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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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조선시대 이후 600여 년 넘게 우리나라 수도 역할을 해오고 있는 서울을 둘러싼 지역으로, 일반 백성의 다양한 삶을 볼 수 있는 곳이며, 어려운 시기에는 한양을 지키는 요새 역할에 왕의 피난처이기도 했다. 또한 왕들의 묘가 즐비한 명당이고, 강원도에서 시작된 두 물줄기가 강이 되어 만나 ‘서울의 젖줄’ 한강을 이룬 곳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쌓이는 동안 온갖 사연도 쌓이고 각종 설화와 전설들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저자는 서두르지 않고 찬찬히 한 걸음씩 7년간 채집한 끝에 이런 이야기들을 엮어서 마침내 한 권에 담아냈다.
작가정보
저자(글) 홍인희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공부해온 평생학습자. 고금의 문헌과 기록을 살피고 여러 사연·의미가 깃든 곳곳의 현장을 직접 밟으며 이야기를 모았고, 이렇게 수집한 자료들을 재구성해 전달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자칫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는 것이야말로 저자가 심혈을 기울이는 대목이다. 그런 노력의 결과인지, 평균 두 시간 이상 쉬지 않고 강의하며 쏟아내는 이야기 향연에 청중들로부터 ‘수도꼭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수년 전 발간된 첫 책이 ‘청소년추천도서’에 선정되는 등 반향을 불러온 이래, 각계 초청 강연 400여 회, 방송 출연 200여 회, 국내 및 해외 탐방 프로그램 진행 70여 회 등을 통해 활발한 인문학 DNA를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원대와 공주대 초빙 교수를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시리즈와 함께 《배움도 깨달음도 길 위에 있다》(공저), 《인문의 향기》 등이 있다.
목차
- 1. 단족대왕, 어머니의 정령 속에 잠들어
2. 산은 물을 낳고, 물은 생명을 잉태하고
3. 새벽녘, 연꽃 터지는 소리 들리는데
4. 선정비에 깃든 목민관들의 빛과 그림자
5. 넘치면 이내 사라져 버리거늘
6. 은혜를 입는다는 것, 은혜를 갚는다는 것
7. 기우제, 용호상박의 사투
8. 살아 진천이요, 죽어 용인이라
9. 오이 익는 초당에서 마지막 예술혼을
10. 권력은 무상한 것, 말짱 도루묵이건만
11. 그저 바라볼 뿐, 가질 수는 없느니
12. 자기 족적 예언의 미스터리
13. 임금의 나들이에는 행운이 따른다
14.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15. 가슴에 아로새긴 진정한 슈퍼스타
16. 마음으로 품고 가슴으로 느껴야
17. 신령초 때문에 나라도 백성도 고달팠네
18. 오백 년의 희로애락을 담은 타임캡슐
19. 한 조각 붉은 마음을 찾아서
20. 승자의 미소, 패자의 눈물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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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은 어두웠다. 저자는 천 년 남짓한 세월 동안 수도를 품어온 경기도 등 중부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또렷한 족적을 남긴 여러 인물과 수려한 풍광을 해박한 필담으로 섬세하게 그리고 있음은 물론, 그 안에 삶의 지혜까지 헤아려 멋지게 녹여내고 있다. 이 책은 반복적인 일상과 흐릿한 미래에 갇힌 우리에게 ‘인간다움’을 일깨우는 신선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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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 년 역사의 숨결이 오롯이 스며든 우리 산하에 오천만의 조약돌이 하나씩 쌓여간다. 이 길의 끝은 어디로 향하는가. 허리를 굽혀 귀 기울이니 그들의 나지막한 속삭임이 다가온다. “나 여기 있다. 나를 기억해줘”라고…. 시공을 넘나드는 특별한 사람이 있어 그 속삭임을 글에 담아냈다. 이 땅에서 살아온 선조들의 사랑과 영광, 절망과 회한이 한 권의 책에 절절히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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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회는 혼돈이요 개인은 고독하나 해결책은 미로다. 이 원고를 읽으며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것이 실마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미친다. 저자는 물, 무궁화, 연꽃, 아리랑, 기우제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다채로운 인문학적 콘텐츠를 다루고 있는데 특히 세종, 정조 등 제왕들의 감춰진 이야기와 다산 정약용과 추사 김정희의 특별한 삶의 자취가 큰 울림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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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의 두께가 내려앉아 이제는 화석처럼 굳어버린 흔적들을 찾아낸다. 역사와 신화에 기반해 사실을 밝히고 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과거와 현재를 접목시키는 혜안은 연암 박지원의 금언을 떠올리게 한다. “전통에 충실하되 변화를 알며, 새로움도 능히 기본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法古而知變 創新而能典”. 그가 들려주는 인문적 이야기에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마력이 숨어 있다.
