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붕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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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철학자들은 천국의 죄수들이 꿈꾸는 유쾌한 세상을 다룬 아르토 파실린나의 《유쾌한 천국의 죄수들》, 소크라테스가 무엇을 위해 죽었는지를 말하는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진정성을 발판으로 ‘연대’의 정치를 주장한 찰스 테일러의 《불안한 현대 사회》 등을 비롯한 63편의 책을 다룬다. 이를 통해 ‘붕괴’의 조짐이 보이는 인간의 현재적 삶의 운명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운명에 대한 상상을 해보라고 권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저자 한국철학사상연구회는 철학을 기반으로 한 연구자들의 자기 성찰과 실천적 모색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한국철학사상연구회는 1989년 창립했다. ‘이념’과 ‘세대’를 아우르는 진보적 철학의 문제를 고민하며, 좁은 아카데미즘에 빠지지 않고 현실과 결합된 의미 있는 문제들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한다. 지역, 전공, 세대별로 흩어져 있던 구성원들이 커다란 강물을 이루듯 한데 모여 있는 한국철학사상연구회는 철학을 공부하는 석·박사 대학원생들과 대학 강사, 교수 등을 중심으로 한 총 300여 명의 회원이 함께한다. 펴낸 책으로는 《철학 대사전》, 《인간의 철학적 이해》, 《삶, 사회 그리고 과학》, 《철학의 명저20》, 《삶과 철학》, 《논쟁으로 보는 한국 철학》, 《이야기 한국 철학》, 《지식의 바다에서 헤엄치기》, 《철학, 문화를 읽다》, 《철학, 삶을 묻다》 등 다수가 있으며, 매년 네 차례에 걸쳐 학술지 《시대와 철학》을 발간한다.
목차
- 서문·아무도 본 적 없는 것들을 상상하기 위하여
1장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한 책 천국
폭주 열차 같은 삶, 속도를 줄여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니체 철학으로 힐링하는 방법은? 『니체, 생명과 치유의 철학』/ 김정현
내일 죽어도 오늘처럼 살고 싶은가 『진짜 나로 살 때 행복하다』/ 박은미
수치심 권하는 문화에서 벗어나기 『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 브레네 브라운
인간이 뭐 대단한 존재라고! 절망이 오히려 희망이라네!『정말 인간은 개미보다 못할까』/마크 트웨인
세상을 위한 ‘나’는 가라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켄 키지
두려움과 바람 사이에서 함께 걷기 『불온한 산책자』/ 에스트라 테일러
내 몸을 교란한 건 사회! 원래 ‘리듬’으로 돌리려면…… 『리듬 분석』/ 앙리 르페브르
자기 계발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하는 것일까?『자기의 테크놀로지』/ 미셸 푸코
2장 불확실한 삶: 우리는 무엇으로 아는가
세상에서 가장 긴 이야기, ‘저기……’ 『앎의 나무』/ 마뚜라나?바렐라
방이 무한한데 꽉 찬 호텔, 투숙객은 묵을 수 있다?『무한으로 가는 안내서』/ 존 배로
불확실한 삶! 슬픔의 연대 고통의 정치로 넘어설 수 있을까?『불확실한 삶』/ 주디스 버틀러
의사소통은 없다! +와 -만 존재할 뿐!『구텐베르크-은하계의 끝에서』/ 노르베르트 볼츠
악명 높은 프랑스인, 영화는 오락이 아냐 『들뢰즈의 씨네마톨로지』/ 조성훈
가장 확실한 것들을 의심하고, 해부하라! 『방법서설·성찰』/ 데카르트
애들에게 들이밀지 말고, 당신부터!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3장 ‘돈의 맛’아는 현실 정치에 던지는 철학 쓴 소리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 “알아서 기어!”『자발적 복종』/ 에티엔느 드 라 보에티
붓다가 종교 지도자? 아니, 정치철학자!『불교의 정치철학』/ 피야세나 딧사나야케나
스물여덟 개 거울에 비친 김대중 『김대중을 생각한다』/ 강원택 외 27인
선거 결과에 ‘멘붕’한 사람에게 고함 『옥중수고』/ 안토니오 그람시
핵전쟁의 위기 시대에, 백낙청을 다시 읽는다 『흔들리는 분단 체제』/ 백낙청
미국은 지는 해, 중국은 뜨는 해! 한반도의 운명은?『새로운 100년』/ 법륜?오연호
칼을 갈면 봄은 온다 『명이대방록』/ 황종희
강태공은 과연 무엇을 낚았는가? 『육도삼략』/ 강태공
전쟁을 원하는 자들의 반전? 독립 국가와 세계 평화?『정치를 말하다』/ 가라타니 고진
‘내란’을 정말로 꿈꿨다면, 국가에는 오히려 ‘호재’『국가는 폭력이다』/ 톨스토이
지피지기 백전백승, 손자병법은 실용서가 아니다!『전쟁은 속임수다』『유일한 규칙』/ 리링
