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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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나는 것은 평등하지 않은 것인가?
다르다는 것이 불평등인가?
문제가 되는 순간은 그러한 차이를 불평등이란 부정적 언어로 둔갑시켜 버릴 때이다. 차이를 없애는 것이 이 시대의 정의인 양 말하는 순간 정치의 희생양이 된다. 이 책에서는 불평등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되묻는다. 당신이 다르다는 것이 불평등한 것인가?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이 불평등의 고리가 시작되었을까?
작가정보
저자(글) 성제준
그가 처음 등장한 것은 유튜브였다. 10분 남짓의 짧은 영상으로 한국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진단을 내놓는 그의 모습에 매료돼 3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의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그의 사회에 대한 진단은 인간에 대한 성찰에 기초한다. 인간의 본질은 개인적인가, 사회적인가? 인간이기에 앞서 동물이지만, 인간이기에 동물과는 구별되는 인간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으로 그는 이 책을 내놓았고, 책은 최근 화두가 되는 불평등의 문제를 얘기한다. "우리가 불평등에 분노하는 게 과연 정의로운가?"라는 질문은 분명 불편하다. 하지만 그런 감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집요하게 불평등을 벗겨낸다. 우리도 그와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혹시 우리는 달라진 게 아니라 원래부터 달랐던 건 아닌지 말이다.
미디어펜에서 객원논설위원과, 아프리카 공개 토론방송 MC를 맡고 있다. 간헐적으로 강연이나 토크콘서트에 참여하고 있다.
목차
- chapter 1 불평등한 사회 | 11 |
1. 답답한 현실 | 27 |
2. 앞으로 나아가도 거꾸로 돌아가는 | 48 |
3. 말할 수 없는 것 | 69|
4. 착한 사마리아인의 거짓말 | 81|
5. 악의 평범성 | 99 |
6. 다름 가운데 조화들 | 110|
7. 침묵해야 할 것 | 125 |
8. 범인은 누군가? | 141 |
9. 이데올로기라는 괴물에 잡아먹힌 페미니즘 | 153 |
10. 본질은 실존에 앞선다 | 161 |
11. 인간의 초상 | 173 |
chapter 2 유령의 정체 | 185 |
12. 플라톤 | 199 |
13. 로크 | 212 |
14. 루소 | 225 |
15. 몽테스키외 | 239 |
책 속으로
다수의 이익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소수의 이익을 무시하는 게 이성적인 것이라 생각해버린다. 5000명을 살릴 수 있다는데 그까짓 한 명의 목숨이 뭐가 중요하냐는 식이다. 당신의 어머니라는 건 당신의 문제이지 우리의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이런 식으로 소수의 이익을 감정이나 따지는 거라며 감정적인 요소를 거추장스럽다고 쉽게 무시해버린다면 이것이야말로 전체주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반대로 1명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무조건 1명을 살려야 하고 5000명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반대로 다수의 이익을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는 거라며 가슴 아프기 때문에 무시해버린다면 이것이야말로 독재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45쪽
브라질의 목수는 왜 나무를 팰까? 러시아의 광부는 왜 석탄을 캘까? 캄보디아의 인부는 왜 고무를 캘까? 전 세계에 활동하는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이들을 연필을 만들도록 명령이라도 내리는 것일까? 아니면 이들의 마음속 일반의지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연필을 만들도록 이타심을 불러일으킨 것 일까? 아니다. 이들이 나무를 패고, 석탄을 캐고, 고무를 제작 하는 이유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이다. 이들의 지극히 순수한 이기심이 당신이 손쉽게 연필을 가질 수 있게 한 이타적 결과의 원동력인 것이다. 개인의 이기적 행동이 사회 전체적으로는 이타적 행위가 된다. 54-56쪽
완전히 노력에 의한 것도 없고 또 완전히 운에 의한 것도 없다. 인생은 원래 완전히 의도적인 것 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운명론적인 것도 아니다. 노력으로 시작한 것이 운에 도움을 받게 되고, 운으로 시작한 것이 노력으로 발전해가는 것, 그것이 원래 우리의 인생이다. 98쪽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 저지르는 게 아니었다. 역사상 가장 끔찍한 일들은 자기 스스로를 선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저질렀다. 악은 그렇게 평범한 것이다. 109쪽
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해야 한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선하지 않다면 자본주의가 인간을 타락시킨 게 아니고, 애당초 인간이 타락한 상태로 태어난 것이 되기 때문이다. 181쪽
자본주의는 사회를 극단적으로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사회적 장치와 계획도 해내지 못한 사회정의의 실현에 이바지하였다. 도대체 자본주의가 어떻게 정의를 실현했다는 것인가? 자본주의는 당신의 인종, 성별, 나이 어떤 요소도 물어보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당신에게 요구하는 것은 오직 한가지, 능력뿐이다. 능력이 있다면 그 어떤 인종도, 남자든 여자든, 아이든 할아버지든 누구나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수천 년 역사에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이렇게 명확하게 해결한 사상은 자본주의 말고 없다. 칸트가 자신의 저서 『영구평화론』에서 자본주의 없이는 세계의 평화가 확립될 수 없다고 말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195-196쪽
