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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 조용준은 시사저널과 동아일보를 거쳐 주간동아 편집장을 지냈다. 재직 시절, 소설가로 등단했으며 오로지 ‘내 책’을 쓰기 위해 45세 이전에는 기자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이를 감행했다. 이후 60여 국을 여행하면서 이야기와 테마가 있는 유럽 문화 탐구에 중심을 두고 취재와 글쓰기를 지속하고 있다. 저서로는 『펍, 영국의 스토리를 마시다』, 『프로방스 라벤더 로드』, 『유럽 도자기 여행 동유럽 편』, 『유럽 도자기 여행 북유럽 편』이 있다.
목차
- PROLOGUE · 006
그릇에도 떼루아가 있다
1. 그 모든 것의 시작, A.D 711년 · 014
2. 새벽의 이슬이었나: 러스터웨어의 탄생과 전파 · 072
3. 스페인을 제대로 즐기는 법 · 132
4. 포르투갈, 대항해시대와 함께 ‘도자기 루트’를 열다 · 180
5. 포르투갈은 왜 ‘블루타일’에 물들게 되었을까? · 206
6. 리스보아는 속삭인다, “과거를 묻지 마세요” · 242
7. 포도주가 아술레호로 변하다, 포르투 · 270
8. 로마네스크의 재림 · 308
9. 메디치 가문, 도자기에 눈뜨다 · 348
10. 토스카나를 잊지 못하는 이유 · 408
11. 마담 퐁파두르의 섬세한 손길로 거듭나다, 세브르 · 434
12. 리모주, 하나의 몸짓에서 꽃이 되다 · 482
13. 가장 프랑스다운 파이앙스, 지엥 · 528
14. 정원 식물들은 어떻게 영국 도자기의 대표 문양이 되었나 · 540
15. 전설의 땅, 스토크온트렌트 · 578
EPILOGUE · 656
‘불멸의 혼불’을 찾아서
유럽 도자기 연표 · 662
참고 문헌 · 664
참고 사이트 · 665
동유럽 여정 · 668
북유럽 여정 · 668
서유럽 여정 · 669
책 속으로
좋은 와인과 품질 좋은 라벤더 오일을 결정짓는 것은 그 토양의 ‘떼루아(terroir)’다. 떼루아는 포도가 자라는 데 영향을 주는 토양과 기후, 재배 방식 등을 모두 포괄하는 단어로, 동양적으로 표현하자면 ‘천지인(天地人)’이다. 즉 하늘의 힘과 땅의 힘 그리고 사람의 노력이 합해진 결정체가 떼루아다. 흙으로 빚는 도자기, 그릇의 품격과 품질도 역시 떼루아가 결정한다. 좋은 흙과 좋은 물, 적절한 기후 그리고 도공의 땀이 어우러지지 않으면 좋은 그릇은 나오기 힘들다. 이렇게 모든 그릇에는 저마다의 떼루아가 담겨 있기 때문에 그릇을 보면 그 지역의 환경을 알 수 있다. 그릇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서양은 이 단순한 진리를 깨닫기까지 수천 년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9페이지, 「PROLOGUE · 그릇에도 ‘떼루아’가 있다」 중에서
신트라 왕궁에는 스물일곱 마리 백조들의 프레스코화가 있는 팔각형 형태의 ‘백조의 방(Sala dos Cisnes)’, 천장에 까치들이 가득 그려져 있는 ‘까치의 방(Sala dos Pegas)’ 등 빠뜨릴 수 없는 볼거리가 많다. ‘까치의 방’은 시녀와 키스를 하다 왕비에게 들킨 왕(주앙 1세)이 궁여지책으로 선을 베풀기 위한 순수한 의식이었음을 강조하며, 왕궁 내의 모든 시녀 숫자만큼 까치를 그려 넣으라고 명령한 것이라 한다. 왜 하필이면 까치일까. 까치는 서양에서 수다쟁이의 의미이기도 하다. 수다쟁이가 맘대로 날아다니며 여기저기 소문을 퍼뜨리면 곤란하겠으니, 까치를 천장에 그려 넣어 날아다니지 못하게 하고 입을 봉인한 것이다. 참 그럴듯하지 않은가?