4장 사람 냄새가 돈 냄새를 이긴다
김정은 3대 세습보다 더 괴이한 이재용 3대 세습!『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김상봉
쾌적한 삼성 공장! 그런데…… 『사람 냄새: 삼성에 없는 단 한 가지』/ 김수박
스타벅스 원두 값 높인 이유…… 그러나 한국에서는?『기업은 왜 사회적 책임에 주목하는가』/ 데이비드 보겔
무능해서 실업자? 넌 유능해서 사장이니?『노동의 종말에 반하여』/ 도미니크 슈나페르, 필리프 프티
우리는 ‘결백한’ 사람을 뽑아선 안 된다『경제의 진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빚 지면 죄인, 그 생각이 노예다! 『부채 인간』/ 마우리치오 라자라토
‘틈’을 벌려 자본주의 만들기를 멈추자 『크랙 캐피털리즘』/ 존 홀러웨이
복지 타령하는 정치인들아, 헌책방을 뒤져라!『칼 마르크스 전기』/ 페도세예프 외 14인
핵발전소 도시 No! 에너지 자립 도시로 『에너지 명령』/ 헤르만 셰어
평생 ‘을’인 운명, 우리는 벌레다! 『변신』/ 카프카
5장 소통하기, 낯선 타자와 마주하는 법
애인을 사랑하는가? yes도 no도 아닌 진동 상태『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엄기호
홀딱 벗고 집 나선 소년, ‘변태’가 아니에요『알몸으로 학교 간 날』/ 타이-마르크 르탄
순수한 ‘창녀’ 마리아, 당신을 구원한다! 『11분』/ 파울로 코엘료
10대 소년을 사랑한 작가, 죽음의 ‘황홀경’으로 『베니스에서의 죽음』/ 토마스 만
진짜 사랑 원한다면, ‘하나 되자’고 하지 말자! 『사랑의 길』/ 뤼스 이리가레
친 노무현이면 콩쥐, 친 이명박이면 팥쥐?! 『조선의 힘』/ 오항녕
6장 세상의 붕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천국의 죄수들이 꿈꾸는 유쾌한 세상『유쾌한 천국의 죄수들』/ 아르토 파실린나
도덕적으로 완벽한 대통령은 어떻게 탄생하는가?『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소크라테스는 무엇을 위해서 죽었나? 『소크라테스의 변론』/ 플라톤
인간이 ‘짐승’ 아닌 ‘사람’이기 위한 조건은?『칸트 정치철학 강의』/ 한나 아렌트
‘진정성’을 발판으로 연대의 정치로 『불안한 현대 사회』/ 찰스 테일러
욱일승천기 &나치 식 경례, 학생들을 욕하지 마라!『욕심쟁이 왕도둑』/김일옥?한상언
이성이 짓밟은 그들의 외침, “침묵을 지킬 순 없었니?”『마지막 거인』/ 프랑수아 플라스
영화 보기 싫은 10대들, 그 이유를 듣고 보니……『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지그문트 바우만
그리스, 유로 존 떠나라! 칸트의 대답은……『영원한 평화를 위하여』/ 임마누엘 칸트
공감의 정치, 주체는 누구인가? 『맹자』
존재하지 않는 장소가 아니라, 지금/여기의 삶을 위하여『우린 마을에서 논다』/ 유창복
천국이라는 이상의 기만과 사랑의 이중성 『당신들의 천국』/ 이청준
7장 전복하기,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다
‘하나님 나라’ 지상 건설…… 기독교 아닌 인류의 꿈『하나님 나라와 공공성』/ 손규태
이석기·김재연을 보니 스피노자가 떠오른다! 『전복적 스피노자』/ 네그리
거대 자본, 무엇이 문제인가? 『거대한 전환』/ 칼 폴라니
조선 선비의 맨얼굴, 이기주의 화신들 『선비의 배반』/ 박성순
대의 민주주의의 너머 『머레이 북친의 사회적 생태론과 코뮌주의』/머레이 북친
우리는 왜 정치를 조금이라도 알아야 할까?『쇼에게 세상을 묻다』/ 조지 버나드 쇼
당신은 진짜로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나? 『민주주의의 역설』/ 샹탈 무페
‘민주주의’라는 기이한 이데올로기 『민주주의는 죽었는가』/ 조르주 아감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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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 책은 곤경에 빠진 우리의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속에서 활로를 모색해 보려는 이들의 외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활자화된 외침이 무력한 독백으로 간주되는 시대이기는 하지만, 여기 소개된 책들의 독백은 속삭임의 웅변을 경험하게 해준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와중에 우리는 무자비한 일상이 할퀴고 지나간 마음을 되돌아보고, 그동안 굳건히 지녀왔던 믿음과 지식을 의심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전망해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새로운 운명을 지어보려는 시도가 함께 하기를 빈다. 그리하여 책은 또 다른 나름의 운명을 지니게 될 것이다.
