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우리 고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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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건국에 대한 통설은, 경주 지역의 여섯 촌락이 모여 사로국을 형성했고, 이 사로국이 주변의 소국들을 차례로 정복하여 신라로 발전했으며, 신라 또한 같은 과정을 거쳐 성립한 백제와 고구려를 통합해 통일신라로 발전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인식에선 고조선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이러한 통설로 인해 우리 민족이 이룬 최초의 국가가 고조선이었다는 역사 인식은 부정되고, 잘못된 고대사 인식 체계가 성립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기존의 이해로 정립되어버린 통설을 활용해 자신의 견해만을 주장하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로 상충하는 자료를 무시하거나 사료를 다각도에서 분석하지 않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료를 꼼꼼히 분석하면서, 그 모순의 지점을 제대로 드러낼 때 고대사의 단편적인 편견과 상식이 극복되며 고대사가 풍부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고대사의 실상과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파헤치는 저자만의 고대사 ‘재구성’은, 동북아의 한 귀퉁이에서 일어난 후진 사회의 모습으로 우리 고대사를 그려낸 그동안의 인식에서 벗어나, 세계사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 당당한 역사로 새롭게 다시 파악하는 우리 고대사의 새 그림을 그려낸다.
작가정보
목차
- 책을 펴내며
머리말
제1장 왕검조선의 건국과 기자조선으로의 발전
1. 단군과 치우, 우리 역사의 서막을 열다
2. 마지막 단군이 왕검조선을 건국했으나 쫓겨나다
▶ 예족과 맥족
▶ 철기문화의 두 가지 길
3. 기자조선으로 왕권이 교체되고 부여와 서국이 서다
4. 기자조선이 발전하며 변모하다
▶ 이중용립구조
제2장 기자조선의 변동과 삼국으로의 재편, 토착세력의 가야 형성
1. 위만조선이 흥하고 쇠퇴하며 예맥 사회가 급변하다
2. 삼한사회의 변동에 따라 진왕 위가 옮겨 가다
3. 신라가 건국하자 마한 중심 ‘진국체제’가 크게 동요하다
▶ 하호
4. 부여 사회가 변화하며 발전하다
5. 고구려의 건국으로 북방 사회가 재편되다
6. 백제가 건국하자 마한 사회가 요동치다
7. 삼한에 자극받은 토착세력이 여섯 가야를 건설하다
▶ 식읍
▶ 녹읍
제3장 삼국의 발전과 쟁패
1. 삼국이 서로 패권을 다투며 발전하다
2. 고구려 소수림왕에 이어 광개토대왕이 위업을 이루다
3. 광개토대왕릉비문 ‘신묘년조’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다
4. 신라 나물계 왕족이 진정한 골족임을 내세우다
5. 신라 법흥왕이 관제를 개편하고 진흥왕이 영토를 넓히다
6. 백제 무령왕과 성왕이 나라의 부흥을 꾀했으나 이루지 못하다
7. 고구려 장수왕의 장기 집권으로 나라의 기반이 흔들리다
▶ 평강공주의 선택과 장수 온달의 활약
제4장 신라의 삼국통일과 ‘삼한’시대의 종언
1. 백제가 변혁에 실패하여 결국 멸망하다
▶ 김춘추와 김유신
2. 고구려가 수를 물리쳤으나 당의 공작으로 자멸하다
3. 일본에서 한민족의 자취와 문화유산을 만나다
▶ 일본의 고대사 왜곡
4. 신라의 ‘삼한일통’에서 민족 생존의 길을 읽다
사진 출처
책 속으로
역사의식이란, 세계사의 흐름을 주체적으로 파악하는 하나의 세계관이다. 식민사관이나 동북공정 역사의식을 부인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은, 그것을 부인하기 위해 일본이나 중국의 세계관에 빠져 있었다는 의미이다. 결국, 나의 세계관을 자주적으로 확립하는 데 힘쓰지 못하고, 남의 세계관에 대해서만 가타부타 말해온 셈이다. 남의 세계관을 놓고 그것을 열심히 부정하거나 긍정한다고 해서 내 정체성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자신이 살아온 내력을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안목에서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면, 정체성, 곧 내가 존재해왔고 또 앞으로도 존재해야만 하는 정당한 이유를 세계인을 향해 제대로 내세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15쪽)
여기에 본질적인 난국難局이 있다. 즉 『후한서』의 진국, 진왕 관련 기사가 『위략』의 원문에 가깝다는 사실을 수긍해 받아들인다고 해도 과연 이것을 그대로 사실로 인정할 수 있느냐가 여전히 별도의 문제로 남는 셈이기 때문이다. 결국, 기록이 무어라고 전하든 상관없이 나름대로 추론을 내세운 임의의 견해는 그 추론을 근거 삼아 얼마든지 기록을 무시할 수 있고, 또 그 위에서 전혀 뜻밖의 역사상을 구축할 가능성마저 없지 않은 것이다. 기록이 전하는 바가 통념과 다르더라도 일단 그에 입각하여 재구성한 결과를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는 데 합의하지 않고서는 논의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기록을 적당히 조작하거나 새로 고쳐, 혹은 여러 개연성 중에서 뚜렷한 근거 없이 하나를 택하는 선택을 숱하게 반복한 결과로서 만들어낸 역사상보다, 우선은 잘 납득되지 않더라도 기록이 전하는 역사상 자체를 온전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144쪽)
