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하여 자대 배치 때 고참으로부터 추천받은 책,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 전에는 '대망'이란 제목으로 세로로 읽는 책이었다. 물론 지금도 '대망'이란
이름으로 출판되고 있지만 번역자가 다르다. 마침 내가 책을 구입학 위해 서점에 갔을 때
대망은 없었고 위 책이 출판되기 시작했다. 그 때 1년 반에
걸쳐 다 읽었던 것 같은데 10여년이 흐른 뒤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올해
시작했다. 그간의 세월이 나를 많이 변화시켰던 듯 독서 속도는 빨라졌지만 한 쪽 한 쪽이
그냥 넘어가지 못하겠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느꼈을 즐거움, 슬픔,
행복, 고민, 각가지 성격을 가진 사람들, 사람들의 심리 등을 총 망라했을 것 같은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역사소설속에 그려 낸 책이다. 처세, 삶의 지혜를 깨우쳐 주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비록 앞부분의 독서록이 휴대폰 고장으로 날라갔지만 나중에
세번째 읽을 날을 기대하며 남아있는 부분을 우선 기록하고자 한다. 혹시 그나마도
날려버릴지 모르니 말이다.
14권 p.159 한쪽에서는 오로지 전하에 대한 일만 생각하고 있는데도 상대는 그것을 '냉혹한
야심'이라 판단하고 가까이하려 하지 않는다. 이 경우의 대립은 결코 권력자와
피지배자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격렬한 감정 싸움에 지나지 않는 것
인데,
＊직장생활을 하며 오직 고객의 행복에만 돌두하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은 '승진
에 대한 야심', '출세에 대한 야심'이라 판단하고 감정적 대립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하니 배가 아픈 것인지, 진심에서
우러난 것인지, 야심 때문인지,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되겠다.
14권 p.168 "난세에는 무사, 세상이 안정되면 상인이오, 안정 속에 상인들이 기세를 부리게
되면 무사들이 분개하여 천하는 다시 난세가 됩니다. 권력은 무사에게, 이익은
상인에게...이런 식으로 조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말이오."
＊지금은 권력은 국회의원에게, 이익은 대기업에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요즘시대의 난세는 무엇일까? 세계정세의 혼돈, 정권교체운동, 공격적 M&A,
테러, 벤처기의 대형화 등이 아닐까?
14권 p.171 "도쿠가와 님이라면, 이처럼 모두가 기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하면 곧 알
겁니다. 그러나 칸파쿠 님은 그렇지 못해요."(...)"칸파쿠 님에게 말할 때는 좀더
색칠을 해야 합니다. 기질의 차이지요. 칸파쿠 님이 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전인
미답, 깜짝 놀랄일...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아요. 아사히히메가
가엽다고 말한다면, 내가 하는 일에 트집 잡는다고 격분할 사람이에요."(...)
"동정 받아야 할 정도로 약하지는 않다, 무조건 압도하겠다...여동생을 이런 식
으로 출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섣불리 무슨 말을 하면 내가 졌다고 여기는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훌륭하신 처사라고 치켜세우는 것으로 끝낼 수밖
에 없소."
＊이에야스와 히데요시의 기질차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직장에서 볼 수 있는
상사들의 모습일터...
14권 p.218 "인간의 일생에 관한 계산, 그것을 잘못하면 웃으면서 죽을 수 없는 중요한 계산."
14권 p.219 경쟁의 측면에서 보면 유일하게 공존공영의 길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게 된다.
공존공영의 길은 다 같이 일본의 통일이라는 하나의 길을 지향하는 두 사람이
싸우는 대신 협력하는 것이었다. 아니, 협력이라기보다 같은 목적 속에 용해하여
완전히 하나가 되는 일이었다. 더 깊이 생각해보면, 하나가 된다는 것은 결코 자신을
죽이고 상대를 섬기는 것이 아니었다. 내부에서 상대를 감시하고 상대의 잘못을 바로
잡는다...대립하면 양쪽이 모두 목적을 상실하여 다시 난세로 되돌아갈 우려가 있었
으나, 대립을 해소하면 목적은 살아 있게 된다.(...)끊임없이 초초해하며 애를 태워야
하는 것은 이에야스 쪽이 아니었다.
14권 p.260 이에야스 쪽에서는 경계하고 있는데도 히데요시 쪽에서는 진실 일변도의 성의로
그를 압도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에야스를 두려워한다는 확실한 증거...
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었다.
14권 p.264 챠챠히메의 히데요시에 대한 반항은 강한 기질을 지닌 처녀에게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종의 유희였다. 상대가 노하지 않을 것이라 계산하고 어리광과 교태를
부리면서 점차 나이와 신분의 차이를 좁혀나갔다. 그리고 상대의 감정 속에 뛰어
들어 마음껏 희롱행주겠다는 하나의 기학성의 발로이기도 하고 창녀적인 성격
이기도 했다.
14권 p.283 자기는 떫어서 싫다는 적포도주를 이에야스더러 마시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은
재미있다고 사쿠자에몬은 생각했다. 히데요시의 기상천외한 발상도 어쩌면 이
어머니로부터 이어받은 것인지 몰랐다. 야채 가꾸기가 유일한 취미인 노파가
황금솥에 끓인 차 따위를 마시며 고대광실의 방에 갇혀 답답해하는 모습은 인간의
서글픈 일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까웠다...아니,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흙냄새 나는 대화까지도 적의가 숨어 있다는 생각으로 살기를 띠고
들어야 하는 것이 지금의 미카와 무사인지도 몰랐다.
＊모든 일은 마음 먹기에 달린 것.
14권 p.316 술이란 정말 좋은 것이오. 마음의 벽을 허물어 주니까.
＊지나치면 평생 허물지 못할 만리장성을 쌓기도 한다. 술이란...
15권 p.16 히데요시의 마음에 든다고 해서 도쿠가와 가문을 대대로 섬긴 중신들의 아들을
잇따라 빼앗긴다면 오래지 않아 가문의 결속은 붕괴되어 버릴지도 몰랐다. 누가
히데요시의 가신이고 누가 이에야스의 가신인지 모르는 애매한 상태.
15권 p.30 "인간이란 말일세, 사상이나 신앙으로 파악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면,
누가 어떤 책을 읽고 누가 어떤 신앙을 가졌는지 알고 나서 고금의 전투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의논할 때 약점을 잡히게 될 것일세."
＊누군가의 사상을 알려고 한다면 그가 무엇을 읽고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파악
해라. 짐작은 할 수 있을 것이다.
15권 p.36 민중의 감각은 그 소박한 표현 속에 놀라운 정확성과 예리함을 감추고 있었다. 그
들은 이론적 뒷받침이 되어 있는 안목으로 히데요시와 이에야스의 계산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두 사람의 회견이 자기들의 생활에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아니 그 이상으로, 어쩌면 두 사람의 기
쁨과 걱정, 슬픔도 깨닫고 있는지도 몰랐다.
＊정치인들이나 재벌들의 활동을 통해 나는 무엇을 느끼고 깨닫고 있는가. 아무런
느낌이 없는가? 세상에 관심이 없는 것인가 아니면 무지한 것인가? 깨어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15권 p.41 "인내란 중요한 것이에요. 그러나 몇 번이나 상대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아부와
같아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달리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가진자가
자기보다 못 한 사람에 대해 인내하는 것은 미덕이다. 불법적이지 않는 범위에서
상대의 비위를 맞추어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다면 큰 희생이고 대인배의 모습이
아닐까.
15권 p.48 이에야스를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것은 히데요시가 이에야스에게 성격적으로 졌다는
뜻이기도 했다.
15권 p.62 어떤 인간에게도 급소와 약점은 있게 마련이다. 노부나가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자가 있어 노부나가로 하여금 미츠히데에게 어느 선을 넘는 정도로 가혹하게 대하도
록 한다면 - 미츠히데가 아니라도 격분하여 상식의 궤도를 벗어날 터.
15권 p.83 "나무나 화초는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 바라는 일이 있어도 결코 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봄이 오면 그것들은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힘을 다해 꽃을 피웁니다."
15권 p.89 인생은 모두 떠돌이, 누구라 할 것 없이 덧없는 여행만 계속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15권 p.129 "파벌이란 전쟁과 마찬가지여서 상대가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근본은 정직하고 착한 사람이로군, 발끈하여 화를 잘 내는 것이 그 증거일세. 성
질이 급한 사람 중에는 악인이 없어. 악인이란 참을성이 강하게 마련이니까."
15권 p.135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설득해 포용하면서 좀더 강해져야만 하는게 아닐까?'
어디까지나 인간이면서 인간 이상의 강한 힘을 피지배자에게 나타낸다...이것이
정치의 요점 이라고 쇼안은 입버릇처럼 말했다. 쇼안의 그 말이 옳다고 한다면
미츠나리는 역시 정치가가 되기에는 선이 너무 가늘었다. '선이 너무 가는 데에
혹시 파벌의 싹이...'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소로리는 함부로 미츠나리를 도울
수도 없다는 느낌이었다. 파벌의 싹을 잘라 내려다 도리어 파벌을 만들게 된다면
전혀 의미가 없는 일.
15권 p.151 마음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하건 그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란 어려운 법이다.
태연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반석과 같은 자신감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임이 분명
하다.
＊자기자신의 실력에 대한 믿음. 자신감은 직언으로 이어진다.
15권 p.162 "아무튼 상대를 적당히 분노하게 만들면서도 자포자기에 빠지지 않게 하기란 어
려운 일이야. 손실과 이득을 계산할 수 있을 정도로 분노하게 만들기란 말일세."
15권 p.254 "옳은 일로 충돌해 좋을 경우도 있지. 하지만 양보하는 편이 도리어 옪은 경우도
있네. 인간 각자의 취향도 마찬가지야. 상책이 하책이 되고 무책이 상책으로 바뀌
는 경우도 있어. 요컨대 이러넞런 일로 번거로워하지 않을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그 감화의 힘이 크다는 것을 오아이는 나에게 가르쳐주었어."
15권 p.269 "때때로 나도 맛있는 것을 먹고 싶네.(...)그 때마다 나는 반성하곤 하네. 가만히
생각해보면 맛있는 것이 먹고 싶을 때는 내가 몹시 피곤할 경우일세.(...)인간은
피로해 져서는 안 돼.(...)내가 피곤하다고 한 것은 육체의 피로가 아니야. 정신의
피로를 말한 것일세.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것은 해야 할 일,
곧 목적이 애매해졌을 때라는 말일세."
＊내가 식욕을 주체 못할 때, 그것은 어쩌면 삶의 목적이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걸까? 무엇을 향해 삶을 연장
하는 것일까? 개운하게 답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15권 p.277 "세상에는 병법과 전략이라는 것이 있네. 전략이란 다시 말해 상대의 전투태세에서
결점을 찾아내는 일일세. 그것을 찾아내어 상대를 함정에 빠뜨릴 수단을 강구하는
일은 칭찬을 할망정 결코 비겁한 일은 아니야. 전투가 아닌 다른 책략도 마찬가지
일세. 비겁하다느니 옹졸하다느니 해 보아도 전쟁에 지고 나면 아무 소용도 없어.
