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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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18년 7월 3주 선정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서로 호감을 갖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왜, 무슨 이유로 헤어지는지,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아 안타깝고,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결말은 이 소설을 읽어본 독자 누구라도 기억할 것이다.
그 뒤에 둘은 영영 헤어졌을지, 재회했을지, 또 멋모르고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옥희는 어떻게 자랐을지 가끔 궁금해진다. 대산문화재단에서는 계간지 〈대산문화〉에 기획 특집으로 〈사랑손님과 어머니〉 이어쓰기를 선보였다.
이동하, 박성원, 조현, 정한아, 조해진 등 세대를 아우르는 다섯 명의 작가가 여기에 참여해 오래된 이야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를 엮어 단행본으로 출간한 《인생손님》에는 이 다섯 작품에 더해 주요섭의 원작과 더불어 신혜진과 박규민이 이어쓰기에 가세했다.
작가정보
주요섭(1902∼1972)은 일제 강점기 초기인 1921년에 등단하여 우리 문단의 주요 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한국 문단에서는 아주 드물게,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작가다. 17세에 도일, 청산학원에 다니는 동안 일본 자연주의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등단작 <깨어진 항아리>를 비롯하여 1925년까지 발표한 <추운 밤>, <기적>, <인력거꾼>, <살인> 등이 신경향파적인 색채를 띨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신경향파’의 대표적인 작가로 주요섭이 거론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의 학업은 중국 상해 호강대학 졸업, 미국 스탠퍼드대학 석사과정 수료로 이어졌고 1934년부터 1943년까지 북경 보인대학의 교수로 재직했다. 작품의 무대는 당연히 한국과 일본, 중국, 미국 등이 망라되어 보통 넓은 것이 아니다. 그리고 광복 이후의 활동은 범문단적이다. 피난지 부산에서 발행한 <코리아 타임스>의 주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사무총장과 위원장, 한국문학번역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는 동안 그는 한국문학의 해외 소개에는 신경을 많이 썼지만 자기 작품의 심화와 확대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해방 이후에는 대학 강단에 섬으로써 작품 쓰기를 소홀히 한 탓인지 일제 강점기 때 쓴 주옥편까지도 문학사의 뒤안길에 묻혀버린 느낌이 든다. 하지만 주요섭은 1950∼1960년대에 아주 활발히 활동했다. 1935년 작 <사랑 손님과 어머니>가 그에게 준 대중적인 인지도가 1950∼1960년대의 활동에 대한 탐색을 가로막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42년생. 소설가. 소설 《모래》 《바람의 집》 《저문 골짜기》 《폭력연구》 《삼학도》 《문 앞에서》 《우렁각시는 알까》 《도시의 늪》 《냉혹한 혀》 《장난감 도시》 《매운 눈꽃》 등.
1969년생. 소설가. 소설 《이상(異常), 이상(李箱), 이상(理想)》 《나를 훔쳐라》 《우리는 달려간다》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하루》 등.
1976년생. 소설가. 소설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등.
목차
- 사랑손님과 어머니 … 주요섭
풍금 … 이동하
사랑손님과 누님 … 박성원
봉선화 꽃물 들인 소녀 … 조현
어른중개사 … 신혜진
기차간 변사사건 관련 진술서 … 정한아
연애편지 … 조해진
인형놀이의 밤 … 박규민
해설|영향의 교환, 상상력의 축제 … 정홍수
출판사 서평
여섯 살 옥희가 볼 수 없었던 어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다
〈사랑손님과 어머니〉는 이어쓰기를 하기에 대단한 잠재력을 가진 작품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천진한 여섯 살 옥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옥희의 관점으로 등장인물들의 심리가 해석되기 때문이다.
당황하고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진 부분을 ‘성이 났다’고 표현하는 등 옥희가 잘못 해석하는 부분이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런 잘못된 옥희의 해석을 단지 유쾌하게 받아들일 뿐, 오독하지는 않는다.
옥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의 짜임새도 성길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자가 일부러 이야기를 성기게 만듦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두었다고 본다면, 여기에 ‘이어쓰기’를 위한 다양한 힌트도 함께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엄마가 옥희를 통해 사랑손님에게 전한 손수건, 옥희가 엄마에게 가져다준 꽃, 중학교를 다니는 작은외삼촌의 연령, 옥희 아버지의 죽음 등이 그렇다.
이어쓰기에 참여한 일곱 명의 작가들 역시 이런 부분을 최대한 활용했다. 옥희 아버지가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으며, 어떻게 죽었는지 등 유복자인 옥희의 입을 통해서는 독자들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은 이어쓰기의 훌륭한 소재가 되었다.
또 중학생이라고만 표현된 작은외삼촌이 현대의 중학생처럼 10대 초반이었다면 원작 속 모습은 반항기의 발현이었을 것이고, 과거 중학교가 지금의 고등학교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10대 후반이었다면 매형 생전에 이미 철이 들었을 것이기에 누이나 사랑손님을 보는 복잡한 속내가 있었을 것이다.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이어쓰기 프로젝트인 《인생손님》에서는 이렇게 여백이 많은 원작을 이용해, 옥희가 아닌 다른 등장인물의 시점을 이용해 이야기를 다시 쓰기 한 작품부터 사랑손님이 떠난 직후의 이야기,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큰 소용돌이를 겪으며 이들이 어떻게 그 시대를 살아갔는지(이 시점에서 옥희는 열여섯 살을 넘긴 나이로 여섯 살 옥희와 비교하면 세상 물정은 웬만큼 알 정도로 성장한다) 상상을 더한 이야기도 있다. 또 새로운 등장인물들과 함께 과거의 등장인물을 현대로 이끌어온 작품도 있다.
사랑손님을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옥희 모녀, 그 후의 삶
굳이 이어쓰기 한 작품들을 읽지 않더라도, 사랑손님이 떠나간 뒤에 옥희네 모녀의 일상이 그가 오기 전과는 같을 수 없음을,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손님은 잔잔하던 모녀의 삶에 찾아와?아마도?인생의 전반에 남을 추억이 되었다.
우리 삶에서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인생 손님이 된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이 이야기에 공감하고 안타까워하고 또 그 뒷이야기를 궁금해한다. 그런 공통된 경험이 이 책이 탄생한 동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서로 연심을 갖고 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로 인해 결국 어떤 시도도 해보지 못한 채 헤어지는 사랑손님과 어머니. 이들이 과거의 인물들이고 과거의 이야기였다면, 이어쓰기한 일곱 작품은 현대의 작가들이 숨결을 불어넣은 생생한 후일담이다.
덕분에 원작의 결말에 공감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당시의 독자들과 달리, 왠지 모를 아쉬움을 느꼈을 현대의 독자들에게 《인생손님》은 색다른 만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59096464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6월 30일 |
쪽수 | 208쪽 |
크기 |
115 * 187
* 12
mm
/ 238 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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