---서문 중에서
다시, 나는 당신과 함께 걷고 싶다. 문득 술자리에서 누군가 반쯤은 비꼬듯이 물었던 것이 생각난다. 번역하면 이렇다. 함께 걷는 것은 온갖 어긋남을 수반하는 일이며 어긋남을 수용하기란 불편하고 힘든 일인데, 왜 혼자 걷지 않고 함께 걷는가? 당신도 편해지기를 원하지 않는가, 아니 편해지기 위해 이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며 뭔가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 질문에 답하려고 하는데, 생각하니 질문만 하나 더 늘었다. 어긋나고 부딪히고 내쫓고 내쫓기고 상처받고 상처주면서도 ‘당신과 함께 걷고 싶다’는 바람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83쪽)
아직도 말하지 못하는 사랑을 안고 비 맞은 채로 서성이고 있는가? 아직도 사랑했지만 그저 그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 설 수가 없는가? 당신의 인생을, 아니 세상을 바꾸고 싶은가? 그렇다면 인생이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그러한 행동 방식이 몸에 배도록 몸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저런 생각들만 잔뜩 늘어놓은 연애 지침서만 읽고 있지 말고 “저기, 커피 한 잔 어때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연애 근육을 단련시켜야 한다. 당신의 연애 근육은 튼튼한가?(112쪽)
더 긴급한 것은 어린 왕자가 비판하는 어른들의 사고 유형을 전환하려는 부단한 노력이다. 고전을 읽는 인간들에게 그 대상은 영원한 것이나 고정된 해석으로 머물지 않는다. 고전이 고전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오래되어 고전이 아니라, 오래 두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라는 점. 여전히 고전이라는 대상은 주체와 결합되어 작용한다. 따라서 대상은 언제나 주체와의 ‘관계’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그 관계에 대한 성찰은 어린이보다 어른들에게 먼저 요구된다. (183쪽)
오늘의 한국 사회는, 드 라 보에티의 입장을 빌려 표현하면, 인간의 본성인 ‘자유와 평등’이 제대로 구현된 실질적인 민주적 사회 체제를 지향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한편으로는 ‘지배자의 편에서’ 국민들의 의식을 노예화하여 노예 근성을 습관화해 나감으로써, 다른 한편으로는 ‘피지배자의 편에서’ 적지 않은 국민들이 더 많은 경제적 이익과 작은 권력이라도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예 상태에 진입해 들어감으로써, 자발적 복종이 고착화?구조화되어 나가는, 그에 따라 일시적으로 민주화의 퇴행과 사회 발전의 역행이 야기되는 비민주적 상황에 처해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오늘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만 할 것인가? 그에 대한 ‘잠정적’ 답변은 다음과 같이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은밀하게 작동하는 비가시적 폭력에 따라 인간의 본성과 의지에 무관하게 권력자에게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노예 상태를 철저히 인식하고 도덕적으로 분노하면서, 규범적으로 정당화된 거부와 저항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198쪽)
한반도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군 감축을 주장하는 것, 해군 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것, 교육은 사회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는 것, 그래서 대학 등록금은 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 인간답게 살려면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정규직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아이는 나라의 기둥이기 때문에 나라가 돈을 들여 키워야 한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소통할 공동체 감각이다. 관찰자로서 반성해서 얻을 수 있는 이러한 감각들을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는 것,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이며 아렌트가 칸트에게서 얻은 교훈이다. (510쪽)
연대는 연대 세력들 중 가장 열악한 처지의 세력들에게 가장 중요한 결정권을 부여함으로써 진정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이는 결과물에 대한 분배의 우선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약자의 자기 결정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수에게 해당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 아닌 가장 시급한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 우선성을 두는 연대의 조건이 확립되어야 하며, 그 시급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에게 그 문제 해결의 결정권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들이 관철될 때 소득 증가보다는 자연 갯벌에서의 삶을 유지하고픈 어민의
출판사 서평
5년 동안의 연재, 206명의 필자, 217편의 서평
『철학자의 서재』시리즈 3째 권 출간
읽은 척 매뉴얼!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의 최적화 버전!!