요는 이여야만 해!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의 약점을 정확히 알고 찔러야 하는 것일세."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때론 삼가해야
할 전략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쟁 중이라면? 나는 과연 도덕적 신념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 상황에 놓인 게 아니라 단정지을 수 없지만 그렇겐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럼 난 위선자일까? 다른 관범으로 봐야 하나? 쉽게 결론을 내릴 것은 아닌
것 같다.
15권 p.311 인간은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슬픈 운명을 지니고 있다. 여성의 경우
는 더더구나 그러하다. 그 대상이 남편이건 자식이건, 또는 형제이건
＊남자의 시각으로 본 여성은 그러하다. 결혼 초 남편에서 아이를 생산하고 나면
아이에게로 부모에게로 형제에게로...사랑이, 관심이 옮겨지는 것 같다. 남편은
소외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을 지도 모른다. 또한,
그 소외감이 어떤 면에서는 잠시 자유의 시간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15권 p.315 모든 일에 이면이 있는 인생. 그 인생 속에서 언제나 누군가에게 조롱당하며 살아
가는 몸
＊영화 매트릭스가 생각난다. 가끔 생각한다. 이 세상이 진짜 매트릭스가 아닐까
하고. 영화같지 않더라도 내 의지없이 누군가의 기대감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꼭두각시에 불가한 짜여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내 삶이 아니다.
16권 p.18 "정치란 백성을 기쁘게 만드는 것...이 하나만으로 족한 거야."
＊그러나 요즘 정치는 자신의 안위와 출세를 위한다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다.
16권 p.28 태양을 보라. 날마다 떠올라 만물을 자라게 하면서 언제나 높은 곳에서 빛나고 있지
않은가.
＊태양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자. 동서양 역사를 보더라도 그런 사람은 절대권력을
지향하고 자신만만한 사람이다.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하며 잔인하다. 태양처럼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달이 되자. 누구나 편히 바라볼 수 있고 주변에
별들이 있는 것처럼. 물론 별빛은 달빛에 의해 반감되는 면도 있지만 그 점은 넘
기고...온유하고 부드럽고 인내할 줄 아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16권 p.53 "전에는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어딘가 사과하기 쉬운 부드러움과 틈이
있었소. 그런데 요즘에는 그것이 없어. 싸늘하게 이치만을 따지는 게 애정은 아닐
거요."
＊아내가 너무 바른 말만 하면 더욱 뻗대고 싶어하는 게 남편의 마음인 것 같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만 고만고만하게 사과하지 못하는 남자의 자존심. 개인
차가 있겠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자의 방안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런 남자의
기질을 이해하고 갈라설 것이 아니라면 사과할 틈을 보여주는 것이 아내의 지혜
가 아닌가 싶다. 도망갈 틈을 열어주지 않으면 사생결단이다!!
16권 p.102 사치하는 자들의 통솔력은 뻔한 것-보다 더 잘 통솔하기 위해 가신들을 더욱
사치하게 만들고, 그러기 위해 더욱 많은 녹봉을 주어야 한다. 가신들에게 내리
는 영지가 무한한 것이 아닌 한 이 통솔력은 마침내 한계점에 달하여 산산히
무너지고 말 터(...)자신의 검소함을 보여주어 가신들이 부족한 것을 한탄하지
않을 때 비로소 단결과 희망은 생성될 터. 불평은 어떤 경우에도 정체의 원인이
되고 분열의 근원이 되었다.
＊물질적인 것으로 사람의 환심을 사는 리더십은 점점 더 큰 물질을 줘야하고,
결국 파산하게 된다. 물질이 아닌 마음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겠다.
16권 p.103 사사건건 위압함으로써 제후들을 납득시키려 한다. 군사적인 면에서는 그것으
로도 족하다. 상대의 무력을 위축시키면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위압이지 납득이 아니다. 억압된 평화일 뿐 진정한 평화라고는 할 수
없다.
＊지위로 억누른 강요는 그 한 순간에는 먹힐 지 모르나, 곧 그것이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16권 p.125 "역적이란 이름을 들으며 싸운다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 군사력의 강양
만을 문제 삼고 민심의 귀추를 간과하시면 안 됩니다."
＊권리와 직위의 쟁취만을 바라보다 민심, 직원들의 마음을 간과하게 되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설령 얻는다 해도 곧 잃게 될 것이다. 권불
십년, 화무십일홍
16권 p.132 "세상에는 피해망상이라는 벌레가 살고 있지요. 이 벌레에 물리면 남이 모두
적으로 보입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중한 충신을 의심하거나 훌륭한
아내를 쫓아버리거나 합니다. 이것이 한 나라와 한 가문으로 파고들면 멸망의
벌레로 변합니다. 모두를 가상의 적으로 여기고 행동하므로 어느 틈에 주위가
전부 정말 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현재 호죠 가문에 그런 현상이 없지 않은 듯
합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지난날의 역사에 비추어 생각해 보십시오. 망하는
자는 거의 모두 망상이란 벌레 때문에 스스로 움직이다 멸망하게 되지요. 조용
히 수세를 취하다 망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조직에서 한직으로 밀려났을 때 그 때는 스스로 피해자라고 생각하게 되고
상사들, 동료들 모두 적이라 여긴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역시 감정을 억누
르고, 숨기고, 수세를 취하는 것이 올바른 처세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
순간의 '욱'하는 심정에 무의미한 감정을 앞세우는 경우가 있다. 역시나 그
런 때에는 무엇때문에 상대를 미워하는 지, 무엇때문에 나의 정력을 낭비하
는 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잠시 멈춰서 지금의 상황을 조용히 바라본 다면
쉽게 해결점을 찾을 수 있겠다.
16권 p.166 "반쯤 아는 것은 도리어 위험한 일(...)오늘의 회의 진행방식...그것이 도대체
입니까? 자신만이 신불의 뜻을 알고 있다는 듯 모두의 의견을 짓밟다니. 더구
나 히데요시의 위대함을 인정하니 그대들의 이의는 듣지 않겠다는 태도. 그렇
게 하시고도 모두가 히데요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이상한 일...
어느 틈에 히데요시가 주군보다 훨씬 높은 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군!
가신들은 주군과 같은 깨달음의 대열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하셔야 합니다. 어째서 솔직하게, 히데요시
에게는 섣불리 당하지 않는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한편이 되지만 언젠가는 쓰
러뜨려야 할 존재...이렇게 분명히 말씀하시고 나서, 어떻게 했으면 좋으냐고 왜
묻지 못하시는 것입니까? 쓰러뜨릴 각오가 되어 있어야만 겨우 쓰러지지 않게
마련...혼자 잘난 체하고 모두의 마음을 따돌리다니...대장이란 그래서는 안 됩
니다."
＊팀 회의 시 팀장이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장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이해해도 팀원들 전체의
공감을 얻기 힘든데 직원들도 나와 같은 것을 알고, 같은 생각을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정보를 공유하고 그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16권 p.177 "부를 탐내면 영지를 옮긴 후 주군이 내리는 녹봉에 불평을 품게 되고, 불평이
생기면 명예를 미끼로 하는 히데요시의 유혹에 약해지고 결국은 목숨을 아끼게
되는 것이 당연해."
＊무언가 하나의 욕망에 사로잡히면 생각지도 않은 다른 욕망에 연이어 사로잡
히는 결과가 되어 나의 생각과 행동에 제약을 가져오게 된다. 곧 자유의지의
상실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16권 p.246 "할멈, 인생이란 이런 것이오. 알겠소?(...)바로 뭐가 뭔지 모르고 있는 동안에
주름이 늘고 죽어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생각지 않소? 우습고 가련한 일이오."
＊지금도 나도 모르는 사이 세월은 흐르고 있다. 언뜻 고개들어 거울을 보면
그간 없었던 주름과 뱃살이 보인다. 앞선 자의 발 뒤꿈치만 보지말고 고개
들어 주변을 살피며 천천히 삶을 걸어갈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할 사람도 없는데...
16권 p.270 칼은 흉기가 아니었다. 실용 위주의 기구도 아니었다. 칼은 그것을 가지고 자
신의 정의를 지키고 한 지방과 한 나라의 정의를 지키려는, 질서유지의 비원을
담은 무장의 영혼이고 보배여야 했다.
16권 p.288 "우리의 생명은 진리를 지향하고 정치의 생명은 오늘의 안거를 지향하는 것일
세. 어느 길이 더 험한지는 자네가 잘 알고 있을 터..."
＊오늘의 편안함을 위해 자신의 삶의 목표를 내던지거나 삶을 무의미하게 보내
서는 안되겠다. 또한 정치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충돌하지 않을 리가 없다. 정치인 뿐만 아니라 나외의 사람들과는 모두 당연
한 충돌이 있다. 모두가 나와 생각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김생김
마다 다르듯이 생각도 제 각각이다.
17권 p.84 증오의 대립에는 세상의 상식과는 다른 일면이 있었다. '어쩌면 이 감정은 부부간
의 말다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양쪽 모두 상대를 높이 평가하고 있고, 마음
속으로는 사랑하기까지 한다. 그런데도 서로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상대가 보다
완벽해지기를 원하면서도 충족되지 않아 초초해진 것은 아닐까?
＊정말 부부싸움은 서로 완벽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 싸우는 건 지도 모르
겠다. 증오는 어쩌면 사랑과 존경의 다른 말일지도. 내가 갖고 싶은 것을 나는
갖지 못했는데 상대가 갖고 있을 때, 또는 소유에 성공했을 때 갖는 감정이리라
17권 p.86 리큐는 이미 히데요시와 자기 사이에 싹튼 '증오'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간파
하고 있었다. 인간의 불완전성을 리큐는 알고 있었다. '절대'는 관념에서만 존재
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데서 인간의 인간다운 서글픔을 떨쳐버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17권 p.107 "지혜놀음은 그만두시도록...목숨을 걸고 살아가는 자가 얼마나 강한가 하는
점에 부디 눈을 뜨시도록..."
＊내가 목숨을 걸고 추진한 일이 있었던가...?
17권 p.110 "아비는 도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오래 살아야만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어.
알겠느냐, 그렇게 되면 도보다도 생명을 더 중히 여기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게야."
＊무언가를 소유하고 그것을 지속하고 싶을 때 그로인해 나의 선택의 폭과
시야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17권 p.112 "세상이 아무리 탁하다 해도, 탁하지 않은 자식을 낳아 키우는 것이 여자의
역할이다. 낳아 기른다. 그 마음은 우주의 아름다움이 결정된 모습...이것을
망각하면 여자라 할 수 없다. 여자로 살아야 한다, 너는."
＊임신을 거부하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일까? 정체성의 부재인가? 삶의 선택
으로 볼 수는 없는 걸까?
