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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정이연(정다방)은
《그녀의 서재》에서 집사로 활동 중.
http://www.hers11.com
▶출간작
《쇼윈도 부부》, 《쉐도우 부부》, 《달달한 김꽃순》, 《설표Snow Leopard》, 《오피스 와이프》, 《언더커버 보스》, 《이것도 사랑인가요?》, 《아찔한 맞선》, 《결박Invisible》.
▶전자책 출간작
《처녀와 야수(Tl, 메르헨)》
목차
- 프롤로그
1. 그의 라이벌
2. 별에서 온 여자
3. 불편한 여자
4. 그 남자를 조련하는 방법
5. 꽁꽁 언 마음 녹이는 법
6. 먼지 털어내기
7. 토닥토닥 내리는 비를 맞듯
8. 과거와 미래
9. 소유하고 싶은 사람
그 후. 우리에게로 와요
에필로그
작가 후기
책 속으로
모던한 테이블은 가정집이 아닌 카페에서 흔히 사용하는 것이었다. 널찍한 테이블 한편엔 식사를 하는 시간도 쪼개서 읽는 것인지 책이 몇 권 쌓여 있다.
의자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오롯이 수호뿐이었다. 그는 식탁 위에 하나씩 자리 잡기 시작한 접시를 시선으로 좇았다.
담백한 굴두부국과 방금 막 지은 돌솥밥. 떡갈비와 피순대, 버무린 채소가 놓인 밥상은 소박했지만 정성이 가득했다.
“배고프지? 어여 먹어.”
“어머니는요”
“난 먹었지.”
접시를 나르던 장미가 입술을 길게 늘어뜨리며 웃었다. 작고 통통한 여자는 정말 음식 생각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계속 음식을 권할까 봐 일부러 단호하게 거절하는 모습이었다.
벽시계를 힐끗 본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저녁 시간은 물론 여인이 이 집을 나서야 할 퇴근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굴두부국을 한술 뜬 수호의 입가에 사르르 미소가 번졌다. 음식은 맛있지만 평범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음식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복한 얼굴로 한술 더 떠먹었다.
좋다.
그의 눈매가 예쁜 곡선을 그렸다.
굴두부국은 장미가 자주 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처음 이 집으로 왔을 때 해준 음식이기도 했다. 미식에 관심도 없었고, 그로 인해 행복감을 느낀 적도 없었으나 그땐 이 소박한 음식에 감동했었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했음에도 딱히 배가 고프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반찬 하나, 밥 한술을 뜰 때마다 허기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소리 없이 음식을 맛보면 맛볼수록.
그의 숟가락질이 조금 빨라졌을 때였다.
“이 작가, 이 피 뭐야?”
드레스룸 안에서 비명이 들렸다. 달그락, 그가 들고 있던 숟가락이 아래로 떨어졌다.
밖으로 나온 장미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그는 예감이라도 한 듯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곧 두툼한 손에 들려 있는 코트를 보았다. 그레이 캐시미어 더블 브레스트 코트는 오늘 입었던 것이다.
“이 피 뭐야? 무슨 일 있었어?”
“피요?”
그가 처음엔 짐짓 아무것도 모른 척 물으며 상으로 시선을 옮기며 말을 이었다.
“어머니, 퇴근하실 시간 지났는데 괜찮으세요?”
“우리 사이에 그런 말 하기야?”
서운하다는 듯 장미가 눈을 삐죽이는 것을 본 수호가 어색하게 웃었다. 맞다, 우리 사이에 그런 이야기라니. 만약 장미가 이러한 말을 하면 자신 역시 서운할 터였다.
빠르게 사과의 말을 하려던 수호는 장미가 다시 한 번 코트를 흔들자 한숨을 쉬었다. 여인의 집요함과 수다스러움이 이제야 떠올랐다.
“그런데 이 피 뭐냐고.”
“그거 피 아니에요.”
“이 작가, 거짓말은 나쁘다고 했지?”
