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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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으로 대변되는 존 번연의 삶은 그의 작품에서 나타난 주인공처럼 기나긴 영적 전쟁의 삶이었다. 그는 지나치리만큼 치열하게 일어나는 내적인 영적 전쟁뿐만아니라 복음 때문에 당해야 했던 수많은 고난과 박해를 승리로 견뎌 내며 천성문을 향해 산 순례자였던 것이다.
모든 성도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사탄과의 내면적인 영적 전쟁을 이처럼 진솔하게 표현할 수는 없으리라. 천로역정을 통해서 그의 삶을 우화적으로 그렸던 번연은, 이 책을 통하여 그 주인공인 자기 자신의 모습을 아주 솔직하게 그리고 있는 것이다.
작가정보
청교도시대의 가장 위대한 설교자들중의 한분이며, 우리에게는 〈천로역정〉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번연의 시대가 올리버 크롬웰의 청교도 혁명과 왕정복고라는 격변기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번연 자신도 상당한 영적 전쟁을 겪으며 살았다. 어릴 적 방탕아였던 그는 회심한 다음에도 사탄이 주는 수없는 시험으로 갈등을 겪었고, 모든 시험을 물리친 다음에는 설교자로 이름을 떨치게 되었는데 그는 비국교도, 즉 영국 성공회의 목사가 아니었던 관계로 허락받지 않은 거리설교자라는 이유로 12년 동안이나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작품 〈천로역정〉에서 그려내는 "불굴"의 모습 그대로 그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어떤 타협도 하지않고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죽을때까지 천성을 향해가는 순례자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번연은 〈죄인들의 우두머리에게 내린 넘치는 은혜〉와 〈천로역정〉 외에도 말년에 〈거룩한 전쟁〉, 〈바리새인과 세리〉등 여러 책들을 저술했다.
번역 한승용
목차
- 존 번연에 대하여 / 5
제1장 나의 어린 시절 / 25
제2장 신앙에 대해 눈뜨고 / 33
제3장 혼의 첫 동요 / 47
제4장 죄와 사탄에게 고통받고 / 61
제5장 거세진 사탄의 공격들 / 83
제6장 하나님의 은혜와 사탄의 분노 / 101
제7장 마음과 정신의 고통 / 123
제8장 은혜의 승리 / 147
제9장 고통 가운데 피어나는 축복과 은혜 / 185
제10장 설교자로 그리스도를 섬기며 / 203
제11장 복음을 위한 죄수 / 231
결론 / 247
번연의 후기 / 251
책 속으로
제 4 장 죄와 사탄에게 고통받고
대략 이 시기에, 베드포드에 사는 이들의 영적 상태와 그들의 커다란 행복이 나에게는 환상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어느 높은 산 양지 바른 기슭에 앉아 햇볕을 쬐며 그 따스함으로 심신을 개운케 하는 반면, 나는 흑암 같은 구름 아래서 서리와 눈더미에 파묻힌 채 추위에 오돌거리며 움츠러드는 것 같았다. 나는 그들과 나 사이를 가로막으며 그 산을 에워싸고 있는 한 벽을 떠올렸다. 순간, 내 혼은 이 벽을 뚫고 지나가기를 간절히 원했고, 나는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그들 한가운데로 비집고 들어가 그곳에서 그들의 태양의 열기를 쐬며 몸을 녹이고 위로를 얻으리라 다짐했다. 하여 나는 어디 벽을 통과할 수 있는 길이나 통로가 있지 않을까 하여 그것을 유심히 관찰하며 이 벽을 따라 걷고 또 걸으며 상상의 나래를 폈지만, 한동안 그런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다 마침내, 이를테면 벽에 나 있는 출입구 같은 좁은 틈새기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것으로 벽을 통과해 보려 했다. 그러나 그나마 발견한 통로가 너무도 협소한지라, 난 지쳐 아예 녹초가 돼 버릴 지경까지 안간힘을 쓰며 들어가려고 여러 번 발버둥쳐 봤지만, 쏟아부은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나는 무진 노력 끝에 머리부터 쑥 집어넣어 통과시킨 후 측면으로 비집고 들어가 양어깨를 넣고 몸 전체가 빠져나오는 일을 상상했다. 그러자 나는 기쁨에 어쩔 줄 몰라하며 그들 사이로 가 앉았고, 그들의 태양이 내리쬐는 빛과 열기를 쏘이며 위로를 누리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그 산과 벽이 나에게 상징했던 바는 다음과 같다. 산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를 의미했고, 그곳을 비추는 태양은 교회 안에 있는 이들에게 주님의 자비로운 얼굴이 비추는 편안한 위로의 빛이었다. 그리고 내 생각에 그 벽은 그리스도인을 세상으로부터 분리시키는 벽이었고, 벽에 난 틈새기는 하나님 아버지께로 갈 수 있는 길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셨다(요 14:6, 마 7:14). 그러나 너무도 좁은 탓에 막대한 곤욕을 치르며 겨우 통과할 수 있었던 나는, 그 통로가 그토록 눈에 띄게 협소한 한, 생명에 들어가려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 말고는 아무도 통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더군다나 여기엔 몸과 혼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만 있어서 몸, 혼과 더불어 죄까지 다 수용할 수 없었기에, 사악한 세상을 등지고 오는 이들만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러한 인상은 많은 날 동안 나를 떠나지 않았고, 그 사이 나는 황량한 슬픔 속에 내팽개쳐진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자극을 받은 나는 양지에 앉아 있는 무리들 가운데 끼고 싶어하는 강렬한 허기와 욕망을 느꼈고, 그래서 현재 어디에 있든지, 즉 가족과 함께 있든지 저 멀리 떠나 있든지, 집안이든 들녘이든 장소를 불문하고 하나님께 자신의 마음을 들어올리며 기도를 드렸고, 비록 그 말씀들이 그때엔 어디서 오는지 알지 못했지만, 시편 51편에 있는『오 하나님이여, 주의 자애하심을 따라 나에게 자비를 베푸소서.』(시 51:1)라는 말씀을 종종 입버릇처럼 노래하기도 했다(pp.62-64).
기본정보
ISBN | 9791187227687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11월 22일 |
쪽수 | 254쪽 |
크기 |
128 * 188
* 14
mm
/ 26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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