고, 아이스크림 연수원에서 ‘초등수학 르네상스’ ‘초등수학 오딧세이’를 통해 2만 명의 현직 교사들을 가르치며 10여 년간 초등교사들과 소통해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목차
- 잃어버린 수학을 찾아서 5
책머리에 8
프롤로그 : 성장이 멈춰버린 계산 천재들 13
1. 자연수의 사칙연산
합하기와 더하기는 다르다 25
뺄셈을 알고 있다고? 31
곱셈의 세 가지 의미 41
세계의 신기한 곱셈법 56
나눗셈을 가장 어려워하는 이유 62
2. 자연수에서 출발하는 정수의 연산
정수의 덧셈을 눈으로 확인하다 79
음수 뺄셈 양수 덧셈? 90
정수의 곱셈과 나눗셈 : 만능 모델은 없다 97
3. 분수의 연산은 무엇이 다른가
분수 덧셈에서 통분이 필요한 이유는? 107
뺄셈은 덧셈의 역 118
왜 분모는 분모끼리, 분자는 분자끼리 곱하는가 122
분수 나눗셈은 언제 필요한가 127
4. 불완전해 보이는 무리수 연산의 세계
불완전한 덧셈과 뺄셈 133
무리수의 곱셈은 어디서 출발하는가 137
5. 상상 속의 수인 허수도 연산이 가능한가
괴상한 돌연변이, 허수 145
보이면 존재한다 151
눈앞에 허수가 나타나다 158
복소수를 더하고 곱하다 167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을까 174
에필로그 : 수학식, 보이지 않는 색채의 그림 179
책 속으로
누군가 새로운 현금지급기를 발명했다고 한다. 무엇이든 입력만 하면 곱하기 5라는 연산을 실행하여 그 결과물을 출력하는 획기적인 기계이다. 이런 곱하기 기능을 갖춘 새로운 현금지급기에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입력하였다면,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44쪽
곱셈구구를 몰랐던 옛날 프랑스 시골사람들의 재미있는 곱셈 계산법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6×7=42라는 곱셈을 어떻게 하였는지 알아보자. 6은 5+1이므로 5를 제외한 1을 오른손 손가락 한 개를 접어 나타낸다. 그 다음에 7은 5+2이므로 5를 제외한 2를 왼손 손가락 두개를 접어 나타낸다. 양손의 접은 손가락 개수 3개에 10을 곱하여 30을 얻는다. 아직 접히지 않은 손가락이 오른손에 4개, 왼손에 3개가 있다. 이 두 수를 곱하여 4 ×3 =12를 얻는다. 4와 3은 작은 수이기에 4를 3번 더하는 암산으로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30과 12를 더하여 42를 얻는다. 6×7 =42와 값이 같다. -52쪽
허수는 우리가 갖고 있던 수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기이한 돌연변이가 아니라 막강한 힘을 가진 거대한 괴물에 진배없다. ‘제곱하여 -1이 되는 수’라는 허수의 정의는 우리에게 충격과 허탈감을 던져주는 대단히 폭력적인 문장이 아닐 수 없다. 허수한테서 받은 충격 탓인지 이제는 그 어떤 것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에덴동산은 허구이고 실낙원이야말로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진짜 세계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38쪽
수학자들은 이러한 수학식에 누군가 관심을 보이면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상상해보세요. 보이지 않는 색채로 그려진 그림이라고.”
영화에 나오는 대사이다. 인도의 불우한 천재 수학자를 그린 〈무한대를 본 남자〉에서 라마누잔이 자신의 무지렁이 아내에게 그렇게 말했다.
