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이 매일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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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이상관
저자 이상관은 중국 베이징에서 광고 일을 하며 ‘중국인은 왜 그럴까’ 하는 궁금증에 책을 쓰기 시작했다. 중국 생활 만 5년이 지날 무렵에도 여전히 중국을 모르겠다는 허무함이 계기다.
결과물인 광고의 뒷면에 타깃 소비자에 대한 고민과 전략이 숨어 있듯, 중국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를 한담(閑談)하듯 풀고 싶었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제일기획 AE로 근무했다. 2011년 삼성그룹 지역전문가로 중국에 파견, 40여 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1년을 신나게 놀았고, 그 덕에 지금껏 중국을 벗어나지 못한 채 주재원으로, 일로써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근 12년의 광고 일을 접고, 식품회사 마케팅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을’에서 ‘갑’이 되었지만, 중국에서 한국인은 그대로 ‘을’이다.
목차
- 머리말_나는 중국이 매일 낯설다
1부 낯섦의 이유
1 맛의 풍요
2 무례함의 처세
3 문화대혁명, 허리를 자르다
4 영웅의 나라
5 치욕과 애국
6 빈부의 거리
7 풍수
8 성(性)
9 맞다, 틀리다
10 담배
11 촌스러움이 자연스럽다
12 부동산의 노예
13 중국을 자랑하자
14 사고와 대립, 관(官)과 민(民)
15 제갈량의 후예
16 IT 강국
17 차(茶)
18 국민 배우가 없다
19 낭비
20 입식 생활, 그리고 IKEA
21 중국을 떠나고 싶다
22 또 한 번 체면
23 배우자를 찾습니다
24 정치 드라마, 현실이 되다
25 월급, 인력
26 질 좋은 중국산
27 시장이 크다는 것
28 슈퍼스타의 결혼 뉴스
29 한위(??)
30 정부의 목소리
31 양안 회담을 바라보며
32 놀 줄 안다
33 손오공과 요괴 이야기
34 값을 흥정하다(?价?价)
35 시장이 커간다는 것
36 맛도 변한다
37 관계자 외 출입금지
38 택시
39 빠름과 느림
40 별자리
41 다자셰(大?蟹)
42 극장
43 배달의 민족
44 전기를 충전할 때 드는 생각
45 아기
46 외국인(老外)
47 충돌
48 어글리 코리안
49 한국이라는 브랜드는 득인가 실인가
50 90허우의 리우올림픽
51 무책임하다
52 낭만적 현실주의 53 그래도 본질은 같다
2부 인상
54 밥그릇
55 빨래를 널다
56 걸인
57 조계지
58 지평선
59 장(場)이 섰다
60 예술구
61 샹그릴라(香格里拉)
62 모래의 산
63 고성(古城)
64 풍경을 담다
65 인력거
66 장강(?江)
67 다채로움
68 릉(陵) … 223
3부 중국의 주변인
69 여행하는 것과 산다는 것
70 마사지숍
71 중국어를 배운다는 것
72 성당, 종교
73 짝퉁 가게 사장
74 TV를 끊다
75 황금 연휴에 맞춰
76 손님맞이
77 나쁜 공기
78 그렇게 아저씨가 된다
79 아프지 말자
80 한국인
81 한류
82 조선
83 조선족
84 코리아타운
85 일본
86 베이징의 유학생
87 미국 국적이 부럽다
88 자장면과 자장
책 속으로
우리는 빈곤했다.
우리의 음식은 밥과 반찬을 함께 먹는 혼식 문화라는 특징 이 외에 국, 찌개로 점철되는 탕이 있다. 건더기가 모자라니 우리고 우려서 여럿이 나눠 먹기 위해, 혹독히 표현하면 냄새라도 맡고자 했던 건 아닌가 한다. 그래서인지 음식을 평하는 말은 오히려 다양하다. ‘짭조름하다’는 ‘짜다’와 다르고, ‘새콤하다’는 ‘시다’와 다르다. 우리는 채소의 ‘숨을 죽이고’, ‘알싸하게’ 매운 고추를 ‘맛있게’ 매운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우리의 미뢰가 유독 발달하여 맛의 차이를 설명하는 표현들이 다양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에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동시에 이런저런 먹방 프로그램들에 열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풍요가 최근 50년의 일이 아닐까 하여 씁쓸하다.
중국은 풍요로웠다.