책 속으로
본디 선정비란 목민관들의 아름다운 행적을 기리고자 하는 것인 만큼 그 이름도 선정비를 비롯해 송덕비·불망비·영세불망비·청덕비·인덕비·거사비·유애비 등 다채롭고 휘황하기 그지없는 데다, 어느 고을에 가나 쉽게 접할 수 있을 만큼 많다. 조금 과장하자면, 조선조 500여 년간 목민관을 거친 사람의 대부분이 선정비를 세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선정이 그렇게 많이 펼쳐졌는데 백성의 살림은 왜 그토록 피폐했느냐는 반론과 함께, 선정비 자체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역설이 성립된다. 더구나 탐관오리일수록 자신들의 악정을 위장 또는 포장하기 위해 이 선정비에 집착하기 일쑤였다. ―51쪽
농경사회에서 소는 주요 생산수단이었고, 말 또한 전쟁물자로서의 성격이 강한 탓이었다. 나라에서도 금살도감禁殺都監이라는 관청까지 두어가며 이를 규제했는데, 정조는 수원 지역에 한해 이를 상당 부분 허용하는 조치를 내린다.
화성 축성·신도시 건설·둔전 개발 등에 엄청난 노동력을 제공하는 백성이 힘을 제대로 쓰려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급기야는 나라에서 이곳 백성에게 송아지를 분양해주고 어미 소가 되어 낳는 새끼를 돌려받는 방식이 도입되었다. 자연스레 우시장이 활성화되고 소고기 식용도 성행하는데, 주로 육체노동을 하는 그들이 먹는 형태는 지금과 달리 도끼로 큼직큼직하게 잘라내 양손으로 붙들고 우적우적 씹던 왕갈비가 된다. 이것이 해방 이후 육식 마니아인 몇몇 정치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오늘날과 같은 지명도를 갖게 되었다. ―166~167쪽
19세기 말 이곳 청룡사에서는 조선의 남사당패들 간에 널리 회자되던 전설의 꼭두쇠가 출현한다. 놀랍게도 열다섯 살짜리 소녀인 ‘바우덕이’, 본명은 김암덕金巖德이었다. 그녀에게는 지금까지도 ‘최초·최고·유일’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우선, 남성들이 주류이던 조직에서 당당히 만장일치로 선출된 유일한 여성 우두머리였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그녀의 뛰어난 기예 실력을 조직원들이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다섯 살에 고아가 되어 안성 불당골에 있던 남사당패에 맡겨져 각고의 노력 끝에 열네 살 무렵에는 누구도 해내지 못하던 줄타기 기술을 선보인다. 급기야 그녀의 신기에 가까운 재주가 궁궐에 알려져 경복궁 중건 노동자들을 위로하는 공연을 하기에 이른다. 이 공연을 보고 감탄한 흥선대원군은 정삼품이 착용하는 옥관자를 하사한다. 천하디천한 신분의 사당에게 사실상 고관 벼슬이 내려진 셈이었다. 소문과 함께 바우덕이라는 이름이 삽시간에 퍼져 나가고 청룡사 남사당 또한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195쪽
조선 초기, 실록을 보관하는 사고史庫는 내사고인 춘추관과 주요 도시인 충주·전주·성주의 외사고 등 네 곳에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의 와중에 세 곳이 소실되고 전주 사고만 살아남았다. 여기에는 일신을 돌보지 않고 사고에 있던 실록을 지켜낸 몇몇 지방 유생의 살신성인이 있었다. 이렇게 살아남은 전주본을 기초로 새로운 실록들이 편찬되어 각지로 분산 보관된다. 한반도의 주적을 일본으로 보고 이번에는 북쪽, 그것도 도회지가 아닌 섬이나 깊은 산속의 이른바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로 옮긴다. 불·물·바람의 피해를 막아보자는 의도였다. 이곳을 수호하기 위해 수십 명의 병력이 배치되었으며, 인근 사찰의 승려들도 승군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1623년 ‘이괄의 난’ 때에 춘추관 사고는 전소되고, 1636년 병자호란의 와중에도 일부가 소실되거나 파손된다. 이러한 고난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정족산·태백산·적상산·오대산의 4사고 체제가 정립되지만, 일제강점기 들어 또다시 진통을 겪는다. ―228~229쪽
출판사 서평
▶ 서두르지 않고 7년간 꼼꼼히 채집한 우리 땅의 인문학, 세 번째 이야기
저자 홍인희는 전작에서 우리나라 부동의 1위 여행지 ‘강원도’의 숨은 인문학적 이야기들을 공개했다. 태백산맥의 줄기를 따라 멋진 풍광으로 유명한 강원도에 숨어 있던 우리 역사와 설화가 되살아나면서 책은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강연과 탐방 등을 통해 독자들을 직접 만나며, 또 우리 땅의 인문학 공부를 계속하며, 저자는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고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것들 속에도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이야기, 감춰진 사연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번 책에서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거나 익숙해져 있는 소재들을 선정해서 다시 살펴보는 계기로 삼았다.