철학자의 애서를 훔쳐 보는 재미!
책의 홍수 시대에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들을 위한 철학자들의 안내서
우리 시대의 명저, 숨어 있는 책, 저주받은 걸작들을 통해 쏟아내는
철학자들의 쓴 소리 / 흰소리
책읽기, 글쓰기, 철학적 사유에 관한 통합적인 안내서
《철학자의 서재》 시리즈의 세 번째 권이 출간되었다. 5년 동안의 연재, 206명의 필자, 217편에 달하는 서평들이 세 권의 책에 오롯이 담겼다. “세상의 붕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3권에서 철학자들은 현실과 일상, 정치와 경제, 안과 밖에 대해 사유하고, 글쓰기와 책읽기와 사유하기에 관한 통합적 안내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는 63편의 “철학자들의 쓴 소리/흰소리”가 담겨 있다. 모두 책을 소개하는 글들이다. 실용적 독자들로서는 이 책만 대충 읽어도 63권의 책을 읽은 효과를 얻을 것이다. 이른바 “읽은 척 매뉴얼”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알려주기로는 최적이다. 또, 철학자들은 어떤 책을 주로 읽는지 알 수 있는, “훔쳐 읽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 책의 운명이 ‘실용적 차원’에 머물기만을 바라지 않는다. 저자들은 여기에 소개하는 책들의 목소리를 통해 인간의 현재적 삶의 운명을 새롭게 하고, 새로운 운명에 대한 상상을 해보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의 서재》 시리즈는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인 철학자들이 우리 시대의 명저나, 숨어 있는 책, 이른바 저주받은 걸작, 동서양 고전들을 선정하여 서평을 쓴 것을 모은 책으로, 지난 5년간(2008년 9월~2014년 현재)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연재되었던 칼럼들이다. 서평이기도 하며, 철학 칼럼이기도 하며, 에세이이기도 한 이 코너는, “서평 문화의 장”의 한 획을 그었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오고 있다. 《철학자의 서재》는 서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유와 문제의 단초를 일상의 삶에서도 찾고자 하는 적극적인 시도들이다. 이론과 활자들의 말잔치가 아니라, 책읽기, 글쓰기, 철학적 사유에 관한 통합적인 안내서이다. 그래서 《철학자의 서재》 시리즈는 방대한 양의 서평 모음집에 그치지 않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철학자의 서재》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공맹의 사상 등에서 시작하여 조르주 아감벤, 지그문트 바우만 등 2500년 지성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무려 200여 권에 달하는 책들 중에 우리 시대 지성들이 읽어야 할 교양이 망라돼 있는 것이다.
또, 《철학자의 서재》는 책의 선정과 집필을 최소 한 달 이전에 시작하기 때문에, 사유하고 글을 쓰는 데에 충분한 시간과 분량이 주어진다. 그럼으로써, 글의 완성도와 주제의 선명성이 높게 나타난다.