17권 p.123 "목상을 처형하여 사람의 목숨을 대신하고, 찾잔을 깨뜨려 사원 하나를 건지
셨다. 이에야스는 정말 훌륭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인
정입니다."
＊원래 의도는 인정이 아니였지만 이에야시의 언변으로 인정으로 포장되었다.
누군가를 벌할 때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하면서 그 잘못만을 훈계하는 지혜
를 익히는 것, 어려운 일이지만 멋진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감정까지 싸잡
아 혼내며 그 마음에 상처를 남기게 되는데 좋은 처벌은 아닐 것이다. 그렇
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 마음의 평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17권 p.155 "인간에게는 살아 움직이는 세상에서 살아 있는 문자를 읽는 것처럼 즐거운 일
도 없으니까(...)천지간에 웃음, 울음, 기쁨, 탄식하는 사람의 모습...이보다 더
귀한 문장은 경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네."
17권 p.156 "어려운 세상에서 만나게 되고, 통하기 어려운 마음이 서로 통한다."
＊흔히 얘기하는 잠깐의 만남도 지구 전체의 인구를 놓고 보면 소중한 인연임에
는 틀림이 없다. 그 찰나의 순간에 잠시나마 또한 한 부분에 대해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것은 대단한 인연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주저하지
말고 술 한 잔 하러 가자. 해가 중천에 떠 있던들 무슨 상관이겠는가.
17권 p.183 "신은 백지상태에서 무한히 창조를 반복할 것입니다. 결코 나 혼자 정토에 가서
구원받을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끈기 있게 아침에 떴다가 저녁에 지는 태양처럼
나날이 새롭고 나날이 번성하는, 지칠 줄 모르는 생성의 행위를 되풀이 합니다.
어떠한 상태, 어떠한 비극이 닥쳐도 다음에 올 날을 위해 지상의 만물을 생성하는
행위를 결코 버리지 않습니다."
17권 p.185 "불교에도 여덟 종파가 있습니다. 신사도 많습니다. 이들 중 어느 한 종파, 하나의
신사에 구애되어 자기 한 몸의 구원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는 큰 포부를 펼 수
없다고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많은 가신 중에는 선을 믿는 사람도 있고
정토종을 신앙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니치렌종 신자, 천주교 신자도 있을 것입
니다. 이들이 서로 충돌 없이 각자의 생성을 따뜻이 돌보아주실 정도로 관대한 마
음을 가지시도록...말씀 드립니다."
＊사람을 부리는 입장에 있는 자는 그들의 종교뿐만 아니라 신념, 태도 등 각자
다른 것들을 충돌 없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마음쓰는 것이 '리더십'이 아닌가
싶다.
17권 p.185 "신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 불도는 그 자연의 효용, 자연의 조화를 지혜의 열매로
나타내 보인 것. 뿌리는 하나라는 꽃에는 천차만별이 생기는 이치를 분명히 체득
하시고, 각자에게 각자의 꽃을 훌륭하게 피우도록 하시는 일...그런 마음이 없으시
면 천하는 다스려지지 않습니다."
＊종교나 학문, 과학, 예술 등 사람의 지혜가 담긴 것들은 위 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을, 그 효용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나타내주는 도구일지도 모른다.
17권 p.186 "지혜 있는 자는 지혜 없는 어리석은 자를 속이고, 부자는 가난한 자를 학대하며, 강
자는 약자를 짓밟고 있습니다. 그 결과 남는 것은 원한 뿐입니다. 원한의 뿌리에서
무엇이 자라고, 어떤 난세를 초래하는가."
＊요즘 뉴스에 회자 되는 '갑질'도 '을'을 학대하고 짓밟는 폭력 행위이다. 이런
원한이 모여 언젠가 터질지 모르겠다. 시민혁명으로...?
17권 p.188 "예를 들면 여기에 붓이 있다고 합시다. 그 붓이 붓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종이가 필요합니다. 붓과 종이가 반발하는 것이 무 이전의 대립. 붓이 종이를 받아들
여 양자의 힘으로 글을 낳는다. 이 이치를 깨닫고 걷는 것이 제이의 상대입니다. 아니,
그 다음의 과정도 다이나곤 님은 어떤 의미에서는 충분히 실행해오셨습니다. 곧 주군
이 있으려면 신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가신을 아끼신다.(...)붓과 종이가 만
나야 글이 태어납니다. 칸파쿠 정도나 되는 분과 다이나곤 님 정도나 되는 분이 만나
쌍방이 서로 상대를 방해한다면 말이 안됩니다. 저 같으면 두 분이 만난 인연을 살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만들어낼 텐데요."
＊즉, 상대를 인정해야 상대와 나의 긍정적 힘이 만나 새로운 긍정적 힘을 창조해 내
는 것을 말한다. 상대를 시기하고 방해물로 생각하거나 깨우치려 한다면 안된다는
말이다.
17권 p.273 '무사란 기묘한 것이라니까...' 의리라는 기묘한 사료로 사육되고 있으면서도 주인에게
약간만 틈이 보이면 당장에 상인 이상으로 교활한 수법을 사용한다. 돈벌이도 철저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의리에도 투철하지 못하면서 무기를 갖지 못한 백성들만 들볶으며 살
아간다.
＊요즘의 정치가와 재벌가들이 아닐까 싶다.
17권 p.305 "추죠가 장식품이 되어서는 의미가 없어. 타이쇼가 된다 해도 마찬가지야. 이름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그런데 너는 히데츠구 님이 칸파쿠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분으로
보았느냐, 아니면 부족한 분으로 보았느냐?(...)지금의 전하보다 못한 칸파쿠가 될 것으
로 보았다. 그런 칸파쿠에게 츄죠는 앞으로 잘 이끌어달라고 해도 좋다고 생각하느냐?"
17권 p.308 "이 세상에는 너 못지않게 고집스러운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그 점을 생각해 본 적이 있
느냐?(...)상대 역시 너에게 지지 않고 끈질기게 요구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어느
쪽도 모두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는다. 추쵸, 이럴 경우에 세상에서는 전쟁이 일어나는
게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나? 대책은?
17권 p.311 "문제는 그런 궁지에 몰리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는 평소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아까 주군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상대가 다섯 번, 여섯 번이나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요구해온다...이쪽에서도 전혀 양보하지 않는다는 막다른 데까지 사태를 몰아넣어서
는 안됩니다. 막다른 길에 다다르지 않게 하는 준비...이것이 가장 중요한 평소의 마음가짐
이라 생각합니다.(...)그런 무리한 명령을 상대가 내리지 못하도록 평소부터 대처하는 것이
외교의 철칙."
＊호락호락한 사람(나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원칙에 입각한 협상이 성사될 수 있다.
17권 p.313 "상의를 한다면 이쪽 의견이 통할 여지가 있습니다. 모름지기 모든 일을 상의하고 상의받
는다. 이렇게 되면 파국은 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랫사람들을 설득하고 그들의 설득을
받는 것이 번거롭다 하여, 명령이니 절대니 하고 밀어붙이면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결
과가 됩니다. 아버님이 보시기에 히데츠구 님은 상대가 친밀감을 나타내면 무리한 명령을
내리실 분, 그러므로 충분한 거리를 두고 대하시기를...이렇게 분부하시는 줄 알고 있습니
다."
＊만민을 위한 길, 원칙을 따르며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평소 보여주면
무리한 명령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혹 받는 다 해도 강경하게 거부하면 상대는 물러날
것이다.
17권 p.317 "전쟁에 강하고 생각도 깊다...그러나 이것 뿐이라면 경계의 대상은 될지언정 진정한 열매는
맺지 못합니다. 이번에 칸파쿠 진중에 계시면서, 칸파쿠에 못지않은 인품을 그의 중신들에게
확실하게 인상지워야만 칸파쿠의 뒤를 이을 분은 도쿠가와 님밖에 없다고 인정하게 될 것입
니다."
＊능력, 지혜와 더불어 인품을 갖추어야만 어느 조직에서건 진정한 1인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겠다.
18권 p.79 "인간은 같은 동정의 말을 할 때라도 상대의 기질을 깊이 고려해야만 해."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같은 말도 그 의미가 달라진다. 진심이어도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야만 통하는 법. 깊이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겠다.
18권 p.88 "전투에서는 말이다. 이기고 있을 때보다도 좌절했을 때 대장의 기질이 더 잘 드러나는 법.
진격할 때도 후퇴할 때도 이성으로...해야겠지만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는 것 같다."
＊사람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 본 모습이 나온다고 한다. 그 사람의 속을 알기에 더할 나위
없는 방법이겠다.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런 상황
속에 내가 처했을 때 나의 본 모습을 볼 수 있겠다.
18권 p.90 "인간이란 말이지, 살풍경한 진중새활이 오래 계속되면 자칫 마음이 거칠어져 냉정한 판단
을 내리는 것이 어렵게 되는 거야."
＊남자들만 생활하는 곳에서 곧 삭막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며 시야가 협소해지는 감정
적인 사람들로 사람은 변해간다. 하지만, 그 속에 여성이 단 한 명만 존재해도 사람간 유
연해지는 기류가 흐른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18권 p.151 이 묘한 서신을 히데요시에게 쓰도록 한 원인은 키타노만도코로와 칸파쿠 히데츠구라고
지레짐작하는 '상상'이었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를 적으로
여겨 증오하게 되리라고 단정하는 '감정'의 탈선이었다. 이런 경우 웬만큼 이성적인 사람
이 아니라면 상상과 감정, 여기에 다시 감정에 의한 좋지 못한 상상이 겹쳐져 사실과는
전혀다른 엄청난 착각과 비극의 싹을 자라게 할 수밖에 없다.
＊어떤 현상에 대한 사람들의 상상과 감정이 합쳐지면 그 방향은 본래의 의미와는 다른
엉뚱한 곳을 향하게 된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위 사람들과 부딪치는 오
해가 아닐까 싶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 무엇보다 사실 확인이 꼭 필요하고, 사실
이라 하더라도 상상과 감정이 합쳐지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사실 확인과 함께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하겠다.
18권 p.154 인간의 집단과 집단 사이에는 언제나 이익의 충돌이 있게 마련이다. 더구나 그것이 감정을
앞세운 규방 여자들의 대립이고 보면 도저히 피할 길이 없다. 히데요시도 이를 경계하여 어
떤 경우에도 키타노만도코로를 앞에 내세웠다. 소실들의 서열을 옹ㄹ바로 확립하는 것말고
는 그 암투를 피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공적이든 사적이든 단체가 난립하는 세상에서 집단 사이의 이익이나 사상의 충
돌은 다반사가 되었다. 결코 양보하거나 합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상대를
제압하거나 상대보다 하나라도 더 차지하려고 할 뿐. 1인도 집단이라고 보면 개인간의
이런 충돌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오늘 점심메뉴 정하는 것부터 충돌이지 않는가.
