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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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의 여행은 휴가라기보다는 육아의 연속인 것이 엄연한 현실인데,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 낯선 사람들 속으로 날아간 그녀는 그제야 숨통이 트인다. 아이들이 아름다운 자연에 동화되어 자신들만의 놀이 내공을 키워가는 동안, 그녀는 온전히 혼자인 시간을 가지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녀가 도망치듯 떠나온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게 되고, 자신을 옥죄던 감정의 쓰레기들을 떨쳐버리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이판 명소를 소개하거나 어떻게 한 달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아이들과의 여행에서 엄청난 에피소드가 있을 리도 없다. 그녀는 그저 읊조린다. 소소하고 사사로운 것들로도 충분히 좋은 것이 여행이라고, 그러니 일단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가보라고, 떠날 수 있는 용기 하나면 충분하다고 말이다. 어떤 순간에도 최고의 엄마이고 꽤 괜찮은 여자인 당신에게 그렇게 여행을 부추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성원
저자 이성원은 10년 이상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홀연히 여행을 떠날 정도로 여행 DNA를 마음 한쪽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 늦은 결혼과 출산으로 육아의 기쁨과 고단함을 함께 느끼던 어느 여름,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두 아이와 사이판으로 떠났다.
그렇게 떠난 한 달간의 여행에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긍정의 힘을 얻었고, 아이들은 매일 같은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놀이를 발견하는 공력을 길러왔다. 아직 여행길에 오르지 못한 이들에게 떠나 보라고 바람을 넣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두 아이를 사교육 없이도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도록 키워낸 노하우로, KBS ‘스펀지’, SBS ‘생활경제’, JTBC ‘살림의 신’, ‘트렌드샵’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베스트베이비’등의 육아전문잡지에 소개되었다. 다양한 방송과 기관에서 육아에 관한 강의와 상담을 하고, 엄마들에게 작은 팁이라도 나눠주고자 블로그와 카페를 운영하며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를 우리말처럼 하는 기적의 영어 육아]가 있다.
카페 cafe.naver.com/swzone
블로그 blog.naver.com/violet2094
목차
- 프롤로그
Part1. 나는, 그냥 떠나고 싶었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
그래, 사이판으로 가자
남편 혹은 동지
관심 어린 충고 감사합니다
여행 가방을 싼다는 건
헬로 사이판
Part2. 특별함을 놓을 때가 특별해지는 순간이다
역사가 숨 쉬는 사이판 북단으로
정말 남자들이란
세상은 넓고 좋은 엄마는 많다
개구쟁이와 개구쟁이의 만남
너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아빠라는 자리
이 얼마나 완벽한 한량의 시간인가!
너의 존재를 인정하노라
Part3. 아름다운 자연, 그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
꼬끼오~ 아니, 코코 두들두~
떠나지 않는 자의 용기
아…, 엄마들이란
그녀의 낯선 콧수염
한국의 그녀들 생각
소년은 순수했고, 나는 소심했다
야시장, 그리고 미스 마리아나
자연을 즐기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는 아이러니
사람이나 짐승이나
Part4. 아이도 자라고, 엄마도 자란다
동물 흉내 전문가 vs 모태 여행가
바닷가에서 아침 먹는 친구들은 있을까요?
작은 동물원에서 큰마음을 보여준 아이
미안하고 미안해, 사랑하고 또 사랑해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은
나를 온전히 바라봐주세요
두 아이의 달콤한 속삭임
헬로! 쏘리! 땡스!