《철학자의 서재》는 대안적 상상력, 내일을 지시하려는 몸짓과 울림을 강조한다. 학문은 현실의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 서적에만 국한하지 않고, 정치/사회/경제/문화/예술/대중문화 등 거의 전 분야를 다룬다. 철학적 사고는 대안적 상상력이 뒷받침되어야 깊어진다는 점이다. 철학 본연의 텍스트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텍스트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서평 목록에는 소위 ‘철학서’로 분류되는 책이 의외로 많이 들어 있지 않다. 이 또한 “딱딱하고 골치 아픈 이론들과 화석화된 활자들” 속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사유와 문제의 단초를 찾으려는 적극적인 시도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소위 전문가들’이 아닌 ‘우리’가 같이 읽고, 같이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들이 어떤 것인지 함께 짚어보고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가 아닐까. 그럴 때 ‘철학자의 서재’는 옆집 아저씨의 서재만큼이나 가깝고 푸근하게 다가온다. ---이현우(로쟈, 인터넷 서평꾼)
이 책에는 ‘철학자’로서 현대 사회가 쉽게 폐기해 버린 철학적 가치를 지키겠다는 다짐이 묻어나 있으면서도, ‘~선언’ ‘~의 종언’ 같은 철학자들이 가져왔던 그 엄중하고 진중한 전통적인 톤은 옅어졌다. 또 요즘 대세가 된 ‘명랑’의 기조에 맞게 부담되지 않는 신변잡기에서 철학적 사유를 나누어보려는 태도도 힐끗 보인다. (중략)
여기서 나는 철학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 ---김신식(애서가)
기획 취지 어제의 세계가 작별을 고하고 내일의 세계를 준비하라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럴 때, 어떤 이들에게 그것은 ‘세상의 붕괴’로 여겨지겠지만, 누군가에게 그것은 새로운 상상의 장이 펼쳐지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따라서, 안에서 밖을 상상하고, 오늘에서 내일을 전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이 책의 기획 취지는, 내일의 세계를 꿈꾸는 데에 있다. 다시 말해, 대안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에 있다. 꿈꾸기 너머에는 구현의 요구가 존재한다. 준엄한 현실의 법칙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의 거센 압력에 굴하지 않는 이들만이 또 다른 삶을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대안적 상상력을 위해서는 철학 본연의 텍스트가 아니라 역사, 문학, 여성, 환경, 과학, 예술, 대중문화 영역의 텍스트로 적극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모두 7개의 카테고리에,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한 책》 《돈의 맛 아는 현실 정치에 던지는 쓴 소리》 《세상의 붕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전복하기,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다》 등의 핵심 콘셉트를 담아내었다. 우리 시대에 관한 사유/성찰/비판/연대 그리고 내일을 상상해 보기에 좋은 책들을 주제별로 엮었다.
독서에는 내적 동기가 필요하다. 일상에 지친다면, 일상을 멈추고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다.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기 위한다면, ‘전복’의 키워드로 독서를 하는 게 필요하다. 오늘의 세상이 붕괴되고 있다면, 내일을 꿈꾸기 위해 우리들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내적 동기에 따라서 독서를 할 것을 권하기 위해 모두 7개의 카테고리를 제시한다.
책의 주제 및 내용 일상에 지쳐 자기를 돌아볼 여력도 기회도 사라져 간다. 그래서,“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며, 힐링과 자기계발을 강조하는 세태이다. 어제까지의 세계를 지탱하던 가치가 점점 붕괴해 가며, ‘책의 홍수 시대’는 이제 ‘스마트폰의 지옥’으로 바뀌어 갔다. 이러할 때에, 바쁜 일상을 멈추고 사유하며 살아가고 싶다면, 세상의 붕괴에 대처하고 정신 똑바로 내일 너머를 직시하고 싶다면, 철학자들의 책 잔치에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의 저자들은, 일상에 지쳐 가는 이들에게, 돈의 맛 아는 세상에, 사람 냄새는 없고 돈 냄새만 나는 세상에, 차별 없는 세상에, “붕괴되어 가는 세상”에 대처하는 법을 제시한다. 다시 말해, 그것의 이름은 ‘사유’이다.
저자들은 우선 자기계발, 치유, 힐링의 세태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다. 지금 무소불위의 ‘속도의 시대’를 살아가는 까닭에, 혜민 스님의 ‘멈추라’는 말이 철학적으로, 그리고 학문적으로 연결된다. 스님에게서 그렇게 위로와 격려라는 뜻밖의 치료제를 받았지만, 이제는 병든 사회와 병든 시대를 그 뿌리부터 진단하고 치유하기 위해 잠시 멈추어 설 때이다. 은둔과 고행의 자기 수행이나, 자신의 행위에 대한 성찰, 불의에 대한 저항과 사회 참여 등, 자신의 내적 의지와 용기를 강화해 이 시대를 책임지는 자율적, 주체적 존재로 거듭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면 그 모든 방법을 거절하지 말고 시도해 볼 일이다.