18권 p.174 미츠나리는 그가 있는 위치에서, 챠챠는 어머니의 위치에서, 또 히데요시나 이에야스도 각
각의 위치에서 세계를 본다. 이렇게 하여 서로 다른 견해는 때로는 건설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붕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왜그럴까? 어떤 차이 때문일까? 각자가 올바른 신념에 입각하여 일을 도모할
때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움직일 때는 붕괴로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18권 p.177 "모처럼 품안에 들어온 자도 의심을 품고 대하면 반드시 겁을 먹고 멀어지게 되어
차차 적의를 품게 되는 거야."
18권 p.179 "천하는 어디까지나 천하의 것, 기량여하에 따라 누구든지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나는 늘 말
해왔어. 그러한 내가 츠루마츠에게 물려주었으면...하고 문득 생각했으니 우스운 일 아니겠
나. 타이코나 되는 인물이 이 얼마나 비열한 생각을 했던 것일까."
＊세상에서 나의 지위는 나 하기 나름이다.
18권 p.189 어느 세상에서나 소란이 일어날 때는 몇 가지 악조건이 겹치게 마련이다. 하나만으로는 아무
것도 아닌 원인도 그것이 다시 다음 원인을 낳고, 다음 원인이 또 다른 악조건의 모태가 되어
점점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자란다.
＊하나의 원인이 나타났을 때 주의하여 지켜보고, 그것이 다시 다음 원인을 낳게 된다면 즉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
18권 p.195 태어날 때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그릇의 크고 작음이란 근소한 차이밖에 없다. 그러던 것이
환경에 따라 차차 그 차이가 벌어지면 더 이상 비교할 수도 없게 된다.
＊환경, 사람이 자라면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지는 여기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타
고난 기질은 원석. 타고난 기질 자체가 쓸모 없거나 나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원석
의 가공은 환경. 성장 환경과 주변 상황이 그 기질을 나쁜 일에 사용할지, 좋은 일에 사용
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성장할 때 어른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
까? 스스로 자존감을 갖도록하고, 남과 경쟁이 아닌 상호 조화를 이루도록 가르치는 일이
중요하겠다. 또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생의 궁극적 목적과 사명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18권 p.217 "이 세상에서 같은 때 살아간다는 것은 여간 인연이 깊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야."
18권 p.240 "무란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창을 멈추는 평화의 받침대가
되어야 하는 것."
＊국방력은 어디까지나 우리의 주권을 지키기 위한 힘이어야 한다. 침략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개인의 힘도 자신의 자유로운 삶을 위한 것이어야지 남을 억압하기 위한 힘으로 사용해서
는 안 될 것이다.
18권 p.254 어쨌든 시대는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자금 조달은 광산의 채굴을 통해서였고, 영지
에서 공납을 받은 쌀을 돈으로 바꾸는 것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교역을 통해 이익을
얻는다.
＊자기가 일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한계가 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산으로 눈을 뭉치듯 융
통해야 되는데 요즘은 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통해서 몇 백에서 몇 천을 앉아서 벌 수 있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관심이 없고 해 본 사람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도하기 마련이다.
18권 p.273 "그대는 이 세상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원인이 어디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 "분쟁의 원인
은 욕심이에요. 욕심에는 한이 없어요. 그러므로 일단 다춤이 벌어지면 수습할 수 없는 난세가
되는 것이죠."(...)"인간이 가진 욕심의 대상이 되기에는 일본이란 나라는 너무 좁아. 원하는 것
을 손에 넣을 수 없기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는 거야."
＊작가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종군작가이다. 그의 견해가 보인다.
19권 p.26 "일이 많아서 잠시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있고 싶어.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으면 주위가 보이지
않아. 주위가 보이지 않으면 배를 저을 수 없게 돼."
19권 p.28 이에야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은 자기와 코노미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은 일부에 지나
지 않았다. 이에야스는 항상 타이코 곁에서 기밀사항에 대한 상담에 참여하고 있었다. 따라서 최
고의 정보와 판단이란 점에서는 그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조직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에겐 각 분야의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훈수를 둔다. 그 훈
수는 최고급 정보임과 동시에 배움의 기회이기도 하다. 정점에 있는 사람들은 각 분야의 정보
를 모아 아이디어를 내고 조직의 방향을 결정하고 판단한다. 그러니 조직의 정점에 있는 사람
을 기만하거나 속이는 것은 힘든 일이다. 물론 정점에 있는 자가 무식하면 다른 얘기겠지만...
19권 p.79 무엇이든 히데요리라는 사랑스런 자식의 탄생을 미끼로 하여 인정의 미묘한 감정에 휩싸여 자기
의지를 주장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우리는 어쩌면 자녀에 대한 인정에 빠져 나 스스로를 속박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나의 정
체성, 자존감을 잊고 자녀의 꼭두각시로 전락(?)해버린 것이 아닐까.
19권 p.94 "자신에게 엄격했더라면 그 마음은 저절로 남에게 괸대해질 수 있었을 것..."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은 여유가 있고 남에게 관대하다. 하지만 자기 자
신에게 관대한 사람은 남에게 관대하지 않다. 자기 자신은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남은 하찮게
여긴다. 자기만 아는 안하무인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런 사람들은 가여운 사람일지도, 다
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사람인 동시에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19권 p.95 자신에게 엄격하다는 것이 남을 용서하는 마음의 바탕이 된다니 이 얼마나 큰 깨달음이란 말인가.
남에게 관대한 삶을 살 수 있다면 그사람의 앞길에는 발전만이 있고, 그 반대인 경우에는 한없는
무명이 계속될 뿐이다. "부처의 가르침도 권도 바로 그것을 말합니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는 관대하고...그런 생활을 가리켜 풍요로운 삶이라 하고, 그것을 모르고 살 때 이를 빈궁이라 합
니다."
19권 p.121 "인간의 눈이 미치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어. 눈이 어두워지는 데는 나이도 그 원인이 되지만,
권력도 그 원인의 하나, 맹목적인 사랑도 그 원인의 하나지."
19권 p.135 "어떤 일이든 가슴속에 담아두어야 할 일과 배짱이나 경험만으로는 처리할 수 없는 일이 있게
마련이야."
＊분별력. 어떤 일을 담아두고, 어떤 일은 경험에 의지하고, 어떤 일은 조언을 구할 지 구별할
줄 아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잘못된 선택을 피하는 길일 것이다.
19권 p.164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히데요시는 지금 그 죽음의 반면을 바라보는 모양이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죽는 동시에 어느 시대에도 누군가 반드시 계속 살아 있다. 그 인생의 반면을 망각한
다면, 그 사람의 생활방식, 견해, 사고방식은 절름발이가 된다.
＊내 뒤에 내 발자국을 보고 따라오는 자가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 삶은 내 중심이되, 나 혼자
만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다.
19권 p.245 "타이코의 의지 역시 노부나가 공처럼 생애를 통해 분명하게 하나였다면 나중에 미련이 남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였어."(...)타이코의 의지가 때로는 천하를 위한 것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 아들에 대한 것이 되기도 하는 등 분열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에야스는 그 어느 것을
유지로 살릴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나에게 삶을 통해 일관되게 추구하고자 한, 하는 목표가 있던가? 지적탐구, 지적 즐거움의
추구. 그렇다면 관심분야는? 사람과 관계된 모든 것.
19권 p.263 "인간이란 말이오, 완전히 믿고 살기를 원하는 생물이오. 그러면서 또한 전적으로 의심하여
애증과 흑백을 확실하게 가리며 살고자 하는 생물이기도 하오. 그러나...인간 세상이란 그처
럼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전적으로 증오하는 사람...으로 정확하게 갈리지는 않소."
19권 p.264 "지부 님, 세상에는 말이오, 완전히 흰 사람도 완전히 검은 사람도 없어요. 그러나 아녀자들은
어느 하나로 무리하게 단정하려 하오. 만일 키타노만도코로 님이 확실하게 이에야스는 적이다.
또는 자기편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면, 여성으로서는 유려가 없을 만큼 분별 있는 분...반신
반의라도 좋소. 반신반의하게 되면 훗날에 대비하는 데 소홀함이 없을 것이고, 만약 실수하여
잘못되더라도 반으로 끝나는 것이오."
19권 p.323 "혹시 미츠나리에게 야심이 있는 것은...?" 요도 부인도 인간이란 누구나 은혜 앞에서는 자
신을 버리고 섬기게 마련...이라 믿을 정도로 평온한 세상에서 자라지는 않았다. 그런 만큼
이 한 마디는 인간 불신의 독을 품고 언제까지나 마음에 남을 바늘이 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번에는 견딜 수 없이 온몸으로 불만이 퍼져나갔다.
20권 p.17 "여자가 자기 의견을 남편에게 말하는 것은 좋아. 그러나 자기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강요해
서는 안 돼. 채택 여부는 남편에게 맡겨두고, 좋은 의견을 말하는 것이 내조인 게야."
＊참모의 역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겠다.
20권 p.23 "절대로 사람은 남을 깔보아서는 안 돼. 자신감을 잃게 하는 욕설과 꾸중 같은 것은 삼가야
해. 그와 동시에 지나치게 칭찬하는 것도 무책임한 일이야. 칭찬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게 마련이거든. 타이코는 이러한 사람의 습성을 민심수습에 자주
이용했어. 그러나 나는 달라. 나는 칭찬은 하지 않아. 의미 없이 칭찬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모독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야."(...)"칭찬은 하지 않지만, 위에 있는 사람이라면 위로와 달래
는 방법은 알고 있어야 해."
＊내게 꼬리를 흔들게 하려면 칭찬해라. 고래도 춤추게 될 테니. 그러나 단 한 번의 질책으로
상대와는 언제고 등을 지게 될 수 있다.
20권 p.26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일수록 분위기에 지배되기 쉽다.
20권 p.55 선량한 인간일수록 남이 신뢰를 보낼 때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20권 p.65 힘겨운 상대임을 알았을 때 같이 달리는 것은 서툰 수법...훨씬 뒤로 쳐져 상대가 돌아오게
만들고, 그쪽에서 먼저 손을 내밀게 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20권 p.80 어째서 자기 말을 삼가고 상대의 말을 들어주려 하지 않는 것일까...'이런 일이 큰 반감의
원인이 되는 줄 깨닫지 못한다는 말인가?'
20권 p.88 왜 그랬는지 자기도 알 수 없었다. 다만 미츠나리가 더없이 불행하고 외로운 사나이임을 알
았을 뿐이다. 그런 사나이는 박정하게 마련. 냉혹 그 자체. 아니, 때로 고독을 못이겨 여자
에게 정사를 강요하는 것도 이런 종류의 사나이였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조용히
무릎에 손을 얹고 위로해주고 싶은 묘한 슬픔을 여자가 느끼도록 만드는 것도 이런 종류의
사나이였다.
20권 p.94 어차피 인간의 힘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아는 것은 체념이 아니다. 인간의 생명에 대
한 현명한 통찰이다. 이 한계를 깨달았을 때 비로소 인간은 자연의 운행과 자신의 생명을
조화시켜 영원으로 통하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
20권 p.110 "안타깝게 여기기 전에 그대는 어째서 옛 동료에게 그 일을 조용히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는
말이오. 처음부터 잘못을 찾아내어 나무란다면 무엇보다도 먼저 우정에 금이 갈 것이오."