엄마가 도서관을 좋아한 특별한 이유
그래도 사랑스러운 아이들
Part5. 태풍 속에서 싹튼 긍정의 씨앗
사우로델로의 습격, 엄마의 고군분투
태양은 천연덕스럽게 다시 떠올랐다
잊고 지낸 일상의 소중함
힘든 시간을 긍정적인 시간으로
마침내 찾은 콩알의 정체
그래, 우리 다음에 꼭 다시 오자
아이는 추억을 마음속에 담는다
다시, 일상
에필로그
책 속으로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이에게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와 한껏 늘어질 수 있는 자유를 선물하고 싶었다. 느릴 수밖에 없고 느려도 되는 완벽한 환경인 곳에서 아이들을 재촉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박물관이나 기념관이 아니어도 아이들이 배울 것은 엄청나게 많다. 하늘의 색이 얼마나 다양한지,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 얼마나 바삐 움직이는지, 야자수 껍질은 얼마나 단단한지, 바닷물 색은 또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 - 61p
그저 뜨거운 모래일 뿐인데, 아이들은 질리지도 않는지 어제와 같은 성을 쌓고, 어제와 같은 구멍을 파고, 어제와 같은 모래 놀이를 했다. 어제는 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의 전쟁이었다면, 오늘은 활을 잘 쏘는 용감한 기사와 뜨거운 불을 뿜어대는 사나운 용과의 전투로 내용이 바뀌었을 뿐. ‘슈우웅! 퐈팍팍!’ 아이들 세상에는 오직 의성어와 감탄사만 남아있는 것 같았다. - 88p
그녀들도 육아 전선에 뛰어들기 전에는 다들 열정적이고, 화려했으며, 아름답고, 꿈이 있었다. 그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미래의 자신을 그리고 있었을 테지만, 나처럼 그냥 그렇게 육아와 살림에 지친 채로 살아가고 있었다. 소싯적에 그렇게 아름답고 생기발랄하고 재치가 넘치던 그녀들과의 수다에서 서로의 숨겨진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고, 소박하기만 한 나의 하루가 조금은 덜 초라해 보이는 것 같았다. 마음이 덜 서걱거리는 듯한 위로를 받았다. - 114p
몸이 좀 나아지고 나니 아이들에게 ‘빽’ 하고 소리 지르던 내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워졌다. 항상 옳은 것처럼 행동하고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은 나도 실수투성이에 모르는 것 천지인데, 왜 아이들 앞에서는 가식을 떠는 걸까? 항상 나만 피곤한 것 같고 나만 아이들을 돌본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것은 나의 오만이자 착각 아니었을까. 사실 나를 위한 것인데 도, ‘아이들을 위해서’라며 많은 이유와 변명을 대던 이기적인 엄마가 나였다. 아이들이 나에게 주는 위로가 세상 그 무엇보다 강력한 위로라는 것도 모르는 무지한 엄마가 바로 나였다. - 174p
그런데 놀랍게도 하룻밤 사이에 홀가분해졌다. 나를 힘겹게 하던 쓸데없는 감정들, 질질 끌면서 감정을 갉아먹던 모든 것들이 태풍이 불어닥친 그날 밤에 말이다. 혹시나 내가 아이들을 못 지키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다 필요 없고 오직 내 새끼들만 지키면 된다는 어미의 단순한 본능, 온몸을 부들부들 떨게 하던 공포의 순간이, 나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감정의 쓰레기들을 치워버렸다. 그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생각하게 되었다. -215p
출판사 서평
내가 속해있던 공간을 벗어난다는 것
‘꼭 사이판이어야 할까?’ 저자가 사이판으로 떠난다고 했을 때 지인들에게서 많이 들은 질문이기도 하다. 꼭 사이판일 필요는 없지만,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보내고 있는 지금 이곳에서만은 떠나는 게 좋겠다. 일상사를 잠시라도 완전히 단절할 수 있도록 멀리, 해외라면 더욱 좋겠다. 왜, 그럴 때 있지 않은가. 얽매일 것 없는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소중한 사람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게 될 때 말이다.
“내가 속해있던 공간을 벗어난 것만으로도 숨쉬기가 편해졌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호기심이 다시 살아났다. 시간과 공간, 만나는 사람이 바뀐다는 것. 그것은 움츠려있던 내 마음과, 일상에 젖어있던 사고에 숨을 불어넣었고, 색을 덧입혀주었다. 내면의 기름기와 부질없는 감정들을 한꺼번에 떨쳐버리게 했다.”
때로는 느릿하게, 때로는 소박하게
저자의 여행은 촘촘히 일정을 짜놓고 동분서주하는 고된 여행도 아니고, 시설 좋은 리조트에서 쾌적하고 편리하게 즐기는 휴양도 아니다. 느려도 되고 느릴 수밖에 없는 사이판에서, 잔뜩 게으름 피울 자유와 시간을 흘려보낼 여유를 아이들에게 주었다. 화려한 리조트가 아닌 소박한 게스트하우스에 작은 방 한 칸을 잡고, 하루 세끼 밥을 단출하게 지어 먹이며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엄마로서의 일상을 성실히 이어갔다.
“때로는 거북이처럼 느릿하게, 때로는 현지인처럼 소박하게, 여행지에서의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여행’의 참모습도 다시 만났다. 그것은 크고 거창하고 화려한 여행으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자연, 그리고 다시 찾은 일상의 소중함
아름다운 비취색 바다와 쨍하게 푸른 하늘이 펼쳐진 사이판. 그곳에서 아이들은 ‘자연’이라는 최고의 장난감으로 날마다 같은 놀이를 새롭게 하며 언제 어디서나 잘 놀 수 있는 내공을 스스로 길러냈다. 오색 찬연한 기억만 남길 줄 알았던 자연은 태풍이라는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예기치 못한 태풍을 겪으며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고, 자신을 옥죄던 쓸데없는 감정에서 해방되었다. 어쩌면 여행이란 것은 일상의 탈출구가 아니라, 다시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한 회전문일지도 모른다.
기본정보
ISBN | 9791186494257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3월 24일 |
쪽수 | 236쪽 |
크기 |
141 * 206
* 19
mm
/ 309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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