오래 전부터 대국이라 불렸고, 더 오래 전부터 우리보다 수십, 수백 배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린 땅이 있었다. 중원의 드넓은 땅은 그 크기만큼 다양한 기후와 풍토 속에, 사시사철 풍부한 산물을 공급했다.
“저녁에는 뭐 먹을까? 한식, 일식?” 중식이라고 답을 했더니 중국인 친구는 다시 한 번 물어본다. “중식? 사천식? 후난? 산동? 카오야? 훠궈?” 이쯤 되면 “네가 골라.”라고 하는 게 편하다. 베이징 사람에게 상하이의 음식은 우리가 일식을 이야기하는 만큼의 거리감이 있다. 먹을 기회가 적다는 것이 아니다. 자국의 음식이지만 재료가 다르고, 조리법이 다르고, 맛이 다르다.
- 13쪽, [맛의 풍요]
광저우, 상하이 지역의 회사, 식당 등을 가보면 전형적인 특징이 있다. 입구에 거대한 수족관이 있거나, 병풍을 쳐두어 안이 보이지 않게 해둔다거나, 혹은 입구가 일자로 이어지지 않고 꺾여 있어 안이 보이지 않는 구조다. 이는 재산과 복, 좋은 기운이 밖으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다. 거기에 재산을 상징하는 물과 물고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전체 구조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우리의 식당들과는 매우 다른 구조다. 이런 유형은 개인의 집이나 가옥 구조와도 연결되는데, 중국 베이징의 전통 가옥 구조인 쓰허위안(四合院)도 입구에서 그 집의 마당과 가옥을 직접 바라볼 수 없게 가려놓았다.
유사한 이유로 화장실은 집의 현관과 마주보게 배치하지 않는다. 이는 반대로 밖의 좋은 기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가장 더럽고 기피되는 화장실로 빠져나가버린다는 믿음 때문이다. 기복사상의 세심한 현실 투영이다.
침실도 그렇다. 잠을 자는 동안이 기(?)가 가장 허약해지는 시간이란 믿음인데, 잠을 자는 시간에는 자신의 영혼이나 기가 육체에 단단히 머물지 못하고 붕 떠 있다고 느끼는 듯하다. 이러한 이유로 침대의 위치도 중요시되는데, 침대를 창가에 두지 않는다는 것과 얼굴과 마주하는 방향에 거울을 두지 않는 것이 그렇다.
창은 외부와 연결된 통로이기 때문에 영혼이 창을 통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며, 거울은 또 다른 세상으로의 문이어서 역시 같은 이유로 침대와 마주하는 것을 피한다.
고대 중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옛 중국 침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침대의 각 모서리에 기둥이 있고, 천장을 덮거나 가린다. 또는 침대의 입구조차 천을 드리워 가린 형태다. 단순히 미관상의 구조가 아닌 동일한 풍수, 미신적 디자인이다.
- 40쪽, [풍수]
출판사 서평
중국에서 비즈니스할 때 드는 궁금증,
“중국인은 왜 그럴까?”
인구 3억의 미국은 우리에게 여전히 어렵고 복잡한 나라지만, 인구 14억의 중국은 이상하게 한두 가지의 이미지로 뭉뚱그려지곤 하는 나라다. 깔보는 대상이기도 했다가 G2라는 이름으로 부풀려진 나라가 되기도 하는 중국. 우리에게 중국은 어떤 나라며, 중국인은 어떤 사람일까?
중국은 극단의 이미지만 존재하는 단순한 나라가 아니다. 14억 명이 살고 있는 중국은 14억 개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그래서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이 책은 중국 현지에서 광고 일을 하는 저자가 중국에 대해 한담(閑談)하듯 써내려간 책이다. ‘중국인은 이렇다’라는 단정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현지에서 잘라낸 싱싱한 단면들을 세심하게 관찰해나가는 책이다.
중국 현지에서만 볼 수 있는
일상의 단면 88개
저자도 처음엔 ‘중국인은 왜 그럴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했다. ‘중국은 이래서 안 돼, 도대체가 이해할 수가 없어’ 라며 푸념을 하기도 했다. 저자는 촌스럽고 무질서하고 시민의식도 부족해 보이는 모습은 현상이지만, 그 이면에 있는 당위성을, 오히려 그럴 수밖에 없음을 생각해보았다고 한다.
