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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달려와 이제 여섯 번째 시집을 낸다
딴엔 부지런히 달려왔건만 별반 이룬 것이 없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아도 부끄럼은 없다
나름, 기쁨이 더 많았기에 그것만으로도 족할 뿐이다
남은 날도 그쯤이면 또, 족할 듯싶다
작가정보
목차
- 차례
1.
위태로운 봄날/메마른 채 황량한/너트/겨울 모서리/졸리는 생生/
늙은 모과나무/절망의 끝자락에 서는 날도/왜곡/빈 들녘에 남은 자/
뜨거운 축복/이 손/겉돌다/우리들의 시대/
2.
톱/투영/밤의 언어/물수제비/치통/설렌다/미로迷路/늦은 다짐/
검은, 빛/후미진/비로소 가을을 보았다/의뭉스럽다/흐린 날에/
불량시대/하늘의 깊이/겨울 숲에 들면/난해시/
3.
폭설/날마다 떠나는 길은/얼룩/꿈이란/그 골목에 대한 기억/
오늘과 내일 사이/돌에 관한 명상/아버지의 자리에 문득 섰습니다/
가을, 소실점/이 풍진風塵세상/시린 풍경/새 달력을 걸며/구름카페/
낭패狼/바람의 노래/어둠에 놓이다/가면假面/
4.
하류下流/안개도시/붉은 가을/봉쇄수도원/벽과 벽 사이/무거운 여름
길고양이/비닐봉지/덧칠/좋은 때/어쩌랴/시간의 그늘/어둠에 젖다/가을바다
책 속으로
떠밀려온 것이다
기다림은 매번 허망하게 무너지고 미로 따라 어둠에나 익숙해져 수시로 어둠 삼키고 아침이면 다시 그 어둠 게워내며 그렇게
떠밀려온 것이다
안개 속을 헤매며 왔다, 한때는
안개의 음흉함 알지 못하고 모호한 것을 사랑한 적 있다 그쯤에서 길 잃고 막막한 채 샛강 어디쯤서 겉돈 적도 있다
그렇게 떠밀려온 것이다
희미한 아픔의 기억들,
물빛에 씻겨 강 가장자리에서 어른거릴 뿐 이제 저만치 바다가 보인다, 그렇게
그렇게 떠밀려온 것이다
- p76 「하류」 전문
출판사 서평
『못갖춘마디』의 시인 송진환 씨의 여섯 번째 작품집이다.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늘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이, 기쁨보다 슬픔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인은 어둡고 슬픈 곳에 사람들의 가장 진솔한 모습이 담겨있다 싶어 그곳에 오래 머문다. 그렇기에 시집의 시들 태반이 아픔으로 채워졌다. 물론 아픔이 아픔만으로 끝나진 않았고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새 살 돋는 기쁨이 그 안에 녹아 있다. 이것이 시인이 독자에게 주는 유일한 위안이라 믿기에 매번 그 생각을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이렇게 그의 시는 일관되게 낮은 곳, 버려진 것, 어두운 곳, 그늘진 곳들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기에 전반적으로 무겁다는 느낌이 없지 않으나 오히려 그 무게 속에 우리 삶의 진실이 담겨 있다. 시인이 천착한 것은 존재의 문제다. 좀 과장하면 그의 작품 모두가 존재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다 할 수 있다.
가장자리로 밀려,/푸성귀처럼 시들어가는,/이른 봄날 햇살 아래 자꾸 졸리는 생(生)이 있다/굽은 등은/스스로 끌고 온 한 채 무덤인 양 고단한데/걸어온 길만은 외길이라 저리 간명하다//잠은 더 깊은 곳으로 흘러가는지, 적막하다/그는 아직 몇 겹의 겨울에 갇혀/미처 봄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이제 곧 개나리 피고 목련 피고/봄이 한창 들썩이면 그때 그도/꽃인 듯 다시 한 번 피어날 수 있을까//누군가 푸성귀 한 단 집어 들지만/기척 없이/제 깊은 겨울 속에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 p17 「졸리는 생生」 전문
시인은 1978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로, 2001년엔 매일신문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58541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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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18년 03월 01일 |
쪽수 | 104쪽 |
크기 |
137 * 212
* 9
mm
/ 182 g
|
총권수 | 1권 |
상세정보
제품안전인증 |
KC마크는 이 제품이 공통 안전기준에 적합하였음을 의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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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 137 * 212 * 9 mm / 182 g |
제조자 (수입자) | 학이사 |
A/S책임자&연락처 | 정보준비중 |
제조일자 | 2018.03.01 | ||
---|---|---|---|
색상 | 이미지참고 | ||
재질 | 정보준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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