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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 2014년 8월 3주 선정
‘왜 이 남자들은 다른걸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이 인터뷰는 개인적 고뇌에서 사회적 이슈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대화가 오간다. 한 번 시작하면 네다섯 시간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된 인터뷰에서 그들을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다소 무겁고 날카로운 질문들을 백영옥 작가 특유의 친화력과 집중력으로 열다섯 남자들에게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의 메시지를 이끌어냈다.
상처를 극복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불안도 사라진다고 강조하는 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당부를 필두로, 승승장구하던 ‘네이버’를 나와 아날로그적 가치로 인정의 기업철학을 다시 세워가는 조수용 대표, 불안마저 삶의 일부로 안고 가길 역설하는 김창완 등 열다섯 명의 쟁쟁한 남자들은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에서 나아가 소통하며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적 가치를 이야기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체득한 삶의 다양한 감각들을 흔쾌히 풀어놓는 대화를 통해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삶의 속도에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모범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목차
- 프롤로그
서천석 마음을 여행하는 남자
조수용 경계를 거부하는 남자
박상연 자기 자신을 시청하는 남자
권일용 악인의 내면을 읽는 남자
윤광준 감각을 다림질하는 남자
유성용 길 위의 남자
홍성남 분노할 줄 아는 남자
박찬일 온전한 한 끼를 찾는 남자
금태섭 개인의 힘을 믿는 남자
김영하 지속 가능한 남자
박웅현 현실을 붙잡는 남자
정구호 옷으로 이야기하는 남자
문훈 스스로를 방목시키는 남자
김창완 무중력 상태의 남자
강신주 자본을 소외시키는 남자
책 속으로
전 자기가 정의한 성공이라는 개념으로 살아야 한다고 믿어요.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이에요. 손님들이 아니에요. 그 친구들이 신나게 일하면서 처자식 먹여 살릴 수 있게 해줘야 성공인 거예요. 전 자본주의의 암부가 조금도 없는 기업이 있다는 걸 확신하고 꼭 증명해내고 싶어요.
<조수용_P.043>
후배들에겐 이런 말을 해요. 죽은 이의 차갑게 식은 손을 꼭 잡아줘라. 그 사람이 죽기 전, 마지막까지 기다린 사람이 우리일 수 있다. 그걸 생각하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는 피해자들과의 약속이에요. 이건 불타는 정의감이 아니에요.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들과의 공감이에요. 이 일은 저 말고도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제가 이 일을 하는 건 소명의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도움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권일용_P.091>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압축 성장을 한 나라예요. 30년의 시간을 우리 스스로 메모리하지 못해요. 유럽처럼 내가 살아온 이력을 단계적으로 정리할 수가 없는 거죠. 시간이 필요하고 세련의 과정이 필요한 거죠. 내가 후지게 노는 덴 다 이유가 있는 건데, 좀 참아주면 안 되겠냐는 거죠. 우리가 파리지앵처럼 되고 싶다고 해서 서울이 단번에 파리가 되진 않아요. 난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은 풍요를 누렸으면 좋겠어요. 그럼 제풀에 지치는 순간이 올 거고, 진짜 좋은 것을 선택하고 찾아가는 시점이 오게 되는 거죠. <윤광준_P.107>
세속적으로 행복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어요. 삶이란 게 언젠간 끝나는 거니까 최대한 시간을 잘, 깊게, 누리고 싶어요. 고통이 오면 밀어내려고 하지 말고 행복이 오면 받아들이고요. 자기를 사랑한다면 수세적으로 보호할 게 아니라 더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쪽으로 몰아가야죠.
<유성용_P.131>
전 넥타이를 맨 노인들이 오는 식당을 하고 싶어요. 비싼 집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허름한 장판 하나가 깔린 만 원짜리 밥집이라도 아이는 못 들어갈 분위기를 풍기는 그런 곳이요. 한 마디로 손님이 인테리어가 되는 식당인 거죠. 내가 생각하는 교양이 뭐냐면, 그런 밥집에 앉아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예요. 소위 말하는 기관장들이 아니라 그 지역의 전통적인 이슈를 지역에서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진짜 보수들이 하는 이야기.
<박찬일_P.173>
저는 메시지가 없어요. 전 자연스러운 게 좋아요. 제 세계관에서는 뭘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전 안정감을 오히려 싫어해요. 불안한 게 저한테는 안정감이에요. 밖이 조용하면 오히려 안이 시끄러워져요. 전 얼핏 연결되지 않는 것들을 연결시키는 게 재밌어요.
<문훈_P.259>
나의 실수, 편견, 부족함까지 내가 나를 못마땅하게 하는 모든 것들. 그것도 최선의 삶에 다 들어가는 거예요. 그런 것들을 싹 빼면 자기 삶이 완벽해질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런 허접함과 못마땅함이 포함될 때 그제야 그 삶이 완성되는 거예요. 세상에 편견이 사라지고, 오해가 없으면 생이 완벽해질 것 같아요? 아닐 거예요. 가장 고도로 프로그래밍된 게 지금 모두의 삶이라고요. 뭣 하나 빼거나 더할 게 없어요.