＊내 입장에서 상대의 잘못이라고 판단 내리기 전에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먼저 들어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 지혜롭게 처신하는 것일 것이다.
20권 p.143 "서두르면 거칠어지게 마련이오."
20권 p.144 "어떤 경우에도 우선은 대비, 그 다음으로는 자신의 자세를 바로할 것...이것이 진인사대천
명의 자세요. 그런 마음가짐만 있다면 쓸데없는 좁은 소견이나 후회는 필요치 않소. 인내란
여기서 태어나고 마침내 그 사람을 지켜주는 것이라 믿고 있소."
20권 p.146 처음에는 미츠나리가 고독을 이기지 못해 자기 가슴에 매달리려 한다고 생각했다. 낮의 생
활이 고달픈 사나이에게는 그와 같은 밤의 휴식이 있어야 한다. 어머니의 젖가슴에 매달리
는 어린아이처럼 믿을 수 있는 여자와 다정히 지내면 마음의 응어리를 풀 수 있다.
＊남자의 시각에서 본 심리묘사 이겠으나 여자도 같은 생각일까?
20권 p.149 남을 용서할 수 없는 근성을 가진 사나이의 약점은 종종 이성을 초월한 분노가 되어 되돌아
왔다.
20권 p.150 "이 세상의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모두 자신
의 잘못이란 말인가?" "아닙니다. 초조해 하지 말 것...초조해지면 자기만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엄하게 책망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지옥입니다."
＊시야가 좁으면 이해의 폭도 좁고 상대를 받아들일 마음의 공간도 없다. 초조해질 상황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늘
자신을 수양해야 하겠다.
20권 p.167 "기량이 있다는 사람에게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 모양이오. 첫째는 자신의 재능을 주체하지
못하여 현실이란 세상의 틀에는 들어서지 못하는 기량인...또 하나는 그 재능을 겸손하게
내부에서 키워 이 세상의 틀 안에서 연마하는 기량인이오...전자는 반드시 비사의 영웅이
되고, 후자는 위업을 완성하는 사람이 된다. 우리도 젊었을 때는 이 세상의 틀에서 빠져나갈
것 같아 무척 난처했었지. 기량이 있는 자도 아니면서."
20권 p.206 "도쿠가와 님은 인색하기로 유명한 분, 그 가신의 녹봉은 다른 가문의 가신보다 훨씬 적어,
그런데도 모두 심복하여 생명을 아끼지 않고 충성하는 것은 어째서일까? 지부노쇼가 가신
들에게 후한 것은 녹봉이 아니고는 충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증거야. 돈이나 쌀로 가신을
매수한다...이것이 뜻 있는 가신들에 대한 모독임을 모르고 있다니까."
＊요즘 시대에 가신이란 말은 맞지 않겠으나 직장 내에서 가신처럼 부리는 자와 부림을 받
는 자가 있기 마련이다. 또한 실적향상을 위해 급여를 인상하거나 인센티브를 많이 주는
방법을 우선하지만 그것이 전체의 실적 향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도 사장과 직원 간 마음의 소통이 우선이겠다.
20권 p.316 "상대를 너무 격분시켰어요...인간이란 때때로 분노에 모든 것을 거는 성가시기 짝이 없는
동물. 지난 일을 되풀이하는 것 같지만 지부님도 주의가 부족했어요."
20권 p.318 "지부님, 전진만 알고 후퇴를 모르면 패배하는 것은 전쟁터에서만 적용되는 일이 아니오.
인간에게는 인내가 제일인 때가 많소."
＊인내는 곧 후퇴. 패하는 것보다는 후퇴가 낳으리라.
21권 p.21 코에츠의 추측에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처럼 확실하게 단정했다가
잘못이 생기는 경우만은 피해야 한다. 인간이란 주장을 내세울 때도 적당한 선에 그쳐야
지 그렇지 않으면 이로 인해 뜻하지 않은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적당한 선이란 상대가 곱씹어볼 여유를 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마지못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린다면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극단적인 강정적 행동을 보일 수
있다.
21권 p.30 "사람의 일생이 그대로 하나의 큰 예탁물이란 것을 어렴풋이는 깨닫고 있었어야 할 것인데
말일세."(...)"여기까지 깨달았다면 지위도, 신분도, 재물도, 천하도 모두 맡겨진 것임을 알
아야 했으나 깨달음이 부족했어."(...)"자네의 부도 이제는 상당할 거야." "모두 주군 덕택
입니다." "그런 인사도 생각해보면 부질없는 것, 자네 손에 있기는 하나 그 재물은 결코
자네 것이 아니야."(...)"비록 자네가 아무리 집착한다 해도 이승을 떠날 때는 어쩔 수 없이
내놓아야 하네. 그렇게 된 뒤에야 깨닫는다면 안타까운 일이지, 그러므로 맡아놓았을 뿐
임을 분명히 깨닫고, 그 용도를 그릇되지 않게 하는 것이 맡긴 자에 대한 성의일세."
21권 p.34 "비록 터무니없는 뜬소문이라 해도 무시한다면, 그것은 필부의 만용...충분히 염두에 두지
않으면 이 역시 맡겨진 천하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불충하다는 비난을 면치못할 것일
세. 여기에 천하인의 병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
21권 p.39 어느 세상에나 실력은 갖추지 않고 영리한 두뇌만으로 보신하려는 관리는 그 소심한 책략
때문에 도리어 큰 파탄을 초래하게 마련.
21권 p.47 나가모리도 마사이에도 이에야스가 마시타의 집에서 머루르겠다는 말만 하지 않았더라도
이처럼 당황하지는 않았을 터. 머무르겠다고 일부러 사자를 보내 통고하고도 그 사실을
변경했다면, 이는 분명 예삿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무언가,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될 이
유가 있었을 텐데...숙소 지정을 갑작스럽게 변경당한 나가모리의 마음에 당연히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의문이었다. 만일 그 수법이 신카게류 병법에서 말하는 변화로서, 시나이와
시나이가 맞부딪쳤을 때의 세법임을 분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이에야스가 기선을 제압하지 않으면 천하의 대란을 초래한다고 단정하고 궐기했다는 것
을 대번에 깨달았을 터였다.
21권 p.48 상대의 적의를 탐색하려면 자신의 자세를 가볍게 두세 번 바꾸어보면 알 수 있다. 그러면
상대는 초조한 나머지 자연히 정체를 드러내게 된다.
21권 p.120 "여자는 하늘이 내린 세 가지 큰 힘을 가지고 있어. 첫째는 색으로 남자를 사로잡는 힘,
둘째는 아내 자리를 차지하는 힘, 셋째는 어머니 자리에 앉는 힘...뛰어난 여자는 이 세
가지 힘을 하나로 묶어 남자들의 마음과 손발을 꽁꽁 묶는 것일세."
21권 p.165 마사노부는 마음먹은 대로 입밖에 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을 동반하는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이에야스의 생각을 정확히 알아맞힌다면 미움을 받거나 경계를 당하게 되
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녀석은 언제나 내 마음을 꿰뚫어보고 있다.' 꿰뚫어보지
못하면 중요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게 되고, 지나치게 꿰뚫어보면 늘 어디선가 의심을
받게 된다. 노부나가는 타케나카 한베에의 기량을 전략가로서는 높이 평가하고 있었으
나 끝내 그를 다이묘로 삼지는 않았다.
21권 p.180 인간이 곤혹스러움의 나락에 빠졌을 때는 종종 혼잣말을 하게 마련. 그러나 혼잣말일
때는 자기 생각의 테두리에서 좀처럼 벗어나기가 어렵다. 그런데 듣는 사람이 있고,
경우에 따라 맞장구를 쳐주면 창이 활짝 열리는 수가 있다.
21권 p.196 "코에츠, 이 세상도 역시 두 조각을 내었다가 다시 붙여 맞추어야 될 것 같군요..."
＊세상은 갈라졌다가 다시 뭉치고 또 갈라지기를 반복하는 것 같다. 그것이 자연스러움.
흩어지려는 것을 억지로 뭉쳐있게 한다면 모두가 힘들어 진다. 흩어질 때가 오면 과
감히.
21권 p.264 "배운 것만으로는 자기 것이 되지 않아. 내가 왜 이렇게 하는가는 나이의 차이, 경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는 알 수 없을 것일세."
21권 p.278 "전쟁에는 전략과 전술이 따르게 마련. 그러나 전략과 전술에만 정신이 팔려 무엇을 위
한전쟁인가 하는 근본을 잊어버린다면, 무의미한 살상으로 전락하여 병사는 미친 병사,
군대는 휸한 군대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네."
21권 p.322 "자기 기술을 아끼면서 덕은 아끼지 못하는 요즘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신자입니다."
22권 p.20 전쟁 그 자체를 이성을 포기한 인간들의 살육다툼이라고 본다면, 어떠한 협박도 모략도
간계도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어느 것이 옳
은가 하는 차원 높은 윤리 다툼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다...이 윤리 다춤은 도중에 흔적
도 없이 사라지고, 그 후에는 어느 쪽이 더 철저하게 '악업'에 몰두할 수 있느냐 하는
악업 다툼으로 변형된다. 이것이 전쟁의 실태이다.(...)자신의 죽음이 그대로 자손의 멸
족과 이어지다는 사실이 통보되면, 그때는 자기편을 배신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인간이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의 지혜였다.
22권 p.28 "용케도 제일 먼저 달려왔구나. 그래, 너에게 이 목을 건네겠다. 자, 어서 목을 베고 이름
을 떨치도록 해라." 결코 억지를 부리는 것도 연극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죽을 것이 분명
할 때는 순순히 상대에게 공을 세우도록 해주는 것이 무장의 마음가짐이고 예의이기도
했다.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만 갖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하는 배려의 마음
22권 p.43 어떤 불평이나 반항심도, 다 같은 인간인데 자기만이 보답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때
싹 튼다.
＊불평. 불만. 반항심과 맞닥뜨리면 한 번 짚어볼 부분이다. 이는 마음이 가난한 데서
오는 열등감으로 볼 수 있다.
22권 p.71 "귀하는 착수금으로 황금 일천 장을 건네라고 하셨소. 미끼에 달려드는 물고기처럼 뉴도가
얼른 그것을 받으려고 사자를 보내왔소. 급한대로 우선 은 일천 장을 주었어요." "아니,
황금이 아니라 은 일천 장을?"(...)미츠나리는 큰 소리로 꾸짖고 나서 곧 후회했다. 동지
사이에 불편한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그야말로 결속에 금이 갈 것이기 때문이다.(...)처음
부터 욕심을 이용하여 낚으려던 상대였다. 전쟁에 이긴다고 해도 영지로 주어야 할 오와
리는 둘이 될 수 없다. 하다못해 황금 1,000장이라도 선뜻 내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황금이 은으로 바뀐다면 오와리 영지도 무엇으로 바뀔지...좀더 생각해봐야 겠다는
답이..."
