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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오만과 편견》, 《상실의 시대》, 《한국이 싫어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등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 모를, 하지만 정작 제대로 읽지 못했던 12편의 국내외 소설 안에서 마음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도록 해준다. 소설만으로도 충분히 그간 지치고 힘겨웠던 날들이 좋아질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그간 지치고 힘겨웠던 마음을 다독여준다.
작가정보
저자 김혜원은 동국대에서 신문방송학과 문예창작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주간지 대학내일에서 글을 쓰고 있다.
자주 넘어지는 탓에 알록달록한 멍을 달고 산다. 손에 쥔 것을 놓쳐 바닥에 떨어뜨리는 일도 흔하다. 그래서 튼튼하거나 조금 망가져도 괜찮은 것들만 곁에 둔다.
20대 내내 스스로를 의심하며 괴로워했고, 서른이 다 되어서야 내 안에도 정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요즘에는 주저앉고 싶을 때면 잠깐 멈춰서, 나무에 물을 주고 시든 가지를 잘라내며, 나에게 잘 해주는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아직 모자란 인간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밥벌이를 하며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었던 건 읽고 쓰기를 멈추지 않은 덕분이다. 나와 잘 맞는 소설을 고르는 일은, 우연히 만난 사람과 말이 잘 통해 친구가 되는 것만큼 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비슷한 이들에게 좋은 친구를 소개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
매 순간 다정할 수는 없겠지만 다정하게 살자고 늘 다짐한다. ‘저런 애도 먹고사는데……’에서 ‘저런 애’를 맡아 모두에게 힘이 되고 싶다.
목차
- 사는 게 버거운 사람에게 《자기 앞의 생》
위로 부적격자 필독서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사랑이 사치라고 생각하나요 《백의 그림자》
우리가 사랑을 시작하기 전에 하는 말들 《오만과 편견》
사랑은 우리를 구원해 주지 않는다 __《상실의 시대》
사랑은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죽는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도망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여행 〈무진기행〉
이번 생에서 행할 수 있는 마지막 권리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지도자에 관한 몇 가지 고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런 사회가 계속되어도 괜찮을까 《1984》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요 《한국이 싫어서》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책 속으로
여기에 제게 도움이 되었던 소설들을 모았습니다.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함께 읽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했어요. 교과서 같은 해설이나 거창한 통찰은 없습니다. 편하게 페이지를 넘기다가 문득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연이 있듯 사람과 책 사이에도 인연이 있다고 믿습니다. 사랑도 사람도 위로가 안 되는 날, 우연히 이곳을 찾아 홀가분해지길 바랍니다. __ p.7
이제 겨우 열 살인 소년은 사랑하는 로자 아줌마가 병에 걸려 천천히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합니다. 이웃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죠. 늙었거나, 병들었거나, 가난하거나. 그들은 서로 돕고 싶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모는 생을, 그리고 로자 아줌마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 순간 최선을 다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객관적으로는 분명히 암담한 상황인데 이상하게도 희망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났을 때는 고민에 대한 답을 흐릿하게나마 내릴 수 있었습니다. 사는 게 이렇게 힘든데 우리는 왜 굳이 살아야 하는지. __ p.14
책장을 덮고 눈을 감으니, 제가 이번 생에‘ 사랑해야 할’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생은 버겁지만, 나를 기다리는 그들에게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세 좋게 집에서 뛰쳐나왔지만 결국 로자 아줌마에게 달려간 모모처럼.
《자기 앞의 생》은 독자를 울리는 소설입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어린 모모가 짊어져야 하는 생의 무게가 가여워 눈물을 흘렸을 거예요. 만약 소년과 자신 사이에 놓인 공통분모를 찾았다면 좀 더 울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안타까운 일이 대부분 그렇듯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인 박준의 말처럼,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만 같이 울면 덜 창피하고, 조금 힘도 되고” 그럴 겁니다. 어느 날 문득 주저앉고 싶어지는 순간, 이 소설이 힘이 되길 바랍니다. __ p.27
제일 친한 친구의 할머니 장례식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친구와 할머니 사이가 얼마나 각별했는지 알기에 쌓여 있는 일을 제치고 달려가긴 했는데, 퉁퉁 부은 눈으로 손님을 받는 친구를 보니 막상 뭐라고 위로해 줘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 흔한 “힘내,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야.”라는 말도 꺼내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친구의 상실감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거든요. 결국 바보처럼 육개장만 두 그릇 비우고 돌아왔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반려동물이 아플 때, 오랫동안 준비하던 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혹은 자신에게 닥친 거대한 절망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까요?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집 《대성당》 안에 수록된 짧은 단편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은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해본 적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입니다. __ p.32
한 인터뷰에서 작가는 ‘사람은 소설을 읽지 않아도 살지만, 소설은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타인과 자신의 경계를 무너뜨린다’고 말했습니다. 주어를 살짝 바꾸어 보겠습니다. 사람은 사랑을 하지 않아도 삽니다. 사랑이 없어도 세계는 있고 자기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사랑은 타인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로 만들어 줍니다. 그 과정에서 막막한 현실을 조금은 따듯하게 덥혀준다고 믿어요. 은교와 무재가 먹었던 맑고 개운한 국물처럼요.
