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빛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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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왔던
수많은 질문들
사랑 앞에 던져진 이 오래된 질문들에 과연 정답이란 게 존재할까? 여기 한 불문학자가 그간 프랑스 문학이 기록해온 다양한 사랑의 장면들을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정리하면서 나름의 해답을 찾아 나선다.
『사랑의 빛깔들』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프랑스를 연구하고 강의해온 저자가 프랑스 문학의 명작들 가운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러브 스토리들만을 선별해, 각기 고유한 빛깔을 지닌 사랑의 레이블을 붙이고 해설을 더해놓은 문학 에세이다.
독자는 사랑과 숙명, 사랑과 유희, 사랑과 야망, 사랑과 정열, 사랑과 환상, 사랑과 인생, 사랑과 욕망, 사랑과 황홀, 사랑과 동성애, 사랑과 종교, 사랑과 행복, 사랑과 책임 그리고 사랑과 유년기 등을 테마로 삼은 프랑스 문학 속 사랑 이야기를 차례로 읽어나가면서, 인간의 내면을 강렬하게 지배해온 감정인 사랑에 대해 다시금 성찰해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지순
저자 이지순
성균관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메스(Metz)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 교수이다. 프랑스어권연구소장, 프랑스문화예술학회장, 한국퀘벡학회장 등을 지냈다.
페미니즘 문학과 문화, 20세기 여성 작가들, 문학과 영화의 조우 등 프랑스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연구들을 해왔다. 최근에는 캐나다 퀘벡 문학으로 그 영역을 넓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테마가 있는 프랑스 소설』, 『프랑스 명작 살롱』(공저), 『키워드로 풀어보는 퀘벡 이야기』(공저) 등의 저술과 『퀘벡 영화』, 『방랑하는 여인』 등의 번역서가 있다.
그의 문턱 없는 강의실에서는 ‘사랑과 문학’을 테마로 한 청춘들과의 뜨거운 소통이 지금도 한창이다.
목차
- 프롤로그/ 일러두기
첫 번째 테마ㆍ사랑과 숙명
사랑의 미약이 맺어준 중세의 운명
『트리스탄과 이졸데』
두 번째 테마ㆍ사랑과 유희
18세기 귀족들의 사랑 풍속도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세 번째 테마ㆍ사랑과 야망
쥘리엥 소렐 콤플렉스란 무엇인가
스탕달의 『적과 흑』
네 번째 테마ㆍ사랑과 정열
행복을 찾는 사랑의 시도
스탕달의 『연애론』
다섯 번째 테마ㆍ사랑과 환상
낭만적 사랑의 환상과 보바리즘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
여섯 번째 테마ㆍ사랑과 인생
헌신적 사랑과 인고의 삶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일곱 번째 테마ㆍ사랑과 욕망
사랑은 필요의 만족인가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
여덟 번째 테마ㆍ사랑과 황홀
세 명의 뮤즈
보들레르의 『악의 꽃』
아홉 번째 테마ㆍ사랑과 동성애
시인 랭보와 베를렌의 금지된 사랑
열 번째 테마ㆍ사랑과 종교
사랑과 신앙 사이에서
지드의 『좁은 문』과 『전원 교향악』
열한 번째 테마ㆍ사랑과 행복
사랑과 결혼이 행복의 열쇠인가
콜레트의 『방랑하는 여인』
열두 번째 테마ㆍ사랑과 책임
길들임의 미학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열세 번째 테마ㆍ사랑과 유년기
그 원초적 사랑에 대하여
뒤라스의 『연인』
에필로그/ 주
책 속으로
ㆍ 사실 이루어지는 사랑보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훨씬 더 많은 듯싶다. 그리고 사랑에는 언제나 크고 작은 장애와 시련이 따르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한 번쯤은 그 옛날 음유 시인들로부터 전해 듣듯이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를 떠올려보라. 두 연인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사랑을 통과했는가? 운명이 아니었다면 이들의 사랑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었을까? 이 비극적인 이야기 앞에서 세상의 모든 사랑은 ‘달콤한 고통’에 머문다. 자,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의 사랑은 운명인가? ―본문 33~34쪽, ‘사랑과 숙명’ 중에서
ㆍ 끝없는 비상을 갈망하던 쥘리엥의 야망은 소설에서 결국 추락한다. 아니, 대신 야망을 버리고 사랑을 얻은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성찰의 지점은 다른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시대의 불합리에 저항하며 사형 선고마저도 기꺼이 받아들인 것. 이것이 소설 속 주인공의 파국에도 생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까닭이다. 우리의 사유는 다시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본문 77~78쪽, ‘사랑과 야망’ 중에서
ㆍ 상대를 그 자체로 사랑하지 않고 사랑 자체를 사랑하는 경우, 혹은 상대에게서 상상 속 모델을 찾아내려는 경우, 사랑은 위태로울 수 있다. 플로베르는 엠마 보바리의 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에 “마담 보바리, 그것은 바로 나”라고 답한다. 한 여인의 형상을 빌려 보바리즘을 표명했지만, 남성인 자신 안에도 그 같은 심리가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이 징후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 현상 가운데 하나임을 주장한 것이다.