중국에 대한 ‘객관적’ 정보가 차고 넘치는 이 시점에 그가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중국을 해석하고자 함도 아니고, 인문(人文)을 논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단정적이거나 일회성 정보들이 넘치는 와중에도, 차분하게 중국과 중국인을 바라보고 정리한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중국 현지에서 겪은 일상의 장면들로 이루어진다. 그의 세심한 관찰이 매끄러운 글솜씨를 통해 중국이란 다채로운 나라를 맛보게 해주는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다양한 중국을 읽으려는
세심한 시선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부 낯섦의 이유는 말 그대로 중국을 위한 변명이다. 편견일 수 있는 오해들에 관해 이유를 생각해보고 이해로 풀고자 하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대리인(한국인)의 신분이기에 결국 ‘변명’으로만 남을 이야기다.
2부는 일상, 여행지에서 느낀 중국의 단편적 풍경들을 인상이란 이름으로 묶었다. 때론 생활 속 작은 에피소드가 중국을 이해하는 데 더 구체적으로 와 닿기 때문이다.
3부 중국의 주변인은 14억 속의 한국인으로서, 또 북한, 일본, 조선족 등 여전히 중국의 주변부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책 속으로 추가]
2015년 7월의 일이다.
뜬금없이 ‘베이징 싼리툰 유니클로’가 웨이보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 중국의 젊은 커플이 싼리툰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의 피팅룸에서 섹스를 하며 그 장면을 찍어 올렸다. 영상은 순식간에 퍼졌다. 유니클로 측의 의도된 마케팅이라는 이야기부터 두 남녀에 대한 신상정보, 누가 처음 올렸는지 등등 이야기는 분분했다.
자극적 영상에 대한 순간적 관심과 확산이 새로울 건 없다. 다만 그에 대한 SPA(패스트 패션) 경쟁사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우리 탈의실이 더 크다. 더 고급스러운 탈의실이 있다.’는 농담을 SNS 계정에 올렸고, 유니클로 역시 ‘탈의실을 더 크게 만드는 걸 고려해보겠다.’라는 글로 대응했다. 호탕하다. 우리의 경우라면 꽤 달랐을 것이다. ‘탈의실에 CCTV’라는 어설픈 해결책을 내놨을지 모른다. 정부는 엄중하게 반응했다. 처음 올린 사람을 찾고, 온라인과 SNS로 퍼지는 글을 찾아 모두 삭제했다. 풍기문란의 잣대로 봤을 것이다. 정부야 늘 그럴 테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는 좀 다르다.
- 44쪽, [성(性)]
베이징은 전기, 가스, 온수, 화장실 물 모두가 충전식이다. 사전에 일정 금액을 충전해놓고 사용하는데, 충전액이 떨어지면 가차없이 끊긴다. 가스나 온수, 화장실 물이야 하루 정도 참을 수 있겠지만 전기가 끊기면 낭패다. 여름이라면 냉장고의 음식들이 밤 사이 상할 수도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뒹굴거리다 갑작스럽게 전기가 끊겼다. 옷을 주워 입고 24시간 충전소로 가 전기를 충전할 때면, 어쩔 수 없이 욕이 튀어나온다. 그냥 매월 사용량에 따라 돈을 내면 안 되나, 사람 귀찮게.
상하이는 그렇지 않다. 한국과 동일하게 매월 사용량에 따라 고지서가 날아 오고, 해당 금액을 근처 은행이나 우체국에 가서 내면 된다. 같은 나라지만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처음에는 신용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사용을 하고 돈을 내지 않는 경우가 많은가 의심했다. 대도시에 거주하는 외부인들이 많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했지만 상하이를 생각하면 답이 아니다.
(중략)
베이징은 정치의 도시고, 관료의 도시다. 어쩌면 더 자연스럽게 공급자 중심의 관료적 사고를 할 수도 있다. 일일이 전기나 수도의 사용량을 확인해서 그에 맞게 고지서를 발행하고, 납입 여부를 관리하기보다는 사전 충전식을 통한 방식이 훨씬 쉽다. 사용자의 사소한 불편보다 공급자의 편의가 우선시되어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 한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다. 정확한 사유는 여전히 모른다.
- 150쪽, [전기를 충전할 때 드는 생각]
기본정보
ISBN | 9791157841905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6월 30일 |
쪽수 | 288쪽 |
크기 |
147 * 211
* 22
mm
/ 40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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