익숙한 것을 찾다 보니 그 무대가 대체로 경기도로 모아졌다. 하지만 전작이 강원도에서 시작하되 강원도로 끝나지 않았듯이, 이 책 또한 경기도에 머무르지 않는다. 하나에서 다른 것으로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경기도에서 시작되어 소재와 인물을 따라 제주도로, 일본으로, 중국, 로마, 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뻗어 나간다. 시간 또한 현재의 모습으로 시작해서 부족국가 시절로, 삼국시대로, 고대 로마제국 시절, 중국 최초의 국가인 하나라까지 이야기가 확장된다. 말 그대로 동서고금을 아우른다.
▶ 익숙하지만 의외로 잘 알지 못하는 20가지 소재를 이야기하다
이번 책에는 왕과 신하에서부터 밑바닥 백성의 이야기까지 골고루 담겨 있다. 세종대왕 편에서는 훌륭한 왕에게는 직언하는 신하들이 있었으며 ‘소통’이 그의 업적을 완성하는 데 한몫했음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지금도 매년 재현하고 있는 정조대왕 능행차에서는 그 길에서 행해진 백성들과의 소통, 각종 행사들을 살펴보면서 ‘개혁군주’로서 정조의 새로운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정파 싸움의 라이벌로, 대결할 때는 치열했으나 서로 상대를 인정했던 송시열과 허목의 우정을 보면 현 세태와 비교되어 씁쓸하기도 하다. 실학의 대가로 500여 권의 저서를 남긴 정약용과 추사체와 세한도로 학문과 예술에서 일가를 이룬 김정희의 업적들이 오랜 유배의 삶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역경에 좌절하지 않고 재능을 꽃피운 삶에 숙연해진다. 그 밖에 남사당패와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이름 모를 여성 도공에 관한 기록도 살펴보면서 당시 사회에서도 가장 소외당하던 계층의 삶까지 들여다본다.
이처럼 인물을 위주로 다루는 데 더해서 이번 책에서는 소재의 범위를 넓혀 연꽃, 무궁화, 인삼, 백자 등 우리 정체성을 담은 특산물과 식물들도 소재로 사용했다. 불교의 상징이면서도 ‘군자의 꽃’이라 알려져 조선시대에 사대부의 사랑을 받았던 연꽃, 일제 강점기에 생성된 온갖 루머를 강한 생명력으로 이겨낸 무궁화, 고려시대부터 우리나라의 특산물로 세계적 사랑을 받았던 인삼과 도자기의 이야기 속에는 백성들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담겨 있다.
▶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역사에 과거의 마음을 보여주는 설화까지
이 책은 우리가 비교적 쉽게 찾아가서 기분을 전환하고 마음에 위안을 얻는 명소를 중심으로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끌어낸다. 유사한 인문학 서적들이 역사적 사실들을 주로 언급하는 데 반해 이 책은 신화적 이야기와 더불어 민담, 전설까지, 설화적인 면도 충분히 담아 다양성을 살렸다. 역사적 사실에서 그 시절의 겉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면, 설화를 통해서는 당시 민심이나 사람들의 삶의 태도 등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여기에 시공간을 초월하는 고사와 속담, 격언 등을 곁들임으로써 독자들의 머리와 마음에 착 감기는 인문학 여행서를 완성했다.
이 책의 이런 장점은 전작에서도 이미 인정받은바, 청소년추천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색적인 이야깃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했던 전작에 더해 우리에게 익숙한 경기도 지역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우리 산하에 인문학을 입히다: 이야기 길 따라 걷는 시간 여행》이, 가벼운 주말 나들이에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인문학적 감성을 곁들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정보
ISBN | 9791159099748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10월 01일 | ||
쪽수 | 264쪽 | ||
크기 |
152 * 225
* 21
mm
/ 480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이야기 길 따라 걷는 시간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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