―본문 117쪽, ‘사랑과 환상’ 중에서
ㆍ 모파상이 그려놓았던 우울한 세상의 통념보다 우선하는 것이 있다. 바로 ‘주체적인’ 나. 한 여인의 일생을 쫓았던 비관적인 어조를 걷어버릴 때 드러나는 ‘겸허한 진실’이란 (원제처럼, 굳이 여성에 국한할 필요가 없는) 바로 그 억압당한 주체가 아니었을까?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사랑보다 운명을 믿었던 잔느보다 비록 환상일지라도 사랑을 좇았던 『보바리 부인』의 엠마가 더욱 나은 삶을 산 게 아닐까 싶다.
―본문 136쪽, ‘사랑과 인생’ 중에서
ㆍ 사랑은 자유가 아닌 속박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곤 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사랑의 사슬에 기꺼이 매이고 싶어 한다. 반대로 사슬을 벗고 자유를 찾았을 때는 이미 사랑이 식어버린 경우가 많다. 마치 해가 사라져야 달이 보이고 달이 사라져야 해가 보이듯, 두 감정의 영역은 서로가 서로를 밀어낼 뿐이다. 적어도 베를렌과 랭보의 관계에서만큼은 말이다. ―본문 204쪽, ‘사랑과 동성애’ 중에서
ㆍ 지드는 실제로 아내 마들렌느와의 숭고하고 순결한 사랑을 위해 금욕했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의 사랑은 마치 운명처럼 모순된 자아를 확인시키는 이중적인 사랑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영혼의 교감 없는 육체적 사랑에의 맹목을 경계해야 하듯, 욕망을 억압하고 달성되는 사랑의 기획 또한 염려해야 한다. 정신과 육체 가운데 그 어느 한쪽으로 균형이 무너져버린 사랑은 언제나 불구의 모습으로 남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본문 233쪽, ‘사랑과 종교’ 중에서
ㆍ 우리는 사랑을 일시적인 호감이나 매력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호감과 매력이 사랑의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시키는 힘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보다 근원적인 것은 상대를 위해 내가 쓴 시간, 그 사람 때문에 내가 속상해하고 웃고 울고 한 시간 속에 있다. 바로 그 시간들이 그 사람을 위해 죽을 수도 있을 만큼 소중한 사랑을 만든다. ―본문 254쪽, ‘사랑과 책임’ 중에서
출판사 서평
프랑스 문학이 기억해온 러브, 스토리
사랑 없이는 단 하루도 견디지 못할 것만 같은 프랑스인들의 감정선을 프랑스 문학은 각별하게 형상화해왔다. 인간은 쉼 없이 사랑을 갈구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명제를 성립시키는 데 그가 기여한 바는 컸다. 혹시라도 사랑이 점유했던 곳을 지워버린다면, 프랑스 문학의 영토는 갑자기 볼품없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이 에세이는 프랑스 문학을 살아낸 그 정열적인 이야기들과 주인공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사이기도 하다.
책은 프랑스 문학의 선명한 이정표들을 따라간다.