-218페이지, 「CHAPTER 5 · 포르투갈은 왜 ‘블루타일’에 물들게 되었을까?」 중에서
16세기 중반부터 플랑드르 도공들이 본격적으로 포르투갈에 진출해 걸작을 남기면서 17세기 포르투갈 아술레호는 거의 델프트블루 타일로 채워진다. 기독교에서 블루는 성모 마리아가 입었던 옷 색깔이라서 매우 귀중하고 존경해야 할 색채로 여겨진다. 400년 전에 건물 외벽에 색깔 있는 장식을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드문 일이었을지 생각해 보라. 그것도 귀하디귀한 파란색으로 말이다. 그런데 해외 식민지 개척과 함께 재물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하자 마누엘 1세는 졸지에 유럽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부자가 되었다. 그러니 그때부터는 거칠 게 없었다. 왕실을 필두로 하여 블루 타일로 장식하고 뽐내는 ‘한풀이’가 전 국토로 퍼져 나갔던 것이다.
-226페이지, 「CHAPTER 5 · 포르투갈은 왜 ‘블루타일’에 물들게 되었을까?」 중에서
지노리의 지속적인 고민은 재료, 바로 흙이었다. 지노리는 백자를 만들기 위해 마이슨 도자기가 사용하는 작센의 고령토를 수입해 사용했다. 거리가 너무 멀어 재료 수급이 안정적일 턱이 없었으므로, 제품 품질이나 빛깔이 그때그때 달랐다. 지노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실험을 했으나 결국 백자를 만들 수는 없었고, 1770년 차선의 방법을 만들어냈다. 바로 표면이 하얗게 되는 주석유약을 칠하는 것이었다. 도치아 지노리는 재료와 기술의 약점을 도전적이고 상상력이 넘치는 디자인으로 극복하고자 했다. 도기의 색채는 ‘로열 비엔나(Augarten; 아우가르텐)’를 연상시키는 보라, 철근과 비슷한 빨강, 노랑, 녹색이 지배적이었다. 비엔나의 영향은 꽃무늬 장식에서도 나타나지만 다른 장식적 요소들은 도치아 독자적인 것이었다.
-378페이지, 「CHAPTER 9 · 메디치 가문, 도자기에 눈뜨다」 중에서
출판사 서평
유럽 도자기 여행의 마지막 여정, 서유럽!
더 아름다운 도자기를 향한 열망과 발자취를 따라가다
01. 지구 한 바퀴를 돌아보는 도자기 세계사
1장과 2장에서는 서유럽 각 지역 도자기의 특징을 살펴보기 전에, 페니키아에서 시작된 도기 문명이 이슬람을 거쳐 이베리아 반도로, 마침내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된 과정을 알아보며 도자기를 매개로 한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펼쳐 놓는다. 8세기경 이베리아 반도 즉 지금의 스페인 지역을 점령한 이슬람교도들은 말라가, 세비야, 발렌시아 등지에 도기 공방을 세우고 성채와 왕궁을 이슬람 특유의 타일장식으로 채웠다. 이 이슬람 문화는 13세기 무렵부터 로마네스크나 고딕 양식과 결합해 독특한 건축 양식을 만들어 낸다. 벽면이나 바닥을 이슬람 풍 타일로 장식하거나 화려한 아라베스크 무늬를 새기고, 말굽 모양의 대문과 아치를 세운 ‘알람브라 궁전’이나 ‘알카사르 궁전’, 아름다운 아술레호로 치장한 ‘필라토의 집’, ‘레브리하 공작 부인의 집’과 같은 귀족 저택에서 이런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나면 서유럽 각 지역의 도자기들은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 그 차이를 좀 더 섬세하게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02. 도기 문화, 서유럽의 떼루아와 만나다
3장부터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서유럽 구석구석으로 퍼진 도기 장인과 그들의 기술이 각 지역의 떼루아와 만나 개성 있는 도자기 형태로 변주되는 모습을 서술한다. 서유럽 도자기는 북유럽 도자기처럼 우아하고 절제된 세련미를 보여 주지는 못하지만 화려한 색채와 세밀한 묘사를 강조해 독특한 개성을 드러낸다. 도자기를 구울 만한 흙을 구하기가 힘든 스페인에서는 대신 고열의 불로 구워 낼 때 섬세한 손놀림이 필요한 피겨린이 발달했고, 유럽의 어느 국가보다도 로마 카톨릭에 대한 충성심이 강했던 포르투갈에서는 종교적인 건물과 장식물 그리고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묘사한 아술레호를 많이 볼 수 있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예술에 두각을 보이면서도 일반 대중의 가치와 철학, 미와 안락함을 추구하는 취향을 놓치지 않는다. 프랑스는 이탈리아의 색채 감각을 이어받는 한편, 끊임없는 모방과 혁신을 거듭해 가장 트렌디한 도자기를 생산해 낸다. 영국은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나라답게 동양 백자와 거의 비슷한 자기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고, 정원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아름다운 식물 문양 라인을 세계적으로 히트시켰다.