22권 p.89 전쟁터에서 지휘하는 것만으로 천하의 평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진정으로 사람들을 심
복시킬 수 있는 '덕'과 자연의 뜻에 부응하는 진리가 배후에 필요했다.
＊내가 일만 잘하는 팀장이 된다고 해서 사무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 지는 것은 아니고,
팀의 결속력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내 삶이 행복해 지는 것도 아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바탕에 있어야 한다. 나는 사람들 속에 있고 싶어하면서도 개인적인 관
계를 맺는 것을 기피한다. 왜 그럴까? 모범학생, 말 잘 듣는 착한 아들로 살아야 한다
는 육아가 그 이유인 것 같다. 주변 어른들의 이 같은 요구는 그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한다는 압박과 스트레스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해내야 하니 얼마나 피곤하고 짜증
나겠는가. 그래서 그런 요구의 원천적 봉쇄로 개인적 인간관계를 최소하고 사무적인
관계만을 선택하게 된 것 같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관
심을 갖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데 나는 그 공감능력을 스스로 차단한 것 같다. 그와
함께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해왔던 것 같다. 스스로 끊었던 관심, 훈련을 통해 다시
이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성 회복은 이 시대에 무엇보다도 그 가치가 높은 우선
순위라 생각된다.
22권 p.110 인간 역시 짖는 개와 공통된 약점을 갖게 마련, 궁지에 몰릴 수록 그 선전은 과대해 지
고 위협을 포함하며 허세와 헛웃음을 혼합하게 된다. 히데요시 조차 조선과의 전투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을 때 필요 이상으로 호화롭게 성을 장식했고, 다이고에서 꽃놀이
를 했다. 약점을 보이지 않으려고 짖어대면 두려워하는 자도 생기게 마련인데.
22권 p.182 "인간이란 원래 겁이 많은 모양입니다."(...)"그런 주제에 탐욕스럽고...그 욕심에 고집
이란 테를 둘렀을 때는 아주 강해집니다."
22권 p.184 인간이 욕망이외의 것으로 움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욕망의 규모가 그의 상상을 배
신했다. 그가 생각하고 있던 만큼 인간은 욕망 때문에 큰 위험을 시도하는 생물이 아
니었다. 미끼에 낚이는 약점은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험 앞에서는 그야말로 겁쟁
이 그 자체였다.
22권 p.185 '우에스기 카게카츠는 미끼에 걸리지 않고, 모리 테루모토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성에
서 나오려 하지 않는다...' 어째서 그런 것일까? 자신이 던진 미끼의 매력이 그들에게
모험을 강요할 만한 값어치가 없어진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처음에는 모두 용기백
배하여 일어섰던 그들이 아닌가.(...)인간이란 미끼로 움직이는 것이라 냉엄하게 계산
하고 마음으로부터 상대를 존중한 일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2권 p.186 가만히 생각해보면 몇 안 되는 그 존경할 만한 인물만이 지금도 자기를 진심으로 떠받
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곧, 그가 믿고 있던 사람들은 그를 돕고, 그가 마음으로
멸시한 자들은 모조리 그를 배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사람에게는 모두 저
마다의 장점이 있다. 거기에 눈이 미치지 못하여 남의 단점과 자신의 장점을 비교하는
데서 상대에 대한 불신과 멸시를 키워 나갔다면...?(...)'신뢰를 얻지 못하면 배신을 당
한다...'
＊마음으로부터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상대도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곧 나와
그 상대 간에는 신뢰가 쌓일 수 없다. 신뢰는 상대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22권 p.187 그는 인간으로서 너무 미숙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도록 하여
활용했어야 하는데 멸시하여 이를 막아버리는 불신의 길을 걷고 말았다.
22권 p.208 전쟁터에서 정확하게 전황을 장악하고 그때 그때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휘자는 특
히 치밀하게 그 거리를 뇌리에 새겨두지 않으면 안 된다. 진격을 명하거나 퇴각을 명할
경우, 또 원군을 보낼 때도 지형과 거리를 무시한다면, 실행할 수 없는 명령으로 부하를
괴롭히고 희생을 키우기 때문이다.
22권 p.219 첫 출전은 언제나 두 가지 점에서 미지수이다. 전투에 익숙지 못한 젊은이이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없는...경우와, 첫 출전을 장식하려고 젊은 혈기에 무슨 일을 할지 모르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사나움의 수수께끼가 바로 그것이다.
22권 p.250 전쟁터에서의 계산은 평시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이질적인 것, 평시의 생각을 전쟁터에
가지고 오면 그대로 우유부단이 되고 겁먹는 것이 된다. 거꾸로 전쟁터의 '결단'으로
평상시의 일에 임하면 구제받을 수 없는 폭군이라는 낙인이 찍힐터.
22권 p.294 "실수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진정한 전투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고 다음 전투에
나선다면 반드시 용병을 잘못하여 많은 부하들에게 눈물을 보이게 된다. 아니, 그것만
으로 끝나지 않아. 그 과오가 전군의 승패를 결정하게 될 경우가 적지않다. 전투의 실
체를 잘 알고 분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야."
23권 p.77 "남의 눈에는 사이좋게 보이는 부부가 있지. 그런데 어머니는 어리석은 자라서, 남편 앞
에서 말하지 못하는 불만도 자식 앞에서는 되풀이 하거든, 자식은 어머니를 생각하면 할
수록 자기 아버지를 원수처럼 여기게 되지. 그 때문에 부자간에 말다툼이 벌어져 어머니
가 난처해지는 경우가 있어."
23권 p.111 건강한 자식이 반드시 영리하다고는 할 수 없고, 허약한 자식이 어리석다고도 할 수 없
다. 사람의 어버이에게 허락되어 있는 것은 그 자식에게 희망을 걸고 마음이 놓이지 않
아 속을 태우는 일뿐인 듯.
23권 p.185 은둔자가 된다면 인간세계에 무슨 진보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어떤 곤란과 나쁜 인연에
도 반드시 그에 따르는 원인이 있다. 그 뿌리를 끊는 각오가 용기이고, 그 용기를 가진자
만이 다음에 착한 일을 쌓아 곤란을 이길 수 있다.
23권 p.220 이에야스 대에는 의리상 제후들은 모두 동료다. 그러나 2대, 3대로 내려가는 동안에 태
어나면서부터의 쇼군도 있게 된다. 동료로서의 제후를 다스리는 법과 태어나면서부터의
쇼군이 하는 그것은 전혀 양상이 다를 터, 그때 이를 그르소디지 않게 하는 것이 측근의
어진 신하들...따라서 자기 자식을 키울 뿐만 아니라, 그 자식의 어진 신하들도 모두 앞
으로 쓸모가 있도록 주위에 두고 육성해야 한다는 다짐을 듣고 히데타다는 후시미를
떠났다.
＊대기업의 후계자 양육방법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일반 기업이나 소규모 업체에서도
오너 일가의 계승에 관한 방법일수도 있겠지만 조직 내 부서장과 그 구성원, 또는
팀장과 그 구성원 간의 상호관계도 일수도 있겠지만 조직 내 부서장과 그 구성원,
또는 팀장과 그 구성원 간의 상호 관계도 일수도 있겠다. 나만 자란야 되고 나만 출
세할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휴임자를 키우고 후임자를 도울 사람들도 같이 키움
으로 해서 결국 그들로부터 나는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23권 p.323 "인간은 모두 이 세상의 인질이 아닐까요?(...)타이코 님도, 또 타이코 님과 싸우다 돌
아가신 리큐 거사도...(...)뜻대로 산 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모두들 약간은 약속된 일
에 묶인 사람들, 뒤에서 보면 애처러운 사람들이에요..."(...)젊은 마타시로가 남의 일
은 가엾게 여기면서 자신이 가엾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인간의 가엾음이나 슬픔은
실은 한발 깊게 밟아들어가면 남이나 자기나 한 가지.
24권 p.24 자기 자식에게도 마음대로 볼을 비벼 줄 수 없다...그것이 정을 억제하면서 정을 주는
'대장'으로서 가장 삼가야 하는 일이었다. 그 정도의 인내도 없이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다스릴 것인가.
24권 p.91 '구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것을 살릴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
24권 p.93 출세란 결코 팔짱만 끼고 있는 자를 저쪽에서 손짓해 부르거나 일부러 길을 열어주는
것은 아니다. 나가야스는 이에야스의 이상과 방침을 터득하고 자기 눈을 이에야스의
눈으로 삼아 일을 찾아다녔다.
＊출세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 사람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 목표 또한 삶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그 목표가 인류의 발전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인생의 목표로도 삶을 수 있겠다. 우리가 출세를 지향하면서도 남의 출세를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부의 기술이란 책도 있는데 출세는 곧 아부. 아부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헤아리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한
다. 그러므로 아부도 기술이고 타고나거나 갈고 닦아야 한다. 무엇이든지 과한 것이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24권 p.96 나가야스는 결코 같은 말을 두 번 되풀이하지 않았다. 상대가 반드시 귀를 기울일 말
만을 살짝 입밖에 내고는 그뿐 그에 대해서는 전혀 구애받지 않았다. 구애 받으면 참
견이 되어 귀찮게 여기거나 미움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맞는 말이다. 내가 간언한 말에 구애되어 다른 때 누차 얘기하는 것은 상대를 내 뜻
대로 조정하려는 인상을 지우게되 미움을 받게된다. 때론 그로인해 나 스스로를 진
퇴양난에 빠지게 하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조언이 나를 붙잡는 족쇄가 될 수 있다.
24권 p.189 "타케치요는 훌륭한 숙부들을 부하로..." 이 말에 허황한 꿈이 개입할 여지는 없었다.
'그렇구나, 그래서 젖먹이 아들의 영지까지 정하셨구나...' 인생이란 음미하는 것...
음미하면서 현실을 처리해나가는 것이 살아 있는 정치...
24권 p.194 카츠시게가 이에야스에게 쇼시다이로서 백성을 다스리는 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물
었다.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둘러서는 안 된다...불편함을 일상이라 생각하면
부족함에 대한 불편은 줄어들게 마련. 마음에 욕식이 생기거든 곤궁할 때를 생각하라.
인내는 무사태평의 근원이요, 분노는 적이라 생각해야 해. 이기는 것만 알고 지는 것
을 모르면 그 피해는 자신에게 돌아오고 말지. 그리고 자신을 탓하되 남을 나무라지
마라. 모자란 것은 지나친 것보다 나은 법이야."
24권 p.233 "불행이란 과감히 떨어버리지 않으면 이중 삼중으로 뿌리박는 법, 지금 안 만난다 하
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만나는 것이 차라리 좋아."