서구 연애 문학의 원형이라 불리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부터 불륜 문학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보바리 부인』, 질투를 매개로 벌어지는 사랑 게임의 박진감을 묘사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야망을 쫓는 한 젊은이의 비극적 연애사인 스탕달의 『적과 흑』 그리고 그의 사랑 에세이 『연애론』, 운명 앞에 무릎 꿇는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욕망으로 점철된 사랑의 파국을 담아낸 졸라의 『테레즈 라캥』, 시인이 사랑했던 세 명의 뮤즈를 노래한 보들레르의 『악의 꽃』과 동성 간 사랑에 빠졌던 두 시인 랭보와 베를렌의 드라마틱한 인생 여정, 건조하게 평행선을 달리는 금욕의 사랑과 자기희생의 허무함을 쫓아간 지드의 『좁은 문』과 사랑의 위선을 고발한 『전원 교향악』, 동심의 한가운데서 책임지고 배려하는 사랑을 일깨우는 『어린 왕자』, 끝으로 원초적 사랑을 파격적으로 재현한 『연인』까지, 이 에세이는 프랑스 문학의 명작들과 그 작가들의 인생을 사랑의 차원에서 일관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문학, 특히 외국 문학에 거리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원작을 향해 열린 친절한 안내서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저자는 인간과 시대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문학과의 거리감을 좁혀보려는 바람을 가지고, 비교적 잘 알려지고 한 차례 이상 영화화된 고전 위주로 작품을 선별했으며, 분석적인 고찰 대신 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서사를 이끌어가는 데 정성을 기울였다.
청춘들과 나눈
사랑에 관한 대화의 기록
저자는 페미니즘 문학과 문화, 20세기 여성 작가들, 문학과 영화의 조우 등 프랑스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해온 한 대학의 연구자다. 마치 행운처럼 그에게 지난 몇 년 간 청춘들을 상대로 ‘프랑스 문학과 사랑’이란 타이틀의 교양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어쩌면 문학이 젊은 영혼들 속으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란 생각도 들었다.
사랑과 청춘, 그 얼마나 가슴 벅찬 동의어인가! 그 강의를 위해 마련해둔 기록과 현장에서 우리 청년들과 서로 묻고 대답하고 토론하고 고민했던 기억이 이 책의 토대를 이룬다.
원고를 구상하면서 우리 청년들과 보낸 시간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동기와 자극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들은 젊음의 특권처럼 사랑을 누렸지만 그만큼 사랑앓이도 함께 겪고 있었다. 갑자기 찾아든 사랑에 한껏 영혼이 부풀어 올랐다가도 어느 순간 바로 그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이들이었다. 취업 절벽의 시대에도 진로 고민과 상관없이 청춘들의 사랑에 대한 고민은 크고 깊었다. 사랑의 각 테마들을 통과할 때마다 우리네 청춘들의 처지에서 한 번 더 그 테마를 되짚어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당신의 사랑은
어떤 빛깔입니까
사랑은 인간이 끊임없이 갈구해온 감정이자 시대가 바뀌어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은 근원적인 감정이라 저자는 말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이 문학의 영원한 테마가 된 까닭이 여기에 있다. 백년, 이백년, 삼백년 전 이야기에 21세기 인류가 얼마나 공감하겠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다른 시대 다른 공간에서 살아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경험한 사랑의 감정은 오늘날 우리들의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문학자로서 품는 저자의 소회다.
이 책은 중세로부터 20세기까지 프랑스 문학에 그려진 여러 가지 사랑의 유형들을 각각 특징적인 테마들로 구분해 소개했다. 물론 사랑을 특정한 유형으로 나눠 규정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모두가 느끼다시피 사랑이란 감정은 복잡해서 겉으로 드러난 사랑의 한 형태 안에도 그야말로 다양한 속성들이 엉켜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 사랑을 굳이 열세 가지 테마로 구분해놓은 까닭도 사랑을 그렇게 단순화하려는 데 있지 않고, 미묘한 사랑의 빛깔을 보다 선명하게 이해해보려는 데 있었을 뿐이다.
*
저자는 이렇게 책을 끝맺는다.
― “이제 이 책을 통해 타인의 체험을 공유하면서 한 번쯤 자신의 사랑과 비교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럼 사랑은 누구에게든 ‘달콤한 고통’이라는 데서 뜻밖의 위안을 얻고, 참으로 아름답고 황홀한 것들의 결정체임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문학이 선사하는 사랑의 지혜다. 그러니 사랑하고 문학하라!”
―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사랑은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이며 그 누구도 비껴가지 않는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이다. 사랑을 기다리는 독자들이라면, 또한 이 책과 함께 멋진 사랑을 느껴보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기본정보
ISBN | 9791155502808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6월 10일 |
쪽수 | 296쪽 |
크기 |
146 * 211
* 25
mm
/ 81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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