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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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작가의 말
객지는 향수와 한패가 되어 싸고돌았다.
내 삶은 고운 무늬를 이루지 못했다.
고향 밀밭을 잊은 지 오래다.
허기지면 시를 주워 먹었다.
생은 이렇게 질기다.
열 번째 시집을 낸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가을 탐방 / 바위 / 화유(花遊) / 객지 / 단풍 계곡 / 독거노인 / 봄 / 생존자 / 이른 봄 / 잔존(殘存) / 역전 주점 / 마술사 / 꽃이 피네 / 남해
제2부
9월 / 김립(金笠) / 모성애 / 들풀 / 장마 / 원경(遠景) / 재회 / 백목련 그늘에서 / 독백 / 봄들에서 / 삶 / 아버지의 노을 / 화답(和答) / 까마귀의 전언
제3부
조종(弔鐘) / 소리의 도둑 / 와불(臥佛) / 가을의 탄금 소리 / 패랭이꽃 / 11월 / 낙일(落日) / 염산(鹽山) / 곰팡이 / 단풍 길 / 폐광촌 언덕에서 / 다시 철암에 가서 / 비 / 가을이 있는 나라
제4부
강가에 갔을 때 / 해무(海霧) / 개나리꽃 / 꽃과 지폐 / 그 여자 / 외출 / 당진 바다에 가서 / 은거지(隱居地) 2 / 도시의 페시미즘 / 흐르는 물을 보며 2 / 김삿갓 묘에서 / 낮은 자리의 들레에게 / 꽃 핀 무덤 / 청골 마을
해설:슬픔까지 가난한―황정산
출판사 서평
■ 도서 소개
정일남 시인의 시집 『봄들에서?가 [푸른사상 시선 58]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 정일남 시인은 슬픔이 가진 아름다움을 보여줌으로써 슬픔의 기원이 되는 욕망을 덜어내고자 한다. 가난을 택해 슬픔으로 받아들이는 시인의 들풀 같은 소박한 언어가 깊은 울림과 사유의 무게를 지니고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 작품 해설
정일남 시인의 시를 읽으면 폐광 근처에 서 있는 시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니 어쩌면 정일남 시인의 시에서 우리 모두는 폐광과 같은 폐허 위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이 온통 폐허라면 이 폐허를 어찌 견뎌야 할까? 시인은 슬픔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것을 견딘다. 슬픔은 욕망의 좌절로부터 온다. 그러므로 그것은 강요되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모두는 가급적 슬픔을 피하고자 한다. 그 슬픔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욕망을 끝없이 추구한다. 욕망의 채움이 주는 쾌락이 우리로 하여금 슬픔을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사라지는 슬픔은 없다. 우리의 욕망은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이나 자본을 추구하여 욕망을 채우든 잠시의 쾌락으로 욕망을 대신하든 우리의 욕망은 항상 빈 공간을 만들어두기 때문이다.
정일남 시인은 다른 길을 추구한다. 그것은 바로 이 슬픔을 대면하는 길이다. 때로 어떤 이들은 슬픔을 가장하거나 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 그 슬픔은 그 진정성을 상실하고 가식이거나 감상이 되어버린다. 정일남 시인은 그런 방식이 아니라 이 슬픔이 가진 아름다움을 보여줌으로써 그 슬픔의 기원이 되고 있는 욕망을 덜어내고자 한다. 슬픔을 피하고자 할 때 욕망은 더욱 큰 입을 벌려 우리를 삼키지만 슬픔을 받아들이고 말면 그 욕망은 그 슬픔의 크기만큼 작아지기 때문이다.
슬픔을 받아들이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욕망이란 채울 수 없는 것이고 채울 수 없는 그 욕망의 빈 구멍에서 슬픔은 끝없이 자라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슬픔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리는 가벼운 쾌락에 몸을 맡기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될 때 우리는 경박해진다. 슬픔을 가져오는 근원적인 결핍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결핍은 우리가 가진 인간 존재의 한계에서도 오고 사회적 모순에서도 온다. 그리고 어쩌면 시인은 이 근원적인 결핍을 끝없이 부정하고 헛된 희망으로 채우려는 자이기도 하다. 그 무모한 시도가 우리를 반성하게 만들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바꾸는 미약한 힘이 된다. 정일남 시인의 시가 바로 이것을 잘 말해준다. 가난을 택해 그것으로 슬픔을 받아들인다. 정일남 시인의 들풀 같은 소박한 언어가 깊은 울림과 사유의 무게를 얻게 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 황정산(시인 ·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30805238 |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9월 10일 | ||
쪽수 | 112쪽 | ||
크기 |
128 * 205
* 9
mm
/ 17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푸른사상 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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