한때 사랑이 사치라고 생각했던 당신에게도, 사랑을 믿는 행운이 닿기를 바랍니다.__ p.63
출판사 서평
“사랑도 사람도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이 소설 읽어보세요.”
여기,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안겨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도 알고 있을지 모를, 하지만 정작 제대로 읽지 못했던 소설 안에서 마음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 책은 늘 삶에 버겁고 지친 이들에게 ‘이 소설’을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아픈 자리를 치료하는 특효약은 되지 못하겠지만, 마음은 한결 좋아질 거라고. 그로써 온전한 자신과 마주할 수 있을 거라고.
〈대학내일〉에 연재되어 많은 공감을 얻은 그 글들!
사랑과 사람도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함께하고 싶은 책
《어젯밤, 그 소설 읽고 좋아졌어》
이다북스에서 《어젯밤, 그 소설 읽고 좋아졌어》를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사는 게 버거운 사람에게 추천하는 《자기 앞의 생》부터 사랑의 의미를 묻는 《백의 그림자》 와 《오만과 편견》, 《상실의 시대》, 오롯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세상에 내몰린 나를 찾아주는 《한국이 싫어서》,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고 외치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까지 12편의 국내외 소설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대학내일〉에 연재한 ‘베스트셀러겉핥기’ 중 가장 많이 공감한 글들을 새롭게 단장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새롭게 읽어주되, 소설이 미처 챙기지 못한 현실의 나를 이야기하자는 가벼운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연재하는 동안 많은 이들이 공감했고, 위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글을 읽고 그 소설을 읽고 싶어졌어요.”, “제 마음을 알고 있네요, 소설이.” “어젯밤, 소개해준 그 소설을 읽고 기분이 한결 좋아졌어요.”
저자는 연재하면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힘이 되었다는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더구나 소개한 그 소설을 읽게 되었다는 이들도 많았고요.
《자기 앞의 생》, 《백의 그림자》 , 《상실의 시대》 그리고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와 《한국이 싫어서》까지
오늘은 버거웠지만 내일을 살아야 할 당신에게 권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널리 알려진 소설의 줄거리를 알려주거나 소설 읽기의 즐거움을 주장하는 책이 아닙니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저자가 소설을 읽으며 느낀 기분을 에세이처럼 편하게 썼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그간 지치고 힘겨웠던 마음을 다독이고 보듬습니다. 소설 한 편으로도 충분히 그간 지치고 힘겨웠던 날들이 좋아질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줍니다. 이 책이 그런 오늘이기를 기대합니다.
사실 모두가 그런 공간을 하나쯤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여행의 자아, 즉 내가 생각하는 진짜 내 모습을 불러오는 장소. 그래서 다들 떠나고 싶어 하는가 봐요. 고향으로, 섬으로, 또는 유럽의 어느 도시로.
“문득 한적이 그리울 때도 나는 무진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럴 때의 무진은 내가 관념 속에서 그리고 있는 어느 아늑한 장소일 뿐이지 거기엔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았다.” ― 131~132쪽
저마다 취향과 놓인 상황이 제각각이므로 소설을 소개하는 일은 매번 조심스럽습니다. 자신에게 좋았던 책이 상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더구나 소설은 권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영화처럼 예고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줄거리 몇 줄로 파악할 수도 없으니. 때로는 고심해서 선물한 책이 라면받침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데도 저자는 사랑과 사람에 지친 이들에게 소설 읽기를 권합니다. 제대로 만난 소설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위안이 되어준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사랑도 사람도 위로가 안 되는 날, 이 책에 소개한 소설을 되짚어 읽으며 홀가분해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기를 바랍니다.
“어젯밤, 그 소설 읽고 좋아졌어.”
기본정보
ISBN | 9791186827277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2월 08일 |
쪽수 | 240쪽 |
크기 |
141 * 206
* 19
mm
/ 381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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