보이지 않는 색채라니! 그리고 상상하라니! -172쪽
출판사 서평
국내 대표 수학교육 전문가 박영훈 선생님의 ‘잃어버린 수학을 찾아서’ 시리즈는 수학의 넓은 대지를 문명사적으로 종횡으로 누비며 수학의 본령에 다가가는 기획물이다. 요리책 레시피 수준의 학교수학, 창의성을 상실한 내비게이션 수학을 넘어 새로운 수학의 패러다임을 10권으로 구성된 야심찬 프로젝트 속에 담아낼 것이다. 수학의 넓은 바다를 이처럼 폭넓게 다룬 책은 일찍이 없었다. 수학의 세계를 유유자적 거닐다 저도 모르게 수학의 본질을 몸에 체득하게끔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학책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인 《21세기 수학 연산의 길을 묻다》는 빠르고 정확한 계산을 수학적 능력으로 간주하는 세상사람들의 통념과 2천년 전의 케케묵은 내용에서 헤어날 줄 모르는 학교 수학에 통렬한 메스를 들이댄다. 21세기 인공 지능이 위력을 떨치는 지금도 기계적인 반복 계산에 몰두하는 바보들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은 얼마나 슬픈 아이러니인가. 사고하는 수학, 스스로 패턴을 발견할 줄 아는 수학다운 수학이 필요하다. 이 책이 그 해법을 제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르고 정확한 계산을 수학적 능력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틀렸다. 계산은 수학이 아니다. 사고하는 학문으로서의 수학이 아니다.
알파고 시대인 21세기 오늘날에도 ‘이렇게 저렇게 따라 하면 답을 구할 수 있다’는 레시피 수준의 수학이 횡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수학이 케케묵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교과서 속의 수학은 대부분 2천년 이전의 것이다.
수학적 연산과 계산은 구별되어야 한다. +, ?, ×, ÷는 가장 기초적인 연산 기호다. 그렇다고 우리가 이를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커다란 착각이다. 같은 기호임에도 불구하고 유리수, 무리수 같은 수의 종류에 따라 그 의미가 전혀 다르게 쓰인다. 사칙연산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기호가 사용되기까지의 창조과정을 인지적으로 되살리면서 스스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기계적인 반복 계산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오히려 수학적 능력을 억압하는 수단이 되고 만다.
이 책의 목적은 사칙연산이라는 가장 단순한 수학 세계를 바탕으로 오늘날에 걸맞은 수학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수의 세계가 달라지면 연산 또한 다른 규칙이 적용된다. 이 책이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유다. 1장은 학교에서 처음 배우는 자연수의 사칙연산을 다룬다. 얼핏 단순해 보이는 기호 속에 담긴 비밀스런 패턴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2장은 정수, 3장은 분수, 4장은 무리수, 5장은 허수의 세계로 확장된다. 마지막 5장은 허수가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내용이다. 복소평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흥미롭게 따라가다 보면 수학에서의 창의적 발상이 무엇인지 불현듯 깨닫게 될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만나는 계산 천재들의 이야기와 현대미술에 빗대 수학식에서 ‘보이지 않는 색채로 그려진 그림’을 상상하게 하는 에필로그 역시 오늘의 수학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수학 문고 ‘잃어버린 수학을 찾아서’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되었다. ‘잃어버린 수학을 찾아서’ 문고는 문명사적 접근, 그리고 서사적 구성이라는 점에서부터 독특하다. 수학 지식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수학자가 어떤 패턴을 발견하여 그 지식을 창조했는지를 서사적 틀 속에서 문명사적으로 풀어낸다. 또한 ‘수학은 어렵다’는 독자들의 압박감을 덜어주기 위해 소주제의 문고본이라는 틀을 선택하였다.
‘잃어버린 수학을 찾아서’ 시리즈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하며 배우는 아라비아 숫자와 간단한 곱셈구구에서부터 미적분과 확률에 이르는 수학의 궤적을 짚어가며 수학의 본령에 다가가는 기획물이다. 요리책 레시피 수준의 학교수학, 창의성을 상실한 내비게이션 수학을 넘어 새로운 수학의 패러다임을 10권으로 구성된 시리즈 속에 담아낼 것이다. 시리즈 1권(《수학은 짝짓기에서 탄생하였다》)은 숫자의 세계, 3권(《피타고라스학파의 집단살인》)은 추리소설과도 같은 기법을 통해 무리수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87949060 |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6월 20일 | ||
쪽수 | 183쪽 | ||
크기 |
131 * 211
* 16
mm
/ 20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잃어버린 수학을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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