<김창완_P.279>
출판사 서평
소설가 백영옥이 만난, 조금 다른 남자들과의 심층 인터뷰
통념을 깨며 색다르게 인생을 정주행하는 우리 시대 남자들의 이야기
소설가 백영옥이 만난 색다른 남자들과의 인터뷰집 『다른 남자』가 위즈덤경향에서 출간되었다. 2013년 2월부터 10개월간 경향신문에 연재한 인터뷰 기사를 묶은 것으로, 금태섭, 서천석, 강신주, 박웅현, 김영하, 정구호, 김창완 등 이슈를 모으고 있는 남성 명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연재 당시 지면 관계상 싣지 못했던 부분들을 추가해 더 깊고 풍성한 내용으로 돌아왔다.
왜 이 남자들은 다른 걸까? 이 인터뷰는 각자의 영역에서 이색적인 면모로 주목받고 있는 중년 남성들에게 남다른 삶의 메시지를 듣는 것이 목적이었다. 진보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세대가 중년에 진입하면서 진부한 아저씨로 상징되던 한국 남자들이 조금씩 변화를 갈망하는 시점이었다.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균형감각을 유지하며 삶의 속도에 대응할 것인가가 한 세대의 고민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여기 모인 남자들의 특징은 사회의 통념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정의한 삶의 원칙대로 살아간다는 점이다.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밀려들어오는 세계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우리는 덜 흔들릴 수 있을까? 다소 무겁고 날카로운 질문들을 들고 백영옥 작가는 특유의 친화력과 집중력으로 열다섯 남자들에게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의 메시지를 이끌어냈다.
사랑하려고도 극복하려고도 애쓰지 말라!
불안과 강박의 시절을 살아가는 열다섯 가지 존재 방식
인생을 멋지게 살 수 있는 묘안이 따로 없음을 깨닫게 되는 시점이야말로 어른의 세계로 진입했음을 알려주는 신호는 아닐까? 혹은 세상이 말하는 성공방정식이 얼마나 불편부당한 것인지 대중이 깨닫게 되는 시점이야말로 그 사회가 성숙해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더 이상 희망이라는 미래의 이름으로 현재의 행복을 저당 잡히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책의 인터뷰이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이며, 나아가 소통하며 연대할 수 있는 공동체적 가치이다. 수직적 강박에서 수평적 행복으로의 전환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 인생 좀 살아본 남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엔 경험과 배짱에서 우러나오는 에너지로 가득해 듣는 이의 마음을 뒤흔든다.
상처를 극복하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불안도 사라진다고 강조하는 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당부를 필두로, 승승장구하던 ‘네이버’를 나와 아날로그적 가치로 인정의 기업철학을 다시 세워가는 조수용 대표, 시청률 전쟁 속에서도 시청자와의 진정한 소통을 고민하는 드라마작가 박상연, 2000여 건의 사건 현장에서 800여 명의 범죄자와 맞닥뜨려야 했던 프로파일러 권일용, 인간이 만든 문명과 그것을 감각하는 묘미를 설파하는 사진가 윤광준, 자본이 만든 사랑과 삶의 방식을 거부하며 끊임없이 낯선 길로 떠도는 유성용, 종교와 사회가 만든 모순에 분노하며 투쟁하는 신부 홍성남, 한 끼의 음식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 요리사 박찬일, 언제 어디서나 개인의 힘과 자유를 가치로 삼는 변호사 금태섭, 지속 가능한 소설가의 태도를 견지하는 김영하, 모든 사생활이 모든 복무에 우선한다는 철칙의 박웅현, 불안마저 삶의 일부로 안고 가길 역설하는 김창완 등 열다섯 명의 쟁쟁한 남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체득한 삶의 다양한 감각들을 흔쾌히 풀어놓았다.
개인적 고뇌에서 사회적 이슈를 넘나드는 전방위 인터뷰
여자 소설가의 시선으로 투시해낸 매력적인 남자들의 조감도
백영옥 작가는 그만의 예민한 시대감각, 소설가적 감수성으로 이 만만찮은 남자들의 이야기를 마치 옆집 남자의 수다를 듣는 듯 친근하게 풀어냈다. 한번 인터뷰를 시작하면 네다섯 시간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된 인터뷰. 깊게 더 깊게 들어가는 이야기 속에서 이들이 결국 쏟아낸 것은 긍정과 희망의 구호가 아니었다. 상처와 절망, 슬픔과 회한, 고민과 고뇌로 이어지는 일상. 그 가운데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만든 삶의 자세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성공한 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불안과 강박을 조장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휩쓸리지 않고 나의 자존감을 영위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다.
열다섯 명의 남자들은 의외의 취향과 유머를 즐긴다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그것은 삶의 무게에서 삐져나오는 한숨 같은 것이 아니다. 누구 못지않게 인생을 고민하고 격렬히 질주해본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는 여유이자 내공이다. 끔찍한 범죄인들과 마주해왔지만, 정작 가장 무서운 것은 병원에서 주사 맞는 것이라는 프로파일러 권일용의 농담, 영원한 자유인일 것 같은 김창완이 변화보다는 똑같은 일상성을 추구하며, 범죄수사와 정치의 현장을 뛰어다닌 금태섭이 사실은 엄청난 소설 마니아이며 소설가를 꿈꾼다는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가 발견해야 할 것은 인생의 절묘한 균형 감각이 아닐까? 여자 소설가의 섬세한 시선과 조응하듯 남자 인터뷰이들은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삶의 속살과 반전 매력을 드러낸다. 일과 사랑,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이 남자들의 색다른 관점이 불안과 강박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큰 여운을 남길 만하다.
기본정보
ISBN | 9791185688015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8월 18일 |
쪽수 | 308쪽 |
크기 |
153 * 204
* 20
mm
/ 52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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