다시 강조하여 확인해두는 바이거니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이론보다도 자료를 중시하는 태도다. 사료 비판을 역사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당연하고 마땅한 일이지만, 이를 구실로 뚜렷한 근거 없이 사료를 불신하고 못 쓰게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특히 관련 자료가 보잘것없는 고대사의 연구에서는 가정과 추론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은데, 그 추론을 매양 사실로 착각하고 확신하면서 그나마 겨우 남은 자료를 오히려 묵살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역사 사실의 진상을 은폐하는 행위를 역사 연구라 부를 수는 없는 것이다. 기록에 입각하여 궁구한 끝에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라고 여겨질 경우에 하나의 가정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조심스럽게 개진해볼 수 있을 뿐이다. (147쪽)
부여의 역사는, 짙은 안개 속에 갇힌 듯 흐릿하지만, 고조선 사회의 계기적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또한 이후에 펼쳐질 삼국사三國史의 서막이라는 관점에서 전면 재조명되어야 할 역사이다. 부여의 역사를 만주 벌판 어느 곳에서 우연히 일어났다가 사라져간 우발 사건쯤으로 여겨 적당히 뭉개버려선 안 된다. 어슴푸레 전하는 기록이나마 꼼꼼히 살피고 검토하여 북방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과 변화를 전면 재조명함으로써 한국고대사 전개의 전반적인 흐름 속에 놓인 그 역사의 대강을 가늠이라도 해봐야 한다. (175쪽)
연구가 진행될수록 가야사회가 도달했던 사회발전의 단계를 그동안 지나치게 저평가해왔다는 사실이 점차 명확해지고, 가야와 기타큐슈 사이의 깊은 연관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어 머잖은 장래에 새로운 이해가 가능하리라 기대된다. ‘임나일본부’가 독자성을 강화하며 본래의 설치 목적에 반하여 움직이기에 이른 과정이 면밀히 구명될 필요가 있다. 종래의 역사 인식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한국 고대사 이해 체계의 확립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전면 다시 논의해야 할 분야가 가야사이다. (239쪽)
출판사 서평
냉철한 역사과학적 태도와 철저한 사료 분석으로 우리 고대를 ‘재구성’하다
절대적으로 자료가 부족한 고대사는 숱한 연구와 가설, 견해들이 난무해 잘못된 사실이 굳어져 통설이 되어 전하는 일이 많았다. 고대사 연구는, 단편적인 사료들이어도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꼼꼼히 살피며 조심스럽게 재구성해나가야 하는 견고한 작업이다. 하지만 현재 고대사 연구에서는 역사가가 이론보다 그럴듯한 역사적 정황에 얽매여 자신의 견해만을 주장하며, 역사적 사실을 자기 주장에 맞게 재구성하는 경향도 있다. 이 책 『새로 쓰는 우리 고대사』는 기록이 말하고 있는 고대 속 이야기를 온전히 파악하려 하는 저자의 철저한 사료 제시와 분석으로 고대사 이해 체계 자체를 재정립하려는, 냉철하고 정밀한 고대사 연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사료’의 가치를 복원하며, 새로운 주장이나 참신한 견해를 내세우기보다 냉철한 역사가로서의 태도로, 우선은 납득이 되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꼼꼼히 역사적 사실을 논리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통일신라 건국에 대한 통설은, 경주 지역의 여섯 촌락이 모여 사로국을 형성했고, 이 사로국이 주변의 소국들을 차례로 정복하여 신라로 발전했으며, 신라 또한 같은 과정을 거쳐 성립한 백제와 고구려를 통합해 통일신라로 발전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인식에선 고조선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이러한 통설로 인해 우리 민족이 이룬 최초의 국가가 고조선이었다는 역사 인식은 부정되고, 잘못된 고대사 인식 체계가 성립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기존의 이해로 정립되어버린 통설을 활용해 자신의 견해만을 주장하고,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로 상충하는 자료를 무시하거나 사료를 다각도에서 분석하지 않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료를 꼼꼼히 분석하면서, 그 모순의 지점을 제대로 드러낼 때 고대사의 단편적인 편견과 상식이 극복되며 고대사가 풍부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고대사의 실상과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파헤치는 저자만의 고대사 ‘재구성’은, 동북아의 한 귀퉁이에서 일어난 후진 사회의 모습으로 우리 고대사를 그려낸 그동안의 인식에서 벗어나, 세계사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 당당한 역사로 새롭게 다시 파악하는 우리 고대사의 새 그림을 그려낸다.