24권 p.244 저주나 적의는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다. 증명하기 어려운 무형의 것이므로 한번 귀
에 들어가면 평생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응어리가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당신을 모함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전하는 것은 그 상대에게 평생 사라
지지 않는 마음의 응어리를, 의심을 품게하는 방법이다. 직접 소문에 대해 상대방
에게 묻지 않는 한 알 수 없을테니. 그러나 주의해야 하겠다. 둘 사이가 그렇게
소원한 관계가 아닐 수도 있다.
24권 p.264 기억이 희미해 불안은 한층 더 가중 되었다. 지나치게 취했다. 술이 지나치면 나가야
스는 충동대로 있는 말 없는 말 마구 지껄이는 버릇이 있었다.
24권 p.297 인간은 기량 이상의 일을 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이 그 이상을 해줄 수도 없다. 일시
무리가 통할지는 모른다. 그러나 극히 짧은 동안의 일, 결국은 기량이나 환경이 자
연스럽게 그 인물을 감싼다.
＊쇠사슬에 발이 묶인 어린 코기리, 성장했을 때 계속 묶여 있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힘으로 박차고 벗어날 것인가. 관리자 형은 계속 그자리에 있는 코끼리,
창조자 형은 스스로 벗어날려고 시도하는 코끼리, 조직은 두 코끼리 모두 필요
하다.
24권 p.311 사람이 사람을 움직일 경우 반드시 급소가 있게 마련이다. 물론 그 급소의 판단을
잘못하면 움직여야 될 때 도리어 고집을 부리거나 노하게 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
에서 인간을 잘 아는 자가 가장 잘 인간을 움직일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
24권 p.338 같은 문구라도 사람에 따라, 연령에 따라, 환경에 따라 모두 그 느낌이 달라진다.
＊같은 것을 바라봐도 각자에게 보이는 것은 다르다.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게 느
끼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만도 큰 성장이고 대화의 빌미를 제공해 주는 것
이다. 내게 보이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시킬 줄
아는 것이 삶을 지혜롭게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25권 p.69 나가야스는 이미 넉 잔째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마시면 취하고...취하면 거칠어진다.
이를 잘 알면서도 마시고 있었다. 한 번은 마사무네와 정면 대결을 할 작정이었기
때문이다. 나가야스의 정면대결은 칼로 하지 않는다. 술을 마시고 자기 몸 그대로
거짓 없는 벌거숭이로 상대 가슴에 부딪친다. 대번에 승부가 나는 모래판 씨름. 이
와 같이 벌거벗은 마음과 마음을 부딪혀 상대를 알고 나를 알게 한다. 이것이 나가
야스 식 정면대결이다.
＊술을 마시는 데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과음으로 이어
지고 주사로, 그 다음날은 후회와 몸의 괴로움만 남게 될 뿐이다.
25권 p.132 "인간 세상에서 신의를 잃고는 어떠한 제도와 단속도 도움이 되지 않소. 이 일에
대해서는 두 번 다시 말하지 마시오."
＊제도를 시행하면서 봐주기식으로 일관한다면 그 법이 제대로 집행될 일이 없다.
공사 모두 스스로 법을 지키는 데서 출발하겠다. 신의를 지키는 것은 이처럼 어
려운 점이다.
25권 p.136 "인간은 정을 버려서는 안 되지만, 정에 져서도 안 됩니다. 이상을 가져야 하지만
현실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함과 마찬가지..."
25권 p.189 "무슨 일이든 첫번째 안이 차질을 빚었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린아이일세. 첫번째 안이 되지 않으면 두번째, 두번째 안이 아니면 세번째...어
른의 안은 무진장이어야 하는 거야."
25권 p.248 인간에게 갈증이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동시에 여러 가지 불안의 싹
이기도 했다.
25권 p.265 인간에게 선악과 함께 생각하는 능력이 주어졌음은 어떤 경우에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하려는 하늘의 뜻. 선이라 믿고 악을 행하는 자가 있고, 악을 두려워하면서
선을 행하는 자도 있다. 이는 자신의 지혜만으로 어떤 혼돈에도 견딜 수 있게 하
려는 깊은 자비. 따라서 이것만 옳은 길이라 강요하는 일은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그러므로 학문에도 여러 유파가 생기는 게 아닌가.
25권 p.298 일반적으로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접어드는 어느 시기의 변화에는 정해진 궤도가
있다. 첫째로 이유 없이 반항하는 시기로 사춘기. 이때가 지나면 몹시 허세를 부
리게 된다. 자못 어른스러운 듯이 행동하고, 반감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어도 계
속 지식을 내세우고 야유를 일삼는다. 말할 나위도 없이 그 모두는 속이 들여다
보이는 자기 주장이며, 그 이상으로 사려분별과는 거리가 멀다.
25권 p.316 인간 각자가 경험하는 시간의 흐름이 지닌 내용만큼 기묘할 정도로 차이가 많은
것도 달리 없다. 사람들은 각각의 경험을 저마다 인생이라고 부르지만, 같은 세
월의 흐름 속에서도 서로 얼굴이 다르듯이 전혀 다른 내용을 지닌다.
26권 p.95 도중의 견문을 그대로 교재로 삼는 수학여행이었다.
＊여행은 수학여행이자 자신을 치유하는 여행이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26권 p.125 이에야스는 의심이 가는 자에게는 신뢰라는 무거운 짐을 지워 결국 꼬리를 드러
내게 만드는 명수였다.
＊의심이 가는 자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 일을 잘 완수하는 지 지켜본다. 다른 마
음을 품고 있다면 일에 차질이 생길 것이고, 다른 마음이 없다면 성실하에 완
수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 일을 맡곁을 때 차질이 생겼을 경우 대처할
방안을 생각해 두어야 하겠다. 지식만 갖고는 세상의 흐름을 읽을 수 없다.
주요 인물들의 말, 행동이 그 이면에 무엇을 기대하고, 생각하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 흐름을 읽는 키포인트다. 그 이면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기본 지식은 물론
이고, 그 주변 인물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식과 주변 인물들의
동향과 주요 인물의 말과 행동을 연계하여 그 이면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이 흐름을 읽었다라고 비로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26권 p.164 인간의 성장은 교제하는 사람의 수준과 관계가 없지 않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내가 좀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
하려면 나보다 나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노력해야 하겠다.
26권 p.189 "정치란 일종의 악일세(...)만민에게 행복을 보장하고 싶어...그러나 그렇게 바라는
것은 탁상위의 희망, 실제로는 모든 면에 희생자와 불평자가 나오게 마련이야. 그
들의 희생에 눈물을 숨기고 대결을 강요한다. 악명을 뒤집어 쓰고 저주와 원한도
무릅쓴다...는 각오 없이는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네."
26권 p.323 "약속이란 쌍방이 대화하여 서로 납득했을 때 성립되는 거야. 그렇다면 오미츠 혼
자 독단적으로 약속을 깨뜨려서는 안돼...알겠나, 충분히 챠야 님의 의사도 확인해
봐야 해. 남자의 의지란 때로는 타산을 초월해. 오미츠의 계산이 반드시 상대를 위
해 이롭기만 한 것은 아니야."
27권 p.34 "악인이니 선인이니 하고 단정할 때는 반드시 그 바닥에 편견이 깔려 있는 거야. 곧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경우에는 선인이라 하고, 불리할 때는 악인으로 단정하게 되는
것이지..."
27권 p.139 인생이라고는 하나 그것은 순간순간의 누적에 지나지 않는다. 한 순간의 만남을
소중히 한다...아니, 순간의 만남에 정성을 다해 대하려는 다도의 마음이야말로
인생 그 자체를 충실하게 하는 진실을 말해준다.
27권 p.169 말이란 묘한 것이다. 상대가 만일 이에야스였다면 마사무네도 이처럼 속이 들여다
보이는 인사는 하지 못했을 터였다. 말안에 상대의 역량이 잘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가 하찮은 미숙자...아니, 미숙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더라도 자기와는
아직 격차가 있다고 생각될 때는 태연히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수 있다. '어차피
알지 못한다.' 이러한 멸시가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세상에서는 이를 두고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논다'고 하는지도 모른다.
27권 p.195 조사나 수색하는 일에 명령자의 의지를 추측하는 것은 금물, 아무리 불쾌한 의도
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순순히 따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명령받은 일의 성질
만은 확실히 파악하고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헛수고일 뿐
＊상관 지시를 잘 못 이해하면 목이 날아가지는 않겠지만 괜히 헛수고하고 나의
능력만 의심을 받게 된다. 상관의 지시 뒤에 있는 그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일
을 잘 처리하는 첫 디딤이겠다.
27권 p.233 "세상일에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일이 있어선 좋지 않아. 사건이 일어
났을 때는 어떻게든 그 결말을 지어야 해. 결말을 짓지 못할 것 같으면 직무를 내
놓고, 사건이 일어난 원인이 자기 잘못임을 확신했을 때는 사죄하는 방법도 있을
거야. 할복이란 그런 경우를 위해 마련된, 무사가 책임지는 방법일세. 사건이 일어
난 것 자체가 이미 위정자의 책임..."
27권 p.289 어느 시대나 젊은이의 불만은 단순하고 폭발적이다. 그리고 일단 불만에 사로잡히면
외곬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27권 p.323 사실 마타에몬은 이 회의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발언이 허락될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에야스는 엄격한 자기 반성으로 일동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고
우선 주제에 주의를 집중시켰다. 그리고 그들의 의견이 고갈되자 이번에는 반대로
텅 빈 두뇌에 정보를 집어넣어 다시 의견을 끄집어내려 한다...이것은 세키가하라
전투 때 이에야스가 곧잘 쓴 중지위발의 전략이었다.
28권 p.13 이에야스나 노부유키는 인간은 교육 여하에 따라 이성을 중히 여기고 법을 지키는
'평화인'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에 비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 마사유키는 "그런
생각이 바로 이성을 잃은 망상이다. 인간이란 그처럼 단순한 것이 아니야." 한마디로
그 말을 부정하는 '힘'의 신봉자였다. 약육강식은 동물계, 식물계를 불문하고 지상에
있는 모든 살아 있는 것의 어쩔 수 없는 실상, 따라서 인간의 세계에서 전쟁을 없애
려는...아니, 그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에야스의 꿈은 어린아이 장난과 같다.
또한 인간으로 태어난 자 중에 결코 절대적인 강자는 없다. 적을 스러뜨린 자 역시
마침내는 쓰러져 세상에 인간이 있는 한 전쟁은 끊임없이 되풀이 된다...이렇게 이에
야스를 비웃으며, 그런 생각을 동생 유키무라에게 물려주고 죽었다.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견해와 해석의 차이
28권 p.35 인간은 각각 다른 용모를 지니고 태어나듯 스스로의 생각에도 남을 받아들이지 않는
각자의 말실이 존재한다.
＊사람들의 각기 다른 용모만큼이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28권 p.40 인생이란 원래 남은 말할 것도 없고 혈육의 희생 위에서 이룩되는 번영에 지나지 않
는다. 형제자매 중에서 누가 번영하고 누가 그 밑거름이 되는가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운명'
28권 p.90 인간 가운데는 언제나 행동을 통해 주동적 역할을 하는 자가 있고, 아따금 흥분해 묘
한 선동의 화살을 쏘아놓고는 그 선동이 현실로 나타나면 슬쩍 뒤로 물러나는 자가
있다.
