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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차연수
저자 차연수는
필명은 김코끼리.
오래 생각나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차
- 0. Prologue
1. 재회
2. 황궁
3. 무도회
4. 끝
5. 시작
6. 페르난데즈의 무도회
7. 1황궁
8. 아주 오래된 꿈을 꾸고 있다.
9. 죽음과 약속
10. 아주 오랜 기다림
11. 마지막
12. 먼 훗날
외전 1
외전 2
작가 후기
책 속으로
시위를 당기고 숨을 죽인다.
모든 신경이 하나로 쏠린다. 세계가 급격히 좁아진다.
확신이 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긴장으로 몸이 터져 나가기 직전까지 버틴다. 진이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속으로 셋을 센다.
셋, 둘, 하나.
그녀는 시위를 놓았다. 화살은 토끼의 몸을 똑바로 관통했다. 토끼는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축 늘어졌다. 흰 털에 피가 번진다. 그녀는 목걸이를 꺼내 입을 맞췄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 문밖 갈고리에 토끼를 걸어두고 얼굴과 손을 씻었다.
오늘은 토끼를 잡았으니 운이 좋은 날이었다. 한 번도 자기가 나쁜 사냥꾼이라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실력 좋은 사냥꾼이라도 매일 사냥감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겨울이 오면서 산에 짐승이 줄고 있었다. 혼자서 버티는 겨울은 처음이니 잘 대비해야 했다.
‘혼자서 버티는 겨울.’
그녀 스스로 떠올린 생각이 묘하게 마음을 어지럽혔다. 그녀는 방을 한차례 둘러보았다. 침대 옆엔 곰팡이가 슨 목조 욕조가 보인다. 사실상 동물 피를 뺄 때나 쓰는 것이다. 그 옆으로 조리대가 있고 거울 달린 옷장이 있다. 그게 여기 있는 전부였다. 그 외엔 아무것도 아무도 없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들릴 리 없는 목소리다.
진은 목걸이를 풀어 침대 옆 선반에 내려놓았다. 목걸이에 달린 붉은 보석이 햇빛에 반짝 빛을 발한다. 할머니가 진에게 물려준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사냥꾼이었던 할머니. 할머니는 오로지 그 목걸이 하나만 남기고 몇 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떴다.
그래도 그때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곁에는 인생 단 하나의 친구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로 혼자다.
다 부질없는 생각일 뿐이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어 사념을 떨치고 바깥에 걸어둔 토끼를 가져왔다. 토끼는 하도 많이 잡아서 손질이 손에 익었다. 피를 뽑고 털을 제거하고 가죽을 보존액에 담가뒀다. 무두질이 쉽도록 해두면 더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었다. 남은 고기는 감자와 당근과 우유를 넣어 수프를 끓였다.
고기가 익는 냄새가 좁은 오두막에 가득 찬다. 수프를 그릇에 담을 때에야 혼자 먹기에 많은 양이란 걸 알았다.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루카스가 사라진 지 벌써 반년, 수프 냄새에 그녀는 습관적으로 입맛을 다셨다.
다음 날 진은 토끼 가죽을 팔러 마을로 내려갔다. 그녀가 터를 둔 이 마을은 산동네 중에서도 산동네, 한 달이 지난 소식이 이제야 발 빠른 이의 귀에 들어오는 변두리 마을이다.
오는 길에 그녀는 삼삼오오 모여 떠들어대는 마을 여자들을 보았다. 근래 마을은 황위 시험 때문에 떠들썩했다. 반년 전, 늙고 병든 황제가 드디어 황위를 물려주기로 선포한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실종되었던 5황자가 시험 직전 나타난 기적적인 이야기는 벌써 유명했다. 여자들은 누가 황제가 될 것인지 내기를 하는 듯 동화를 짤랑이면서 자기들끼리 깔깔 웃었다.
진이 그들의 옆을 스쳐 지나자 여자들이 대놓고 눈을 흘기며 입을 다물었다. 마치 그녀가 몰래 끼어들어 엿듣기라도 한 양.
물론 그녀는 그런 이야기에 하나도 관심이 없었다. 저런 한심한 이야기나 하느니 차라리 벙어리가 낫겠다고 생각했다. 황자와 마법, 용이 나오는 세계는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할머니와 루카스가 살았다 떠난 그 작은 오두막이 그녀 세계의 전부였다.
그녀는 발걸음을 빨리해 가죽가게로 들어섰다. 가죽가게 엠마 아주머니는 그녀가 내놓은 가죽을 들어 흠잡을 곳을 꼼꼼히 찾아내고는 엄숙히 선언했다.
“5딜런. 그 이상은 안 돼.”
루카스와 같이 왔을 땐 늘 7딜런이었다. 그녀는 답답해서 고개를 돌렸다. 뒤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이 마주치자마자 시선을 피했다.
그녀는 그냥 5딜런을 받고 돌아섰다. 화를 내봤자 뻔하다. 애들만 남은 거 불쌍해서 잘 챙겨줬더니 어디서 적반하장이냐고 눈을 뒤집을 것이다. 엠마의 레퍼토리는 너무 진부해서 오히려 말하는 이를 포기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딱히 돈이 급한 상황도 아니었다. 루카스가 남기고 간 돈은 아직 좀 남아 있었다. 어디서 그만한 돈을 구했는지, 왜 진작 안 주고 떠날 때에야 놔두고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언제나 알 수 없었던 그녀의 세상 유일한 소꿉친구.
아니, 진은 루카스 생각을 그만두었다.
루카스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가 떠난 날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아무 날도 아닌 날에 아무 일도 없이 그냥 떠났다. 그녀는 막연히 그가 떠난다면 왔을 때처럼 첫눈 오는 날에 떠날 거라고 생각했었다. 내리는 눈 속에서 홀로 서서 그녀를 바라보던 그 눈.
할머니는 그녀와 루카스가 결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글쎄, 그녀가 보기에 그는 절대로 여기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빵과 먹을거리, 화살을 사들고 어둑해진 산길로 들어섰다. 바람소리가 불길했다. 요 근래 마을은 산에서 내려온
기본정보
ISBN | 9791130020778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8월 10일 |
쪽수 | 494쪽 |
크기 |
148 * 201
* 26
mm
/ 61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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