03. 유럽을 사로잡은 동양의 백자
유럽 왕실과 귀족들이 동양 도자기를 수집해 실내에 장식하는 것을 최고의 호사이자 자랑거리로 여겼던 시기가 있었다. 시누아즈리(중국 취향), 자포네즈리(일본 취향)와 같은 동양풍 예술품에 대한 그들의 동경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유럽 도자기 회사들은 여전히 동양적 모티프를 강조한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저자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영국과 프랑스 최고의 가마들이 이제껏 일본 도자기를 롤모델로 삼아 왔고, 일본 도자기를 모방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들였다는 사실을 씁쓸하게 고백한다. 일본 땅에서 최초의 조선백자가 만들어진 지 400주년이 되는 2016년, 도자 문화에 관한 한 일본과 우리의 위치는 역전된 지 오래다. 이 책은 과거에서부터 현대까지 도자기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되짚어 보고, 도자기를 향한 서유럽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을 들여다보면서 아름다운 조선 백자의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열어 줄 것이다.
[ 책속으로 추가 ]
18세기 유럽 도자기 역사를 살펴보면 예외 없는 한 가지 공식이 있다. 그것은 도자기 공장 설립을 위해 반드시 다른 공장의 기술자를 빼내왔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도자기 제조와 관련이 있다고 소문난 사람이나, 자기 스스로 도자기 제조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들은 당시 백금과 비견되는 값어치를 가진 도자기 제조에 혈안이 된 ‘물주’를 찾아 이 도시 저 도시로 떠돌아다녔다. 우리가 이미 『유럽 도자기 여행 : 북유럽 편』에서 본 대로 헝거는 유럽의 여기저기에서 말썽을 부린 대표적인 사기꾼이다. 그는 운 좋게도 드레스덴에서 유럽 최초로 경질 도자기를 만드는 데 성공한 요한 뵈트거(Johann B?tger, 1682~1719)의 마이슨에서 잠시 일하며 도자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서푼짜리 지식’을 알게 되었다.
-398페이지, 「CHAPTER 9 · 메디치 가문, 도자기에 눈뜨다」 중에서
가장 프랑스다운, 도자기에서 프랑스 특유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릇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코 ‘지엥(Gien)’을 선택할 것이다. 지엥 파이앙스의 장식 모티프는 이탈리아 파엔차 마욜리카는 물론, 독일 마이슨, 18세기 프랑스 루앙과 마르세유 가마들, 영국 웨지우드, 네덜란드 델프트까지 유럽 주요 가마들의 장점과 특징을 부분적으로 빌려온 것이다. 게다가 극동의 도자기까지 모방과 탐구의 대상이 되었으니, 지구상의 거의 모든 도자기들에서 주요 모티프를 빌려와 응용하고 개량했다고 할 수 있다. 바로 그러한 유연함, 트렌드에 대한 열정이 오늘날 지엥을 만든 것이다. 그래서 지엥 도기들은 전통의 깊이와 품위는 느끼기 힘들지만, 보는 순간 사람을 매료시키는 화려함과 발랄함, 채색의 마술사 같은 현란함이 있다.
-532페이지, 「CHAPTER 13 · 가장 프랑스다운 파이앙스, 지엥」 중에서
영국 도자기는 유럽의 다른 지역과 확연하게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도자산업의 발전 과정이 왕실 주도가 아닌, 민간업자로부터 자생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이다. 거의 모든 유럽 도자기 명문들이 왕실의 비호와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한 반면, 영국 도자기 회사들은 시장의 원리에 따라 견실한 체질을 키우면서 독자 성장의 기반을 만들었다. 현재 브랜드 이름에 ‘로열’이라는 칭호가 들어가는 회사들은 처음부터 영국 왕실로부터 ‘로열’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좋다는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거쳐 나름의 지명도와 품질 및 미학적 우수성을 인정받은 다음에야 왕실의 승인을 받았다. 대륙과 떨어진 섬나라여서 그런지, 도자기에 있어서도 독자적인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독창적인 제조법을 많이 찾았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본차이나’다.
-547페이지, 「CHAPTER 14 · 정원 식물들은 어떻게 영국 도자기의 대표 문양이 되었나」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85330310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2월 10일 |
쪽수 | 670쪽 |
크기 |
152 * 210
* 31
mm
/ 898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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