장미는 푸근한 인상이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은 관철시키고야 마는 사람이었다. 이런 이였기에 그녀를 만난 지 10년, 자신도 사람처럼 살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
자신을 따끔하게 혼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사람이었기에 수호는 이내 변명하길 포기했다. 솔직함은 미덕이 된다. 물론, 가끔이었지만.
“지하철 사고요.”
“……어머!”
한 템포 늦게 반응한 장미가 코트를 바닥에 뚝 떨어뜨렸다. 그러더니 주름지고 작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수호를 본다.
꽃처럼 아름답고 고운 여인. 이런 사람이기에 수호는 매사 조심했다. 장미는 예순이 가까워진 나이에도 소녀처럼 천진난만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고, 보통의 젊은이들보다 더 쉽게 상처 받고 감정의 동요를 보였다.
보통의 사람보다 큰 동공이 흔들리고 이내 투명한 눈물 막이 생기는 것을 보던 수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장미가 울자 안절부절못했다.
“괜찮아? 마음은 안 다쳤어? 이를 어째. 그 끔찍한 걸 보고.”
오히려 그녀를 달래주어야 할 상황이 되자 그가 손을 뻗어 장미를 꼭 끌어안았다. 두툼한 몸은 품을 가득 채울 정도였지만, 그는 뺨을 겹치며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정말. 그러니까 울지 마세요.”
“그래, 내가 울면 안 되지. 나도 참 주책이야.”
울먹이는 장미가 눈가를 훔쳤다. 훌쩍훌쩍, 그에 대한 안쓰러움과 걱정으로 코를 훌쩍이던 장미가 식탁을 힐끗 보았다.
“난 그것도 모르고 반찬을…….”
말끝을 흐린 장미의 시선 끝에 닿아 있는 것은 시장에서 사온 피순대였다. 혼자 찾은 시장에서 사먹는 와중에도 수호가 생각나 포장해 온 것이었다.
“장보러 갔다가 들렀는데, 맛있어서 사왔더니.”
걱정이 되어 하는 말이었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반응에 수호가 웃음을 터뜨렸다.
가끔 보면 장미도 강적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강적이 맞다. 자신의 곁에 이토록 오랫동안 머물러 주는 것을 보면. 피로 이어진 가족들도 모두 떠나 외로운 섬처럼 살던 그에게 선물처럼 나타난 장미는 빛이자 마음의 안식처였다.
“어머니, 진짜 괜찮아요. 벌써 다 잊었어요.”
“그런 일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어?”
웃음을
출판사 서평
상처받은 남자와 가진 것 없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따뜻한 품을 가진 여자의 힐링 스토리
상처 받은 남자가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아버지 앞으로 나온 보험금과 위로금을 몽땅 들고 가출을 한 어머니. 외삼촌댁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란 아이는 사랑을 모르는, 행복을 모르는 사람으로 자랐다. 그러다 한 여자를 만난다. 평생 처음으로 ‘내 것’이었으면 하고 바랐던 작은 여인의 딸. 그녀의 진짜 가족인 여자를 질투했다. 그리고 소중한 여인을 대신해 집안일을 봐주느라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거침없이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남자는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출판사 리뷰 and 만든 이 코멘트
절대적인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할 부모와 정 붙일 피붙이마저도 그를 외면했다. 그렇게 자랐기에 사랑이 뭔지, 행복이 뭔지 모르는 그가 당연하게도 느껴졌다. 그런 그가 겨우 붙잡은 행복의 끄트머리를 놓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잘 이해되었다. 나라면 어땠을까. 무서워하지 않고 그 행복, 붙잡을 수 있었을까? / 편집자L
남이 보기에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성공했지만 아픈 상처가 많은 남자와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누구보다 가진 것이 많은 여자. 이 둘이 만나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이야기! / 편집자C
비록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 아영은 아픈 과거로 인해 미처 사랑을 배우지 못한 수호를 안아줄 수 있는 따뜻한 품을 가졌다. 따뜻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 편집자J
기본정보
ISBN | 9791104907210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4월 12일 |
쪽수 | 432쪽 |
크기 |
130 * 190
* 21
mm
/ 40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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