편견과 통설을 새로 쓴, 역동적인 고대사의 모든 순간을 만나다
방대하지만, 많은 부분이 듬성듬성 비어 있는 고대의 사료로 인해, 고대사는 고루하고 정적이며, 실제 사실보다 전해지는 설화가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는 고조선부터 삼국통일까지 역동적인 고대사의 순간들을 매끄러운 흐름 속에 써나간다. 저자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 중요한 지점들을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 집요한 역사가의 필체로 우리 고대사의 전체 상을 꼼꼼히 복원해내고 있다.
고조선의 건국부터 마지막 단군의 몰락, 기자조선으로의 왕권 교체와 부여와 서국의 등장을 짚어나간 1장은 ‘단일민족’이라는 익숙한 단어를 고찰하는 것을 시작으로, ‘단군설화’의 역사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기자동래설’의 허구성과 그로 인해 생겨난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는다. 위만조선의 등장과 쇠퇴, 부여, 고구려, 백제로의 삼국 재편과 가야의 등장을 다룬 2장은 특히 그간 자료의 부족으로 교과서에서마저 통설이나 설화적 윤색이 들어간 일부 역사가들의 견해만을 다뤄오던 가야사의 진상을 파헤치는 데 집중한다. 변한이 곧 가야로 발전했다는 통설을 전면 뒤집어, 저자는 토착사회를 이룩한 가야사에 대해 서술하며 그 원형을 복원해나간다. 또한 3장에서는 삼국의 패권 싸움과 신라의 등장을 다루며 본격적인 고구려, 백제, 신라의 국가 발전 과정을 세세하게 기록해나간다. 특히 광개토대왕릉비 속 ‘신묘년조’에 대한 다양한 역사가들의 해석을 다각도로 제시하고,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며 이해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4장은 백제·고구려의 멸망과 신라의 삼한통일, 그리고 일본에 남은 한민족의 유적과 유물을 소개한다. 의자왕의 실정으로 몰락하기 전, 백제의 자세한 내막과 안시성싸움 등 수·당의 침입을 연이어 물리쳤지만 이어 몰락하게 된 고구려의 마지막 순간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또한, 한반도로부터 유입된 문화를 중국의 문화라 주장하는 일본에 맞서, 지명에서부터 유적, 전설, 축제까지 긴밀한 한일 교류의 증거로 남은 흔적들을 찾아간다.
어원의 기원을 따져 고대사의 새로운 장면을 포착하고 고대사 연구의 이해 체계를 확립하다
저자는 사료 비판이라는, 고대사 연구의 근간에 집중함과 동시에 정치조직과 통치층 명칭의 어원을 따져가는 접근 방식으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고대사의 부분들을 소개한다. 부여의 정치조직과 그 운영 원리에 대해 마가馬加ㆍ우가牛加 등 ‘가加’ 계열의 통치층 이름에서 신라·가야의 ‘칸’이라는 기원을 찾아낸다. 즉 여러 나라의 연맹으로 구성되었던 ‘부여’라는 나라의 특성과 ‘가’가 통치해온 부여의 사회상을 이러한 어원 연구를 통해 더욱 쉽게 풀어내고 있다. 또한 『삼국유사』 「가락국기」로 대체적인 역사상만 남은 가야사를 탐구하여 변한의 ‘변弁’이 고깔을 뜻하는 데 주목하여 관리가 쓰는 고깔 모양의 모자를 뜻하는 ‘가나駕那’에서 왔다는 설, 가야가 한반도 남단의 해변에 있었기 때문에 ‘갓나라[邊…國]’로 불린 데서 유래했으리라는 설 등 다양한 어원을 찾아간다. 이를 통해 종래의 역사 인식에서 과감히 벗어난 새로운 한국 고대사의 이해 체계를 확립하려 노력하고, 드러나지 않았던 가야사의 단면과 그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또한, 숱한 연구와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아직 그 실상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고대 한일 관계연구에서 자료의 부족만을 탓하지 않고, 기존 이해의 틀 자체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반도가 삼국으로 재편될 시기의 백제, 왜[일본], 가야[임나], 신라의 상호 관계의 실체를 역사 그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일 간 민족 감정이나 정치적 관점을 버리고, 무조건적인 한일 교류 사실만을 강조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저자는 책을 통해 단순히 고대사 속 오류를 잡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고대사를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바른 이해 체계를 확립시키려 노력한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가 고대사 연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이 책 『새로 쓰는 고대사』를 통해 긴 호흡으로 고대사 속 순간들을 세밀히 짚어나가면서, 살아 있는 역사의 생생함이 전해지는 제대로 된 고대사 속으로 독자들을 이끌어준다.
기본정보
ISBN | 9791160201574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8월 16일 |
쪽수 | 424쪽 |
크기 |
152 * 225
* 26
mm
/ 62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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