속 깊은 위로와 따뜻한 격려라는 뜻밖의 치료제를 스님에게 선물받았지만, 이제는 병든 사회, 병든 시대를 그 뿌리부터 진단하고 치유하기 위해 멈추어 함께 생각해 볼 때이다. 시대의 폭력과 착취, 불의로부터 우리 자신을 구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처방과 쓰디쓴 약, 무엇보다 그것을 단숨에 삼킬 수 있는 용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멈추면, 그리고 사유하면, 비로소 많은 것들이 우리 눈앞에 ‘보인다’. --길혜연, 본문 23쪽
지금은 힐링이 대세이지만, 몇 년 전까지는 웰빙이 화두였다. 그렇지만, 몸도 마음도 내가 내 자신의 주인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에 그 목표가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몸이든 마음이든 철학으로 힐링을 한다는 의미를 짚어본다. 머리에 쥐나 나지 않으면 다행일까? 하지만 인간이 발명한 것 중에 자신에 대해 반성하고 물으며 찾게 하는 것이 있다면 단연코 철학뿐이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상처받은 삶을 보듬고, ‘진짜 나’로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들을 넘어서고자 할 때, 이렇게 자문해 볼 수 있다. “내일 죽어도 오늘처럼 살고 싶은가?” 이 말은 박은미의 『진짜 나로 살 때 행복하다』에 관한 현남숙의 글에서 인용된 것이다. 브레네 브라운의 『나는 왜 내 편이 아닌가』를 통해, 수치심 권하는 문화에서 벗어나기를 권하는 송인재의 글의 초점은, “수치심과 죄악에서 벗어나, 수치심 문화로 위축된 자아가 당당히 일어설 수 있다”는 데에 맞춰져 있다. 세상을 위한 ‘나’가 아니라, 잃어버린 우리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자신에 대한 진실이 없는 자기 계발은 그저 처세나 스펙 쌓기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김정신은, 미셸 푸코의 『자기의 테크놀로지』를 통해, 자기 계발의 선결 조건은 ‘자기 해석’임을 강조한다.
철학자들의 사유의 방향은, 1장과 2장에서 안(개인, 내면)을 들여다보았다면, 3장부터 밖(세계)을 내다본다. 3장에서 현실 정치에 쓴 소리를 던지는가 하면, 4장에서 돈 냄새 나는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5장에서 소통과 연대가 되지 않는 세태에 대해, 낯선 화자와 소통하는 법을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는 “세상의 붕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다. 세상의 붕괴란 기존 질서와 체계적 규칙들에 균열과 붕괴 조짐을 읽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신자유주의 17년차를 맞아 양극화가 심화되고 전 국민이 빚의 노예가 되어 도탄에 빠져 있는 이 현실, 인구수가 5천만인데, 1억 3천만이나 되는 개인 정보를 캐내 거래하는 신용회사 직원의 도덕적 해이, 옆 나라가 지진과 핵사태로 생존의 기로에 있는데도 핵발전소와 방폐장 건설에 힘쓰는 위정자들. 이런 세상은 언젠가 균열이 일어나고 심지어 붕괴할 것이다. 물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거대한 질서와 체계적 규칙들에 의해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이 너무나 강고하게 뿌리 내린 채 유지되고 있어서 우리는 이 세계의 끝을 감히 상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작된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어제의 세계가 작별을 고하고 내일의 세계를 준비하라는 목소리가 들려올 때,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세상의 붕괴’가 되고, 어떤 이들에게는 ‘새로운 상상의 장’이 된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안에서 밖을 상상하고, 오늘에서 내일을 전망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지속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철학자들은 천국의 죄수들이 꿈꾸는 유쾌한 세상을 다룬 아르토 파실린나의 『유쾌한 천국의 죄수들』, 도덕적으로 완벽한 대통령의 허구를 밝힌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가 무엇을 위해 죽었는지를 말하는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인간이 짐승이 아닌 사람이기 위한 조건을 밝히는 한나 아렌트의 『칸트 정치철학 강의』등을 살핀다. 또, 진정성을 발판으로 ‘연대’의 정치를 주장한 찰스 테일러의 『불안한 현대 사회』, 유동하는 근/현대라는 개념으로 현대 사회를 분석한 지그문트 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 2500년 전에 공감의 정치를 말한 맹자의 『맹자』 등을 다룬다.
이들의 탐색은, 새로운 세상을 전망해 보는 기회로 이어진다. 활자화된 무력한 외침이 아니라, 책들의 독백은 속삭임의 웅변을 경험하게 해준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와중에 우리는 무자비한 일상이 할퀴고 지나간 마음을 되돌아보고, 그동안 굳건히 지녀왔던 믿음과 지식을 의심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전망해 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새로운 운명을 지어보려는 시도가 함께 하기를 빈다. 그리하여 책은 또 다른 나름의 운명을 지니게 될 것이다.”(서문)
기본정보
ISBN | 9788997779345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1월 30일 | ||
쪽수 | 668쪽 | ||
크기 |
152 * 215
* 32
mm
/ 995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철학자의 서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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