자본주의가 이런 정의의 역할을 수행했고, 사회를 발전시켰다고 한다면 앞선 의문은 어떻게 된 것인가? 분명히 예전에 비해 현대사회는 과학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느려진 것 같은데 어찌된 것인가? 왜 현대사회에는 더 이상 위대한 발명이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사실 이건 자연의 자연스러운 섭리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성과를 만들기는 점점 힘들어진다. 못 말리는 치킨 중독자인 당신은 치킨 한 마리를 뜯어먹으면 말로 표현하지 못할 놀라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치킨을 매일같이 뜯어먹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은 목이 마를 때 마셔야 물인 것이지, 억지로 몇 컵씩 마시면 그건 물이 아닌 고문도구다. 이렇게 재화의 소비량이 일정 단위를 넘어서게 되면 그 한계효용이 점차 감소한다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인간세계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이것은 자연세계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생산성도 예외가 아니다. 누적된 성과가 쌓이면 쌓일수록 투입단위당 생산량은 적어지게 된다. 196쪽
출판사 서평
1부--
‘불평등의 사회’에서 최근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인 평등, 공정을 관련된 일화를 통해 인간의 본질인 ‘욕망’으로 인한 차이와 다름에 대해 말한다. 그러한 인간의 본질로 인해 불공정과 불평등한 결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존재적, 실존적 차원의 불평등의 기준, 빈부격차에 대한 인식 등을 살펴본다.
‘친구들 중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사람이 밥을 사야할까’라는 일화를 통해 ‘한 사람의 희생으로 많은 이가 행복해지는 것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벤담과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를 논하며 그러한 방법으로는 모든 사람이 만족하기 어려우며,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가 만족하는 것은 폭력이나 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BMW 차량에 흠집을 낸 폐지 줍는 할머니(알고 보니 할머니는 건물주였다)’ 일화에서는 건물주는 사회적 강자이고 세입자는 사회적 약자라는 인식이 편협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개인이 처한 상황과 맥락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개개인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한 다양성을 인정하고, 가장 공정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바로 본질적이지만 절대적이지 않은 법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또 단 하루에 치루는 시험 성적으로 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해 저자는 그 하루의 평가가 그간의 누적된 것의 결과일 수 있다. 예컨대, A는 고3이 되서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종일 공부를 했지만 그보다 술렁술렁 공부한 B의 성적이 월등이 좋게 나왔다. 그런데 실상 그러한 결과는 고3이라는 1년에 한정된 노력의 결과로 말할 수 없다. A와 B가 고3에 이르기까지 7세부터 했던 누적된 공부 량을 간과한 시각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사회에서도 성공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도 미처 보지 못한 수많은 노력의 결과로 성공했을 수 있다는 일화로 빈부격차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빈부격차에 대해 이야기할 때 부자는 일단 정의롭지 못하다고 전제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부자 중 정의롭지 못한 부자가 있겠지만, 그렇다고 부자 모두가 부정하다고 할 수는 없다. 비슷한 맥락에서 사람들은 가난한 자는 약한 자이며 은연중에 약한 자는 선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불평등한 것과 동일시되기 위해서는 부자는 모두 부당한 방식으로 부유하게 되었다는 전제가 필요하고, 빈자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가난하게 되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2부--
현대사회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큰 불평등의 요소로 여겨지게 되고 자본 자체가 불평등한 요소가 된 이면에는 마르크스주의적인 생각이 있다는 전제 하에 사회주의의 뿌리에 대해서 살펴본다. 1부에서 논의의 기반이 되는 이론가들인 플라톤, 로크, 루소, 몽테스키외의 사상에 대해 말하는데, 저자는 플라톤은 사회 공학적, 공산주의적 사상가이다. 로크는 자유가 빠지고 차이를 불인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생각했다는 점에서 플라톤과 유사하다. 루소는 인간의 자유, 개인의 자율성이 인간을 타락시키는 사회가 정한 테두리 내로 제한되며 인간은 (플라톤의 이데아와 같은) 자연사회로 돌아가야 한다. 앞선 사상가들이 자연적 본성에 따른 본질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몽테스키외는 다르다. 인간은 모두 평등하게 태어나지만 그들 모두가 평등함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이기적인 본능과 이타적인 본능 모두 인간의 본능이며, 그러한 인간에게 가능한 평화는 지극히 현실적일 때 가능하다. 현실적인 것, 즉 인간의 존재적 질서를 만드는 방법은 보편적인 법에 있다.
세상은 언제나 불평등했고 앞으로도 불평등할 것이다. 하지만 불평등한 것과 다르다는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그렇게 구분함으로써 세상을 바꾸기는 쉽지 않더라도 적어도 개개인의 삶은 바꿀 수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7023585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11월 20일 |
쪽수 | 255쪽 |
크기 |
137 * 210
* 17
mm
/ 332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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