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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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소설탄생
목차
- 고동현 / 무윤도 -11
김형진 / 택시기사 -31
남양숙 / 나 잡아봐라 -49
박금애 / 멀고 먼 귀향 -75
백도윤 / 바람 끝에서 -93
신인하 / 잃어버린 열쇠 -117
안미아 / 나흘 째 미세먼지 -141
양미경 / 사시 -163
엄규생 / 술친구, 그가 사는 법 -177
윤정임 / 먼지 -201
윤희웅 / 조아무래, 그녀를 기억합니다 -223
이경희 / 더블 설명서 -245
이정희 / 숨은 상처 -265
정재경 / 비에 붙잡히다 -283
조승호 / 사이드 미러 -303
조창아 / 은자 씨의 귀환 -323
최경숙 / 라라의 세기말 -347
책 속으로
엄마, 나는 힘겹게 받아들인 아이를 잃었습니다. 엄마의 외손자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나의 엄마는 딸도 잃었습니다. 온전히 엄마의 힘으로만 키워낸 딸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내가 이 섬을 좋아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내가 가졌던 꿈도 잊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삼베옷 정갈하게 입고 반듯이 누워있는 내 몸에 작은 돌들을 하나하나 놓아주며 주문을 외듯 말했죠. 바람이 되거라, 바람이 되거라, 훨훨 날어라. 멀리 멀리 가거라, 돌아보지 말걸, 후회하지 말걸, 내거 너를 키우며 기쁨이 더 많았듯이 너도 네가 좋아하는 것들을 기억하며 즐거움이 더 많거라. -바람 끝에서-114
편지글이 벌레처럼 꾸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목소리가 되어 내 귓속을 파고들었다. 나는 식탁 유리에 어린거리는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신을 차리려고 연신 눈을 끔뻑였지만 기면증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졸음이 쏟아졌다. 그녀의 목소리, 아니 벌레들이 점점 아득해져감에 따라 식탁 위의 내 얼굴도 사라져갔다. 그리고 다시금 떠오르는 얼굴……. 아버지가 그 자리에 나타나 나와 눈을 마주했다. 아버지의 얼굴 위로 벌레들이 몰려들었다. 이내 짙은 갈색으로 변한 아버지의 얼굴은 벌레의 작은 몸집만한 크기로 쪼개지고 있었다. 나는 힘없이 팔을 휘둘렀다. 벌레들이 달아나며 아버지의 얼굴도 사라졌다.
-먼지 -221쪽-
출판사 서평
‘소설탄생’의 창작소설집이 발간됐다. 소설가 김기우의 지도로 소설창작 모임을 갖고 있는 ‘소설탄생’의 네 번째 작품집 이름은 [바람 끝에서]이다.
도서출판 세시에서 상재한 이번 작품집은 소설을 향한 동인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동인들은 창작 여건이 충분치 않아도 부단한 노력으로 ‘근로자문학제 대상’, ‘신춘문예 당선’,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등을 수상하면서 문재를 발휘해왔다.
고동현의 [무윤도 無潤島]에서는 생명의 근원을 찾는 여정이 꿈결처럼 펼쳐지는데, 그 광경은 읽는 사람의 눈을 뜨겁게 달군다. 김형진의 [택시기사]는 타장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현대인의 불안강박을 핍진성 높게 보여주고 있고, 표제작 백도윤의 [바람 끝에서]은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성‘에 대한 의문을, 성폭행 피해 부녀를 내세워 강하게 제기한다.
이번 작품집에서는 최근 우리 사회의 노인 복지문제를 주제화한 작품이 여럿 발표됐다. 영정사진을 찍는 사진작가에게 다가온 노인을 통해 현재의 독거노인문제와 삶 이후에 대해 고민한 [조마무개, 그녀를 기억합니다]가 주목할 작품이다. 그리고 치매노인병동에서 간병인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조명하면서 진정한 우리의 노인복지의 부조리를 생각게 하는 남양숙의 [ 나 잡아봐라], 이 시대의 종교와 구원에 대해 소박하면서도 날카롭게 제시한 조창아의 [은자 씨의 구원]도 시선을 끈다.
외국인 노동자를 사랑한 우리 여인을 통해서 다문화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최경숙의 [라라의 세기말]도 참신하게 다가온다. 기존의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는 다른 접그닝어서 새롭다. 그 외 문예미학의 새로운 확장을 시도한 실험적 작품도 여럿 쓰여졌다.
기본정보
ISBN | 9788998853259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12월 10일 |
쪽수 | 368쪽 |
크기 |
152 * 225
mm
/ 536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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