28권 p.232 같은 인간이라도 사는 세계가 다르면 말만으로는 의사를 전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자식 간이 그런 예 중 하나 아닐까 싶다. 부모님 세대의 삶의 목적과 어
떻게 살아가겠다라는 생각은 자식들의 그것과 다르다. 부모님이 사시는 세계
에서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자식에게 전달하면 자식은 그 의도 100% 받아
들였다고 볼 수 없다. 자식들의 세계에서는 사랑이 그 경계를 넘어올 때 간섭,
지시, 명령 등으로 바뀌어 전달될 수 있겠다. 그러니 각 세계가 다른 사람들 간
의 의사소통은 우선 상대의 세계가 나의 세계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수단으로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최선이겠다.
28권 p.270 "인간에게는 지는 버릇이 있는 동시에 약한 자를 편드는 버릇도 또한 있어. 알겠
느냐? 그러면 왜 그런 버릇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꽃이 왜 해마다 피느냐고 하
는 물음과 같이 그렇게 간단히 대답할 수는 없어(...)꽃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 않
느냐. 부용도 있고 국화도 있고 도라지 꽃도 있고 마타리도 있어. 인간도 마찬가
지야...모두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기질도 생각도 각각 다르게 마련이야."
28권 p.280 "참으로 가치 있는 평화를 목표로 하는 자는 때때로 평화를 전쟁이라는 체로 쳐야
해...무엇 때문에...? 인간이 좀더 진지하고 순수하게 필사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평화는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야."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은 다 해야 하겠지만 전쟁을 도구로 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겠다. 선을 위해 악을 키우는 것이 맞을까?
28권 p.281 "숙고할 여유가 있는데도 생각하지 않는 것은 부화뇌동하는 무리와 같은 거야."
28권 p.309 인간의 눈이 부정확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미숙한 자는 눈으로 사실을 보지
않고 감정으로 사태를 판단한다. 좋아하는 것 중에서는 장점만 골라내고, 싫어하는
것에서는 결점만 찾아낸다.
29권 p.21 "세키슈사이는 인간에게는 유일하게 꽁꽁 묶인 부자유가 있다...고 제자들에게 가르
쳤습니다. 그 부자유란 삶과 죽음이라고. 삶과 죽음만은 아무리 고심하고 아무리 단
련해도 자기의 힘이나 의지로는 절대로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태어나고 싶은 곳에서
태어날 수도 없고 죽을 때를 넘기고 살 수도 없다. 인간은 우주에 의해 생과 사라는
한점에 꽁꽁 묶여 있다. 이를테면 우주의 부하이다."
29권 p.38 아무리 뛰어난 소질을 가진 인간이라도 배우지 않은 것은 알지 못하고 접촉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를 기대할 수 없다.
＊역시 사람은 다양한 견문을 통한 수행만이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다. 하지만, 드물긴 하지만 은거하는 사람들이 자연을 통해 큰 지혜를 깨닫는 경
우도 있다. 부처처럼. 그렇다면 견문과 명상을 병행하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길일 것이다.
29권 p.90 "너무 이기면 과식한 것과 마찬가지로 몸에 해는 될지언정 약은 되지 않아."
29권 p.233 개인의 지혜와 사고에는 한계가 있다. 진정으로 지혜가 있는 자는 남이 하는 말을
광범위하게 듣고 나서 훌륭한 지혜를 받아들여 이용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참
으로 지혜로운 자에게는 지혜가 막히지 않는다.'
30권 p.138 인간이 인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려 할 때는 칭찬이 제일이다.
31권 p.31 난세를 평화로운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물론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고, 또 질
서의 바탕이 되는 '법도'가 있기 때문에 인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법도 역시 결국
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보다 잘살게 하는가 하는 궁리의 산물에 지나지 않고,
그 위에는 더욱 중요한 천지 자연의 '이치'가 있다.
31권 p.97 "이기는 것만 알고 지는 것을 모르면 화가 그 자신에게 미친다."(...)원래 전쟁에
'필승'이란 있을 수 없다.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자라는 인간의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전쟁에서는 그 위에 또 하나 '화목'이라는 타협의 길이 남겨져 있을
뿐, 계속 싸운다면 어떤 강자라도 결국은 반드시 패자가 될 수 밖에 없다.
31권 p.121 "이야기란 한 가지를 마무리하지 않고 다른 데로 옮기면 혼란이 더해질 뿐이야.
쇼군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너에게 오사카성을 주면 어떻게 사십만의
떠돌이무사들이 구제를 받을까? 그 이유부터 먼저 설명하도록 하라."
31권 p.249 "운명과 숙명, 천명은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여기에 작은 찻잔 하나를 올
려놓은 둥근 쟁반이 있다고 가정하세. 그 찻잔을 사람이라고 하세. 그러면 이
찻잔은 쟁반 안에서는 오른쪽으로도 가고 왼쪽으로도 가는 등 쟁반 가장자리가
가로막힐 때 까지는 자유롭게 움직이겠지. 이렇게 사람이 자유롭게 움직일 때까
지가 운명이야. 따라서 운명이란 그 사람의 의지로 개척할 수도 있고 쌓아올릴
수도 있어. 그리고 이 쟁반의 가장자리, 가로막혀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곳, 더
이상은 가지 못한다고 막아선 이 쟁반의 가장자리. 이것이 숙명이라는 거야.(...)
천명이란 쟁반, 그 위의 찻잔, 그리고 또 그 쟁반의 가장자리. 이런 모든 것을 만
들어내는 천지의 명이야. 인간은 사람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천명이 있
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자기를 살릴 수 있어. 나의 천명은 무엇이냐.
이를 깨닫는 일은 또한 자기에게 부과된 사명이기도 해. 이를 깨닫지 못하는 동
안에는 아무리 움직여도 허사가 되는 것이야. 숙명의 테두리 안에서의 발버둥
밖에 되지 않아."
＊나의 운명, 숙명, 천명에 대한 정의는 다르다. 운명이란 내가 삶을 살아 가면
서 만나게 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시점에서 어떠한 것을 나의 의지로
선택하기까지를 말하며, 숙명은 무언가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무언가를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나 그렇게 떠밀려 흘러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천명
은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내가 태어날 때 하늘이 내게 준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운명은 내 의지를 피력할 수 있으나, 숙명과 천명은 그렇지 못하다 하겠다.
31권 p.255 "인간에게는 활동할 수 있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가 있으니까. 활동력이 있는
자가 그렇지 못한 자의 말을 순순히 들을 리가 없지.(...)현재 살고 있는 인간들
의 불평을 누르고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마을의 어른이 있어야 한다는
말일세. 그 어린이 백 년, 천 년의 생명을 생각하고 그 어느 한 가지에서 태어난
자라도 행복해질 수 있도록 올바른 길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 거야. 최
초의 마을 어른으로는 노인이 좋아. 그는 니치렌 대선사를 본보기로 삼는, 중생
을 사랑할 수 있는 인물이야. 그런데 그 노인이 다음 어른이 될 만한 자를 양성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나. 마을에 잠시 동안의 번영은 가져올 수 있어도 대
대로 번영할 수는 없을 것일세. 후대에까지 이어지는 번영이 참다운 번영, 이를
지키는 것이 마을 어른의 덕, 그 덕을 이어나갈 만한 자가 없다면 모두가 다 덧
없는 꿈 이야기야."
31권 p.261 "선정은 피통치자의 납득과 통치자의 설득력 위에서 성립된다. 더구나 그 설득
력은 통치자의 덕을 통해서만 힘을 발휘한다."
32권 p.36 "위층에서 내려다보면 아래층이 잘 보이는 법. 그러나 아래층의 사람은 아무리
발돋움을 해도 위층을 들여다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매일 주고받는 대화에도
언제나 이런 차이가 있지요."
＊대등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누군가는 아래층에서, 누군가는
위층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위층에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보겠지만
모두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만할 것 없다.
32권 p.80 사람과 사람이 대등한 입장에 있을 때는 자비라 하지 않고 동정이라고 한다. 따
라서 자비란 언제나 상관이나 상사로서 월등한 권력을 가지고 우월한 입장에
있는 자가 아랫사람에 대한 마음가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32권 p.98 "사람의 일생은 큰 안목으로 보면 실은 공평...결코 주군만이 유독 큰 파도에 시
달리고 계신 것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몇 번 인가는 파도를 뒤집어쓰
고 슬기롭게 헤엄쳐 나가고 있습니다. 여유를 못 가진 자만이 익사합니다."
32권 p.137 밑에서 간하는 자가 없다면 위에 앉은 사람의 자만심을 누를 길이 없다. 자기
야말로 엄하게 간언하는 자가 되겠다고 여태껏 벼슬도 가봉도 모두 거절하고
측근에서 섬기고 있지 않은가.
32권 p.202 "부하는 주인에게 반해 생명을 바치는 특별한 인간, 이런 사람들은 거상이나
다이묘들에게도 모두 몇 명씩인가는 붙어 있지요." 그러나 이런 부하들만 데
리고는 큰일을 할 수 없다. 부하들 외에 신자와 추종자가 있어야 한다. 추종
자는 변덕이 심하다. 그러나 그때그때 힘이 되어 돕는다. 신자는 추종자와는
전혀 이질적인 경도자로,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도 추종자가 아무리 떨어져
나가도, 저랟적으로 그 사람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다."
32권 p.242 "쇼군." 이에야스는 이렇게 부르고 한숨 돌리며 미소지었다. "보는 바와 같다.
알고 있겠지...인간에게 나의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몸도...생명
도...물이나 빛이나 공기처럼, 금은 재화는 물론 내 목숨...내 아들...내 손자
까지 무엇하나 내 소유인 것은 없어. 이 세상 만물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야.
누구의 것도 아니라는 말은 모두의 것...이라는 뜻이다. 모든 사람의 것을
맡고 있다...내 목숨도 모든 사람의 것...그러므로 소중하게 간직해온 터. 이
제 나는 네게 유산을 물려주겠다. 이것으로 세번째다. 쇼군직을 물려주었을
때, 그리고 이번에 세상에서 모습을 감출 때...네게 물려주지만 네 것은 아니
야. 모든 사람이 맡긴 것...내가 맡고 있던 것을 쇼군에게 넘겨 맡기게 할 뿐
이야...알겠느냐?"
＊無所有(무소유)
닫기
군입대하여 자대 배치 때 고참으로부터 추천받은 책,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 전에는 '대망'이란 제목으로 세로로 읽는 책이었다. 물론 지금도 '대망'이란 이름으로 출판되고 있지만 번역자가 다르다. 마침 내가 책을 구입학 위해 서점에 갔을 때 대망은 없었고 위 책이 출판되기 시작했다. 그 때 1년 반에 걸쳐 다 읽었던 것 같은데 10여년이 흐른 뒤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올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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